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15일 금요일

[소자농의 도토리 4 ] 암기 할 이유가 없는 24절기



소자농의 도토리 제4
(암기 할 이유가 없는 24절기)

1. 다가오는 제철을 미리 준비하는 농사활동
, 여름, 가을, 겨울을 춘하추동이라고 한다. 24절기에서 춘하추동은 기절기인 춘분, 하지, 추분, 동지로 표현한다. 그런데 321일경에 찾아오는 춘분은 아직 겨울이다. 마찬가지로 하지(621일경), 추분(923일경), 동지(1222일경)도 사람이 느끼는 완연한 그 계절의 절정은 아니다. 소자농의 도토리 2회에서 살펴보았듯이 기절기(基節氣)는 한계절의 처음, 중간, 결말인 본중말(,中 末)의 개념이 함축되어 있다. 그래서 기본이 되는 절기다 라는 의미로 기절기라고 한다. 기절기의 기간에는 조만간 그 계절이 도래하는 것을 예고한다. 도시농부는 밭을 손질하고 씨앗을 골라내고 수확을 위해 준비를 하며 채종을 하는 등 농사 준비를 하는 시점이다.

기절기인 춘분(321일경), 하지(621일경), 추분(923일경), 동지(1222일경)의 절기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기운이 대략 그 무렵에 태동되는 드러나지 않은 의미이다.. 지구가 기울어져서 자축거리며 태양을 돌기 때문에 1년이 정확히 360일 되지 못하며, 이로 인해 절기의 날짜가 매년 조금씩 바뀐다.
 

아래 4계절로 본 24절기표로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이면서 춘분, 하지, 추분, 동지의 기절기가 변화하는 모습을 살펴본다.

4계절로 본 24절기표
24절기
(1)
()절기
()절기
()절기
()절기
춘분 ()
321일 경
청명
45일 경
곡우
420일 경
입하
56일 경
소만
521일 경
망종
66일 경
하지 (여름)
621일 경
소서
77일 경
대서
723일 경
입추
88일 경
처서
823일 경
백로
98일 경
추분 (가을)
923일 경
한로
108일 경
상강
1023일 경
입동
117일경
소설
1122일경
대설
127일 경
동지 (겨울)
1222일 경
소한
16일 경
대한
121일 경
입춘
24일 경
우수
219일 경
경칩
36일 경

절기를 기절기. 극절기, 입절기, 교절기로 구분하여 설명한 분은 안철환 선생님(24절기와 농부의 달력. 안철환지음, 소나무) 인듯하다. 반면 전통시대에서는 24절기를 12절기와 12중기로 구분하였다. 124()는 월()의 초순에 들어오는 12절기(節氣)와 중후반에 들어오는 12중기(仲氣)를 합하여 24절기가 된다. 4계절 중 한 개의 계절은 3개월의 기간으로, 1개월은 2(), 1절은 3(), 1후는 5()로 산정하여 한 개의 절기인 1절은 15일이 된다. 춘하추동 중 한 개의 계절을 3개월의 기간으로 하고, 1개월에는 2(절기와 중기)의 절기가 들어 있으니 각 계절마다 절기가 6번 들어온다. 따라서 1년은 24절기(4계절×6절기)가 된다.


기절기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기본이라 했으니, , , , 동은 한 개의 계절이 수태되어 탄생하고 소멸하는 생애가 오롯이 담겨져 있는 씨앗정도의 개념으로 이해하시면 될 듯하다. 춘분은 봄의 씨앗, 하지는 여름의 씨앗, 추분은 가을의 씨앗, 동지는 겨울의 씨앗, 그런데 기절기는 그 달의 초순이 아닌 중하순 경인 중기(仲氣)가 된다. ()의 의미는 가운데, 중간의 뜻이다. 과거와 미래의 중간으로서 봄기운이 시작되는 춘분은 기후는 겨울이나, 조만간 봄이 도래함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기절기의 4계는 3, 6, 9, 12월의 중하순에 들어오는데 농부들은 이 무렵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농사를 준비하고 작물의 씨앗 등을 갈무리하게 된다.

