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의 절기 : 입춘(2월4일), 우수(2월19일)
2월이 왔다. 절기 이름도 봄나물 맛이 난다. 立春은 음력으로는 새해 첫 절기이다. 요즘의 입춘절기는 TV뉴스에서 이른 봄소식을 알리거나, 입춘대길의 축문을 대문에 붙이는 정도로 그 의미가 퇴색하였다. 雨水는 눈이 비가 되어 내리고 얼음이 녹아서 물이 된다는 뜻이다. 2월은 하늘의 기운은 봄이 시작되었으나, 아직 땅은 겨울이다. 딱히 도시농부들은 2월의 입춘과 우수에 할 일이 없다. 2월의 밭에서는 냉이와 쑥 달래와 씀바귀를 캐서 반찬으로 먹을 수 있다. 작년 2월에는 살고 있는 아파트 방안에서 도시농업과 관련된 소일로 무슨 일을 하였는지 일기장을 살펴보았다. 내 밭에 심을 토종고추와 토마토, 가지 모종내기를 했고, 여러분들께 나누어 줄 목적으로 토종고추와 가지, 토마토 씨앗을 육묘업체에 주고 모종재배를 위탁시켰다.
【아파트거실에서 모종 기르기(좌)】 【육묘업체에 모종재배 위탁(우)】
호박, 가지, 시래기 등 말린 것을 나물 해먹고 2월 하순에는 아파트 거실에서 저장한 고구마로 순 기르기를 했던 기록이 있다.
전통농사 맛보기
전기도 없고, 멀칭용 비닐도 없고, 연료를 쓰는 농기계와 산업체에서 공급하는 화학비료나 축분퇴비가 없었던 시절에 조상들은 어떤 방식으로 농사짓기를 하였는지 간단하게 살펴본다.
인류최초의 농기구 : 굴봉(掘棒)과 따비
굴봉(뒤지개)은 땅을 뒤집어 파는 막대기라는 의미의 농경이 발생하기 전, 수렵채집 때 쓰던 도구이다. 야생의 고구마, 감자 같은 뿌리식물을 채집하였을 때 사용하였을 것이다. 따비는 왕정의 농서(農書)에서 “ 옛적에 신농씨가 따비를 만들어 농사짓는 법을 가르친 이후부터 후세 사람들도 이를 본받게 되었다”고 하였고, 조선후기의 박지원은 과농소초(課農小抄)에서 따비가 우리나라 최초의 농경기구라고 한바 있다.
【굴봉(뒤지개)으로 감자심는 잉카제국 사람(좌, 중앙)】 【조선시대의 따비(우)】
신농씨는 기원전 5,300년 전 전설속의 인물이다. 잉카제국은 1532년 멸망하였고, 농서는 중국 원나라의 왕정이 1313년에 지은 농업서적이다. 과농소초는 조선 정조시대인 1799년 박지원이 완성했다. 굴봉을 이용하는 농사방법은 1980년 태국북부 화전에서 현존한다는 보고서가 있고, 따비가 현재의 삽과 기능면에서 다르지 않다.
즉, 원시농경기구인 굴봉과 따비를 이용하여 농사짓기를 해온 인류의 농경문화는 1만 년 전부터 근대화 이전까지 전 세계적으로 농사짓는 도구로 사용해왔다. 지금도 도시농업의 작은 텃밭에서는 호미 같은 농기구가 없을 때 막대기를 이용하여 씨앗을 뿌리고 삽으로 밭을 뒤집기도 한다.
전통농사의 땅 일구기 (농지개간)
도시에서 방치되고 있는 자투리땅이나 방치된 자연을 개간하여 문전옥답을 만드는 지혜를 고전을 통해 살펴본다. 이 방법은 지금도 시간이 소요될 뿐 경작지의 넓고 좁음에 구애받지 않는다. 현대적인 적용이 가능하다.
1885년 안종수가 저술한 「농정신편(農政新編)」에서는 농경의 시작은 개간 → 숙전화 → 본격적인 농경의 순으로 하여, 그 첫 과정에 쓰일 관리요령을 적고 있다.
농사를 짓지 않던 새 밭을 개간하는 방법에는 소화(燒火:불태우기)와 소착(疏鑿:도랑 치기)이 있다. 해마다 농사를 짓는 숙전을 경작하는 방법으로는 정쇄(精碎), 연팽(軟膨), 유지(維持), 압진(鎭診)의 네 가지 방법이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흙의 성질을 바꾸어 씨를 뿌리고 농사를 지을 수 있다.
첫째 : 불놓기 - 소화(燒火)
황무지 개간 시 가을과 겨울 동안 그 땅에 난 초목을 베어내고, 다음해 이른 봄에 건조 후 태우고 쟁기질 하는 것을 말한다. 첫해는 메밀, 조, 기장을 심는 것이 좋다. 메밀은 3모작이 가능하다.
