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31일 금요일

[텃밭n지금] 순환농법의 핵심고리, 생태뒷간


이 음식이 어디에서 왔는가...’불교에서 공양을 받을때 외우는 게송 오관게(五觀偈)의 시작 구절이다. 불교 뿐 만 아니라, 다른 종교에서도 음식앞에서 행하는 의식이 있다. 종교를 따르지 않더라도 음식은 인간의 생명유지와 삶에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내가 먹은 음식은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물음은 잊고 사는것은 아닐까?
 
인간은 음식을 먹어야만 생존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배설의 욕구도 풀어야한다. 넘쳐나는 먹을거리 만큼이나 화장실도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는 불편하지 않을만큼 많다. 도시에는 모든 화장실이 수세식이고, 농촌에도 상하수도가 들어가는 곳이면 다 있다. 수세식 화장실을 통해서 버려지는 용변은 정화조와 처리시설을 통해서 돌고 돌아 다시 물이 되어 인간에게 되돌아온다. 한바퀴를 도는 순환이기는 하지만, 위생적이지도 친환경적이지도 않다.
 
수세식화장실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도시와 떨어진 산골이나 외진 생활권역에 들어가면 화장실에 대한 공포가 있는것을 많이 봤다. 오래전에 강원도 외진곳으로 귀농을 한 친구는 원래 있었던 재래식화장실에 익숙해지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지금은 다른곳으로 이사를 하여 집안에 수세식 화장실을 만들었지만, 바깥에는 생태화장실을 만들어두고 퇴비화 시켜서 흙으로 되돌리고 있다.
 
농사를 근본으로 살았던 옛날이야기 일 수도 있지만, 갈수록 늘어가는 농촌으로의 귀농과 도시농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소박하고 생태적인 삶을 지향하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직접 퇴비를 만들어 사용하는것을 넘어서 생태화장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생태화장실로 유기순환 농사를
 
20년전 이후로 농촌으로 이주하는 숫자는 해마다 늘고 있으며, 도시텃밭을 가꾸는 시민은 160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4년동안 2배가 급증했다고 하니, 사람들의 경작본능을 자극하는 요인은 무엇이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실제로 도시주변에는 지자체에서 주관하는 공공텃밭과 개인텃밭을 분양하는 농장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여러곳의 도시텃밭 농장을 방문해보면서, 아쉬운것은 화장실이었다.
 
도시텃밭이나 농촌에서 전업농사를 짓더라도 불편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화장실이다. 갖춰진 화장실의 대부분은 PVC재질의 이동식화장실로 냄새가 심하고 청결하지 못하다. 설치가 간단하게 만들어진 화장실은 배설물을 퇴비로 순환 하려는 목적이 아니라서 흙으로 되돌리는 유기순환이 막히는 지점이기도 하다. 농사를 통한 다양한 가치중에는 대소변을 농사로 되돌리는 실천은 사소한 일이 아니라 매우 중요한것 중의 하나다.
 
귀농을 했거나 도시텃밭을 일구는 농부중에는 대소변을 퇴비로 순환시킬 수 있는 생태화장실을 직접 만들어서 실천하는 경우도 많다. 생태화장실을 만드는데 특별한 기술은 필요하지 않다. 기초적인 목공에 대한 이해와 공구를 다룰줄 알면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목재를 많이 이용하지만, 쉽게 구할 수 있는 다양한 재료를 가지고 창의적으로 만들수도 있다.
 


대소변을 분리할 수 있는 구조
 
생태화장실의 중요한 핵심은 대소변을 분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악취의 원인이 되지만, 분리를 하면 냄새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화장실내부의 청결을 위해서 신발을 벗고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빗물이 유입되지 않도록 지붕은 방수작업을 하고, 처마도 본체보다 길게 나오도록 하는 것이 좋다. 바깥의 풍경이 보이도록 창문을 내면 한 폭의 그림액자를 걸어둔 효과도 있다. 창문은 바람이 통풍되는 효과가 있으며 방충망을 설치하여 벌레의 접근을 막는것도 중요하다. 위와같은 청결한 생태화장실을 농장에 만들어서 3년째 사용하고 있는데, 이용해 본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보인다.
 
.소변을 분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변기구조에서 따로 분리되게 만들면 된다. 예를들면, 소변은 바가지와 같은 재료를 이용해서 톱밥이나 왕겨를 채우면 소변이 튀지 않는다. 바가지에 구멍을 뚫고 배수튜브를 연결하면 소변을 모을 수 있는 통으로 모아진다.
 
