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5일 화요일

[도농교류워크샵 후기] 철원오대쌀과 농민의 삶을 나누다!

-철원군 농민들과 함께한 도농상생 간담회를 마치고-
                                                                
                                                                                  9기 전문가과정 이경아      

 철원은 최전방에서 직업군인으로 군복무를 하셨던 아버지와 강원도 양구출신 국민학교 선생님이셨던 어머니가 아이셋을 키우면서 젊은 시절을 보냈던 곳이고, 막내딸이었던 제가 유년기 시절을 지냈던 특별한 곳입니다. 아주아주 추웠던 기억, 동네친구들과 들판을 활보하며 놀던 기억이 어렴풋한 곳이어서 이번 철원 농민분들과의 만남이 더욱 기다려졌습니다. 우연인지 조별 과제도 쌀을 단일품종 소량판매로 직접 소비자를 만나는 서울의 현대판 쌀집 [동네정미소] 인터뷰한 뒤여서 쌀에 대한 관심도 깊어지는 시기였습니다.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쌀의 대부분은 지역명에 어필하고 싶은 이미지를 붙여서 출시하다 보니 소비자들이 쌀의 품종을 제대로 알지 못한채 햅쌀인지 여부와 가격등 제한된 정보만으로 쌀을 선택해 왔습니다. 그런데 철원오대쌀은 DMZ와 연결된 청정지역의 이미지가 강한 철원지역명과 오대벼라는 품종명을 브랜드이름을 가지고 태어나서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진 쌀이고 이런 쌀을 직접 생산하는 농민분들과의 귀한 만남의 자리였습니다. .

철원군이 전국적인 쌀생산지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일제 강점기인 1920년대 전후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서울과 원산을 연결하여 자원수송과 동서지역연결을 한 경원선이  1914년부설되면서 철원은 경기 북부와 강원, 강북 지방에서 생산되는 모든 농수산물의 집산지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1923년에는 철원북쪽에 봉래호저수지가 축조되는데, 경원선 부설과 봉래호 저수지 축조 등 철원평야 개관을 위해서 경상도를 비롯한 전국의 농민들과 중국, 러시아등지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철원군 인구는 당시에 8만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봉래호는 일제강점기때 철원·평강대지를 흐르는 역곡천 상류를 막아 건설한 관개용 인공저수지로서  6·25전쟁 이전까지 12000㏊에 이르는 이일대의 가장 중요한 물공급원이었습니다그런데 북측이 1953 정전 협정 후 일방적으로 물길을 차단하면서 물부족 현상이 극심해지게 되었고, 1972년부터 정부차원에서 토교저수지 축조사업이시작됩니다

1976년 완공된 강원도 최대의 인공저수지로서 멸종 위기에 있는 두루미와 재두루미 등이 월동하는 철새도래지로서도 잘 알려지게 된, 토교저수지의 물은 수심도 깊지만 물이 양도 많고 이 물의 온도가 곡물이 좋아하는 17~19도 평상온도를 유지있어서 철원 수도장만큼은 냉해를 입지않을뿐아니라 철원군의 효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1914년 경원선부설, 토교저수지 준공식 사진( 철원군청 철원오대쌀 홍보동영상속 사진)

이러한 벼농사에 유리한 지역적인 요건을 바탕으로 일제강점기의 철원쌀은 품질을 인정받아 국내에서는 물론 일본에서도 인기가 좋아 경원선과 원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반출되었다고 합니다1970년대의 철원군 농업이 식량자급을 이루기 위해 다수확 품종 보급과 객토 병충해 방제와 퇴비 채취등 식량증산에 집중했던 시기라면, 1980년대는 식량자급문제가 해결되면서 밥맛 좋은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변화가 일어납니다철원군도 기후와 풍토에 적합한 새로운 벼 품종 개발에 집중하게 되었고 이때 개발한 품종이 오대벼입니다.

오대벼는  철원군의 재배환경과 딱 부합되는 품종으로 쌀알이 굵어서 다른 지역에 심으면 등숙이 잘 안되지만 철원은 등숙조건이 아주 좋아서 기후조건에 가장 적합합니다쌀의 상품성이 올라간 계기는 1990년대 초에 철원과 동송농업을 중심해서 미국처리장이 설립되면서 신선한 쌀을 공급할수 있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됩니다.  1980년데에는 조생종 품종에  오대, 설악, 관악같은 산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강원도도 여러지역에 오대벼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삼척에는 삼척동자 오대쌀, 홍천에는 오대미인, 인제에는 하늘내린 오대쌀 같은 오대벼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이가운데 지역명과 품종명이 브랜드가 된것은 철원오대가 최초입니다

오대쌀은 1974년도에 내병성이 강한 아키스호와 내냉성이 강한 후지 269호를 인공교배하여 개발되기 시작하고 1983년도에 정부에서 장려품종으로 선정되어 지금까지 재배되어 왔습니다.  
오대벼는 밥맛에 영향을 주는 아미로스 함량이 18%, 단백질이 7.1%로 식감이 있으면서 찰진 밥맛을 냅니다. 출수기가 7월말이다 보니  더위에 식욕을 잃은 여름을 지나 9월 추석부터 바로 햅쌀로 만날수있는 쌀로서 소비자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식감에 영향을 주는 쌀알의 크기를 보면, 쌀알이 큰 품종인 신동진, 쌀알이 작은 진부 품종과 비교했을때 중간사이즈 정도되는 크기로 쌀알이 큰편에 속하기 때문에 식감이 좋은 대표적인 쌀입니다.  씹을때 톡톡튀는 식감이 있고 단맛이 점점 더 배어나오며 도시락으로 만들어서 식었을때도 맛있는 식감을 유지합니다.

