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30일 월요일

[도토리 부록] 절기를 모르고 욕망이 앞서는 친환경농사 (2015년 실패담)

2015년 소자농의 경험담입니다



배추모종 심고 잎이 잘 자라는 듯 했습니다.

1천평 밭을 잘 발효(썩은)된 계분을 충분히(2)주고 석회를 뿌려 경운기로 경운하였습니다
725일 씨앗을 포트작업 한 후 8월 초순 비닐 피복을 하였습니다.
814일 배추모종을 본밭에 정식을 하고
910일경 붕소를 옆면 시비하였습니다.
물을 주기적으로 충분히 주었습니다.
배추가 빠른 속도로 자라 주었습니다.



910일 지나면서 벌레의 피해가 확산되었습니다.

910일이 지나면서 10월 중순에나 발생하는 벌레의 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벼룩벌레, 배추 힌나비, 애벌래, 담배거세미나방, 진딧물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친환경 농자재를 구입하여 방재를 하고 한랭사를 치고 돼지감자와 자리공을 채취하여 천연농약을 만들어 살포를 했으나 역부족입니다.

진딧물 피해

미국자리공

천연농약 효과 테스트 : 모두 소용이 없었음.

식초를 희석하여 배추 밭에 살포하기

청벌래와 거세미를 손으로 잡고 진딧물을 방제하려고 막걸리에 식초를 섞어 하루에 1번씩 몇 일 동안 계속 경운기를 돌려 분무 살포기로 뿌렸습니다. 926일 오늘 밤에도 직장 퇴근한 후 밤에 진딧물 방제 천연농약을 살포했습니다. 진딧물이 한풀 숨을 죽이고 있습니다.

식초 희석하여 살포하기

절기를 모르는 친환경 농사보다 농약을 사용하는 편이 났다?

친환경 농법은 단순히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는다고 작물이 온전하게 재배되는 그런 것이 아님을 이번 배추 농사를 하면서 깨달았습니다. 절기에 순응하며 땅에 뿌리를 두는 생명들이 스스로 싹을 틔우고 여러 종류의 생명들과 자웅을 다투면서 생명력을 기르고 벌레들의 공격을 슬기롭게 이겨 낼 수 있도록 하늘과 땅을 자연그대로의 상태로 유지하는 일이 농부가 해야 하는 길 인 것을 배운 것입니다. 부모가 자기의 욕심으로 아이들을 양육 할 수 없듯이 농사도 농부의 욕심으로 작물이 결실을 맺는 것이 아님을 배웠습니다.




** 앉은뱅이 밀 관련사진 **

1. 톤백을 이용하여 밀털기

2. 큰 용기를 이용하여 밀털기

3. 밀세척

4. 세척한 밀 건조하기

5. 밀밥

6. 밀 부침개

[소자농의 도토리] 90일 배추, 60일 조선배추로 본 절기의 비밀

10월 토종씨앗 무료나눔 : 토종호밀과 앉은뱅이 밀



*[소자농의 24절기 도시농업 토종작물 이야기]를 줄여서 "소자농의 도토리"라 하겠습니다. '도시농업' '토종작물' '리야기'의 줄임말이면서 도시농업 스토리의 줄임말입니다. -편집자주


 
가정에 냉장고가 언제 있었는지 기억이 나시나요?

서울에서 태어난 나는 어렸을 때에 집에 냉장고가 없었다. 겨울 김장을 할 때 아버님이 땅을 파서 김치 독을 묻었고 더워지는 5월경 어머니는 쉰 냄새가 진동하는 김치 독을 정리하셨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어머님은 매일 동네에서 가까운 시장에 다니셨고 부엌에서 매번 요리를 하셨다. 비록 서울이라 하더라도 동네의 집들은 한옥이 대부분 이였고 작은 텃밭에서 채소를 경작했고, 닭도 여러 마리 길러 달걀을 자급했다. 냉장고보다 TV의 대중적인 보급이 앞섰고 냉장고가 보급된 후 통돌이만 있는 세탁기가 가가호호 마련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냉장고 없는 시절은 대부분의 집에서는 제철 채소를 밥상에 올렸던 것이다. 도시의 이곳저곳에서 아파트가 들어설 무렵 텃밭은 없어졌다.

한국에서 냉장고는1975년에 국산화에 성공 대중적으로 보급됨
최초 냉장고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냉장고 없던 시절 절기풍습이 있었다.