대변은 반드시 톱밥,낙엽등의 목재류나 왕겨,나뭇재로 덮어줘야 냄새가 없다. 이 과정은 퇴비를 만드는 것과 같다. 질소성분의 대변에서는 암모니아 냄새가 나는데, 목재류 같은 탄소성분의 재료로 충분히 덮어주면 냄새를 억제시키고 발효과정을 통해서 거름이 된다. 생태화장실을 만들때 퇴비간을 함께 만들거나 한쪽에 모아두고 퇴비를 만들면 된다.

[소식] 국가자격증시대로, 도시농업 활성화에 끼칠 영향은?



지난 3월2일 국회본회의에서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도시농업법) 일부개정안에 통과되었다.

개정된 도시농업법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 도시농업의 범위에 도시에서 수목 또는 화초를 재배하는 행위 및 양봉 등 곤충을 사육하는 행위를 추가함
  • 도시농업 관련 해설 지도 교육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도시농업관리사 제도를 도입함
  • 매년 4월 11일을 도시농업의 날로 지정함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과 의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도시농업의 범위에 대한 확장


기존에는 '농작물의 경작 또는 재배행위'에 그치던 도시농업의 범위를 '수목 또는 화초를 재배하 는 행위'와 '「곤충산업의 육성 및 지 원에 관한 법률」 제2조제 1호의 곤충을 사육(양봉을 포함한다)하는 행위'가 도시농업법 제2조1항의 각 목에 추가되었다. 그동안 도시양봉 등 다양한 도시농업의 활동이 법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도시농업법에 근거한 도시농업의 행위로 규정되어 본격적인 법적 근거가 생겼다는 의미가 있다. 


도시농업 관리사 제도 도입

기존법에는 '전문인력양성기관'에서 진행하는 '도시농업전문가'교육 80시간이상을 수료하면 수료증을 발급받을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자격증'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번에 반영된 것이다. 도시농업법 제11조의2에 아래와 같이 추가되었다.
제11조의2(도시농업관리사) ①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은 다음 각 호의 요 건을 모두 갖춘 사람에게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을 부여하고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증을 교부한다.
  1.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도시농업 관련 국가기술자격(「국가기술자격법」 제2조제1호의 국가기술자격을 말한다)을 취득하였을 것
  2. 제11조제1항에 따른 전문인력 양성기관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도시농업 전문과정을 이수하였을 것 
이에 따라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정해지고 구체적인 자격증발급절차를 마련하였다. 일단, 위 2호에 따른 '도시농업전문과정'은 기존에 진행하던 과정을 말하는 것으로 수료증이 필요하다. 그리고 추가로 관련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하면 조건을 갖추게 되어 자격증교부를 신청할 수 있다.

관련자격증은 시설원예, 종자, 농화학, 식물보호, 화훼장식, 자연생태복원, 유기농업의 (기술사, 기능장, 기사, 산업기사, 기능사 등)을 말한다.

이에 따른 강제조항도 들어가게 되었다. 도시농업관련 교육사업을 하는 기관은 앞으로 '도시농업관리사'를 필수로 두도록하는 강제조항이다. 연간 40명까지는 1인, 40명 이상은 2인의 '도시농업관리사'를 두도록 했다.



도시농업의 날 지정

지난 2014년에 4월 11일을 도시농업의 날로 지정하자는 제안을 도시농업관련행사때 민간단체에서 하게 된다. 이후 농림부에서 꾸준히 이날을 기점으로 도시농업붐조성을 위한 행사를 진행해왔다. 이번에 법개정에 그 내용이 포함되었다.
제21조의2(도시농업의 날) ① 국가는 국민에게 자연친화적인 도시환경 조성을 위한 도시농업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하여 매년 4월 11일을 도시농업의 날로 정한다. ②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도시농업의 날에 적합한 행사와 교육 및 홍보를 실시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도시농업법 개정의 의미 (자격증을 중심으로)

도시농업의 범위가 확장되거나 도시농업관련 홍보와 교육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도시농업의 날 지정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되거나 논란거리가 없는 반면, 가장 주목을 받고 있고 민감한 부분은 바로 '도시농업관리사' 전문자격증 제도이다.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었던 문제점 중에 하나는 도시농업전문가를 배출하고 나서 이에 대한 관리가 없었다는 것이다. 2014년 부터 전문인력양성기관에 대한 지정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를 통한 '도시농업전문가 과정'도 지자체나 민간양성기관을 통해 꾸준히 배출되고 있다. 하지만 배출된 이후에 인력풀의 관리나 제대로 않된다는 지적이 많았고, 한편에서는 공인된 자격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계속 제기되었다. '도시농업지도사'와 같은 민간자격증을 운영하는 단체도 있지만 국가자격증제도와 이를 통한 인력풀 관리와 활용에 대한 문제를 이번 법개정을 통해 시도한 것이다.

