2019년 9월 30일 월요일

[도시농부 여행기] 양평으로 떠난 정원여행 (마음을 씻는 여행 - 오래된 정원)

마음을 씻는 여행 - 오래된 정원



혼자 여행을 떠날 수 있었던 것은 나이를 먹어서 일까!
답답하고 찌든 내 마음을 정갈하게 하고 싶었을까 !

갑자기 정해 새벽에 전철을 타고 경의중앙선 양수역으로 갔다. 말로만 듣던 세미원이 역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었다. 거기서부터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는 모험이 시작되었다. 월간 가드닝 편집장님의 픽업으로 서울그린트러스트의 오소정원 봉사자 나선생님을 만나고 하룻밤 같이 자게 될 의정부 친구도 만나게 되었다

여행의 시작은 세미원에서 시작하여 문화해설사님의 소개로 세미원 곳곳을 둘러보며 세한도가 그곳에 있는 이유를 들었고, 정조의 효심과 정약용의 지혜로 탄생한 배다리를 걸었다. 양수(두물머리)는 사진작가들이 물안개 사진을 찍기 위해 새벽 출사가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세한도가 걸린 곳의 담벼락엔 우리 영원히 잊지 말아요가 수없이 많이 새겨져 있다. 왜 그런지는 가보고 설명을 들어야만 알 수 있다.

<세미원첫발을 디딜 때부터 바닥에 깔린 빨래판을 보고 그 곳의 이름과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마음을 빨래판에 문지르고 씻었다.

세미원(洗美苑) :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
연꽃이 진 뒤의 연잎과 연밥이 아름답고 열대수련의 화사함이 남아 있었다.



<향기나는 뜰> 넓은 뜰에 잘 가꿔진 잔디밭과 꽃나무들을 보고 주인장의 정원에 대한 소개를 받았다. 개인정원이지만 카페와 겸해서 일반인들이 찾아가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아담하고 아늑한 분위기다.

 
<산귀래별서> 완전한 개인 정원으로 자연 지형을 이용해 너른 잔디밭 주변을 계절화로 꾸민 곳이다. 음악회 장소로도 이용되고 있고 문학을 나누며 문학상도 수여하신다고 한다. 혼자 계시지만 찾아오는 이들을 위해 정원을 가꾸신다. 인위적이기보다 자연스러운 들판이 연상되는 곳이다.
 


<봄파머스 가든> 강변에 위치하고 정원조성 면적이 크고 아름다운 곳이다가든 대표는 삼성그룹 다닌 분들은 다 알만한 분으로 삼성생명 부사장으로 계셨던 분으로 퇴직 후 이곳에 열정을 쏟아 부으신 분이다.

농부로서의 삶을 몸소 실천하시는 그분은 손가락 마디가 아프시다고 하신다. 우리 여행자들에게 정원 가꾸기는 꽃보다는 땅의 기반시설에 투자하라고 그리고 나서 식물을 심고 가꾸라고 말씀해 주셨다. 너무나 와 닿는 말씀에 진정 농부, 정원사이시구나 하는 존경의 마음이 들었다. 봄파머스의 봄은 스프링 봄의 뜻과 바라 보다의 뜻, 후자의 뜻으로 지으셨다고 한다이곳에서 우리 모두는 소년, 소녀처럼 잔디마당을 걷고 인생샷을 남기게 되었다.


<힐하우스> 정원여행 숙소로 현재 드라마 시크릿부티크의 촬영지로 30년 넘은 오래된 호텔이다. 정원이 예쁜 이곳에서 멋진 저녁을 먹고 참가자 소개하는 시간과 문현주 교수님의 정원에 대한 강연이 있었다. 초록빛깔 머리에 애교스런 몸짓, 재미난 말씀 피곤한 시간을 졸지 않게 해주셨다. 아침은 황태해장국 먹으며 또 다른 선생님들과 짝해서 사는 이야기 나누니 사는게 다 거기서 거기라는 진리를 새삼 느꼈다.
 
<느린 정원> 유명한 철 오브제를 만드시는 분의 정원으로 카페와 겸하여 곳곳에 철 오브제가 설치되어 있다. 정원에 필요한 그늘막, 그네, 넝쿨성 식물이 기댈 수 있는 오브제들을 볼 수 있다. 어린 소녀들이 오면 좋아 할 곳으로 공주풍이다.
 
<구하우스 갤러리> 작은 정원이 딸린 개인 갤러리로 디자인 포커스대표 구정순님의 개인 소장품을 전시하고 있다. 정원은 권충희정원디자이너님의 설명으로 정원 감상을 하였다. 그라스정원과 다양한 허브류가 많이 심겨져 있다.
 


<문호리 리버마켓> 오는 날이 장날이라고 비 오는데도 150개 부수가 운영되고 있었다.
다양한 볼거리, 살거리, 먹을거리가 있었다.
 

<콜베의정원> 성당을 다니는 분들은 필히 가보길 권하고 싶다. 계수나무의 마른 낙엽에서 달콤한 설탕 냄새가 나는 걸 처음 알았다. 정원에는 꽈리와 솔체, 층꽃 무리가 정원에 생기를 주고 있다. 반대편 정원 정자에는 방지거의 뜰이라는 명패가 놓여있고 손수 쌓아 올린 돌담도 있다. 산속이라 가끔 뱀도 출현한다고 한다.

찾아오는 신도들과 여행자들을 위한 카페에서 수사님이 내려주신 커피를 마셨다. 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와 수사님의 무소유의 삶에 대한 말씀이 가슴 속을 정갈하게 만들었다.
 


무작정 가서 많은 친구를 만나고꽃을 보고, 함께 웃으며 마음을 씻어내는 여행이 되었고 재주 없는 글귀로 적어내긴 많이 모자라지만 내 눈에 담아서 가져 온 풍경을 영원히 못 잊을 거 같다.

2019. 9. 21. ~ 22.  
오래된 정원에서 마음을 씻어내다 
산야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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