농사가 생활 속에 있었던 어린 시절 방안에는 한자와 숫자로 된 일력과 달력을 어르신들이 보시면서 이사 가는 날, 신이 없는 날, 정성을 드리는 날, 각종 채소 씨앗을 밭에 던지는 날, 묵나물을 만들고, 장아찌와 각종 장을 담던 것들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날 정도로 절기와 텃밭농사는 온전한 생활 이였다. 그러나 도시가 산업화되면서 절기 풍습의 텃밭농사는 사라졌다. 도시의 어린아이들은 벼를 쌀 나무라고 불렀고, 먹거리는 공장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여기게 되었다. 지금도 수많은 먹거리가 공장에서 출하된다.
 

도시농부가 절기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그 이유는 간단하다. 전통 도시농은 대규모 산업농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닐하우스나 유리온실, 식물공장에서 경작을 하지 못하고 하늘과 땅이 그 자리에 놓여 있는 자연스러운 자투리 땅 이나 옥상 틀 밭에서 산업농이 아닌 전통농사와 유사한 친환경 경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4계절의 하나인 가을이 간직한 시간은 대략 90일이다. 이 중 앞서는 45일은 여름이나 가을의 기운이 감추어져 있으며, 뒷 따르는 45일은 가을 기운이 텃밭에 표출된다. 숨어있는 가을은 입추(87), 처서(823), 백로(97)45일이며. 현상 속에 드러나는 가을은 추분(923), 한로(108), 상강(1024)45일이다. 절기로 기온 및 해 길이의 변화를 가눔 한다. 작물의 흥망성쇠가 온도와 일장(해 길이)에 적응되었기 때문이다.
 
도시농부가 절기의 변화를 알아야 하는 이유를 속이 차는 결구형 90일 배추와 반결구형 60일 조선배추로 살펴본다. 속이 차는 90일 김장배추를 경작하기 위해서 아직은 여름이지만, 이면에 가을이 시작되는 입추(87)전후로 밭을 만들고, 씨앗을 밭에 던지며 늦어도 여름이 끝나는 백로(97)까지는 배추모종을 심어야 하다. 그 이유는 결구형 배추의 성장기간이 생애별 적정온도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결구형 배추는 파종에서 수확까지 최소 90일의 성장기간이 필요하다. 배추 씨앗이 싹트는 온도는 15~34도이다. 배추가 잎이 자라는 초기 성장에 필요한 적정 온도는 18~ 20도이다. 속이 잘 차오르는 온도는 15~18도이다. 배추는 영하 3도에서는 성장을 멈추며, 영하8도의 온도에서는 얼어 죽는다.
 
아래 도표(기온분석 : 인천 2018815~ 1130)를 살펴보면 인천 지방에서 2018920일부터 18~ 20도의 기후가 시작이 되어 본격적으로 배추 잎의 성장에 필요한 온도가 유지되기 시작했고, 배추의 속이 차는 온도인 15~18도는 101일부터 시작되었다. 또한, 배추 성장이 정지하는 영하의 온도는 1123일부터 시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본격적으로 배추 잎이 성장하면서 속이차고 배추의 성장이 멈추는 기일은 920~ 1123일이며 약 65일이 걸린다. 그러나 속이 차는 결구형 배추는 최소 90일을 길러야 하는 생애기간이 필요함으로 9월중순경 씨앗을 넣게 되면 약30여일의 기일이 부족하게 된다. 기일이 부족하면 배추는 속이 차지 않게 된다. 그래서 배추를 경작하기에 철이 없는 즉, 절기에 부합되지 않는 (기온이 28~36도가 지속 되는) 무더위인 8월중순경 씨앗으로 모종을 내는 일을 하게 된다.
 
기상청의 기온분석 : 인천 2018815~ 1130

처서(823일) 백로(97일) 추분(923일) 한로(108일) 상강(1024일) 입동(117일) 소설(1122일)
      
 
무더위에 배추는 잘 성장 할 수 없는 생리적 특성이 있다. 배추는 서늘한 기후에 적응해온 작물이다. 무더운 여름철인 8월 육묘업을 하는 농부들은 벌레의 피해를 방지하고자 농약을 사용하고, 배추의 생육환경에 도움을 주는 인위적인 환경인 인큐베이터(육묘시설) 속에서 배추모종을 약20일에서 25일정도 길러 9월 초순에 모종을 출하한다. 9월 초순도 온도가 최저 22~ 최고 30도의 여름철 온도라서 배추의 성장환경은 나쁘다. 어린배추들은 벌레의 피해를 받고 태풍과 폭우로 인하여 녹아내리기도 한다. 이 무렵 도시농부들은 지구의 절기 환경에 적응하며 진화해온 배추의 생리적 특성을 무시하고 즉, 배추를 절기를 무시하고 너무 일찍 심은 것에 대한 반성은 무시하고 벌레를 흉보며, 살충제 천연농약을 구하거나 만드는 방법을 구하게 된다.
 
