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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28일 화요일

[도시농부이야기] "농사짓는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이은자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

벌써 한해의 반이 지나가고 있다. 
단체로서는 여러 가지 사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바쁜 시기. 남동 1기 농부학교에서 대표님의 첫 강의(거름의 이해)가 끝나고 조금은 긴장되고 후련해 보이는 대표님을 만났다. 
잠깐 숨을 고르고 남동구 주민이자 남동구에서 텃밭을 일구고 있는 한 사람의 도시농부로서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님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안녕하세요. 대표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 이은자입니다. 요즘에는 남과 여를(사람과 사람을) ‘이은자’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Q. 대표님의 일상은 어떤가요? 주된 활동은? 
크게 봤을 때 전업인 병원일과 도시농업 활동이 주가 된다. 평일 오후까지는 일을 하고, 평일저녁시간과 주말에는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 서창텃밭, 양봉과 같은 도시농업 활동을 한다.

Q. 현재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의 조직과 운영구조는 어떻게 되나요?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는 대표, 사무국장, 운영위원, 정회원, 온라인회원으로 구성된다. 월 1회 정기운영회의를 통해 큰 틀에서 사업의 방향성을 논하고, 이외에도 숱한 임시회의를 통해 세부사업을 논의하고,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Q. 2019년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 주요사업은 무엇인가요?
2019년 사업은 인천도시농업시민협의회와 함께하는 대외협력사업과 축제나 어린이날 행사와 같은 남동구 내 지역사업과 남동구 도시농업지원센터사업(교육, 텃밭지원, 교류사업) 그리고 청소년 텃밭 프로그램과 같은 자체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Q. 그 사업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각 사업마다 세부적인 목표가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도시농업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 예로부터 농업은 공동체를 기반으로 했다. 도시농업을 통해 공동체를 이루고 도시농업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싶다.     

Q. 이제 창립 된지 2년차로 접어 들어가는데, 상당히 많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 원동력이 어디에서 나온다고 생각하십니까?
함께하는 사람들로 인해 힘을 얻는다. 든든한 운영위원분들과 회원분들 그리고 뛰어난 실력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강사진들이 계시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을 주고받는다. 물론 피로도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정기적인 교육사업이 마무리되는 7월 즈음에 한번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이제까지 활동들을 돌아보고, 어려운 점이나 섭섭한 것들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자리가 필요하다.       

Q.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로서 고민되는 점이나 어려운 점이 있으신가요?
리더십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앞에서 이끌어가는 것보다 회원들과 함께하는 리더십을 가진 대표가 되고 싶다. 회원들이 지치지 않을 수 있도록 대표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된다. 그리고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가 확장되고 성장하는 것과 발맞춰 나 또한 발전하고 성장하고 싶다.

Q. 대표님은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의 오래된 회원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해가 갈수록 단체가 변화하는 것이 느껴지시나요?(지부설립도 하나의 변화로 볼 수 있겠지요.) 어떤 변화를 느끼고 계시며, 어떻게 변화했으면 하신가요?   
2013년 도시농업전문가양성과정을 통해 처음으로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와 연을 맺었다. 그때는 대표와 운영위원 체제의 규모가 작은 단체였다. 현재 하나의 지부에서 하는 일만큼의 사업을 맡고 있었다. 그러다 2015년 즈음 갑자기 단체의 규모가 커졌다. 개인적으로는 사무국의 추진력과 든든한 뒷받침을 통해 대표님이 외부에서 폭 넓게 활동할 수 있게 된 것이 주요인이라고 본다. 물론 이외에도 서로 마음이 맞고, 책임감을 공유한 사람들이 더 많아지면서 더 확장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업이 다양해지고 늘어난 것은 긍정적이나 기초가 되는 모임들에 소홀해진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 그래도 문자나 페이스북, 블로그 를 통해 열심히 소식을 전해주어 거리감을 덜 느끼고 있다.   

