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의 절기 : 경칩(3월5일), 춘분(3월20일)
3월 인천 지역의 농부들은 기지개를 펴고 밭에 나가 완두콩을 심고 퇴비나 두엄 등 영양분을 뿌리고 감자 심을 밭을 만든다. 인천에서 3월초에 심을 만한 작물은 완두콩이며 감자, 키 작은 강낭콩, 시금치는 3월하순경 심는다. 키 작은 강낭콩과 시금치는 감자를 심고 감자밭 왼편이나 오른편 한쪽 가장자리에 심는다. 이른바 2종류 이상의 작물을 한밭에 심는 섞어짓기(혼작)이다.
경칩(驚蟄)은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잠에서 깨어나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무렵을 말한다. 가끔 3월에 삽으로 밭을 뒤집다가 땅속의 개구리가 놀라 튀어나오는 것을 보고 함께 놀란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이 무렵 이른 봄의 밭에도 할 일은 많이 있다. 보리나 밀 밟아주기, 약간 늦기는 하지만 밀이나 보리 심기를 할 수 있다. 마늘밭은 뿌리가 내리면서 마늘이 땅위로 솟구쳐 올라온 것을 다시 손으로 꾹 눌러 땅속에 묻어주기도 한다. 보통 경칩이 지나고 3월 중순부터 마늘 밭은 보름에 한번정도 질소비료를 3회에 걸쳐 준다고 관행농(농촌진흥청) 교범에 나와 있으나 자급하는 농부들은 그 농법을 따라 할 이유가 없다. 그 대로 두거나 영양이 부족 한 경우 퇴비나 오줌 액비로 3월 중순경에 한번 정도 도움주기를 해주면 잘 자란다.
춘분(春分)에 밤낮의 길이가 같아진다. 드디어 낮의 길이가 길어지는 시점이다. 입춘이 하늘의 봄이 시작되는 절기라며 춘분에 이르러서 땅에도 봄이 시작된다. 아무리 이상기후로 봄의 온도가 높다고 하더라도 춘분이 지나고 나서 감자, 시금치, 키 작은 강낭콩과 상추 등 잎채소 씨앗을 심어야 냉해의 피해를 당하지 않는다.
싹내는 방법이 서로 다른 우리 토종감자와 미국 수미감자
감자의 원산지는 남아메리카 안데스 산맥의 지역인 페루, 칠레 등에서 7,000년 전부터 경작하였다고 한다. 1400년 전 잉카(페루)인은 색, 크기, 맛, 성장 조건이 다양한 품종의 감자를 식용하였고, 지금도 3,000여 종류의 감자가 경작되고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서는 감자는 수미감자 한 품종만이 마트나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어 다양한 감자가 있는 것을 알 수 없게 되었다. 우리나라에 감자가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것은 1820년대이다. 오주 이규경선생의 「오주연문장전산고」에는 감자가 구황작물로 유익한 작물임을 설명하고 있다. 지금도 우리나라 토종감자의 종류는 자주감자, 묵정두지감자, 눈뻘개감자, 노랑감자, 울릉도 고무신감자. 지게감자,강화분홍감자. 자갈감자 등 그 종류가 다양하고 생긴 모습도 둥그런 것, 길쭉한 것, 눈이 깊숙하게 여러 개가 있는 것, 분이 많은 감자와 점질이 좋은 감자 등이 있다.
수미감자는 1975년 미국에서 도입된 외래종감자로서 국내 감자 수확량의 약80%를 차지한다. 정부에서 수미감자를 대중적으로 보급하는 이유는 점질과 분질의 중간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어 아무런 요리에도 무난하게 사용 할 수 있으며, 감자역병 등 병해에 강하기 때문에 손쉽게 경작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1979년부터 감자의 바이러스 병에 저항성이 있는 우량 씨감자를 보급하기 위하여 강원도에 감자종자진흥원을 두고 전국적으로 씨감자를 보급하고 있으며, 몇몇 종자회사에서 씨감자를 보급하고 있다.
정부와 종자회사의 씨감자 독점 보급으로 인하여 우리의 토종감자는 사라지고 미국의 수미감자와 허니버터칩 과자에 쓰이는 설봉감자 등 식품가공 용도의 개량된 감자가 10여종 식품회사를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다. 감자에 숨겨진 종자산업의 이야기들은 차후 기회가 있을 때 다시 한 번 살펴보기로 하고 이번에는 개량된 씨감자와 토종감자를 싹을 내어 심는 방법이 제각기 다름을 살펴본다.