기절기의 농사활동
기절기별 농사
농사 할동
춘분 (3월 중하순 : 봄 농사 준비)
밭 만들고 거름주기
봄 작물 씨앗 준비하기
하지 (6월 중하순 : 봄 농사 갈무리와
여름 농사 준비)
겨울봄 작물 수확하고,
들깨, 콩 등 가을작물 씨뿌리기
추분 (9월 중하순 : 여름 농사 갈무리와
겨울 농사 준비)
조선배추 등 김장채소 씨앗뿌리고
월동작물 씨앗 준비하기
동지 (12월 중하순 : 다음해 1년 농사 준비)
한해농사 마무리와 씨앗 갈무리 등

2. 한 계절의 정체가 온전히 들어나는 극절기
극절기(極節氣)는 기절기의 본성이 현상계에 온전히 표출되는 기간이다. 흥망성쇠의 개념 중 흥()과 성()에 해당된다. 봄기운은 만물이 소생하며 살고자하는 생명의 기운을 품고 있다. 기절기인 춘분에는 도시텃밭은 썰렁하고 찬바람이 불어와 풀 한포기 구경하기 어렵지만 청명(45일 경)에서 곡우(420일 경)는 확실하게 다르다. 도시농업 텃밭은 3월 춘분 즈음에 밭을 분양하고 도시농부들은 봄의 극절기인 4월부터 본격적인 봄 농사의 경작을 시작한다. 청명에 하지감자를 심고 늦어도 곡우 전까지 각종 잎채소의 씨앗을 밭에 뿌린다. 마음이 급한 도시농부들은 철이 없어 3월에 이른 감자를 심은 결과 꽃샘추위로 감자 싹이 냉해를 당해 농사를 망친 경험을 한다. 지구의 이상기후인 지구온난화로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절기를 무시하는 농부의 성급한 마음에는 욕망과 욕심이 자리 잡고 있다. 철이 없다. 절기를 모른다. 라고 어른들은 말씀하신다. 24절기의 변화는 지구온난화와 무관한 우주의 순환운동이기 때문에 어긋나지 않는다.
 
3. 단절이 아닌 다음 계절로 연결되는 개념 : 입절기
춘하추동의 4계절의 변화는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의 연속성이 공간속에서 옷을 갈아입는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봄은 겨울과 여름의 사이에 자연스럽게 있는 것이고, 본중말(本中末)의 진리이다. 어린이날인 55일 전후로 입하(56일 경)라는 절기가 된다. 입절기는 지금의 계절이 다음 계절로 넘어가는 준비가 시작되었다 의미이다. 봄의 입절기인 입하(56일경)가 되면 도시텃밭은 분주하다. 4월에 씨앗을 넣은 잎채소를 수확하고 삐죽 약한 세력을 보이는 여름풀과 벌레들이 조금씩 개체를 늘려간다. 비록 아직 봄이나 여름에 번성하는 고추, 토마토, 가지, 고구마, 호박, 오이, 수박 등의 씨앗을 심는 적기이다. 도시농부들은 봄의 절정인 5월에 조만간 여름이 온다는 것을 알아채고 여름농사 작물의 모종과 씨앗을 심게 된다. 이 무렵부터 한낮에는 자동차에서 에어컨을 틀고 덥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4월 중하순에 고추, 가지, 토마토 등의 모종을 구입하여 심는 것은 삼가 한다. 입하 절기를 기준으로 여름작물을 심어야 실패하지 않는다.
 