반면에 이미 기존법(시행규칙 별표1, 별표2)에도 도시농업지원센터나 전문인력양성기관의 지정조건에는 '지도 및 교수요원'이라는 일정한 "자격요건"을 갖춘 인력구비조건이 있었다. 그리고 "자격요건"은 새로 도입된 '도시농업관리사'의 자격요건과 유사하다. (단, 관련 기관이나 단체 실무경력3년 이상은 제외됨) 그동안 '지도 및 교수요원'에 대한 자격요건을 도시농업지원센터나 전문인력양성기관을 지정할 때만 살펴보았다면, 이제는 '자격증'을 통해 관리하겠다는 법적 장치를 둔것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이부분은 제도적인 틀을 갖추고 좀더 공인된 자격을 갖는다는데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다.


도시농업지원센터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그러나, 우려되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도시농업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한 것은 현장에서 직접 발로뛰며 도시농업활동을 해왔던 시민들이다. 도시농업운동의 시작은 민간에서 시작되었다. 민간단체들의 교육과 활동으로 자생적인 활동가(텃밭강사를 포함)들이 많아지기 시작했고 이렇게 활동하던 사람들은 이미 꾀 오랜 경험을 통해 전문적인 활동을 하게되었다. 제도화된 이후(법제정과 전문가과정 등 시행)에도 수료증, 자격증 없이 훌륭하게 역할을 해오던 분들이 있다. 한편에서는 80시간의 수업만 이수하면 수료증을 받급받는 사람들이 매해 천 여명 정도가 배출되고 있다.

제도화로 인해 자격'증'을 중심으로 도시농업이 틀에 메이지 않길 바란다. 사람을 중시하고 사람을 중심으로 발전하는 도시농업의 모습을 기대하며 제도적인 보완과 운영에서 이런점이 잘 반영되길 바란다.


이번 법개정에 따른 도시농업의 발전을 위한 제안을 해본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는 2014년 '도시농업지원센터'와 '전문인력양성기관'을 지정받았다. 2014년 이후 농림부에서는 매년 도시농업활성화를 위한 사업중 하나로 도시농업지원센터와 전문인력양성기관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정받은 민간기관의 사업비 일부(50%)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꾸준히 진행되고 있고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도 매년 지원을 받아 사업을 하고 있다.

2014년 부터 본격적으로 지정받은 기관이 많아지기 시작했고, 한해동안 많이 늘어나서 15년 말을 기준으로 전문인력양성기관 29개, 도시농업지원센터 15개 기관으로 늘어났다. 문제는 지정 이후의 관리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정하고 관리하도록 되어있지만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매년초 실적에 대한 문의만 있어왔다. 특히 전문인력양성기관의 경우 법에 근거하여 '도시농업전문가'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수료증발급을 하고 있는데, 수료자에 대한 관리규정이나 점검 그리고 인력풀활용 등은 없고, 매년 몇 명이 수료했는지만 점검했다.

문제는 재정과 인력이다.
농림부나 지자체도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한정된 인력에 도시농업업무를 추가로 하는 상황에서 제대로된 관리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인력의 확충과 전담부서가 필요하다. 그리고 예산이 필요하다. 도시농업관리사가 의무규정으로 배치해야 하는 법개정에 따라 지자체나 농업기술센터 등 도시농업교육을 하는 기관, 민간에서 운영하는 도시농업지원센터와 전문인력양성기관도 '도시농업관리사'를 두어야 한다. 채용하나거 내부인력이 자격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개정된 법이 시행되는 9월 22일부터 적용된다.
그동안 농림부가 지원하는 '도시농업지원센터' '전문인력양성기관' 사업비지원은 자부담 50%라는 부담도 있고, 예산이 270백만원에서 늘어나지 않고 있다. 그나마 예산을 지원받는 센터와 기관에 대한 관리는 있지만, 예산지원이 없는 센터와 기관에 대한 관리는 더욱 부실하다. 사업을 하고 있는지 전문가양성을 하고 있는지 또는 어떤 교육과정과 수료조건으로 진행되는지에 대한 관리가 없다.



지금까지는 도시농업전문가 '수료증'이었다. 문제는 국가'자격증'의 중요한 요건중 하나인 도시농업전문가과정 '수료증'이 지금처럼 관리된다면 허술한 점이 한두가지 아니다. 첫째로 전문인력양성기관 지정과 운영에 대한 헛점. 두번째는 도시농업전문가과정 교육의 내용이나 운영에 대한 관리미흡. 세번째 수료조건에 대한 편차 등이 발생할 것이다. 하지만 예산이나 운영에 대한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관리 감독만 하기는 쉽지 않다.

양질의 도시농업활성화를 위해서는 도시농업전문가의 양성은 필수적이다. 그에 따른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증 제도의 도입에 맞춰 다시한번 '도시농업지원센터'나 '전문인력양성기관'에 대한 제대로된 지원과 '도시농업전문가'교육과정의 운영이 필요하다.


