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태공부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주변의 동식물에 대해 아는 것 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많지만, 그래도 그 ‘다양성’에 대해서만은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정부희 박사님의 담백하지만 화려한(?) 그래서 정~말로 다양한 곤충 강의는 다시 한 번 겸손하게 어메이징을 외칠 수 밖에 없었다.
피곤한 저녁 시간대의 강의였음에도 정원을 훨씬 초과한 듯한 많은 수강생분들의 초집중 열기 속에서, 박사님의 강의 내용은 인터넷이나 책에서 뽑아온 단순 지식들이 아닌 박사님 본인이 실제 들이나 산으로 다니시면서 채집하고 직접 키우기도 하시면서 관찰한 사진이나 결과물들로만 채워져 있어서 그야말로 생생히 살아 있는 ‘산지식’이었고, 그래서 더 감동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또 방아깨비의 뒷다리를 너무 오래 잡고 있으면 ‘곤충학대’라는 새로운 사상(?)을 피력하시기도 하면서 재미있게 수업을 진행해 주셨고 “곤충은 우리 인류가 성가시게 생각해서는 안되며 오히려 그들의 일생에 우리가 끼어들기를 한 샘”이라고 하는 강조도 잊지 않으셔서, 강의 내용이 더욱 인상 깊게 다가 왔다.
지구의 인류보다 훨씬 발달한 우주의 외계인이, 지구의 보존을 위해서는 인류를 제거해야 한다고 판단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 영화,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지구 최후의 날(The Day The Earth Stood)’에서는 인간들 사이에서의 공존을 외쳤지만, ‘인류와 생태계와의 공존’이라는 과제에 대한 인식도 절실하고 중요하게 다가오는 밤이었다.
2019년 7월 6일 권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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