4. 밤과 낮의 온도가 확연하게 교차되는 기간 : 교절기
교절기는 한 개의 계절이 다가오는 계절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기간이다. 즉 낮과 밤의 온도차이가 완연하게 나타난다. 아래 표 4계절 교절기 기간의 온도변화 : 2018~2019를 보시면 쉽게 이해 할 수 있듯이 봄의 끝이면서 여름이 시작되는 소만과 망종기간(2018.5.21 ~ 2018.6.6)의 온도는 최저온도는 12.3도로 봄의 날씨이지만, 최고온도는 28.1도를 나타내고 있어 봄과 여름이 교차되고 있음을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여름과 가을이 교차되는 처서와 백로의 기간 중에도 최고온도는 30.6도에서 최저온도는 17.7도를 보여주고 있어 여름과 가을이 교차되고 있다. 이는 가을과 겨울이 교차되는 소설에서 대설 그리고 겨울에서 봄이 교차되는 우수에서 경칩의 온도변화를 통하여 교절기를 이해 할 수 있다. 교절기 기간 중의 텃밭농사도 교차된다. 봄작물은 수확할 시기가 되고, 여름작물은 본격적으로 세력을 키우게 된다. 더불어 풀과 벌레도 많아진다. 여름과 가을이 교차되는 처서에서 백로사이에는 여름작물인 토마토, 가지, 고추와 박과 채소를 수확하고 김장채소의 씨앗을 심게 된다. 가을과 겨울이 교차되는 소설과 대설은 한 겨울 저장하여 먹을 김장을 준비하고 다음해 농사할 밭의 표면을 풀로 덮어주는 일을 하게 된다. 겨울에서 봄으로 교차되는 우수와 경칩기간은 그해의 농사를 위한 준비를 하는데 도시농부들은 텃밭을 구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도시농업 관련 행정기관이나 단체들은 그 해 농사를 위한 여러 가지 행사를 계획하고 준비하게 된다. 24절기는 4계절의 변화이다. 하나의 기절기는 교절기에 이르러 수명을 다하고 다음 기절기에게 변화의 자리를 물려준다.

4계절 교절기 기간의 온도변화 : 2018~2019
, 여름, 가을, 겨울의 교절기 기간
2018년 교절기 기간 중
최저온도 (날짜)
최고온도 (날짜)
:소만(521일 경)~망종(66일 경)
12.3(2018.5.28)
28.1(2018.6.4.)
여름 : 처서(823일 경)~백로(98일 경)
17.4(2018.9.8.)
30.6(2018.8.23
가을 : 소설(1122일경)~대설(127일 경)
-8.7(2018.12.7)
13.6(2018.12.3.)
겨울 : 우수(219일 경)~경칩(36일 경)
-1.2(2019.2.21)
13.5(2019. 3.3)
 


5. 정리하기
14계절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며, 춘 하 추 동 이다.
124절기는 춘분, 하지, 추분, 동지의 기절기가 본중말(本中末 )로 자신의 모습을 변화하여 나가는 모습이다.
24절기가 변화하는 과정은 하나의 계절마다 기절기, 극절기, 입절기, 교절기의 개념을 갖는다.
24절기의 이름을 암기하지 못해도 전혀 텃밭농사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미 도시농부들은 4계절에 적합한 의복을 갈아입는다.
도시 텃밭농사는 4계절의 변화에 자연스럽게 순응하면서 경작한다. 풀과 벌레를 적으로 여기지 않는 지혜를 얻는다.
도시농부들은 절기에 따른 지혜로운 전통농사의 경작을 하면서 산업도시의 치열한 삶의 방식에서 발생하는 경쟁과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다.
나와 가족이 중심이 되어 시작한 도시텃밭의 경작활동이 주변과 이웃이라는 공동체 관계로 확장하고 있다. 24절기처럼 변화되어가는 나의 모습을 통하여 신묘함을 느끼게 된다


 

11월 영화마실 [내일 Demain] 25일 오후7시


어떻게 하면 우리는 더불어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까?

버려진 땅에 농사를 짓는 디트로이트 시민들의 아이디어.
화석연료 없이 전기를 생산하는 코펜하겐의 혁신.
쓰레기 제로에 도전하는 샌프란시스코의 환경 정책.
지역 화폐로 마을 경제를 살린 영국 토트네스의 지혜.
시민참여로 빈곤을 퇴치한 인도 쿠탐바캄의 기적.
그리고 행복한 어른을 키워내는 핀란드식 교육 철학까지.

인류가 직면한 농업•에너지•경제•민주주의•교육 문제에 대한
세계 10여개국 지구시민들의 유쾌한 해답을 만난다.




[도시농부 영화마실 11월]
11월 25일(월) 오후7시
미추홀구도시농업지원센터 2층 강의실



[예고편]

문의 김충기 010-3294-9822

[특강후기] 돼지, 포크pork 와 피그pig 사이 ("잡식가족의 딜레마" 황윤감독 특강)

외식을 하면 고기를 먹을지 말지를 고민하지 않는다. 샤브샤브를 먹을지, 돈가스를 먹을지, 설렁탕을 먹을지, 탕수육을 먹을지를 고민할 뿐이다.