[관련자료]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 (상임위자료)

2017년 3월 24일 금요일

[텃밭에서 읽다] 행복한 삶을 위한 도시 인문학

<도시의 발견> 정석 지음, 메디치
2017.3.23. 구름너머
‘도깨비’, 지난 겨울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다. 남자 주인공 공유의 멋짐이 폭발하며 수많은 여심을 사로잡았다. 도깨비와 도깨비 신부, 저승사자와 삼신할머니를 등장시킨 스토리도 흥미로웠다. 드라마의 장면들 중에서 아직도 기억나는 장면 중 하나는 여주인공인 김고은이 수능 시험에 늦지 않도록 가게 문을 들어갔다 나오며 순간 이동하고, 도둑이 탄 자전거를 저지하는 장면이다. 그 장면 속에서 내게 익숙한 풍경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가끔 나들이 삼아 가는 곳, 바로 송도 신도시다. 이 장면뿐만 아니라 드라마의 여러 곳에서 송도가 배경으로 나왔다. 하늘을 찌를 듯한 고층 건물과 넓고 쭉 뻗은 도로. 깔끔하고 세련된 도깨비 속 공유의 옷차림을 닮았다. 이런 도시 풍경은 “19세기 말과 20세기 초반에 사회사상은 물론 예술과 신학에까지 영향을 끼친 모더니즘”이 도시계획에 반영된 결과다. “인도의 샹디가르, 호주의 캔버라, 브라질의 브라질리아”와 선진국의 대도시들이 모더니즘의 세례를 받았다. ‘도깨비’ 뿐만 아니라 ‘응답하라 1994’를 비롯한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는 도시를 송도 신도시와 유사한 풍경으로 묘사한다. 현대적인 도시의 모범인 것처럼. 하지만 과연 저런 잘생긴(?) 도시에서 우리의 삶은 행복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우리가 무관심했던 도시의 속살을 보여주며 도시의 ‘주인’이 되라고 부추긴다. 세계 곳곳에서,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살기 좋은 도시’ 만들기 실험을 소개한다. 모든 일상이 이루어지는 도시를 행복한 곳으로 만들어야 우리의 삶이 행복해진다고 강조한다. 도시에서 행복하게 살려면 시민 스스로가 나서야 한다고 외친다. 왜냐하면 도시는 시민의 뜻이 아니라 권력자와 자본의 힘에 의해 디자인 되고 운영되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도시를 “살기 좋은 곳이 아니라 팔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있다. 재개발 사업이 그런 모습을 가장 잘 드러낸다. “재개발은 결국 돈이 좌우”하는 까닭이다. 낡았지만 포근했던 보금자리가 통째로 허물어진 사람들은 새로 들어서는 고층 아파트엔 입주할 엄두도 못내고 더 열악한 곳으로 내몰리는 풍경. 여러 해를 반복하는 일이다. 아버지와 페인트를 함께 칠했던 필자의 옛 집도 철거 직전이다.


원주민을 내쫓는 재개발을 날카롭게 비판하며 대안적인 도시계획의 문을 연 미국의 제인 제이콥스. ‘사회적 자본’, ‘용도복합’, ‘거리의 눈’은 제이콥스의 책에서 처음 제시된, 이제는 상식이 된 도시계획의 개념이다. 저자는 제인의 눈으로 우리나라 도시를 바라본다. 골목길 구석구석을 차지한 자동차 주차구역은 공유공간의 사유화이다. 어릴 적 아이들과 술래잡기, 말뚝박기 하던 골목길은 이제 없다. 재건축사업은 커다란 섬과 같은 아파트 단지들만 양산한다. 동네 주민이 아니라 높은 담벼락 안의 성채 입주민들. 제인은 수많은 사례 연구를 통해 높지 않지만 길을 따라 잇달아 늘어선 건물들이 우리의 안전을 지키며 도시에 활력을 불어 넣음을 밝혀냈다. 사람의 왕래가 많을수록 안전하고 접촉이 늘어나는 까닭이다. 새로 높게 지을 필요 없이 오래된 건물을 활용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 신도시는 주거, 상업, 업무공간과 녹지가 명확히 나뉘어 있다. 기능별 단지는 넓은 길로 구획된다. “단지 안에는 거대한 건물들이 있고 대부분의 활동은 건물 안에서 이루어진다.” 저자가 자주 방문하는 완주혁신도시가 대표적 사례인데, 운전하기는 좋으나 걸어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는 곳이다. 사람들 사이를 단절하는 공간 구성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의 도시들은 제인이 제시한 방향을 따르려 애쓰고 있다. 하지만 우리 도시들에겐 아직 모더니즘이 대세다. 그래도 저자는 우리에겐 희망이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시, 성북구, 수원시, 전주시 등의 사례를 꺼내 보인다. 마을 만들기에 동참해 분전하는 이웃 사람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결국 살기 좋은 도시는 걷기 좋은 곳, 이웃과 연결된 곳이다. 이 책은 우리의 마을, 도시는 지금 어떤 모습인지, 앞으로는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하는지 생각해 볼 시간을 가져 볼 것을 권한다. 도시에서 ‘주인’으로 행복하게 살려면 말이다.