춘분에 씨앗을 뿌리면 5월초에 성숙하고, 또 바로 심으면 7월 중순에 성숙하고, 또 바로 심으면 9월 하순에 성숙한다. 그 후에는 보리, 완두, 잠두, 겨자를 심을 수 있다. 새 밭은 3년이 지나면 숙전(熟田)이 된다. 물을 잘 대 준다면 논으로 만들 수 있다.
둘째 : 도랑치기 - 소착(疏鑿)
역시 개간에 사용된다. 산이나 구릉, 황야와 숲 덤불을 새로 개간하려면, 땔나무와 잡목은 베어내고 그 뿌리와 그루터기도 남김없이 파내야한다. 소를 이용해 가로세로 쟁기질로 지면을 평탄하게 한다. 보습을 숙전에 사용할시 날이 부러질 수 있으니 구리나 철로 만드는 것이 좋다.
셋째 : 흙 갈기 - 정쇄(精碎)
이미 소착을 거친 후에 그 흙을 부드럽고 곱게 가는 것을 말한다. 즉, 숙전을 갈아주는 것이다. 써레, 쇠스랑, 곰방메 등을 이용해 덩어리 진 흙이 없도록 곱게 갈아준다. 흙덩이가 조금도 뭉치지 않도록 풀어주어야 거름이 대지의 양분과 적절히 섞여 가뭄과 장마에도 피해를 보지 않는다. 또한 명충(마디충)이나 메뚜기의 피해가 없어 풍년이 든다.
넷째 : 흙 부드럽게 풀어주기 - 연팽(軟膨)
대체로 땅이 지나치게 단단한 곳에 사용하는데, 잔가지나 풀을 사용한다. 지금으로 말하자면 잔가지나 마른 풀을 밭에 깔아 흙과 잘 섞어 땅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다섯째 : 양토 만들기 - 유지(維持)
대체로 도니(진창의 흙)나 노토(부식토), 모래흙의 경우처럼 가볍고 푸석해 지력이 지나치게 떨어지는 땅에 사용한다. 이런 땅에 정쇄법을 사용하면 그 성질이 더욱 허약해지기 때문에 우선 석회(물질을 뭉치게 하는 성질이 있다)나 초목회(나무나 풀의 재)를 뿌려 번갈아 갈아준다. 비가 오면 즉시 잘 부수어 씨를 뿌리고, 비가 오지 않으면 물을 뿌려서 습기를 유지해준다. 또 늪지의 진흙이 쌓인 곳에는 나무를 베어 집어넣고, 그 위에 객토를 하여 물이 늘 얕게 고이도록 유지한다. 이것을 유지법이라 한다.
여섯째 : 무거운 흙 만들기 - 압진(壓診)
도니와 노토로 이루어진 밭은 흙이 아무리 깊게 쌓여 있어도 그 성질이 가벼워 바람에 날려 이랑과 고랑의 구분이 없어질 수 있다.이런 곳에는 재 종류나 해조를 담갔던 물을 고루 뿌려주면 저절로 엉겨 흙이 단단해진다. 이것이 압진의 한 방법이다. 그리고 소금항아리의 흙이나 가마솥의 흙, 창고의 흙을 해조(海藻:바다풀)나 하조(河藻:강풀)에 담갔던 물에 섞어 고루 뿌려주면 흙을 단단하게 할 수 있다. 다른 방법으로는 소나 말을 밭에 풀어 놓아 밟게 한다.
보리나 목화밭은 심고 나서 밟아주면 풍성한 수확을 얻을 수 있다.
숙전에 봄갈이를 하려면, 맑은 날 쟁기질을 하고 바로 써레질을 한다. 만일 쟁기질한 상태로 방치하면, 비가 자주 내려 양분이 물에 씻겨 내려갈 수 있다.여름철 밭갈이는 우선 얕게 갈아 쑥을 죽이고 점차 깊이 갈아서 위와 아래의 흙을 서로 섞어준다. 지나치게 깊이 가는 것은 금물이다. 황폐한 밭을 갈 때는 처음에는 깊이 갈고 나중에 얕게 갈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흙이 고르게 되지 않는다.
가을갈이는 쟁기질 후 햇볕에 말린 후 써레질을 해야 한다. 가을밤에는 이슬이 많아 말리지 않으면 흙이 뭉친다. (발췌 http://cafe.daum.net/jkjchang/WOTr/11?q=%E8%BB%9F%E8%86%A8 : 논산자연재배 INTO THE WILD)
중국의 고전을 섭렵한 서유구는 「임원경제지」를 통하여 입지의 황무지 개간요령을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정리하여 제시하였다.
첫째, 황무지 개간 통론으로 사계절의 개간시기에 대한 요령과 그에 따른 명칭
둘째, 산과 습지의 황무지 개간요령,
셋째, 지대가 낮고 습한 황무지 개간요령,
넷째, 버려진 옛 논 개간요령,
다섯째, 황폐한 옛 농지 개간요령
여섯째, 황무지 개간에 우선적으로 참깨를 심는 원리 등 이었다.