도시농부학교에서 좋은 먹거리를 이야기할때 채소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를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교육한다. 흙은 어쩌구 농약은 어쩌구 퇴비가 어떻고 미생물이 어떻고... 많은 도시농부들이 흙을 살리고 해가 없는 건강한 상추, 고추, 토마토를 기르는 법을 배워간다.

이 맛있고 건강한 게다가 토종씨앗으로 키운 상추가 나오면 어김없이 삼겹살 파티가 여기저기에서 열린다. 화학비료없이 건강하게 환경에 부담없이 키운 멋진 상추는 어느덧 삽겹살의 부재료가 되어버린다.

텃밭에서 공동체모임을 할때 빠질 수 없는 음식을 나누는 시간. 텃밭에서는 역시 막걸리가 제격이다. 막걸리를 먹을때는 안주가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오이나 고추를 장에 찍어먹는 것만 해도 충분하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텃밭모임때 가장 대접받는 음식은 바베큐이다. 숯불에 직접 구워 야외에서 먹는 바베큐가 최상품이고, 간단히 먹는 라면이 가장 낮은 등급이다. 부침개와 샐러드, 비빔국수 정도도 텃밭에서 많이 먹는 음식이지만 고기가 나타나면 모든 음식중 가장 높은 등급으로 올라선다.

우리 공동체텃밭에서는 한 때 닭을 키우는 것이 유행이었다. 여우재텃밭, 서창텃밭, 도림텃밭에서 모두 닭을 키워봤었다. 다른 이유보다 달걀도 얻고, 아이들에게 볼거리 놀거리를 함께 제공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닭똥을 퇴비로 이용하기도 하고 풀이나 굼벵이를 닭먹이로 주면서 텃밭의 작은 순환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2~3년 지나 닭들의 돌봄에 대한 부담으로 정리를 하게 되었다.

아이들은 닭을 보는 것을 좋아했고, 닭장을 만들고 돌보던 이들은 사료값의 부담 돌봄의 부담이 있었고, 병아리부터 키워진 몇몇 수탉들은 먼저 닭고기가 되기도 하면서 일부 회원들은 닭을 잡아먹는 걸 불편해하기도 했다. 하지만 약간 더 질긴 닭들은 결국 회원들의 뱃속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닭을 키우는 실험은 2년 때론 3년만에 멈추었다. 언제고 책일질 수 있는 회원들이 있다면 나는 계속 시도되었으면 좋겠다. 키우는 닭과 먹는 닭은 따로따로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닭도 생명이라는 것 가축으로 돌봄이 필요하다는 것도 자연스레 알게된다.



황윤 감독은 비인간 동물에 대한 영화를 주로 찍는 작업을 하다가 구제역으로 돼지들이 살처분 당하던 때에 임순례 감독(동물보호단체 카라 대표, 리틀포레스트 감독)의 전화 한통을 받고 돼지에 대한 영화를 찍기 시작한다. 아이를 낳고 행복했던 삶에 돼지로 인해 먹을 것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고 직접 돼지를 한번도 못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도 생각해보았다. 언제 돼지를 보았을까? 기억을 되돌려보니 어린시절 마을잔치때 돼지한마리를 마을에서 직접 잡는 모습이 마지막이었던 것같다. 우리 시골에는 주로 소를 한두마리씩 길렀지 돼지를 기른 집은 없었던 것 같다. 어쨋든 그 돼지는 잔치를 위해 망치로... 그 이후 나도 돼지를 본것은 트럭에 갇혀 끌려가던 모습이 전부였던 것 같다. 그 외에 내 머리속 돼지사육의 모습은 모두 미디어를 통해 형성된 기억일 것이다.



