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줌액비를 뿌려주기로 한 날입니다.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에게 미리 준비물로 열흘정도 숙성된 소변을 이야기 해 놓았지만 알차게 준비할 거라는 기대가 그리 크지는 않았습니다.

처음 밑거름을 주고 밭을 만드는 것을 아이들과 함께 한 날이 떠오릅니다. 냄새가 난다며 멀리서 다가오지 않던 아이들, 손에 흙이 묻을까 장갑만 찾던 아이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맨손으로 흙을 만지며 괜찮으니 해보자고 격려하는 제 이야기에 한 명, 두 명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어느새 거의 모든 아이들이 흙을 맨손으로 만지고 있었고 얼굴표정은 점점 밝아집니다. 흙을 뒤적일수록 퍼지는 흙냄새가 기분 좋게 다가옵니다.
그렇게 시작해서 함께 해온 텃밭활동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제 아이들은 배추 안에 자리 잡고 있는 애벌레를 찾아서 작물이 없는 곳으로 옮겨줄 줄 알게 되었고, 따닥따닥 붙어있는 무를 솎아서 엄마에게 요리해 달라고 한다며 집으로 가져가는 것을 행복해 했으며, 웃거름 주는 날에도 미생물퇴비까지 맨손으로 나르며 흙 속에 정성스럽게 묻어줍니다.
“지금 우리 반 밭에 작물이 제일 작으니 웃거름을 넉넉히 줘야 해~!!” 라며 텃밭 주변을 에워싸고 열심히 흙을 만지는 아이들을 바라보던 담임선생님께서 다가오십니다. “텃밭선생님! 흙을 잘 만지는 아이들은 확실히 사회성이 좋아요. 텃밭활동을 거듭할수록 작은 것에 예민하게 반응해서 날카롭던 아이들이 편안해 지고 있답니다. 흙을 만지고 작물을 키우는 활동이 아이들에겐 너무 뜻 깊은 시간인 것 같아요.” 조금은 무관심 한 듯이 지켜보시던 담임선생님에게서 제게 진심으로 이야기를 해 주십니다.

하지만, 그 활동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는 아이들이 너무도 명쾌하게 증명을 해 주고 있습니다. “선생님! 매일 오시면 안 되나요?”, “아이들이 기분이 안 좋은 아침에는 텃밭에서 한참을 머물러 있어요. 토마토도 만지고, 애벌레도 잡고, 물도 주면서 자신의 기분을 정리하고 웃는 얼굴로 교실에 들어오지요.” 등등 텃밭에서 만들어지는 이야기가 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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