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7일 월요일

도시농부와 마을주민들이 만들어낸 하루아침의 기적, 마을 자투리텃밭



도시농부와 마을주민들이 만들어낸 하루아침의 기적, 마을 자투리텃밭



마을 자투리텃밭 만들기를 했습니다.
예산을 만들어 뚝딱 만들면 좋겠지만 그리하면 왠지 텃밭설치업체의 편의대로, 또는 기성제품을 가져다 놓는 정도만 될 것 같았습니다. 이 공간에 맞게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면서도 도시농부들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텃밭이길 바랬습니다. 그래서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더 힘든 과정이더라도 그 방식으로 텃밭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야기는 그 마을을 속속들이 설명해주신 통장님을 만나면서 시작됩니다.
미추홀구에는 주안이라는 이름의 동네가 있습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주안1~8동까지 넓이도 그렇고 인구도 그렇고 미추홀구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지역입니다. 그런데 유난히 주안인데도 약간 동떨어진 동네가 있으니 주안5동. 부평과 서구, 남동구를 접하는 미추홀구의 북쪽 끝에 있고 전철1호선으로 다른 주안동과도 남북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39통은 주안5동 끝이요, 전철길 따라 길게 석암고가와 간석역을 사이에 두고 자리잡고 있습니다.
주안5동 39통 이은주 통장님을 만난 것은 지난해, 도시농부 특강을 들으시고 그동안 경험도 없었던 텃밭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39통마을에 주민들이 이곳 저곳에서 텃밭을 가꾸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우리동네(39통)에도 텃밭이 많은데 한번 와보시라는 얘기를 들었죠. 그리고 시간이 많이 흘러 올해 4월에야 비로소 마을을 둘러보게되었습니다.
첫 방문 사진들 - 주안5동 39통 마을의 여러 텃밭모습들
빌라로 이루어진 동네 곳곳의 자투리공간에 숨어있는 텃밭들에는 꽃도 있고 작물도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빈공간에는 아직 가꿀 수 있는 여지가 많다며 마을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시는 통장님의 열정에 약간 감동을 했습니다. 그래서 빌라 죽은 공간에 텃밭을 조성하자고 이야기를 하고 만남을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마지막으로 보여드릴데가 있다며 어느 빌라 뒷쪽을 보여주셨죠.
한울빌라 2동과 3동 사이를 지나 철길과 나란히 길게 뻗은 공터에는 검은 비닐과 차광막으로 덮여있었습니다. 사정을 여쭤보니 철길옆에 철도청 땅이 길게 방치되어 빌라 주민들이 이런 저런 쓰레기를 버리고, 방치되면 풀도 나고 해서 그나마 더 이상 방치되고 쓰레기가 쌓이는 것을 방지하려고 주민 한 분이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합니다.
현장사진 - 철길과 빌라사이의 공터


여기에 잘 정리된 텃밭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욕심도 났습니다. ‘근사한 텃밭으로 주민들이 즐겨찾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다.’ 작년 인주중학교 텃밭공간을 보았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죠.
인주중학교 작년사진

관련글 : 지역사회와 연계한 학교텃밭으로 만들어가기 http://www.dosinong.net/2019/08/blog-post_17.html
그래서 여기는 그냥 뚝딱 업체에 맡기듯이 계약해서 만드는 텃밭이 아니라 함께 구상하고 거기에 맞추어 만들어가는 텃밭이었으면 했습니다. 그 후 틈이 있을 때마다 주변 도시농부(도시농업네트워크 회원)들에게 공간을 보여주며 여기를 텃밭으로 구상해서 만들어보면 어떠냐고 얘기했고 3번~ 4번의 방문 때마다 통장님은 매번 정성스레 긴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사진 - 여러차례 현장과 마을을 방문하여 준비 (4월~ 8월)



8월 전에는 텃밭을 만들자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체 장마와 태풍, 코로나로 인해 시간이 많이 지난 9월 5일에야 텃밭을 만들었습니다. 몇번의 미팅을 더했고, 도시농부들과 마을주민들이 역할을 나누어 준비작업을 했으며, 재료준비부터 자원봉사자 모집까지 두 주체들이 함께 준비를 했습니다.

관련글 : 도시농부들의 마을텃밭만들기 워크샵, 자원활동가를 모십니다. https://cafe.naver.com/dosinongup/15988
당일 활동은 생각보다 계획대로 진행되어 하루 만에 모든 일정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땅고르기 작업을 하면서 땅속에서 쓰레기가 더 나오기도 했고, 나무틀밭을 만들면서 미숙하지만 모두가 손발이 잘 맞아서 훌륭한 팀웍으로 착착 진행되었습니다.
벽돌은 지인의 무상지원으로 부천으로 이동하여 운반하고, 자갈도 주안의 어느 빌라옥상에서 내려 트럭으로 운반했죠.
그 사이 멋지게 틀로 제작된 밭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통로와 쉼터자리를 벽돌로 깔고, 텃밭과 화단사이를 자갈로 마무리하니 여러가지 다양한 재료들과 꽃들이 어우러진 텃밭으로 순식간에 바뀌었습니다.
당일 작업을 진행했던 현장사진들



















무엇보다 함께 마음과 시간을 내주신 마을주민과 도시농부들의 수고가 하룻사이의 기적을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루의 기적이 아니라 이를 시작으로 마을마다 주민들의 관심으로 기적이 아닌 일상으로 이어지고 확대되길 기대합니다.
[마을 텃밭에 도움을 주신 분들]
1. 도시농부(도시농업네트워크 회원들)
텃밭설계 및 준비 : 한경래, 김경희, 오선경
텃밭조성 : 김경희, 한경래, 김수희, 권위남, 김미숙, 최정은, 장만석, 김미선
2. 마을주민(39통 주민들) (아직 더 정리중입니다.)
쓰레기정리 : 이은주, 장지택, 장한별, 000
텃밭조성 : 이은주, 장지택, 장한별, 000, 000
3. 기타지원
벽돌지원 : 너른마당주말농장
자갈지원 : 주안 어느빌라
생태텃밭협동조합 : 작업도구 및 농기구
쓰레기처리 : 미추홀구청
연못화분 : 청파유치원
무엇보다 이 텃밭이 만들질 수 있게 마을주민분들과 함께 해주신 이은주 통장님 그리고 기꺼이 텃밭설계에서 조성하는데 진행까지 모두를 책임져주신 김경희, 한경래 도시농부님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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