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초 인천의 텃밭 3곳에서 영화상영이 있었다. 다소 거창하게 들릴 수 있으나 "2019 인천텃밭영화제"를 열었던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도 아니고 부천판타스틱영화제도 아니며 인권영화제나 여성영화제, 환경영화제와도 성격이 다르다. 환경, 인권, 페미니즘을 다룬 영화상영을 통해 사회의 다양한 의제를 부각시키는 영화제가 아니다.
텃밭영화제는 오히려 반대로 '텃밭'의 기능과 가치를 확장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영화가 주인공이 아니라 텃밭이 주인공인 행사이다. 영화 선정에 있어서도 주제의식보다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텃밭이라는 공간에 어울리게 상영할 수 있는 것으로 선정했다.
2019인천텃밭영화제는 3곳에서 열렸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가 주축이되어 남동, 부평도시농업네트워크, 미추홀구도시농업지원센터가 각 상영을 맡고 지역마다 별도의 부대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남동공공주말농장, 짚풀공예와 남동도시농업네트워크에서 준비한 사진들 |
미추홀구 어울림텃밭 주차장에서 상영한 영화 |
부평구 부영텃밭, 작년에 이어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 |
이런 시도를 처음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부영텃밭에서 진행했었고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에서는 공동체텃밭에서 회원들과 즐기는 행사를 2014년, 2017년 '텃밭영화제'라는 이름으로 진행했다. 텃밭그림대회, 요리대회 등 여러가지 즐기는 행사와 더불어 텃밭에서 영화까지 보는 행사였다. 지난해 부영텃밭은 더 많은 이웃의 주민들이 참여하는 행사로 공영텃밭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행사였다.
2014년 도림공동체텃밭에서 회원어울림마당으로 진행된 텃밭영화제 |
2017년 여우재텃밭에서 열린 회원한마당 겸 텃밭영화제 |
개장이래 처음으로 주민들을 초대하는 행사가 열린 남촌동 남동공공주말농장. |
각 구청에서 운영하는 공영텃밭은 이런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지만 이런 시도들이 많지 않다. 텃밭은 분양하는 주말농장일 뿐이라는 인식이 시민들에게도 담당공무원들에게도 선입견으로 자리잡고 있다.
작은 행사를 시작으로 이러한 시도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영화제를 텃밭에서도 하는게 아니라 텃밭에서는 영화제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도시에는 이런 텃밭이 더 필요하고, 우리는 이런 텃밭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관련기사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