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27일 목요일

"참여를 이끄는 공동체를 만들다" 도시농업공동체 코디네이터 후기


김경숙(도시농업공동체 코디네이터)

10년 전 쯤 나는 내가 살았던 아파트 근처 10평 남짓의 조그만 텃밭에서 여름 동안 가족이 맛있게 먹을 상추, 시금치 모둠쌈 채소와 고추, 방울토마토, 오이 등 열매채소를 재배하기 위해 씨앗을 뿌리고, 모종을 심고 나서는 행여 물이 부족할까 하여, 매일 밭에 나가서 물을 주었다. 작물은 농부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이 있듯이 매일매일 잘 보살핀 덕에 우리 가족은 싱싱한 상추와 시금치, 고추, 가지, 오이, 열무 등을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여름 농사의 성공으로 자신감이 붙은 나는 가을에 배추를 경작했었다. 가족들이 먹을 농산물이기에 친환경, 무농약 등 유기농적인 방법들로 농사를 짓다 보니 벌레들이 자주 등장하는 일은 많았지만, 나름 뿌듯했었고 생명과 교감을 한다는 기쁨과 행복감을 느끼며 밭에서 힐링의 시간을 보낼 수가 있었다. 

그렇게 즐겁게 텃밭을 가꾸다가 집 이사 문제 등으로 텃밭활동을 못하고 있었는데, 올봄 나는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주관의 도시농부학교에서 도시농업을 배우면서 10년 전 경작본능이 깨어났다. 도시농부학교를 수료한 후, 도시농업공동체 코디네이터를 모집하는 홍보물을 보고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전문가는 아니지만 내가 아는 것들을 알려줄 수 있다면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도시농업코디네이터 교육을 신청하였다.

도시농업 코디네이터 교육과정은 공동체 필요성, 도시농업과 공동체, 도시텃밭 실천전략 및 사례, 코디네이터 계획으로 크게 4단계로 진행되었다. 세계 각국의 도시농업사례와 국내의 도시농업사례를 학습할 수 있었으며, 특히 국내의 문래도시텃밭은 철공소와 예술가의 공존으로 명소가 된 곳으로, 문래예술창작촌의 예술가와 주민, 소셜디자이너, 철공소 관계자들이 협력하여 도시에서 텃밭을 가꾸는 프로젝트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단순하게 생각했었지만 도시농업코디네이터는 도시농업관련 공동체를 발굴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공동체가 잘 운영이 될 수 있게 지도하며 개인에서 이웃과 사회를 위한 도시농업으로 공동체 활성화와 건강한 공동체를 형성하고 유지를 지원함으로써 도시농업의 공익적인 가치를 확산하고 도시농업공동체로 등록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했다.

도시농업코디과정 수료 후 수습 코디네이터로 처음으로 간 곳은 8월 30일 미추홀구에 있는 SK뷰 아파트의 하늘정원공동체 텃밭이었다. 입주 시 조성된 33평정도의 텃밭을 주민이 자발적으로 2017년 4월부터 아파트모임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었으며, 텃밭에서는 콩, 가지, 고추, 고구마, 방울토마토, 메리골드, 허브 등 다양한 여름 농작물이 잘 정돈되어 자라고 있었고, 배추, 동치미무 등은 모종준비 단계에 있었다. 

⸢꿈꾸는 하늘 정원⸥의 모임은 1년 동안 재능기부, 텃밭 수확물 주민 나눔, 불우이웃, 파종 및 수확체험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파트공동텃밭을 매우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운영하여 아파트 주민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으며, 회원도 점차 늘어나게 되어 공동체가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체크리스트를 통해 진단한 결과 매우 높은 수준이었으며 아파트공동체에서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로의 확산을 위한 주변 공동체들과의 교류 및 협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코디활동을 한 곳은 같이 공부한 도시농부학교 13기생들의 공동텃밭으로 공동경작을 목표로 하는 곳이었다. 교육 수료 후 텃밭이란 공간에서 화학농약, 화학비료, 제초제, 비닐을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농법으로 건강한 배추, 무, 갓 등 김장채소를 재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여기는 기반조성 단계로 다양한 코디활동을 전개할 수 있었다. 먼저 도시농업의 기본이념을 공유하고, 텃밭만들기(밭일구기), 배추모종 아주심기 및 무·갓 파종, 웃거름 및 솎아주기, 병균과 해충관리(난각칼슘, 난황유 활용하기), 수확 및 나눔활동 순으로 진행하였다. 계획에 차질이 생겼을 때에는 SNS를 활용한 소통으로 빠른 대처가 가능하도록 했다. 회원들이 오프라인은 물론이고 온라인을 통해서도 재배기술 및 재배경험 등을 적극적, 자발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것에 뿌듯했다.


코디활동을 통해 도시농업은 농산물을 재배하기 위한 기술적 활동도 중요하지만, 주민, 참여자 간 공동체형성을 위한 음식 나누기, 텃밭 잔치 등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의 개발을 통해 참여를 다양화 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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