Q. 서창텃밭 멤버에서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운영위원 그리고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까지 점점 역할이 확장되어 가는 듯합니다. 스스로 성장해가는 것을 느끼시나요? 그전에 활동이 도움이 되시나요? 
그렇다. 많은 도움이 된다. 사실상 서창텃밭, 운영위원,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 활동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 가장 큰 변화는 관점의 변화이다. 서창텃밭만 보이다가 운영위를 하면서 다른 텃밭과 모임에 관심을 갖고, 문제가 있으면 함께 고민하고 조언을 나누게 됐다. 그리고 이제는 좀 더 시각을 넓혀서 조직의 다양한 부분을 봐야한다는 책임감이 든다. 그래도 나의 가장 기본적인 터는 서창텃밭이다.


Q. 도시농업과 관련해서 남동구에 제안하거나 바라는 것이 있나요? 
2018년 남동구 정책포럼에서 1)남동구 53만명 중 5만 도시농부 육성, 5개소 공영농장 확보 2)도시농업공원 2개소 이상 조성 3)민영주말농장 지원 4)학교텃밭 지원과 연계된 일자리 창출 5)민관협력체계 구축 6)남동구 도시농업육성을 위한 종합계획 수립을 제안했다. 올해 공공주말농장에서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 이름으로 분양자분들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 시발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올해로 남촌동 공공주말농장이 계약만료로 없어지는데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텃밭부지 확보가 현재로서는 시급한 과제인 것 같다.   

Q.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창립총회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사실은 모두 기억에 남는다. 도시농업특강 때 교수님이 한 시간 가량을 지각하셨으나 참여자분들이 대부분 기다려주셔서 특강을 잘 마무리한 기억. 포럼 때 부평도시농업네트워크 이종범 대표님에 열강에 빠져 있다가 시간배분을 잘못하여 정작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 발표를 다 못한 기억. 창립총회 후 처음 남동청소년문화관에서 했던 상추모종 나눔 행사를 했던 기억. 특히 창립총회는 처음이었기에 더욱 기억에 남는다. 창립총회 시작 전 접수대에서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 운영위원보다 먼저 오신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회원분들이 자기 일처럼 도와주셨던 게 인상 깊었다. 부탁하지 않았음에도 먼저 일을 찾아서 하시는 걸 보고 나또한 내 것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더 넓게 공동체를 살펴야겠다고 생각했다.

Q. 대표님이 도시농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방송대 농학과를 졸업하고 귀농해서 농사를 지으려고 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아이들의 교육문제가 걸려서 내려가지 못했다. 그러다가 도시에서라도 농사를 짓고 싶어서 알아보던 차에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를 알게 됐다. 한마디로 귀농에 대안이랄까?   

Q. 도시농업의 매력 포인트는?
내가 하는 일과 병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내일을 하면서 내가 원하는 농사를 지을 수 있다.

Q. 대표님이 생각하는 도시농업은?
농업이라고 하면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겁내는데 도시농업은 참 쉽다. 노동이 아니기에 친근하고 접근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내가 텃밭에 가고 싶을 때 가고, 텃밭에서 나온 수확물을 사람들과 나눌 수도 있고... 참 쉬운 도시농업이다^^

Q. 공공주말농장 분양자교육, 농부학교를 통해 시민분들을 만나보니 어떠신가요?
처음은 항상 선명하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그분들을 보면서 시간이 갈수록 익숙해져서 잊고 있었던 신선함과 호기심, 새로운 것에 대한 애정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자극이 되고 환기가 되는 느낌이다. 처음에는 서로 낯설었는데 이제는 먼저 다가와 물어보고 도움을 청하는 관계가 됐다. 관계를 잘 쌓아서 나중에는 그분들이 주체가 되어 남동구에서 무언가를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도시농부로서 외롭지 않게 그 길을 잘 갈 수 있도록 공동체로서 함께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 회원 및 남동구 도시농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우선 운영위원분들에게는 항상 감사하고 수고하신다고 꼭 말하고 싶다. 그러나 앞으로 더 큰 수고를 해야 할 것 같다. 조직이 안정화될 때까지 함께 수고하고 조금 더 힘내자! 남동구 도시농부들에게는 사람은 외롭다. 특히 도시민들은 자의든 타의든 고립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그러니 혼자 하지 말고 함께 했으면 좋겠다.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에서 손을 내밀테니 잡아주길 바란다.