즉, 잡초 씨앗이 싹터 뿌리를 내어 봄철에 가볍게 불 놓아 일구는 부드러운 개간, 억센 잡초 뿌리를 뒤 짚고 갈아엎는 여름철의 힘든 개간, 그리고 노쇠한 잡초더미를 베어 말렸다가 해동 후에 불 질러 일구는 늦가을의 개간이 있으나 가급적 봄철의 부드러운 개간이 가장 손쉽고 힘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또한 이들 계절별 개간을 각각 요황(燎荒)․ 엄청(䅖靑)․ 삼이(芟荑)라 하였다는 것이다. 오늘날보다도 더욱 개간법이 전문적으로 분화되어 있었고, 중요한 일거리로 주목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당시의 개간은 우선 풀이나 잡목을 없애고 곡식을 심을 농토를 얻는데 있었기 때문에 풀과 잡목을 쉽게 제거하는 요령이 곧 최선의 개간법이었다고 할 수 있으며, 개간통론의 기술은 지극히 타당한 것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황무지의 개간에 불필요한 노력을 줄이고 현실적으로 실현하기 위하여 쟁기의 폭과 깊이를 조절하거나 철치파를 써서 토양의 이화학성을 개량하며 곡식을 얻을 수 있도록 찰기장․메기장․참깨․녹두를 뿌리되 첫해는 밭을 만드는 목적이었고 그 이듬해부터 비로소 곡식을 거두는 목적의 농사가 시작되었다. 뿐만 아니라 큰 나무를 제거하기 위하여 환상박피를 하는 3년 작업을 하는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또는 소나 양에게 땅을 밟혀서 땅에 깔리는 띠풀 등속을 방제케 한 것도 현대 과학적으로 하등의 잘못이 없는 방법이었다. 오늘날에도 지상부를 쳐내어 말려 쌓고 불을 놓거나 강하고 날카로운 쟁기(보습)으로 땅을 갈아 잡목의 뿌리를 잘라 내거나 무거운 로터리로 뿌리를 짓이겨 죽이는 방법이 구사된다.
(발췌 : 고농서의 현재적 활용을 위한 온고이지신 제2권. 농촌진흥철 발행)
소자농의 전통방법으로 감자심기
소자농의 밭(1,000평)은 경운기나 관리기 같은 농기계로 밭을 뒤집지 않고 농사를 한지 5년차가 되어 간다. 필요에 따라 밭을 뒤집어야 할 경우에는 현대의 따비인 삽이나 삽괭이 같은 손 도구를 사용한다. 풀이 많은 밭에 삽괭이나 쇠갈퀴를 이용하여 풀을 걷어내고 두둑의 평형을 잡아주고 씨를 뿌린 후 다시 걷어낸 풀을 덮어준다. 감자처럼 거름이 많이 필요한 작물은 축분퇴비를 밭 표면에 펼쳐주고 흙을 가볍게 삽으로 뒤집어 주고 씨감자를 심는다. 이 때 굴봉과 같은 현대의 개량된 감자집개를 이용하여 밭 표면에 구멍을 내고 씨감자를 심는다.
【기계를 사용 않는 소자농의 텃밭(1,000평)과 감자심기 】
관행농의 방법을 탈피하여 전통적인 방법으로 농사짓기를 경험한다는 것은 흥미롭고 사색적이라 할 수 있다. 현대에는 고전적인 시대와 달리 초창기 밭을 만들기 위해 농기계를 사용할 수 있는 이로운 점도 있다. 그 이후부터는 옛날의 농기구인 호미, 낫, 삽, 삽괭이 정도만 있다면 농사짓기에 과다한 농자재를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농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자본을 축척하기에는 풀어야 할 숙제도 있지만, 도시농업의 가족농부들에게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농사짓기는 우리의 선조들이 제안한 전통농법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지금 인터넷에 있는 많은 농사방법이 산업 대농 중심의 관행적인 경작방법으로 농촌진흥청에서 제공하고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문전옥답 작은 텃밭은 관행적인 산업농의 방법보다는 온고이지신의 전통농사에서 지혜를 찾을 수 있다.
소자농의 개인 온라인 방을 소개합니다. 일상적인 소통을 위한 밴드로 토종과 전통농사이야기를 나눕니다. 토종씨앗이 필요하신 분이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함께 공부해보겠습니다.
네이버 밴드 : 소자농의 토종씨앗 전통농사 (https://band.us/n/a8a321v6E4pep)
토종 옥발토마토 씨앗나눔을 합니다.
〇 선착순 100명 (2월15일 마감합니다.)
〇 씨앗나눔 신청하기 - 온라인신청 (선착순100명)
사단법인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all.dosinong.net
충북 옥천군 청산면 의지 1 길 105-7
답글삭제강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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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씨앗 신청하는 곳입니다. 이곳에다 주소를 적어주셔야 합니다.
옥발토마토 씨앗 구할 수 있을까요?
삭제제주도 서귀포시 태평로512번길 10 406동 401호 강홍림입니다.
010-2693-4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