2017년 3월 21일 화요일

[텃밭, 접시에 담다] 봄나물의 효능, 달래무침과 두릅베이컨말이


안녕하세요~
  날이 많이 따뜻해졌지만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찬바람과  황사, 초미세먼지로 인해서 폐포 혈액까지 침투하여 심뇌혈관질환을 발생시킵니다.  또한 봄에는 식후에 찾아오는 춘곤증으로 잠을 깨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춘곤증이 오는 이유는 뇌에 필요한 영양분이나 산소공급을 해기위해서 이며 봄에는 발산의 계절로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각종 영양소가 많이 필요합니다. 특히 에너지 대사를 높이는데 각종 비타민의 소모량이 겨울보다 2-3배 더 필요로 하게 됩니다.    
 봄에는 우리 몸이 요구하는 만큼 비타민을 공급해 주지 못해 뇌가 영향을 받아 춘곤증이 오는 것입니다.   이런 봄날의 봄나물은 비타민과 무기질 등 신진대사를 높이는데 필요한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있어 보약이 따로 없습니다!

오늘은  봄나물의 효능을 이야기를 나누고 달래무침과 두릅베이컨말이를 만들어 볼까요??


< 혈액 독소를 청소하는 봄나물 >
1) 천연 비타민 냉이와 달래
  냉이와 달래는 봄철 대표나물로 비타민A, 비타민B1, B2, 비타민C가 풍부합니다. 달래와 냉이의 풍부한 비타민은 우리 몸 속 활성산소를 제거해 혈액이 산성화 되는 것을 막아 줄 뿐 만아니라 세균이나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할 수 있도록 면역력을 높여줍니다.
한국자원식물학회지 동물실험연구에서 비만 쥐에게 10주간 동안 달래 추출물 투여 후 LDL콜레스테롤, 총 콜레스터롤, 중성지방 감소 효과가 확인되었고 달래는 들에서 나는 약재로 40대가 넘어가면서 혈액순환이 잘 안되거나 손발이 카고 저리는 수족냉증을 완화시켜줍니다. 달래는 성질이 따뜻하고 매운맛이 강하기 때문에 혈액순환을 촉진시켜주며 달래의 칼륨은 몸속의 나트륨과 결합해 몸 밖으로 배출하기 때문에 음식을 짜게 드시는 분들의 식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입니다.
  냉이는 간의 해독기능을 도와주며 간의 기관인 눈을 밝게 해주고 녹내장에도 효과적입니다. 또한 몸속의 각종 사기를 없애주고 열독을 풀어주어 만성적이 설사나 이질, 소변곤란, 임질 등의 대소변 이상에 효과적입니다. 또한 콜린 성분이 풍부해 고지혈증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 달래무침 


준비물 : 달래한줌, 양파1/4개, 고춧가루1큰술, 다진마늘1/2큰술, 매실액1큰술, 참기름or들기름 약간, 깨소금 약간


① 달래를 흐르는 물에 흙이 없도록 깨끗이 닦아준다.


② 달래를 5cm크기로, 양파를 얇게 채썰어준다. 


③ 달래와 양파를 그릇에 넣고 고춧가루, 다진마늘, 매실액, 참기름, 깨소금을 넣어 무친다.

2) 천연 위장지킴이 두릅과 곰취
  두릅과 곰취는 향이 강한 나물중 하나입니다. 이처럼 향이 강한 음식은 소화기관을 튼튼하게 합니다. 또한 두릅과 곰취는 사포닌 성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포닌은 혈액순환을 촉진해 신체 세포에 산소와 다양한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하고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고, 세포독성을 막아주고 대장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 두릅베이컨말이


준비물 : 두릅, 파프리카, 사과, 팽이버섯&느타리버섯, 베이컨


① 두릅을 손질 한 뒤 데쳐서 5cm로 잘라준다. 


② 파프리카, 사과, 팽이버섯을 5cm으로 잘라준다.


 베이컨을 밑에 깔고 데친두릅, 사과 , 파프리카, 팽이버섯을 놓고 말아준다. 


⑤ 베이컨이 익도록 프라이팬에 굴려가며 굽거나 또는 180도에 예열한 오븐에 8분간 돌려준다.