인터뷰가 끝나고 바로 서창텃밭으로 간다고 하신다. 밭도 살피고, 서창텃밭 회원들도 만나고... 대표님의 말처럼 도시농업은 어렵지 않다. 내가 즐겁고, 함께 즐거운 우리가 되는 것.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가 즐겁게 텃밭을 넘어 남동구를, 사람을 일궈 나가길 기대한다.   

글 임농부


2019년 5월 24일 금요일

[노르웨이 도시텃밭이야기] 1 - 복센들판 이웃들의 친환경텃밭을 소개합니다.


"2015년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모임 '아이그대로'에서 농사를 함께 지으려고 시작한 도림공동체텃밭에서 3년간 활동하다가 배우자의 유학으로 2017년 가족들이 함께 노르웨이로 건너 간 김보혜회원.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텃밭을 탐색하다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의 도시농부들에게 전하는 인천도시농부의 노르웨이텃밭 적응기를 앞으로 월 1~2회 정도 소개하려 합니다. 되도록 편하게 경험을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안녕하세요~^^ 어떻게 지내세요?
오늘은 두서없이 제가 회원 가입한 오슬로 대표(?) 도시텃밭을 소개하겠습니다.

저의 집에서 밭에 가기 위해서는 지하철과 버스를 한 번씩 갈아타야합니다. 버스가 오르는 길에 버스창 너머로 노르웨이 유일한 그리고 유명한 Holmenkollen 스키점프대를 볼 수 있어요. 그리고 버스에서 내려 어른 걸음으로 7~8분쯤 숲으로 난 길을 따라 들어가면 Voksenenga Nærmiljøhage(복쎈엔가 나르밀요하게)가 짠~하고 펼쳐집니다. 텃밭 이름에 담긴 의미를 보면 voksen은 동네이름이고 [복센들판에 이웃들의 친환경적 텃밭]이라 해석할 수 있습니다.



밭은 오슬로 시내에서 20여분 쯤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100여년 전에는 농지였다고 합니다. 지금은 오슬로시가 소유하고 있으며 앞으로 10년 혹은 15년 쯤 후에 공동묘지로 쓰일 예정이고 풀만 무성했던 이곳에 경작행위가 실현될 수 있었던 건 리더가 오직 개인 혼자의 프로젝트로 오슬로시에 제안하고 수락되어 무상임대를 받을 수 있었고 그리하여 위대한 도시텃밭으로 탄생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곳은 2016년 여름에 땅을 고르고 그 이듬해 4월부터 농사를 짓기 시작해 세번째 씨뿌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 www.voksenenga.no

회원수는 아이들과 가족을 포함해 250여 명쯤 되고 회원을 모집할 때 개인땅을 분양받는 사람과 공동체밭을 가꾸는 사람을 따로 구분해 등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공동체밭을 가꾸는 회원으로 가입했고 년회비는 원화로 27만원쯤 냅니다. 개인밭은 1년 이상 기다려야 순서가 올거같다고 합니다. 그럼 한국으로 돌아가야하니까~^^. 저처럼 공동체밭회원으로 가입한 사람은 45명쯤 된다고 합니다.

밭운영의 중요한 키는 모든 회원들이 각각의 소모임에 가입해 텃밭에 필요한 일들을 나누어 한다는 점입니다. 예를들어 닭장 그룹, 거름 만드는 그룹, 문화행사 그룹, 음식만드는 그룹, 구조물설치 그룹 등 7개의 그룹에 속해 경작활동 외에 공동체 활동이라고 해야할까요? 회원과 비회원을 위한 지역사회 활동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텃밭이 주요하게 진행하고 있는 상시행사들이 있는데 그것은 또 차츰~ 따로 소식 전하겠습니다.

