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지원법이 만들어지고 정부나 지자체서 다양한 지원을 통해 도시농부들을 많이 만들고 도시농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언뜻 생각하면 개개인이 텃밭농사를 통해 각자 먹을거리를 기르고 즐거움을 찾는 활동인데 세금을 들여 이를 지원하고 있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될 수도 있다.
도시농업을 이렇게 법으로 만들어 지원하는데 공익적인 다양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즉, 도시농업정책은 특정한 개인들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사회의 다양한 공익적인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농업법에도 목적이 ‘자연친화적인 도시’를 만드는 것과 ‘도시와 농촌이 함께’ 발전하시는데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는 특정한 개인에게 수혜를 주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오랜동안 도시농업은 오해를 받고 있다. 상자텃밭을 나누어주고, 텃밭분양을 해서 누군가에게 싸게 혹은 무료로 공급을 해주고, 텃밭교육을 해주면서 수혜자가 생긴다. 도시농업 참여자는 수혜를 받는 사람들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이마저도 시간이 안되거나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참여의 기회조차 얻기 어려운 일종의 중산층 이상에게만 수혜가 돌아가는 정책이라는 인식이 높다.
[표] 서울시도시농업참여자 실태조사, 2013
그래서 도시농부들(도시농업참여자들)도 사회에 대한 공헌을 해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몇몇 공동체텃밭에서 나눔장터를 통해 수익금을 지역에 환원하기도 하고 수확된 채소를 일부 나눔을 하는 경우도 있다.
올해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는 도시농부들의 사회공헌활동을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더불어 함께’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시작은 이렇게 되었다. 회원들 중 자녀들도 텃밭에 참여시키면서 단체활동에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이것이 자원봉사활동고 연계가 되면 더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고, 이를 반영하여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름하여 청소년자원봉사단 ‘흙과 더불어 이웃과 함께’이다.
올해 초 회원들에게 그리고 지역의 학교에 알려 자원봉사프로그램을 홍보하고 60여명의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 참여했고, 학교선생님, 부모들도 일부 참여했다. 봉사단의 운영은 텃밭강사들이 맡아주기로 했다. 텃밭교육을 오랫동안 해보았던 경험을 통해 아이들과 친숙하게 어울리면서 텃밭교육을 가미한 텃밭봉사프로그램을 일년으로 기획하여 진행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수확한 채소들은 지역의 푸드뱅크와 연계하여 소외계층에게 전달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김장채소들을 수확해 함께 김장을 준비해서 담그고 이 또한 지역사회 기부활동으로 이어졌다.
이 프로그램은 몇가지 측면에서 그동안 도시농업사업과 차이가 있다. 첫째는 참여자들이 수혜를 받는 것이 아니라 공헌을 하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텃밭강사들은 아이들에게 텃밭교육과 함께 자원봉사단을 꾸려서 운영하면서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고 있고, 청소년들은 여러가지 자원봉사활동과 달리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실질적인 공헌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게다가 텃밭농사경험을 통해 교육적인 효과도 만들어진다. 둘째는 도시농부들의 사회공헌을 체계적으로 만든 프로그램이다. 지역사회 다양한 기관들이 함께 협업하여 만들어지는 사회공헌 활동으로 사례를 만들었다.
이는 이후에도 학교(교육청), 도시농업단체(텃밭강사), 자원봉사센터, 사회복지기관 등이 함께 협업하여 도시농업의 사회공헌활동을 체계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농사를 짓다보면 저절로 마음이 풍성해진다. 내가 먹고 남을 만큼 수확된 채소들은 이웃들과 나누게 되고, 한번 나눔을 경험한 사람들은 나눔했을 때의 뿌듯함을 알기에 이웃과 함께했을 때 의미를 알게된다. 그동안 도시농부들도 이런 활동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단편적이고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사회공헌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면 더 많은 도시농부들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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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김충기대표가 모두농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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