도시농업이 자연이 지속 순환하는 생태 환경을 중하게 여겨 실천하고, 도시농부들이 모이는 텃밭에서 배추를 경작하는 배움을 할 경우 한국의 절기에 아직 적응하지 못한 개량된 90일 결구형 배추로 경작하는 것을 경계하여야 한다. 그럼 어찌하여야 하는가? 한반도의 기후와 환경에 순응한 토종배추인 60일 조선배추로 절기에 적합한 농사방법을 익히고 실습하여야 한다.
 
배추농사를 절기의 순리에 따라서 쉽게 경작하려면 60일 토종 조선배추를 추분(923일경) 전후로 밭에 씨앗을 줄뿌림하면 이때의 온도가 18~ 24도이기 때문에 벌레의 피해가 그다지 심하지 않아 쉬운 방법으로 절기에 순응하는 배추농사가 가능하다.
 
오늘날 우리가 김장을 해먹는 결구형 가을배추는 1960년대 원예시험장에서 일본의 경도3호와 중국의 청방배추를 교배하여 만든 청경배추가 그 기원이다. 따라서 결구형 90일 김장배추는 한반도의 기후와 풍토에 적응해온 세월이 약 60년 정도라서 배추가 성장하는데 있어 우리나라의 절기에 온전히 적응이 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속이 차지 않는 조선배추는 고려시대 이전부터 한반도로 유입되어 1850년대에 우리의 기후에 적응하게 된다. 개성지역의 배추인 개성배추가 그것이다. 이후 중부와 남부지역에도 조선배추가 적응하게 되는데 경종배추와 의성배추 등이 그것이다.
 
도시농부가 절기를 알아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작물이 성장하는 그 절기 기간 동안 텃밭의 생태환경이 어떤지를 살펴야 한다. 풀의 종류와 세력, 기후와 자연재해, 벌레의 출현과 짝짓기 등 다양한 생명체들이 밭에서 자연스러운 영역을 설정하고 생태 환경의 평형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이러한 생태계는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순환되어 지속 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간단하게 표현하면 기후와 환경의 적응이다. 절기에 따르는 것이다.
 
도시농부들이 절기에 따르는 전통적인 농사를 거부하고 경제적인 효율성을 이유로 발전한 산업적인 관행농을 즐겨 실천한다면 자연의 생태환경은 지속될 수 없고, 이로 인한 자연 질서의 파괴를 치유시키는 것은 결코 경제적인 효율성으로 불가능한 영역이다.
 
농촌이나 근교의 관행농부들은 도시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작물을 경작 할 수밖에 없다. 이미 관행농업은 절기와 이에 순응한 토종작물로 경작하는 전통적인 농사활동을 찾아 볼 수 없다. 여러분들은 전통적인 농사 방법으로 경작하는 참외나 딸기를 몇 월에 먹는 것인지 이미 망각하고 있다.
 

전통가족농인 도시농부들은 왜 토종씨앗을 선호하는가?

토종씨앗이 유전자가 변형되지 않았다는 이유도 정답이다. 씨앗구입 가격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이유도 적절하다. 작물종의 다양성을 지켜야하기 때문이란 이유도 있다. 우리의 것 신토불이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것은 토종씨앗은 산업화된 종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수많은 세월동안 그 지역의 기후와 풍토에 적응하면서 유전자가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토종씨앗은 농부가 어떻게 경작을 해오고 있는지와 씨앗이 대를 이어 생존한 세월동안 어떤 기후변화가 있었는지 유전자에 기록하면서 생태환경에 적응해 온 진화의 생명체이다. 그 땅에서, 대대손손의 농부들과 함께 절기에 따라 스스로 후손을 남기고 앞으로도 살아가야 하는 씨앗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산업화된 종자는 토종씨앗과 다른 것인가? 이 문제는 차후에 다시 살펴보기로 한다.
 