2008년 광우병파동과 2011년 구제역 파동에도 돼지고기는 어젼히 우리 식탁의 가장 인기있는 고기이다. 쌀생산비용을 돼지고기가 앞지르기도 하고, 중국에 이어 돼지고기 일인당 소비량이 가장 높다. 삼겹살의 대중적인 인기는 먹방프로그램이 더욱 부추기고 있으며, 베란다 상자텃밭의 상추를 먹으려면 고기반찬이 곁들여져야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돼지고기의 부위를 잘알고 있는 우리도 돼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 이미 멸종된 공룡보다 더 모르는 것 같다. 가축의 한자는 家畜  집안에 돼지가 함께 있는 모습과 밭을 검게(거름지게)한다는 뜻인데 이미 그 의미를 공장식 축산으로 퇴색되었고, 돼지는 돼지고기를 낳는 역할(소톨stall에 갇혀 새끼낳는 기능)과 옥수수 콩 등를 투입해 동물성 단백질로 변환하는 기능을 한다. 그결과 폐기물이 발생하고 악취가 발생한다. 단백질에 손상이 될까 꼬리와 이빨은 제거되고 냄새가 날까 수컷의 생식기도 제거의 대상이다. 

이런 방식의 고기생산은 여러가지 문제점을 낳는다. 지구온난화, 과도한 물의 사용, 곡식의 사료화, 대규모 단작의 확대와 열대우림의 손실 등은 인간에게 되돌아오는 질병과 환경악화, 이상기후 등으로 이어진다. 단순히 동물복지 측면에 그치지 않는 문제들이다.



값싼 돼지고기는 사실 이런 여러 사회적인 비용을 감추어버린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의한 손실비용은 사회가 함께 감당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정신적, 환경적인 피해까지 생각하면 우리가 먹는 돼지고기는 결코 싼게 아닌 것이다. 공장식 축산은 효율을 이야기하지만 조금 만 생각하면 이게 합리적이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쿠바에 갔을때 돼지와 닭들이 갑자기 생각났다. 쿠바 시골마을 비냘레스는 국립공원으로 생태관광지로도 유명하다. 2011년 쿠바 도시농업견학때 들렸던 그 시골마을에서는 울타리도 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던 돼지와 닭들이 우리 민박집 앞 모래언덕에서 목욕을 하고 있었다. 속으로 "누구의 것일까?"를 먼저 떠올린 걸 보니 자본주의나라에서 소유를 먼저 생각하는 나를 보게되었다. 그후 어린시절 집안에 놓아 키워던 닭들이 생각났다.



쿠바 비냘레스 시골의 돼지와 닭들

영화속에도 생태적인 농장의 돼지들 돼지가족들이 나온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영화 '꼬마돼지 베이브'의 농장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이제 현실에서 보기 힘든 그장면들과 광고에 비추어지는 것들이 진짜 공장돼지들을 장벽으로 가리고 있다.

나는 10년전 잠깐 소, 돼지, 닭을 끊기도 했었고 지금도 일부러 고기를 사는 일은 거의 드물긴 하지만 텃밭에서, 도시농부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구체적인 깨우침과 실천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텃밭에서 돼지를 키울까?


[추가정보]
영화 '잡식가족의 딜레마' 다운로드 http://www.indieplug.net/movie/db_view.php?sq=3012
추천 영상 'The Game Changers' https://www.youtube.com/watch?v=iSpglxHTJVM
추천 영상 'What the health' https://www.youtube.com/watch?v=GN9-_kWTmrc
관련 책 '육식의 종말'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26618
지식채널e '돼지일까 고기일까' https://youtu.be/uvu0oZE-Vnw
지식채널e '배부른 돼지' https://youtu.be/PJxxqNuq8mQ

2019년 11월 13일 수요일

[동네방네 아지트_행사후기] 사진과 그림으로 들여다본 토종씨앗 / 토종 배워보기

                    


#1. 사진으로 들여다본 토종




                     



지난 8월, 책상과 의자만 있던 미추홀구 도시농업지원센터 1층 다목적실에 알록달록한 사진들과 텃밭 채소들이 하나 둘 놓여 여러 사람들의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인천토종씨앗보급소 '씨앗이음' 이 인천문화재단의 동네방네 아지트 지원사업으로 진행한
'씨앗이 잇다_마을,사람,공동체' 의 첫 번째 행사인 토종 사진전이 진행됐습니다.

씨앗이음 회원들의 텃밭에서 직접 찍은 사진을 모으고,
인화한 사진 한 장 한 장에 설명을 붙이고,
어떻게 하면 좀 더 멋지게 전시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날들이 지나고
8월 29일부터 사진전이 첫 선을 보였습니다.