 Pernille Leivestad 대표 (출처 : www.voksenenga.no)
밭의 리더는 이곳 Voksen에서 자랐다고 합니다. 직업은 도시설계사이고 지금은 이 일에만 전념하고 있으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모든 이를 위한 텃밭공간을 갖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는 매주 화요일 오직 밭일을 하러 텃밭에 갑니다. 이 곳은 이제 조금씩 파종을 하고 있어요. 경작 기간이 짧은듯한데 그래도 여름이 지나면 무성하게 자라 제역할을 하더라고요. 오늘도 저는~ 리더가 직접 만든, 밭에 있는 화덕에 불을 피워 구운 재가 잔뜩 묻은 뜨끈한 빵으로 점심을 먹고 발바닥에 땀나게 삽질을 하고 왔습니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오늘 함께 일 한 분들과 '드림팀!!' 이라며 페이스북에 또 제 얼굴이 걸렸군요^^~~

2019. 5. 22.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밭에 화덕에서 구운 빵.
(날이 좀 덥다싶더니 여지없이 웃통을 벗어재꼈다. 의도하지 않은 샷)


사단법인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노르웨이 도시텃밭이야기] 프롤로그 - 오슬로에서 다시 텃밭을 시작하다.


"2015년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모임 '아이그대로'에서 농사를 함께 지으려고 시작한 도림공동체텃밭에서 3년간 활동하다가 배우자의 유학으로 2017년 가족들이 함께 노르웨이로 건너 간 김보혜회원.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텃밭을 탐색하다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의 도시농부들에게 전하는 인천도시농부의 노르웨이텃밭 적응기를 앞으로 월 1~2회 정도 소개하려 합니다. 되도록 편하게 경험을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저 오늘 밭갈이 하고 왔어요~ 모두 잘 지내시죠?

여기 오슬로는 아직 찬공기가 가볍게 차려입고 나선 외투를 다시 여미게 하는 한국으로 치면 꽃샘 추위라고 해야할까. 여튼 이번주 초쯤까지도 그늘이 든 곳엔 여전이 얼음이 서려있고 한데 햇살은 얼굴을 달굴 만큼 눈부신 그런 유럽풍의 날이었어요.

그리고 요며칠 날이 흐리더니 오늘 일정을 변경할 수도 있다는 논의를 오고가게 했던 종일. 비옴 예보는 오히려 흐린 하늘에 살랑거리는 바람으로 삽질하기 딱 좋은 그런 날, 땅을 뒤짚고 왔어요. 그리고 일을 끝내고 돌아오는 순간 기똥찬 빗줄기가 내리시더군요.

오랫만에 몸을 쓰니 정신이 몽롱할 만큼 노곤한데 오늘은 미루지말고 소식 전하고파 강한 커피를 들이키고 이렇게 자판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올해 오슬로는 유럽도시 중에 뽑게되는 환경수도라는 것에 선정됐어요. 그래 다양한 녹색행사들이 열린다고 합니다. 도시텃밭들도 그런 분위기를 타고 뭔가 더 활발한 가운데 올해 일을 시작하는 듯 합니다.

특히 노르웨이는 상충적인 개념에 균형을 잘 맞추고 발달한 사회인거 같아요. 환경보존과 개발 여성과 남성 직장과 가정 등 제가 도시텃밭에 회원가입하고 밭일을 한다고 하면 아주 호의적인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는걸 느끼하게 느끼거든요.