절기 따라 10월에 씨앗으로 직파하는 토종작물 호밀,

10월은 절기상 한로(108)와 상강(1023)이 있는 달이다. 즉 완연한 가을이며, 여러 작물들의 추수로 바쁜 계절이다. 또한 내년에 심을 작물들의 씨앗을 채종하여야 한다. 완연한 가을은 지금을 살아가는 도시농부들에게 가을작물을 수확하면서 동토의 겨울이 오기 전 매서운 추위를 땅속에서 잘 견디게 하려고 봄에 수확한 토종호밀이나 토종 앉은뱅이 밀, 보리, 귀리와 같은 잡곡 씨앗을 줄뿌림하거나 점파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북쪽지역에서는 추위에 잘 견디는 호밀이나 귀리를 남쪽지방은 밀이나 보리를 심어왔다. 그러나 관행농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낮아 더 이상 호밀이나 보리농사를 하지 않고 있다. 대부분 외국의 저렴한 잡곡을 수입하여 먹고 있는 실정이다.

가을에 직파하여 봄에 수확하는 밀, 보리는 초겨울까지 싹을 베어 먹을 수 있고 도시농부를 밭으로 나오게 해준다. 또한 이른 봄 뿌리가 월동한 밀 싹은 풀보다 먼저 싹이 올라와서 봄의 소식을 전해준다. 밀과 보리 같은 잡곡은 뿌리부에 잡초가 자라지 못 하도록 하는 물질을 방출시키는 타감 작용을 하여 추수를 하고 나면 그 자리에 확실하게 풀이 덜 나는 효자 작물이기도 하고, 호밀이나 밀의 경우 탈곡도 쉽고 쌀처럼 도정을 하지 않아도 먹는 데 불편함이 없다. 잘 말린 알곡을 밥에 잡곡으로 먹어도 되고, 뻥 튀겨 먹거나, 물에 불려 믹서에 갈아 부침개나 수제비를 해먹을 수도 있다. 밀은 엿기름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고 밀고추장의 감 칠 맛은 먹어본 사람들은 모두 부정 할 수 없다.
 
밀대는 덮개작물로도 유용하다. 밀농사 후작으로 들깨와 콩을 심을 수 있다. 또한 밀밭이 넉넉하다면 5월초에 박과(오이, 참외, 울외)채소를 이랑과 고랑 경계에 1미터 정도 사이거리를 두고 직파하여 밀을 수확한 후 지지대 없이 오이나 참외 밭으로 경작 할 수 도 있다.
 
인천 지방은 기후여건이 호밀은 무난하게 쉽게 경작 할 수 있으며, 밀의 경우 강한 추위에는 냉해 피해가 있다.
 
밀 심는 전통방법은 쉽다. 벼를 베고 그 자리에 씨앗을 던지면 된다. 씨앗은 20~30알씩 세로 가로 20cm의 간격을 주고 점 찍 듯이 심거나, 줄뿌림을 할 때에는 2cm마다 밀 씨앗이 2~3알정도 떨어트리면 된다. 즉 특별하게 경운이 필요없다. 봄에 잡초의 싹보다 밀 싹이 올라오기 때문에 김매기를 해줄 필요도 없다.
 
밀은 감자보다 일찍 수확한다. 새가 밀알을 먹기 시작하면 밀알이 잘 익은 것이다. 낫으로 밀 나락을 잘라 말려서 발로 비비면 탈곡이 된다. 이것을 까불려서 물에 세척하면서 이물질을 걸러내고 펼쳐 말리면 별도의 도정 없이 식용이 가능하다.
 
밀을 수확하기 전인 5월 콩을 이어짓는 방법도 소개한다. 이렇게 하면 새의 피해를 예방하면서 건조하여 콩이 발아가 지연되는 것을 해결할 수 있다. 밀과 밀사이의 빈자리에 널찍하게 60cm~80cm간격으로 콩알을 한 알이나 두알 심어주면 된다. 6월 중순 밀 대가리인 나락을 낫으로 수확하고 콩이 20cm정도 자라면 밀대의 발목을 낫으로 베면서 콩 주변의 잡초를 베어주면서 북주기를 하면 더 이상 풀이 자라지 않아 쉽게 절기 농사를 할 수 있다.
 