사진 뿐만 아니라 토종 고추, 여주, 수세미, 호박, 콩, 참외, 토종씨앗 등등
회원들이 실제로 키우고 수확한 것들도 함께 전시해 공간이 더욱 풍성해질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어화둥둥 내 작물 자랑하기!' 를 주제로
본인이 가꾸고 있는 텃밭의 사진, 작물의 사진을 제출해 뽐낼 수 있는 사진대회도 함께 진행이 되었습니다.
사진전에 방문한 분들의 투표를 거쳐 1, 2, 3위가 결정되었습니다.






사진은 미추홀구 도시농업지원센터 1층 다목적실에 전시되어 있으니 언제든지 보러 오세요!







#2. 그림으로 그려본 토종






지난 9월 21일, 도시농부 한마당의 준비로 북적북적하던 미추홀구 도시농업지원센터 1층에
사부작 사부작 도화지, 연필, 색연필, 물감을 꺼내놓은 곳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그림대회가 열린 1층 다목적실!
(사실은 토종 작물 그림대회였지만, 꼬마 친구들은 본인이 그리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그려주었습니다^^)

부모님 손을 꼭 잡고 온 친구들이 가방에서 척척 그림도구들을 꺼내 준비해두고
지원센터 옥상텃밭과 어울림텃밭을 구경하며 그리고 싶은 것들을 눈에 담아 왔습니다.





건물 안에서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옥상과 텃밭에 마련된 의자와 테이블에서 슥슥 그림을 그려나간 친구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그림 그리는 것을 지켜보던 부모님들도 어느샌가 함께 그림을 그리며 잠시 동심을 되찾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총 19개의 작품이 출품되었고, 그 중 6개의 작품이 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진전에 전시된 작품들과
그림대회에 출품된 작품들을 모아
작은 책엽서, 스티커를 제작했습니다.







#3. 토종 배워보기






8월의 사진전, 9월의 그림대회를 거쳐 10월에는 2회의 특강을 진행했습니다.
고창에서 토종 농사를 짓고 계신 강사님의 '토종 콩 이야기'
광주에서 도시농업 활동을 하고 계신 강사님의 '토종 배추 이야기' 였습니다.




콩의 원산지는 우리나라 입니다. 약 5,000년 전부터 한반도와 만주 일대에서 재배되었다고 합니다. 콩의 종류 역시 어마어마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현대인에게 익숙한 콩은... 메주콩, 쥐눈이콩, 서리태, 완두콩, 강낭콩 등 몇가지밖에 되지 않습니다. 
요즘처럼 육류 섭취가 어렵던 시절에는 콩이 주요한 단백질 공급원이었습니다. 용도에 따라 밥밑콩, 장콩, 나물콩으로 분류되었고 조리 방법도 무궁무진했습니다. 70~80년대에는 야생콩도 흔하게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토종콩은 그 맥을 이어오다 신품종 개발과 보급, 종자회사의 1회성 품종 개발, 농민의 고령화, 값싼 외국품종 수입 등 다양한 이유로 점점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씨앗을 받아서 농사를 짓는 할머니들에 의해 겨우 보존되고 있습니다. 
식품회사에서 가공용으로 수입하는 콩은 대부분이 GMO 콩입니다. 한국인이 먹는 콩 100알 중 95알은 GMO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안전한 먹거리, 종자주권, 종의 다양성과 우리 땅과 기후에 맞는 농사를 위해서 토종 농사를 계속해야만 합니다.

강사님은 호밀을 이용하여 콩 농사를 짓고 계신다고 합니다. 호밀을 키워서 콩을 심기 전 베거나 넘어뜨려 자연스럽게 멀칭이 되도록 하고, 그 사이사이에 콩을 심으면 흙의 수분도 날아가지 않고, 풀이 자라는 것도 막아준다고 합니다.

그렇게 열심히 키운 콩 중 강사님께서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는 것 3가지를 직접 가져오셨습니다. 메주콩인 성주콩, 밥밑콩인 머루콩, 나물콩인 강화푸른나물콩을 각각 포장하여 참여하신 분들께 나눠드렸습니다. 저희 씨앗이음도 이 콩들을 잘 키워 증식해볼 생각입니다.