⑥ 예쁜 그릇에 올려 맛있게 먹는다.

☆ 오븐에 구울때는 오븐의 사향에 따라 굽는시간이  달라집니다!













2017년 3월 20일 월요일

[움직이는 사진]2분 만에 보는 건강한 텃밭 만들기




봄기운이 물씬 느껴지는 요즘, 곳곳에서 텃밭 가꾸기를 시작하고 있지요?
인천 등 중부지역은 3월 말~ 4월 초순 감자를 심을텐데요.
감자 심기 전 1~2주일 전인 이맘 때 퇴비도 넣어주고
흙심을 두둑히 살려주는 등 텃밭을 미리 잘 가꿔두면
한 해 농사 걱정 없겠죠??

초보 도시농부를 위해 2분 만에 뚝딱! 살펴보는 건강한 텃밭 만들기
한 번 살펴 보실까요??

[공지] 3월 31일, 부평도시농업네트워크 창립기념 특강, 토종씨앗나눔

부평도시농업네트워크 창립식에 초대합니다.

일시: 2017년 3월 31일 오후 7시
장소: 부평아트센터 2층 세미나실

부평도시농업네트워크의 창립기념행사로 특강토종종자씨앗나눔을 합니다.

지난 2015년 부평구도시농업조례가 제정된 이후, 올해는 전담팀이 만들어졌습니다. 본격적으로 행정에서도 도시농업활성화를 위해 시작을 하는 올해 민간에서는 부평도시농업네트워크를 결성하여 활동을 시작합니다. 

부평도시농업네트워크는 
부평구도시농업활성화를 위해 네트워크는 이런일을 하려고합니다.
  • 부평도시농업포럼 - 부평도시농업활성화를 위한 정기 포럼
  • 도시농업특강 및 씨앗나눔 - 매년 회원들을 위한 특강과 씨앗나눔 행사
  • 공동체텃밭 사업
  • 부평구 도시농업 거버넌스 및 정책제안
  • 다양한 형태의 부평도시농업 정보공유
  • 기타 필요한 사업

이번 창립기념행사에서는
  • 도시농부특강
    • 주제- "미생물활용으로 유기농 텃밭농사"
    • 강사- 오창균 (도시농업지원센터 교수요원, 좋은이웃농장 대표)
    • 텃밭농사에 직접적인 도움이되는 실전팁을 전수받으세요.
  • 토종씨앗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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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14일 화요일

[네트워크 활동소식-19] 산에들에 물이오르고 생명이 움트는 봄... 분주해진 도시농부들!

(2017년 2월 14일 ~ 3월 13일)   




하루가 다르게 봄이 다가옵니다.
산에 들에 물이 오르는 소리에 도시농부들 마음은 분주하기만합니다.
공동체텃밭은 오리엔테이션을 앞두고 텃밭회원신입교육을, 강사단흙놀이는  새학기를 맞아 생태텃밭교실 수업준비가 한창입니다.


[회원활동]  

강사단 흙놀이
  • 작년 생태텃밭강사과정을 수료한 새로운 흙놀이회원들의 합류로 그 어느때보다 왁자지껄, 생동감이 넘치고 있습니다. 또한 사무국에서 그간 강사단의 활동과 헌신에 감사의 마음으로 수업용 앞치마를 전달했습니다.새학기 텃밭수업과 ‘푸릇’교육준비로 교안마련과 시연등에 여념이 없으신 흙놀이강사단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달달사
  • 지난 송년회때 일명’꽁지불발표대회’에서 우수모임으로 선정되어 부상으로 받았던 ‘단체영화관람권’으로 추억의 영화관 애관극장에서 영화도 보면서 구성원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작년 1년 농사의 대풍을 안겨줬던 꿀벌들이 월동기간중 폐사하는 슬픔 또한  있었습니다. 폐사원인을 찾고자 더욱 열공중이며, 새 종분분양을 할 예정입니다.

공동체텃밭 신규텃밭회원의 3회에 걸친 교육이 끝났습니다.
  • 교육이 끝나고 기존텃밭회원과의 텃밭별 상견례와 균배양체 및 종자나눔, 그리고 호미전달식이 있었습니다.  
  • 3회차 교육은 ‘미생물과 멀칭을 활용한 흙을 살리는 농사법’으로  회원들의 호응도 좋았으며, 텃밭농사실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꼭 실천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3차시 교육에 못오신 텃밭회원은 3월15일(수) 오후7시에 보충교육에 참석하시면 됩니다.
  • 월1회 월례모임과 공동체텃밭 사이트를 통해 시기에 맞는 농사재배법을 알려드리고, 회원과의 소통을 이뤄나갈 것입니다.
  • 텃밭별 오리엔테이션 일정입니다. 당일 텃밭구획배정이 있는 날이니 꼭 참석하시기 바랍니다.
  • 도 림 텃 밭 : 3월18일(토) 오전 10시 30분
  • 여우재텃밭 : 3월 18일(토) 오후 2시
  • 서 창 텃 밭 :  3월 25일(토)오후 2시