토종 호밀과 토종 앉은뱅이 밀 씨앗나눔


. 토종 호밀 씨앗 내력
  • 2018 : 곡성 은은가
  • 2019 : 인천 소자농
. 토종 앉은뱅이 밀 씨앗 내력
  • 2015 : 충남 아산 농민회
  • 2015~2019 : 인천 소자농
. 나눔 신청방법 : ()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설문지로 아래신청
 
. 선착순 나눔 수량 : 선착순 100명
  • 호밀 50, 밀 50(밥 수저 한 개 분량)
  • 택1 - 중복신청 불가

>> 10월 씨앗나눔 신청하기 - bit.ly/seedshare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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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부 여행기] 양평으로 떠난 정원여행 (마음을 씻는 여행 - 오래된 정원)

마음을 씻는 여행 - 오래된 정원



혼자 여행을 떠날 수 있었던 것은 나이를 먹어서 일까!
답답하고 찌든 내 마음을 정갈하게 하고 싶었을까 !

갑자기 정해 새벽에 전철을 타고 경의중앙선 양수역으로 갔다. 말로만 듣던 세미원이 역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었다. 거기서부터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는 모험이 시작되었다. 월간 가드닝 편집장님의 픽업으로 서울그린트러스트의 오소정원 봉사자 나선생님을 만나고 하룻밤 같이 자게 될 의정부 친구도 만나게 되었다

여행의 시작은 세미원에서 시작하여 문화해설사님의 소개로 세미원 곳곳을 둘러보며 세한도가 그곳에 있는 이유를 들었고, 정조의 효심과 정약용의 지혜로 탄생한 배다리를 걸었다. 양수(두물머리)는 사진작가들이 물안개 사진을 찍기 위해 새벽 출사가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세한도가 걸린 곳의 담벼락엔 우리 영원히 잊지 말아요가 수없이 많이 새겨져 있다. 왜 그런지는 가보고 설명을 들어야만 알 수 있다.

<세미원첫발을 디딜 때부터 바닥에 깔린 빨래판을 보고 그 곳의 이름과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마음을 빨래판에 문지르고 씻었다.

세미원(洗美苑) :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
연꽃이 진 뒤의 연잎과 연밥이 아름답고 열대수련의 화사함이 남아 있었다.



<향기나는 뜰> 넓은 뜰에 잘 가꿔진 잔디밭과 꽃나무들을 보고 주인장의 정원에 대한 소개를 받았다. 개인정원이지만 카페와 겸해서 일반인들이 찾아가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아담하고 아늑한 분위기다.

 
<산귀래별서> 완전한 개인 정원으로 자연 지형을 이용해 너른 잔디밭 주변을 계절화로 꾸민 곳이다. 음악회 장소로도 이용되고 있고 문학을 나누며 문학상도 수여하신다고 한다. 혼자 계시지만 찾아오는 이들을 위해 정원을 가꾸신다. 인위적이기보다 자연스러운 들판이 연상되는 곳이다.
 


<봄파머스 가든> 강변에 위치하고 정원조성 면적이 크고 아름다운 곳이다가든 대표는 삼성그룹 다닌 분들은 다 알만한 분으로 삼성생명 부사장으로 계셨던 분으로 퇴직 후 이곳에 열정을 쏟아 부으신 분이다.

농부로서의 삶을 몸소 실천하시는 그분은 손가락 마디가 아프시다고 하신다. 우리 여행자들에게 정원 가꾸기는 꽃보다는 땅의 기반시설에 투자하라고 그리고 나서 식물을 심고 가꾸라고 말씀해 주셨다. 너무나 와 닿는 말씀에 진정 농부, 정원사이시구나 하는 존경의 마음이 들었다. 봄파머스의 봄은 스프링 봄의 뜻과 바라 보다의 뜻, 후자의 뜻으로 지으셨다고 한다이곳에서 우리 모두는 소년, 소녀처럼 잔디마당을 걷고 인생샷을 남기게 되었다.


<힐하우스> 정원여행 숙소로 현재 드라마 시크릿부티크의 촬영지로 30년 넘은 오래된 호텔이다. 정원이 예쁜 이곳에서 멋진 저녁을 먹고 참가자 소개하는 시간과 문현주 교수님의 정원에 대한 강연이 있었다. 초록빛깔 머리에 애교스런 몸짓, 재미난 말씀 피곤한 시간을 졸지 않게 해주셨다. 아침은 황태해장국 먹으며 또 다른 선생님들과 짝해서 사는 이야기 나누니 사는게 다 거기서 거기라는 진리를 새삼 느꼈다.
 