가. 개량(수미)감자 싹 내는 방법 : 산광최아(散光催芽)
산광최아는 분산(散)시킨 빛(光)으로 빠르게(催) 감자(芽)싹을 낸다는 뜻이다. 농촌진흥청에서 알려주는 산광최아의 방법은 직사광선이 아닌 흩어지는 빛에 감자를 노출시켜 싹을 틔우는 방법으로, 실시 요령은 시설하우스 내부에 작은 터널을 설치하고 통감자를 넣은 후 작은 터널 위에 부직포 등을 덮어주면 된다. 산광최아 시 적정온도는 15 ~ 20℃며, 기간은 보통 2~3주 정도나 감자상태와 기상조건에 따라 기간이 단축되거나 연장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도시농부들은 씨감자 구하기도 쉽지 않고 산광최아를 위한 비닐하우스가 없어 이를 따라 하기가 쉽지 않다. 가정에서 수미감자 싹 내는 방법을 경험에 의하여 알려드린다.
【 아파트에서 수미감자 싹 내는 방법-아파트 형 산광최아】
① 전자상거래나 동네 마트에서 감자 구입하기
전자상거래에서는 씨감자를 4KG 등으로 소량 판매한다. 동네 마트에서 식용으로 판매하는 감자도 씨감자로 사용 할 수 있다. 작년에 먹다 남은 싹이 난 감자도 씨감자로 사용 할 수 있다.
(좌- 전자상거래 판매 씨감자) (우- 먹다 남은 수미감자)
② 아파트 실내 거실에 씨감자 싹내기(산광최아)
아파트(주택)의 거실은 빛이 분산되어 들어온다. 게다가 3월의 실온이 최소 20도 이상이라 소량의 감자 싹내기에 좋은 곳이다. 농촌진흥청에서 알려주는 방법은 대규모의 씨감자를 취급하는 전문농가에 적합한 방법이다. 아파트 거실에서 감자 싹을 내기위해서 신문지나 종이 상자를 깔고 감자를 펼쳐 놓으면 된다. 3월 초순에 감자를 펼치면 3월15일에서 20일경에 감자 싹이 나온다.
(아파트 거실에서 감자 싹 내기)
③ 싹 난 감자 절단하기 : 감자 썩음병에 주의
농촌진흥청에서는 대규모 감자농가들이 싹 난 감자를 절단 할 때 바이러스 감염을 방지하기 위하여 감자를 매번 자를 때 마다 칼을 끊는 물에 소독하여 사용하라고 한다. 그러나 소량의 감자를 자를 때에는 그리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감자 싹을 낼 때에 도시농부들의 고민은 싹을 내서 절단 할 것인가? 절단 후에 싹을 낼 것인가? 를 두고 고민하게 된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감자를 절단하는 도시농부들에게는 먼저 감자 싹을 낸 후에 밭에 심기 하루 전에 감자를 절단하여 심기를 권유한다. 이렇게 하면 절단 한 씨감자의 면이 검게 썩어버리는 감자흑색심부병을 예방 할 수 있다. 감자를 절단한 면이 하루정도 지나면 스스로 막을 형성(큐어링)하여 감자 심을 때 세균의 침투를 방지한다. 감자 심을 때 낙엽 등을 태운 재 가루를 묻혀 심어도 좋다.
( 감자의 싹을 먼저 낸 후 감자를 자른다)
나. 토종감자 싹 내는 방법 : 산광최아(散光催芽)
토종감자도 개량감자처럼 산광최아의 방식으로 싹을 내야 싹눈이 튼튼하게 자라고 심을 때 쉽게 눈이 감자몸통에서 떨어져 나가지 않는다. 그런데 토종감자는 개량감자보다 싹눈이 월등하게 많아 절단하는 방법이 다르다. 정(아)부 우세를 중심으로 설명 드린다.
① 개량(수미)감자의 싹눈은 정(아)부에 모여 있다.
감자알이 땅속에서 줄기와 연결되어 있는 곳을 기부, 그 반대편을 정(아)부라 한다.
(감자의 기부와 정부)
② 개량(수미)감자는 정(아)부에 싹눈이 중점적으로 모여 있다.
10년 전만해도 수미감자도 싹눈이 감자의 몸통 전체에 골고루 있었으나 지금은 개량된 결과 싹눈이 정(아)부에 밀집되어 있다. 그래서 농촌진흥청에서는 개량감자를 산광최아한 후 감자를 자를 때 정부에서 기부방향으로 어른 주먹크기의 감자를 4등분 할 것을 교범으로 알려주고 있다. 감자의 싹눈을 정부에 집중시켜 개량한 이유는 크게 2가지로 이해 할 수가 있다. 첫째는 싹눈에 감자의 독인 솔라닌이 있어 건강상의 이유로 볼 수 있으며, 둘째는 씨감자의 소비를 늘려 판매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아닐까 추측해본다. 또 달리 이해 가능한 두 번째의 이유는 감자재배기술의 개량으로 수확량을 증가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좌- 개량감자 정부에 모인 싹눈) (우- 토종감자 몸통 전체에 나는 싹눈)
③ 정(아)부 우세성의 원리
식물 줄기 생장점의 정아에서 생성된 옥신이 정아의 생장은 촉진하나 아래로 확산하여 측아의 발달은 억제하여 일어나는 정단 우세 현상을 말함.
