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28일 화요일

[도시농부이야기] "농사짓는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이은자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

벌써 한해의 반이 지나가고 있다. 
단체로서는 여러 가지 사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바쁜 시기. 남동 1기 농부학교에서 대표님의 첫 강의(거름의 이해)가 끝나고 조금은 긴장되고 후련해 보이는 대표님을 만났다. 
잠깐 숨을 고르고 남동구 주민이자 남동구에서 텃밭을 일구고 있는 한 사람의 도시농부로서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님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안녕하세요. 대표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 이은자입니다. 요즘에는 남과 여를(사람과 사람을) ‘이은자’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Q. 대표님의 일상은 어떤가요? 주된 활동은? 
크게 봤을 때 전업인 병원일과 도시농업 활동이 주가 된다. 평일 오후까지는 일을 하고, 평일저녁시간과 주말에는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 서창텃밭, 양봉과 같은 도시농업 활동을 한다.

Q. 현재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의 조직과 운영구조는 어떻게 되나요?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는 대표, 사무국장, 운영위원, 정회원, 온라인회원으로 구성된다. 월 1회 정기운영회의를 통해 큰 틀에서 사업의 방향성을 논하고, 이외에도 숱한 임시회의를 통해 세부사업을 논의하고,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Q. 2019년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 주요사업은 무엇인가요?
2019년 사업은 인천도시농업시민협의회와 함께하는 대외협력사업과 축제나 어린이날 행사와 같은 남동구 내 지역사업과 남동구 도시농업지원센터사업(교육, 텃밭지원, 교류사업) 그리고 청소년 텃밭 프로그램과 같은 자체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Q. 그 사업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각 사업마다 세부적인 목표가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도시농업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 예로부터 농업은 공동체를 기반으로 했다. 도시농업을 통해 공동체를 이루고 도시농업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싶다.     

Q. 이제 창립 된지 2년차로 접어 들어가는데, 상당히 많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 원동력이 어디에서 나온다고 생각하십니까?
함께하는 사람들로 인해 힘을 얻는다. 든든한 운영위원분들과 회원분들 그리고 뛰어난 실력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강사진들이 계시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을 주고받는다. 물론 피로도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정기적인 교육사업이 마무리되는 7월 즈음에 한번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이제까지 활동들을 돌아보고, 어려운 점이나 섭섭한 것들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자리가 필요하다.       

Q.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로서 고민되는 점이나 어려운 점이 있으신가요?
리더십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앞에서 이끌어가는 것보다 회원들과 함께하는 리더십을 가진 대표가 되고 싶다. 회원들이 지치지 않을 수 있도록 대표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된다. 그리고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가 확장되고 성장하는 것과 발맞춰 나 또한 발전하고 성장하고 싶다.

Q. 대표님은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의 오래된 회원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해가 갈수록 단체가 변화하는 것이 느껴지시나요?(지부설립도 하나의 변화로 볼 수 있겠지요.) 어떤 변화를 느끼고 계시며, 어떻게 변화했으면 하신가요?   
2013년 도시농업전문가양성과정을 통해 처음으로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와 연을 맺었다. 그때는 대표와 운영위원 체제의 규모가 작은 단체였다. 현재 하나의 지부에서 하는 일만큼의 사업을 맡고 있었다. 그러다 2015년 즈음 갑자기 단체의 규모가 커졌다. 개인적으로는 사무국의 추진력과 든든한 뒷받침을 통해 대표님이 외부에서 폭 넓게 활동할 수 있게 된 것이 주요인이라고 본다. 물론 이외에도 서로 마음이 맞고, 책임감을 공유한 사람들이 더 많아지면서 더 확장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업이 다양해지고 늘어난 것은 긍정적이나 기초가 되는 모임들에 소홀해진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 그래도 문자나 페이스북, 블로그 를 통해 열심히 소식을 전해주어 거리감을 덜 느끼고 있다.   

Q. 서창텃밭 멤버에서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운영위원 그리고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까지 점점 역할이 확장되어 가는 듯합니다. 스스로 성장해가는 것을 느끼시나요? 그전에 활동이 도움이 되시나요? 
그렇다. 많은 도움이 된다. 사실상 서창텃밭, 운영위원,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 활동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 가장 큰 변화는 관점의 변화이다. 서창텃밭만 보이다가 운영위를 하면서 다른 텃밭과 모임에 관심을 갖고, 문제가 있으면 함께 고민하고 조언을 나누게 됐다. 그리고 이제는 좀 더 시각을 넓혀서 조직의 다양한 부분을 봐야한다는 책임감이 든다. 그래도 나의 가장 기본적인 터는 서창텃밭이다.