<느린 정원> 유명한 철 오브제를 만드시는 분의 정원으로 카페와 겸하여 곳곳에 철 오브제가 설치되어 있다. 정원에 필요한 그늘막, 그네, 넝쿨성 식물이 기댈 수 있는 오브제들을 볼 수 있다. 어린 소녀들이 오면 좋아 할 곳으로 공주풍이다.
 
<구하우스 갤러리> 작은 정원이 딸린 개인 갤러리로 디자인 포커스대표 구정순님의 개인 소장품을 전시하고 있다. 정원은 권충희정원디자이너님의 설명으로 정원 감상을 하였다. 그라스정원과 다양한 허브류가 많이 심겨져 있다.
 


<문호리 리버마켓> 오는 날이 장날이라고 비 오는데도 150개 부수가 운영되고 있었다.
다양한 볼거리, 살거리, 먹을거리가 있었다.
 

<콜베의정원> 성당을 다니는 분들은 필히 가보길 권하고 싶다. 계수나무의 마른 낙엽에서 달콤한 설탕 냄새가 나는 걸 처음 알았다. 정원에는 꽈리와 솔체, 층꽃 무리가 정원에 생기를 주고 있다. 반대편 정원 정자에는 방지거의 뜰이라는 명패가 놓여있고 손수 쌓아 올린 돌담도 있다. 산속이라 가끔 뱀도 출현한다고 한다.

찾아오는 신도들과 여행자들을 위한 카페에서 수사님이 내려주신 커피를 마셨다. 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와 수사님의 무소유의 삶에 대한 말씀이 가슴 속을 정갈하게 만들었다.
 


무작정 가서 많은 친구를 만나고꽃을 보고, 함께 웃으며 마음을 씻어내는 여행이 되었고 재주 없는 글귀로 적어내긴 많이 모자라지만 내 눈에 담아서 가져 온 풍경을 영원히 못 잊을 거 같다.

2019. 9. 21. ~ 22.  
오래된 정원에서 마음을 씻어내다 
산야초

[노르웨이 도시텃밭이야기] 5 - 노르웨이 전통헛간과 교육텃밭 음식센터 그리고 콜로니하게!

안녕하세요? 인천도시농부한마당 사진 속 풍경이 정말 정겹습니다. 푸짐하게 차려진 음식도 먹고 싶고요. 저도 얼른 돌아가 함께 하고 싶습니다~!



이 곳 오슬로에도 지금 도시농업 행사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행사 이름은 스타브렛(Stabburet)으로, 과거 고기를 말리거나 곡식을 저장했던 노르웨이의 전통 헛간을 뜻합니다. 8월16일에 시작해 10월16일까지 진행되는 이 행사는 오슬로 도시농업의 역사가 담긴 헛간 전시관을 도심 곳곳에 설치하거나 다문화 교류를 위한 도시농업 마켓을 열고 외계인이 찾은 도시텃밭이라는 퍼포먼스를 가졌습니다. 이후 가을걷이 축제가 준비되어 있고 마지막 기념 행사가 오슬로 시청에서 있을 예정입니다. (oslo.kommune.no/stabburet)


Stabburet 노르웨이전통헛간

루싸떼르행사 - 외계인이 찾아온 텃밭
오슬로 도시농업의 시작은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00년대 초, 개인의 식량 확보를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그 형태는 두 가지이며, 하나는 콜로니하게(Kolonihage, 정원텃밭), 다른 하나는 스콜레하게(Skolehage, 교육텃밭)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 옆으로 송 하게콜로니(sognhagekoloni.no)라는 정원텃밭이 있습니다. 이 정원텃밭은 1909년 봄 처음 문을 열었습니다. 정원텃밭의 특징은 개인의 텃밭에 오두막이 하나씩 있다는 점입니다. 처음 이곳에는 72채의 오두막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현재는 18,000여 평의 면적에 206채의 개인 오두막과 정원텃밭이 있습니다. 개인의 텃밭에 오두막집이 있다는게 선뜻 그려지지 않을 거 같아요.

sognhagekoloni

송하게콜로니 배치도

노르웨이에는 휫떼(hytte)라는 별장 같은 오두막을 숲 속이나 바닷가에 지어놓고 휴가를 보내거나 가족이 쉬는 공간으로 이용하는 문화가 있어요. 이 오두막은 크지 않고 심지어 전기나 수도를 들이지 않는 곳도 있다고 해요.

