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30일 금요일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해결, 그리고 도시농업의 새로운 제안 "먹거리숲"



이창우 박사의 먹거리숲 강의 

지난 8월 28일(수) 미추홀구도시농업지원센터에서 열린 '먹거리숲'관련 강의에서 기존의 도시농업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에 대해 제안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이창우 한국도시농업연구소 소장

도시농업의 전환기, 먹거리숲을 주목하다.

기존 우리나라 도시농업의 한계는 이미 많은 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단위의 도시텃밭을 조성하고 격자모양으로 규격화된 텃밭에는 다양성도 사라지고, 지속성도 보장되지 않는 형태로 반복운영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환경적으로 도시텃밭의 기능이 얼마나 역할을 할지에 대한 고민도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네모 반듯한 텃밭들이 나무그들도 없이 매년 일년생 채소들로 농사지어지고 여기에 쓰이는 퇴비와 버려지는 잔사물과 풀 등의 유기폐기물에 대한 순환체계도 갖추어지지 않는 곳이 많습니다. 도시텃밭 또한 임시로 운영하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경관적으로도 싫어하는 시민들이 있어 없애달라고 하는 민원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창우 박사는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부설 한국도시농업연구소 소장으로 도시농업관련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개인적으로 오래전부터 먹거리숲에 관심이 있어 지난 5월 영국의 '슈마허 칼리지'라는 먹거리숲 관련 교육과정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연구원에서 서울시 도시농업연구를 오랫동안 했었고 현재는 서울시 도시농업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도시농업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독보적인 학자인 셈입니다.

먹거리숲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도 지구환경과 기후변화 그리고 도시농업과 접한 지점이 많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는 또한 지금의 도시농업이 전환기를 맞고 있고 이를 위한 대안적인 형태의 시도가 도시농업에서도 필요하다고 합니다.

먹거리숲 개념을 정립한 '로버트 하트'


먹거리숲의 의의와 도시농업에 적용

먹거리숲은 Food Forest, Forest Garden 으로 불리우며, 이를 주장하는데에는 중요한 몇가지 시사성이 있습니다. 현대농업의 과도한 무기질비료의 사용과 비순환성 그리고 이를 통한 생물다양성의 파괴, 텃밭의 일년생 채소의 재배로 인한 많은 에너지의 투여(특히 노동력), 단위면적당 이용할 수 있는 공간(수직으로 확장)의 확대 그리고 자연의 원리 맞추어 설계하는 식물길드의 활용이나 퍼머컬쳐 원리의 적용 등이 있습니다.

먹거리숲 조성에는 몇가지 원리가 있는데 첫번째가 7층의 원리입니다. 수직으로 나누어 대교목, 소교목, 관목, 초본, 지피식물, 덩굴, 뿌리까지 나누어 순차적인 설계로 최대한 수직공간을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고 이 원리를 기본으로 설계를 합니다. 두번째는 퍼머컬쳐의 적용입니다. 퍼머컬쳐는 영속적으로 가능한 농업체계라는 뜻으로 먹거리숲 조성에도 당연히 그 원리에 맞춰 진행합니다. 마지막으로 식물길드의 활용입니다. 길드는 서로 어울리는 조합을 말하는 것으로 식물간에 궁합이 맞는 몇가지 조합들을 활용하는 원리입니다. 이 원리를 통해 교목부터 지피식물까지 길드를 만들어 먹거리숲을 조성합니다.



이미 영국과 미국의 다양한 먹거리숲의 사례와 여러사례들을 통해 위의 개념을 도입하고 운영하는 것들을 볼 수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도입하려는 시도들이 있습니다.

도시텃밭의 한계를 넘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새로운 형태의 도시농업이 필요합니다. 먹거리숲은 도시환경개선, 경관적인 우수함, 미세먼지 저감효과 등 텃밭에서 가지고 있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도시농업의 모델이기도 하면서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형태의 도시농업공간의 확보라는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강사님도 모두를 먹거리숲으로 하자는 것이 아니라 도시텃밭을 보완할 먹거리숲 형태도 필요하다는 의견입니다. 물론 두 가지가 함께 어우러진 것들도 가능할 것입니다.

구글이미지검색 - Food Forest

최근 도시농업법의 개정으로 수목과 화초를 기르는 것도 도시농업의 범위로 들어와 있습니다. 공원의 일부에서도 가능할 것이고, 개인정원이나 옥상에서도 적용가능하여 규모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영국 레딩지역에 옥상 먹거리숲이 좋은 예입니다. 그리고 최근 도시농업관련한 영화로 주목받았던 '인생후르츠'의 사례도 훌륭한 예로 들을 수 있습니다.

다만, 가락몰 옥상 먹거리숲의 시도에서처럼 조성공사를 중심으로 원칙없는 먹거리숲은 경계해야 합니다. 왜 먹거리숲을 조성하는가? 그 목적에 충실해야 하고 그런점에 있어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열린공간의 적용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3가지 원칙(7층원리, 퍼머컬쳐, 길들)에 충실할 것을 강조하면서 다양한 실험과 창의적인 실험정신으로 시도해볼 것을 권하며 세세한 기록을 남기면서 운영할 것, 더 많은 지역시민들의 참여방안을 고민할 것, 구조물읠 최소화하고 안내표지판의 경우 일관성 있게 구성하는 것이 먹거리숲 조성에 있어 중요한 고려사항이라 강조합니다.




최근 도시농업은 정체기라고 해도 좋을 만큼 한계에 다다른 것이 사실입니다. 도시의 한정된 공간에서 텃밭을 새로 조성하는 것은 쉽지않은 일이고 그나마 조성된 텃밭도 임시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안에서 농사짓는 형태도 변화가 없으며 일년단위로 바뀌는 경작자로 인해 지속성도 없는 상태입니다. 먹거리숲은 여전히 먹을것을 생산하는 생산녹지이면서 숲자체가 가지고 있는 지속성과 경관성을 담보하며 이에 더해 먹을거리 생산을 위한 에너지도 줄어드는 형태입니다.

이번 강의가 도시농업=텃밭(혹은 주말농장)이라는 일반적인 인식을 바꾸고, 새로운 도시농업의 형태를 제시하면서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위한 인식의 확장이 되는 계기라 생각됩니다. 

사단법인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all.dosino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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