Q. 도시농업과 관련해서 남동구에 제안하거나 바라는 것이 있나요? 
2018년 남동구 정책포럼에서 1)남동구 53만명 중 5만 도시농부 육성, 5개소 공영농장 확보 2)도시농업공원 2개소 이상 조성 3)민영주말농장 지원 4)학교텃밭 지원과 연계된 일자리 창출 5)민관협력체계 구축 6)남동구 도시농업육성을 위한 종합계획 수립을 제안했다. 올해 공공주말농장에서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 이름으로 분양자분들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 시발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올해로 남촌동 공공주말농장이 계약만료로 없어지는데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텃밭부지 확보가 현재로서는 시급한 과제인 것 같다.   

Q.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창립총회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사실은 모두 기억에 남는다. 도시농업특강 때 교수님이 한 시간 가량을 지각하셨으나 참여자분들이 대부분 기다려주셔서 특강을 잘 마무리한 기억. 포럼 때 부평도시농업네트워크 이종범 대표님에 열강에 빠져 있다가 시간배분을 잘못하여 정작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 발표를 다 못한 기억. 창립총회 후 처음 남동청소년문화관에서 했던 상추모종 나눔 행사를 했던 기억. 특히 창립총회는 처음이었기에 더욱 기억에 남는다. 창립총회 시작 전 접수대에서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 운영위원보다 먼저 오신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회원분들이 자기 일처럼 도와주셨던 게 인상 깊었다. 부탁하지 않았음에도 먼저 일을 찾아서 하시는 걸 보고 나또한 내 것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더 넓게 공동체를 살펴야겠다고 생각했다.

Q. 대표님이 도시농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방송대 농학과를 졸업하고 귀농해서 농사를 지으려고 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아이들의 교육문제가 걸려서 내려가지 못했다. 그러다가 도시에서라도 농사를 짓고 싶어서 알아보던 차에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를 알게 됐다. 한마디로 귀농에 대안이랄까?   

Q. 도시농업의 매력 포인트는?
내가 하는 일과 병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내일을 하면서 내가 원하는 농사를 지을 수 있다.

Q. 대표님이 생각하는 도시농업은?
농업이라고 하면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겁내는데 도시농업은 참 쉽다. 노동이 아니기에 친근하고 접근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내가 텃밭에 가고 싶을 때 가고, 텃밭에서 나온 수확물을 사람들과 나눌 수도 있고... 참 쉬운 도시농업이다^^

Q. 공공주말농장 분양자교육, 농부학교를 통해 시민분들을 만나보니 어떠신가요?
처음은 항상 선명하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그분들을 보면서 시간이 갈수록 익숙해져서 잊고 있었던 신선함과 호기심, 새로운 것에 대한 애정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자극이 되고 환기가 되는 느낌이다. 처음에는 서로 낯설었는데 이제는 먼저 다가와 물어보고 도움을 청하는 관계가 됐다. 관계를 잘 쌓아서 나중에는 그분들이 주체가 되어 남동구에서 무언가를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도시농부로서 외롭지 않게 그 길을 잘 갈 수 있도록 공동체로서 함께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 회원 및 남동구 도시농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우선 운영위원분들에게는 항상 감사하고 수고하신다고 꼭 말하고 싶다. 그러나 앞으로 더 큰 수고를 해야 할 것 같다. 조직이 안정화될 때까지 함께 수고하고 조금 더 힘내자! 남동구 도시농부들에게는 사람은 외롭다. 특히 도시민들은 자의든 타의든 고립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그러니 혼자 하지 말고 함께 했으면 좋겠다.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에서 손을 내밀테니 잡아주길 바란다.

인터뷰가 끝나고 바로 서창텃밭으로 간다고 하신다. 밭도 살피고, 서창텃밭 회원들도 만나고... 대표님의 말처럼 도시농업은 어렵지 않다. 내가 즐겁고, 함께 즐거운 우리가 되는 것.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가 즐겁게 텃밭을 넘어 남동구를, 사람을 일궈 나가길 기대한다.   

글 임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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