송하게콜로니의 오두막 (hytte)

송 하게콜로니에도 10평이 넘지 않게 공간을 제한한 개인의 오두막이 각 정원텃밭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는 모임장소로 이용할 수 있는 회관, 작은 도서관, 놀이터 그리고 공연장과 공동 화장실이 있습니다. 개인의 오두막 안에는 화장실이 없거든요. 4년 전부터는 도시양봉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 정원텃밭은 매년 4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 문을 열고 하루 이용시간 또한 오전7시부터 저녁10시까지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송하게콜로니 전경과 회관 내외부 모습
현재 이 곳의 모습은 텃밭 보다는 정원을 가꾸는 개인들의 쉼터로써의 기능이 더 두드러져 보여요. 하지만 지역 사회를 위한 활동을 통해 도시농업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정원텃밭의 중심에 위치한 회관은 약간의 사용료가 있긴 하나 예약을 통해 누구나 이용 할 수 있고 결혼식을 하기도 한다고 해요. 회관 내부에는 지난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 곳의 대표를 지낸 사람들의 사진이 걸려있고 회관 건물 옆에는 오래된 물건들로 꾸며진 오두막갤러리가 있습니다.

송갤러리와 도시양봉 모습
송하게 빗물연구소
그리고 일년에 한 번 열린 음악회와 개인의 정원을 개방하여 벼룩시장을 갖기도 합니다. 특히 올해 이곳은 빗물을 활용한 정원 가꾸기 시설 설비에 대한 실험을 정부와 학계가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sognhagelab.no) 이 정원텃밭은 오슬로시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개인이 분양 받아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오슬로 도시농업의 시초가 되는 교육텃밭 중 저는 야이트뮈라 스콜레하게(geitmyraskolehage.no)에 가보았습니다. 이 곳 또한 1909년부터 현재까지 문을 연 도시텃밭으로 아이들에게 작물을 기르고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교육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1908년 처음 오슬로 프로그네르 지역에서 시작한 교육텃밭은 현재 오슬로시 여러 곳이 있으나 그 중 이곳이 가장 큰 규모라고 합니다. 이곳은 매일 오전9시에 문을 열고 오후4시까지 개방하여 누구나 산책을 즐기고 아이들이 놀이하는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야이트뮈라 스콜라하게 - 교육농장의 다양한 전경들

이곳의 면적은 약 12,000평이고 일부는 개인이 분양 받아 이용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밭일을 가르쳐 주는 교사가 있기는 하나 텃밭 관리와 운영에 대한 모든 일은 리더인 토레(Tore Chr. Faller) 혼자 하고 있었습니다. 63세인 토레는 30여 년 전 이 곳에서 일을 시작해 26년 동안 오슬로시 소속 정규직원으로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 해에 몇몇의 학생들이 방문하냐는 질문에 토레는 그 수는 알 수 없다고 하면서 텃밭은 사전 예약 없이 언제나 방문이 가능하고 다만 구체적인 활동을 할 경우만 예약을 받아 지원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제가 방문 한 날에도 100여명의 아이들이 단체 방문을 와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감자를 캐고 모닥불을 피워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고 합니다.

야이트뮈라 음식센터 행사
하나 더, 이 텃밭 맞은 편에는 어린이 음식센터 야이트뮈라(geitmyra.no)가 있습니다. 텃밭 가까이에 위치한 이 단체는 어린이들을 위한 요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년에 여러 차례 오픈 행사를 갖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두 번 자원봉사를 한적이 있어요. 제가 자원봉사로 갔던 오픈 행사에서 아이들은 직접 생선을 해부하고 음식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고 그렇게 요리된 음식을 먹어 볼 수 있었습니다.

음식센터 자원봉사활동
저는 자주 집 앞 정원텃밭으로 산책을 나갑니다. 얼마 전 저녁을 먹고 잠시 걸을 겸 정원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마침 한 개인 정원에서 사과를 수확하고 있었어요. 제가 지나는 걸 본 주인이 가지고 갈 수 있을 만큼 가져가라며 사과 바구니를 건네더군요. 저는 양 손에 하나씩 사과를 들고 다시 길을 걸었습니다. 발걸음을 옮기며, 집 가까이에서 농사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농사한 것을 이웃과 나누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를 다시금 생각해 봤습니다.