출처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Voksenenga/
밭에 대한 이야기는 천천히 올릴께요. 아직은 밭이 몇 평방미터고 회원수나 운영의 묘에 대해 물어보지 못했거든요. 이 곳 대표랑 친하게 되면 그 때 직접 듣고 적어올릴께요. 오늘을 시작으로 저는 이 곳 오슬로에서 텃밭 일에 다시금 진지하게 고민하고 가벼운 저의 일상을 섞어 기쁜맘으로 꾸준히 소식 전하겠습니다.

2019. 4. 28.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단법인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2018년 6월 4일 월요일

[도시농부이야기] 돈보다 사람이 귀하죠~ 바다향기텃밭 전정수 대표


지난 토요일(6월2일) 시흥으로 도시농업기초과정 교육을 하러갔는데 수강생중에 낯익는 이가 반갑게 인사를 해주었다. 과정에 반장을 맡고 있어 반장님으로 불리우는 전정수 월곶동네관리소 대표였다.

지난해 시흥시 도시농업평가회에서 사례발표를 했던 것이 인상깊었는데 몇개월만에 다시 만나게 되었다. 수업이 끝날 때 쯤 나더러 수업끝나고 텃밭에 가보자고 초대를 했다. 마침 시간이 좀 있고, 지난해 사례발표 때 궁금했던 것도 있어서 흥쾌히 따라 나섰다.

월곶은 인천의 소래포구 건너 편에 있는 월곶포구를 중심으로 형성된 마을이다. 이 마을 한가운데 넓은 텃밭이 운영되고 있었다. 이름하여 '바다향기 도시텃밭'이다.


마린월드라는 놀이동산이 있었던 자리를 시가 매입하여 현재는 문화시설용도로 되어있는 부지이다. 전정수 대표는 5년전 주민자치위원장시절 이곳에 텃밭을 조성했다. 흙을 1미터정도 성토하고 미리 디자인한 텃밭설계에 따라 텃밭을 조성했다. 주민들에게 분양하는 것 뿐만 아니라 경관작물을 위한 텃밭도 조성했다.

"7천평 정도되는 이 비싼 땅에 이렇게 농사짓고 있습니다. 2013년 이 땅을 어떻게 주민들과 활용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도시건축가 김진애 당시 국회의원도 불러서 자문도 받고 했어요"

그리고 본인이 혈액암환자라는 사실을 말해줬다. 나름 잘나가던 때에는 동네일에 대해 전혀 생각이 없었는데 큰 병이 걸리고 얼마 못산다고 생각하니 그 때 동네를 위해 뭔가 할게 없을까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된 텃밭이 '바다향기 도시텃밭'이다. 텃밭을 조성한게 끝이 아니었다. 텃밭을 운영하다보니 동네주민들이 한 명 한 명 보이게되고 공동체가 보이게 되었다.

"단순한 텃밭이 아니라, 마을의 컨텐츠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자꾸 찾아올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그래서 가을에는 텃밭에서 축제도 하면 이제는 몇천명이 올 정도로 명물이 되었어요"

 
전정수대표는 텃밭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뿐 아니라 주변상가며 주민들과도 소통이 많다. 텃밭주인별로 특성과 이력에 대해 설명들으면서 횟집에서 운영하는 텃밭이 너무 잘 가꾸어져 놀라기도 했다. 텃밭은 계속 변하고 있다. 길가로 경관작물을 더 늘렸고 편히 쉴수 있는 잔디광장도 준비중이다. 한쪽에 토종닭과 토끼 우리는 아이들을 위한 시설로 지어지고 있다.

"한평에 1300백만원 하는 땅에 텃밭을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결국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될 것인데 저는 텃밭공원으로 만들었으면 합니다. 몇년간 텃밭을 운영하면서 아이들에게 산 교육이고, 어르신들에게 건강을 키우는 공간이고 주민들에게 소통의 공간이죠"

다양한 컨텐츠가 텃밭에서 나온다고 했다. 그의 끝도 없는 텃밭이야기는 도시농업이 정말 하고자하는 가치와 정확히 일치하는 이야기이다. 몇 년간의 노력으로 훌륭한 공간을 만들어왔다. 이를 위해 시장도 여러차례 찾아가고 끌어올 수 있는 자원도 그의 노력으로 끌고 왔지만 텃밭운영이 벅찬 것은 사실이다.