씨앗(구근 : 뿌리열매)은 보통 봄에 싹이 올라옵니다. 봄의 생하는 기운(木)이 씨앗의 한쪽 끝에 집중되는 데 그곳을 정부라고 합니다. 당연히 생리적이나 화학적으로 발아를 시키는 물질이 정부에 집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정부에는 새싹이 여러 개 납니다. 이건 모든 싹트는 만물의 자연 이치입니다. 감자는 줄기덩이를 쪼개서 심습니다. 쪼갠 조각에 싹눈이 있어야 줄기 두세 개가 자라서 크고 알이 찬 감자를 수확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감자의 정부에는 싹눈이 여러 개 모여 있어서 이것을 통째로 심게 되면 줄기가 5개~10개 이상 나오게 됩니다. 당연히 지상부의 감자줄기와 잎은 번성하였으나 지하부에는 감자가 사탕처럼 작고 수량도 적게 달리게 됩니다. 토종감자는 어떤 특별한 목적으로 빠른 기간에 개량되지 않았기 때문에 감자 몸에 싹눈이 많습니다. 정부를 제거하면 몸통에 있는 여러 개의 눈에서 싹이 올라옵니다. 이것을 쪼개서 심게 되면 여러 개 올라오는 감자줄기를 제거하는 노동력을 줄일 수 있고 수확량도 늘어나게 됩니다. 정부 우세성의 원리는 정부에 싹이 나면 그것만 왕성하게 자라도록 즉, 몸통에 있는 눈에서는 싹이 잘 자라지 못하도록 작용을 하게 됩니다. 옥신이라는 성장호르몬이 정부의 싹을 촉진시키고 몸통의 싹에는 발아를 억제시킨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알 감자 한 개에서 여러 개의 싹을 얻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정아 우세를 보이는 싹을 일찍 제거 시켜주어야 감자 몸통 이곳저곳에서 싹이 나게 되어 씨감자를 쪼개서 심게 됩니다. 그런데 요즘의 개량감자는 정아부에만 싹눈이 몰려있고 몸통에는 싹눈이 나오지 못하도록 개량되었습니다. 자연스럽지 못한 일입니다. 미국에서 개량 육종되어 한국에 도입된 수미감자는 씨감자를 쪼개는 방법이 토종감자와 다릅니다. 계란만한 크기는 정아부에서 기부로 두 조각을 내고. 좀더 큰것은 4조각을 내어 심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토종종자는 개량종자와 재배방법에 차이가 있고 도시농업은 전통농사를 하는 어르신들의 경험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④ 토종감자 정(아)부 제거하기
감자의 싹을 내는 산광최아 전에 미리 감자의 정아부를 절단한다.
(감자의 정(아)부를 칼로 절단하여 뭉쳐있는 싹눈을 제거한다)
⑤ 월동하면서 자란 감자줄기 제거하기
작년 웅덩이를 파고 저장했던 몇 종류의 씨감자들이 이상기후로 싹이 많이 자랐습니다. 토종감자는 몸통에 싹눈이 많이 있어서 자란 줄기를 제거해 주어도 또 다시 싹눈이 나옵니다.
(좌1,2- 구덩이 묻은 감자를 꺼내다) (중간- 길게 자란 싹눈) (우- 싹눈을 제거한 토종감자들)
글을 마무리하면서 수확한 감자를 집에서 보관하는 방법을 한 가지 소개합니다. 감자의 저장온도는 영상4도~5도이며 감자는 깊은 잠을 자기 때문에 싹눈이 나오지 않습니다. 올 봄 경작한 감자를 신문지로 잘 감싸서 비닐로 한 번 더 밀봉을 하여 냉장고 채소 칸에 보관하시면 내년3월 씨감자를 구입하지 않고 감자를 경작 하실수 있습니다.
주의사항으로는
1. 감자를 잘 말립니다.
2. 6월 하순 수확한 감자의 휴면이 타파되는 시점이 8월 하순경입니다. 감자를 냉장고에 8월 중순경 보관하세요. 끝.
1. 토종씨앗으로 경작하여 채종하는 등 토종도시농부 활동을 하시고 싶은 인천분들은 (사)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씨앗이음으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032-201-4549)2. 소자농의 개인 온라인 방을 소개합니다. 토종씨앗이 필요하신 분이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함께 공유하겠습니다.네이버 밴드 : 소자농의 토종씨앗 전통농사 (https://band.us/n/a8a321v6E4pep)
all.dosinong.net 032)201-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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