송하게콜로니에서 바라본 우리집 

* 편집자주 - 콜로니하게는 마치 영국의 얼라트먼트가든이나 독일의 클라인가르텐과 너무 닮아있습니다. 제도적인 뒷받침이나 규모의 차이는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유럽의 텃밭(정원) 형태가 전통적인 단지형태(송하게콜로니)에 오두막이 있는 것와 최근 커뮤니키가든 방식의 좀 더 열린형태의 도시텃밭들(복쎈엔가 나르밀요하게)이 새롭게 시도되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전통을 잊지 않으려는 노력, 도시텃밭(콜로니하게)와 빗물연구, 그러면서 다양한 시도와 시민들의 참여가 인상깊게 다가옵니다.



2019년 9월 23일 월요일

도시농부들의 9.21 기후위기비상행동



인천의 도시농부들도 9.21 기후위기비상행동에 작게나마 동참했습니다.
도시농부 한마당에서 모두들 이에 동의하는 인증샷을 찍고 1천원의 참가비를 냈습니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는 이를 모아 신문광고에 게재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 실천을 알기위한 블로그 포스팅, SNS알림, 유투브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알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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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비상행동의 날, 도시농부들의 작은 실천에 부쳐


먹거리와 기후위기

농업부분에서 이산화탄소의 배출은 오늘날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에 많은 부분 이바지하고 있다. 농작물의 생산을 위한 산림의 훼손과 대규모 단작농사를 중심으로 한 산업화된 농법은 에너지의 과도한 사용, 무기질비료의 대량생산(채취)과 과투입으로 토양의 병들고, 과도한 경운은 토양속 탄소를 분해하기도 한다. 이렇게 생산된 농산물은 상품으로 포장되고 가공되고 어마어마한 거리를 이동하는 유통에서도 탄소를 배출한다. 대형마트와 대형냉장고를 통해 소비되는 먹거리는 그나마 일부만 이용되고 폐기되고 있으며 그 비용과 자원도 막대한 손실과 함께 역시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그뿐인가 얼마전 아마존의 불길들은 가뭄도 있었지만, 아마존의 우거진 살림을 농지로 개간하기 위한 불길도 한몫을 하고 있고, 이는 소고기를 더 먹기 위한 사료작물의 농지를 확보하기 위해 지구의 허파를 태워버리는 꼴이다. 가축의 사육을 위한 열대우림의 훼손으로 산소를 공급하고 탄소를 가두는 아마존의 기능은 점차 사라지고 있으며, 늘어난 소들은 더 많은 메탄으로 발생시켜 지구온난화를 가속 시키고 있다.

관련 이미지

지구가 가진 한계를 넘어 인간세계가 확대되고 있다는 '지구한계론'에서도 이미 유전적 다양성과 질소(N), 인(P) 사용(순환)에 한계를 넘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지구한계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도시농부, 도시농업과 기후위기 대응

특히, 도시의 여러 체계는 이러한 기후위기를 가속하는 지속가능하지 못하게 구조화 되었고 특히 먹을거리를 중심으로 도시농업의 실천이 중요하게 대두고 있다. 도시텃밭의 생태적인 기능과 종다양성의 보전, 도시농부들의 탄소를 포집하는 방식의 텃밭농사의 실천 등이 도시에서 에너지, 자원의 순환을 통한 농사를 통해 건강하면서 가까운 먹거리를 생산하고 있다.

도시의 텃밭은 단순히 건강한 먹거리생산으로 그치면 안된다.

  • 도시텃밭을 통해 버려지는 유기자원을 퇴비를 만들고 
  • 사라지는 토종종자를 보전하며
  • 오염된 토양을 살아있는 토양으로 바꾸어내고
  • 빗물의 이용과 유기폐기물을 통해 순환을 실천해야한다.

정부와 지방정부, 공공기관의 도시농업정책은
도시농부들의 이러한 실천을 지지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도시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우리 도시농부들은 9.21 비상행동에 맞춰 도시농부들의 실천의 마음을 담아 이를 기록에 남기고 지속적인 실천을 약속한다.

도시농부가 도시를 경작해서 지구를 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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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도시농부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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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1 도시농부들의 인증샷]


[유투브] 기후위기비상행동 - 도시농부




사단법인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all.dosino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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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신문광고에 실린 도시농부 기후위기비상행동

인천도시농부들의 9.21 기후위기 비상행동 
실제 신문에 실린 사진. (인천투데이 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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