[사무국소식]  
  • 본격적인 농사철을 앞두고 교육의뢰가 많습니다. 확정된 곳만도  순천, 전주, 광주, 익산 등에서의 전문가과정과 논현종합복지관, 삼산복지관 등지에서의 농부학교 등 전문인력양성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하고있습니다.
  • 부평도시농업네트워크창립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부평에 주거지나 직장을 두고 있으면서 도시농업에 관심있는 분들로 준비위가 구성되어 있는 상태이고, 오늘 3월 31일(금) 에 창립대회 및 기념강의를 가집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참석을 환영합니다.
    • 일시 : 2017.3.31(금) 오후 7시
    • 장소 : 부평아트센터 세미나실
    • 내용 : 부평도시농업네트워크 창립식 및 특강 / 씨앗나눔
  • 신영옥 팀장이 한달간의 병가를 마치로 업무복귀했습니다.

[공지사항]  

[다음일정]  
  • 3월15일(수) 오후7시 : 기존텃밭회원 필수교육 ‘흙살리는 텃밭농사 실전팁!’
  • 3월18일(토) 오전 10시 30분 : 도림텃밭 O/T
  • 3월18일(토) 오후 2시 : 여우재 텃밭 O/T
  • 3월25일(토) 오후2시 : 서창텃밭 O/T
  • 3월29일(수) 오후7시 : 12기 도시농부학교 개강 및 1강
  • 3월31일(금) 오후7시 : 부평도시농업네트워크 창립대회

2017년 3월 13일 월요일

[텃밭에서읽다] 돌봄과 떠나보냄을 이야기하는 '늑대아이'

파일:attachment/Wolf_Children_2.jpg

우연히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가 없을까 살펴보다가 구매를 한 영화 '늑대아이'
정작 아이들보다 내가 더 재미있게 본 영화이다. 자막판을 구매해서 혼자보려고 했는데 6살 아들이 함께 보기 시작했다. 중간중간 대사를 읽어주긴 했지만 영상만으로도 2시간 가까운 영화를 애들도 함께 볼 수 있는 영화였다. 나중에 8살 딸도 와서 함께 후반부를 보았다.


간단하게 줄거리를 이야기하자면 

주인공인 '유키'가 엄마의 이야기를 하는 형식으로 중간중간 나레이션을 하며 이야기를 끌고간다. 주인공의 엄마는 대학교에서 우연히 만남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 결정적인 순간에 남자는 자신의 정체를 보여주게 되는데 '늑대인간'인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무섭냐'고 묻는다.

파일:attachment/늑대아이/wolfman2.jpg

결국 함께 살게된 둘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난다. 둘째가 태어난 후 주인공 아빠인 '늑대인간'은 주인공 말에 의하면 부양에 대한 책임감에서 사냥본능이 살아났는지 어느날 밤 늑대로 변한체로 사체로 발견된다. 화가나거나 뛰어다닐때 자신도 모르게 늑대로 변하는 아이들 때문에 인간사회에서 아이들을 키우기 어려워하던 엄마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아이들을 키우려고 인적이 거의없는 시골 집으로 이사를 가게된다.

늑대아이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엄마는 시골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살것인지 찾아가길 바란다. 인간으로 살 것인지? 늑대로 살 것인지? 그리고 텃밭을 만들어 농사도 시작한다. 큰 숲이 있는 마을에서 들짐승의 피해로 농사가 어렵다는 마을주민말도 있었지만, 책으로 배우는 농사가 쉽지 않아 실패를 거듭한다. 이와중에 마을의 무뚝뚝한 노인의 도움으로 감자농사를 성공하고 도움받은 사람들에게 감자를 나누면서 마을사람들과 조금씩 관계를 맺어가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계속 자라 학교에 가게되고 활발하고 밝은 주인공은 학교생활에 재미를 느끼면서 점점 인간사회에 적응해 간다. 반면, 어려서부터 몸이 약하고 소심했던 둘째 아이는 학교에 흥미를 못 느끼고 숲에가서 있길 좋아한다. 그러는 사이에 여러과정이 있으면서 둘은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엄마는 주인공인 첫째 아이를 기숙사가 있는 중학교로 보내게 되고, 둘째 아이는 숲으로 (늑대로 살아가게) 보내게 된다.


어떻게 키울 것인가?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나에게 이 영화는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영화였다. 언제 늑대로 변할지 모르는 아이들로 인해 도시에서 삶을 포기하고 시골로 이사를 한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선택할 기회를 주면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정해진 길대로 잘 따라가길 바라는 것일까? 