"댓가 없이 이렇게 미친것 처럼 일을 하는데, 사실 이렇게 끌고 오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반대도 많았다"


그의 머릿속은 아직도 수많은 아이디어가 많다. 물놀이장 터에 미꾸라지를 풀었듯이, 이제는 연꽃길도 만들고 사람들이 더 많이 텃밭에서 즐거움을 찾길 바란다. LED장미꽃밭을 만들었듯이 주변 문화의거리가 성공하여 텃밭과 이어지는 문화공간이 되었으면 하고 준비중이다.

시흥시는 이런 공동체텃밭에 친환경퇴비와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필요한 지원은 공간의 안정적인 사용과 주민들 스스로 가꿔나갈 수 있도록 행정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 비싼땅을 텃밭으로 내버려두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도시텃밭에 있는 정말 소중한 사람들을 볼수 있어야 한다.

전정수 대표는 농사기술자가 아니다. 그는 마을을 디자인하고 마을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기술자이다. 도시텃밭이 그의 무기이다.




2017년 5월 31일 수요일

[도시농부이야기] 초보도시농부의 흙놀이 강사 도전기!

벌써 1년전이네요. 우리집 아이들과 잘 놀고 싶어서 텃밭을 분양받게 되었지요. 이왕 분양받는거 공동체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한 곳이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의 서창텃밭이었습니다. 그냥 밭만 주는 것이 아니라 필수 교육도 듣고 회원도 되어야 하는 조금은 까다로운 곳이었습니다. 환영선물로 호미 하나 들고 도시를 경작하라는 커다란 슬로건 아래 텃밭농사가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족에게 5평 텃밭은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은 숙제 같은 곳이 되었네요.



계획은 거창했으나 띄엄띄엄 가게되고, 그러면서 작물이 시들시들 할 때쯤 텃밭강사 양성 과정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공부하면 뭐든 달라지겠지 라는 심정으로 신청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많은 멋진 분들 틈에서 관련 경력이 없는 저는 모든게 낯설기도 하고, 서투르기도 했지요. 그나마 좀 나이적은 축에 속한다는 것 빼고는 가진것이 없었으니 뭐 열심히 배우는 수 밖에요.


강사과정 안에서 도시농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반짝 눈을 뜨는 강의가 있었습니다. 재배의 기술이나 교육의 기능들 보다 도시농부가 공동체를 일구고, 환경을 지키고, 먹거리를 보전해 나가는 데에 담당할 수 있는 역할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지요. 덕분에 교육은 더 즐거워졌고, 깊이 있게 받아들일 수 있었고, 텃밭강사를 하고 싶다는 마음도 커져 갔답니다.

7개월간의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함께 수료한 분들이 같이 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면서 텃밭을 경작하며 아이들과 함께 하는 도시농부가 진짜로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습니다. 그래도 여건이 허락하는한 최대한 참여하려 애쓰며 가능성을 놓지 않고 겨울을 지내고는 끝내 어린이집 수업을 배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전문가 여야 했기 때문에 관련 책들을 뒤지고, 선배강사님들께 질문하고(학교다닐 때에는 질문이라곤 하지 않았다지요), 검색해가면서 수업을 준비해도 매 수업마다 아쉽지 않은 날이 없네요.

하지만, 텃밭선생님이라며 한없이 반겨주는 아이들의 눈을 보면 설레이기까지 합니다. 이 아이들이 일구어갈 미래에 작으나마 나를 통한 흙의 경험이 긍정적인 자양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만은 진심으로 가지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새내기 텃밭강사인 저 말고도 멋진 텃밭강사님들이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구석에서 경작하며 공동체를 일구어내는 강사단 흙놀이 선생님들을 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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