 
철원 오대쌀 포대 이미지와 쌀알의 비교 (쌀알 비교는 동네정미소 유투브 강원도의 힘. )

도농상생 간담회에서 철원군농민회 김요빈회장님께서는 철원지역과 오대쌀에 대한 소개와 함께 농업의 현실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쌀소비량 감소와 더불어 전국적인 농경지 감소문제가 날로 심각해 지고있는데,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지난 30년간(’8918) 연평균 2.3%정도 감소추세를 보이다가  2018년도에는 61.0(1일당 167.3g) 로서, 최고치를 기록한 1970 136.4(373.7g)에 비해서 75.4㎏ 감소이나 감소하였습니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아시아권 에서도 가장 빠르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곡물자급률은 70년대까지 평균 70.7%로 높았으나 우루과이라운드 등 개방을 계기로 하락이 지속되어서 최근에는 20%대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라는 것도 놀랍습니다.  


통계청 [통계로 본 2018년 기준 쌀 산업구조 변화

쌀 생산량은 1989년부터 연평균 1.3%정도 감소하는데 비해 식량 소비량은 1.7% 감소하여 쌀생산 과잉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농촌인구고령화,  인력부족 문제와 더불어논벼위주에서 과수, 채소재배등 영농다각화로 인한 농경지 감소문제도 심화되고 있어서 철원의 농경지에 해당하는 1.5~2ha의 농경지가 매년 사라지고 있는 추세라고 합니다. 농경지 감소는 기후변화와 자연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수 없습니다.  


통계청 [통계로 본 2018년 기준 쌀 산업구조 변화]

이날 간담회에서는 현재 농민들이 처한 어려움을 말씀해주시고 공감하는 자리였는데요, 현재 농수산물시장의 경매시스템이 사전에 출하량(반입량)을 미리 조절해서 수급조절을 하는 기능이없고 당일 입고량을 보고 가격이 결정되는 시스템이다 보니 유통마진은 커지는 한편 농가들에  돌아가는 수입은 여전히 생산단가도 못맞출 수준이라는 현실을 직접 듣고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시장상황에 맞는 반입량결정과  최저가 경매 시스템 도입의 필요성과 함께 유통채널로서의 농협의 역할을 키워야 하는 필요성을 다시한번 강조하셨습니다

철원농민회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계셨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철원오대쌀 막걸리  [대작]의 출시입니다. 쌀소비가 감소하는 가운데 가공용 쌀(식료품 및 음료 제조업) 소비량은 2018년기준 76만 톤으로 전년대비 6.8% 증가추세에 있는 것은 이제 하나의 트렌드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쌀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가공용 쌀 소비량 연평균 증가율은 8.5%이며, 2018년은 75 5,664톤을 소비하여 증가추세입니다. 구체적으로 쌀 소비량이 많은 업종은 주정 제조업(24.8%), 떡류 제조업(22.8%), 도시락 및 식사용 조리식품 (19.5%), 탁주 및 약주 제조업(8.0%)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철원의 농가에서도 소비자들의 쌀소비 감소추세에 대응하기 위하여  1여년의 개발끝에 드디어 2018년 봄에 결실을 맺은 것이 철원오대쌀로 빚은 막걸리인 [대작]입니다. 철원군농민회가 주축이 되어 쌀 소비 촉진을 위해 막걸리 주조와 판매를 고민하기 시작한지 1년여 만에 이뤄진 값진 결실입니다.


이날 철원농민회에서 참석하신 농민분들은 한분한분 농촌의 어려운 현실을 고민만 하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상품개발과 함께, 한분한분이 홍보대사가 되어 철원오대쌀과 농민의 삶을 전해주셨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감동과 공감을 나눈 자리였습니다. 농업의  현실은 여전히 어려움이 크지만 농가와 도시농업이 서로 이해하고 연계할수 있는 역할을 찾고 농업에서도 새로운 직업의 기회를 창출할수 있도록 세대를 불문하고 농업에 관심을 많이 가질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마지막으로 철원에서 공수해주신 철원오대쌀로 빚은 막걸리 [대작] 을 모두 함께 대작하면서 공감과 나눔의 깊이를 더해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도농상생 간담회를 마치고 철원농부님들과 도시농업전무가9기생들간 [대작]을 대작^^하는 모습


<글에서 인용한 데이터의 출처

통계청 [통계로 본 2018년 기준 쌀 산업구조 변화]
http://kostat.go.kr/portal/korea/kor_nw/1/1/index.board?bmode=read&bSeq=&aSeq=378189&pageNo=1&rowNum=10&navCount=10&currPg=&searchInfo=&sTarget=title&sTxt=
철원군청 철원오대쌀 홍보동영상   http://www.cwg.go.kr/site/www/sub.do?key=1330
동네정미소 유투브 강원도의 힘. 오대   https://www.youtube.com/watch?v=X2SMxT_auGI
철원군농민회, 오대쌀 100% 막걸리 ‘대작’  출시 (한국농정신문)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철원농민간담회 내용 발취 2019/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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