시골생활에 들어가면서 농사를 짓는 장면에서도 이런 이야기가 나오게 된다. 집앞에 넓은 땅을 개간하여 농사를 짓기로 마음을 먹고 거름을 주고 씨앗을 뿌리고 잘자라던 작물이 갑자기 죽어가게 된다. 몇번의 시도에도 키우기가 쉽지 않다. 아무리 농사관련 책으로 공부를 해도 쉽지 않다. 이때 마을 노인이 하나부터 열까지 참견하여 농사를 알려주기 시작한다. 결국 처음으로 수확에 성공한다.

인간은 아무리 잘난 개인이라도 사회적이지 못하면 제대로 살아가기가 쉽지 않다. 어찌보면 사회적인 관계속에서 개인의 나약함을 보완하고 살아가고, 그 사회적관계망이 복잡다양해지면서 인류가 발전하고 있다. 인간은 경험을 나누면서 시행착오를 줄여갈 수 있다. 노인의 농사경험은 단순히 책에 나오는 지식과 다를 것이다. 

그런데, 농사와 다르게 주인공의 엄마가 도움을 받지 못한 것이 있었다. 바로 '늑대아이'를 어떻게 키웠는지 혹은 '늑대인간'인 죽은 남편은 어떻게 키워져서 살아왔는지이다. 우연히 만난 우리에 갇힌 늑대에게 묻기도하고 죽은 남편에게 묻기도 하지만 도움을 받을 곳이 없다.

어쨌든 농사지으면서 맺은 마을사람들과 관계를 맺어가면서 많은 도움을 받게되고, 어느새 사람들을 피해서 이사온 마을에서 오히려 사람들과 관계가 생겨나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몰려있던 도시에서 고립되고 외롭게 살았었고, 사람들의 눈길을 피하려고 했던 시골에서는 오히려 눈에 잘 띄면서 자연스레 관계가 형성되면서 살아가게 된다.

마을에서는 숲을 관찰하고 설명하는 사람들을 교육시키고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주인공은 벌이가 필요해 여기에서 아르바이트식으로 일을 하게된다. 둘째아이는 숲에 가길 좋아하고 학교에 들어가서도 자주 학교를 빠지면서 엄마와 숲으로 가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숲에서 늑대선생님을 만나게된다. 숲에서 늑대의 역할을 배우고, 어떻게 숲에서 살아가는지 배우게 된다.


키우는 것 만큼이나 보내는 것의 중요함

큰 비가 오고난 후 숲에서 늑대(선생님)가 크게 다치면서 둘째아이는 결심을 하게 된다. 선생님의 역할을 대신할 누군가가 필요하다며 엄마에게 이야기를 한다. 아직 11살 밖에 안된 아이가 어리다고 생각한 엄마는 아이가 떠날까봐 두려워하는데, 또다시 큰 비가 내리는 어느날 사라진 아이를 찾으러 숲을 헤매며 다닌다. 헤매다가 쓰러진 엄마를 아이가 숲 밖으로 내려주고 다시 아이는 숲으로 떠난다.

첫째아이는 멀리 있는 중학교로 진학을 하기 위해 기숙사로 들어가게 된다. 늑대로 살아갈 것인가? 인간으로 살아갈 것인가? 어려서 활발하고 늑대로 변해 사냥도 잘하던 첫째는 학교에 가면서 인간사회에 적응하게 된다. 반대로 약하고 조용하던 둘째는 숲에서 늑대로의 삶을 배우며 결국 집을 떠나 숲에서 살기로 결정한다.

얼마 전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했다. 아직도 집에서는 찰싹같이 달라붙어 아빠만 불러대는 아이가 큰 가방을 메고 학교를 가기 시작했다. 입학식(에는 간단한 식과 인사만 하고 끝난다.) 다음날 진짜로 학교를 가던날 손을 잡고 10분넘는 거리를 함께 걸어갔다. 종알종알 이런저런 얘기를 막 쏟아내다가 교문앞에서 혼자가야한다고 말하니 뒤도 돌아보지 않고 뚜벅뚜벅 잘도 간다. 그 뒷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품에서 완전히 떠나는 것도 아닌데 그날의 내 감정은 이제 조금씩 아이를 놓아주어야할 때가 오고있다는 것에 대한 복잡한 감정이었다. 

엄마를 구해놓고 숲으로 들어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는 늑대아이의 한장면과 오버랩되었다. 그리고 언젠가는 집을 떠나는 날도 올 것이다. 키우면서 어렵고 힘들었던 것 만큼 보내기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반대로 나는 부모곁을 어떻게 떠나왔는지도 생각하게 되었다. 

파일:attachment/늑대아이/yuki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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