김장을 슬슬 시작하는 요즘, 김장김치 하면 바로 떠오르는 이미지는 속이 노랗게 꽉 찬 배추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속이 차는 배추(결구가 되는 배추)가 우리나라에서 재배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결구형, 비결구형 배추의 원산지는 중국이고 배추의 원시형은 무려 유채라고 합니다. 같은 십자화과인 유채와 배추는 교잡이 잘 됩니다.

배추 특강을 해주신 강사님께서는 여러 종류의 토종배추의 기원과 역사, 사진 자료를 많이 보여주셨습니다. 강의를 잘 들었다면 토종배추 중에서도 우리에게 친숙한 구억배추, 청방배추, 무릉배추, 의성배추는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사진자료를 풍성하게 가져와 주셨습니다!

강의 막바지에는 배추김치 국물과 배추꽁다리, 메주를 이용한 영암의 토속음식인 '묵덕장'을 소개해주셨습니다. 김치를 먹고 남는 국물을 버리지 않고 다시 활용했던 옛 어른들의 지혜가 담긴 음식이었습니다. 토종 배추로 농사를 짓고 김장을 한 후에 한 번 도전해보시라는 추천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 날도 강의 종료 후 참여자 분들께 뿌리배추, 구억배추, 의성배추 씨앗을 나누어 드렸습니다.

'토종'의 중요성과 그 가치를 알리기에 고작 2회의 특강은 너무 짧았다는 아쉬움도 남지만, 참여하신 모든 분들께서 조금이나마 씨앗의 소중함, 다채로운 토종의 매력을 느끼셨다면 그것으로 성공적인 행사였다고 생각됩니다.








#4. 사진, 그림, 맛있는 음식이 한 자리에!








11월 9일 토요일에는 '씨앗이 잇다' 의 마지막 행사, 종합전시 및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사진과 그림작품을 출품해 수상을 하게 되신 분들, 씨앗이음의 운영위원들, 그리고 토종에 관심을 갖고 있는 모든 분들을 초대해 작지만 알찬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호미, 모종삽, 상자텃밭, 씨앗꾸러미 등 수상자를 위한 풍성한 상품을 준비했고, 토종 작물 시식을 위해 아침에 밭에서 뽑아 온 진주 대평무, 반청갓, 흰당근, 무릉배추를 가지고 겉절이와 무생채, 배추전, 무전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씨앗이음의 활동과 소개, 사진과 그림을 넣어 포토북, 엽서, 스티커를 제작해 참석하신 분들께 나누어 드렸습니다.
(포토북, 엽서, 스티커는 미추홀구 도시농업지원센터에 방문하시면 사진전과 함께 언제든지 구경하실 수 있습니다!^^)





지원센터 1층에서는 앉은뱅이 밀 화분 만들기 체험이 진행되었고, 2층에서는 본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씨앗이음의 시작과 지금까지의 활동을 소개하고 사진작품 3점, 그림작품 6점에 대한 시상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참여해주신 분들과 함께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요리 중에는 진주대평무를 끓는물에 살짝 데친 후 부침가루를 묻혀 부쳐낸 무전이 가장 인기가 좋았고, 무릉배추를 잎모양 그대로 부쳐낸 배추전도 순식간에 동이 났습니다. 씨앗이음 운영위원님이 기증해주신 콩을 넣어 만든 밥과 배추겉절이, 무생채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내년에는 오늘 요리에 사용된 무와 배추의 씨를 받아 여러 사람들과 나눌 생각입니다.





인천토종씨앗보급소 씨앗이음이 이 행사를 기획한 이유는 그리 거창하지는 않았습니다.
미추홀구 도시농업지원센터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기를 바랐고,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사진과 그림이라는 매체로 토종씨앗과 작물의 매력을 퍼뜨리고 싶었습니다. 많은 도시농부들이 토종씨앗을 사랑하게 되고, 자신만의 씨앗을 하나씩은 갖게 되는 날까지 씨앗이음은 더욱 열심히 활동할 예정입니다. 내년에도 더 재밌고 유익한 활동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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