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16일 월요일

[텃밭n지금] ‘풀과 함께’ 공생하는 농사, 어떻게 할 수 있을까?

- 오창균
 
현대 농업에서는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농자재가 무척 많다. 대표적으로 퇴비화학비료살충제제초제와 함께 풀이 자라지 못하도록 흙 위에 씌우는 검은 비닐이다. 화학비료와 농약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유기농업에서도 검은 비닐은 허용된다. 그만큼 풀은 농사에 방해가 되는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규모가 작은 텃밭농사에서는 검은색 비닐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풀을 적절하게 관리하면서 작물생육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24절기의 입하(立夏5.5)를 지나면서 날씨가 점차 더워지고 본격적인 텃밭농사가 시작된다. 이때부터 고추토마토를 비롯한 열매채소의 모종을 심는 때이기도 하다. 그리고 하루가 다르게 쑥쑥 올라오는 풀과의 한판 승부도 걸어야 한다. 농사의 큰 걸림돌이 풀이지만, 무조건 뽑아버리는것 보다는 작물의 생육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관리를 한다면 농사에 유익한 것으로 풀 만한 것도 없다.
 
식물만이 스스로 필요한 양분을 만들어내는 광합성이라고 하는 생존법칙에서 작물은 풀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농업기술은 맹독성의 제초제를 만들어 냈지만, 이것은 일회성의 효과만 있을뿐이다. 제초제로 인한 문제는 다양한 자연생태계의 파괴로 인한 환경문제와 안전하지 못한 농산물로 소비자와 생산자인 농부의 건강을 위협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는 농산물이 상품이 되면서 크고 때깔좋은 농산물만을 최고로 인정해주는 시장경제의 폐단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농사와 자연생태계 보전을 위한 인식을 가진 농부들에 의해 유기농업이 점차 확대되고는 있지만, 풀에 대한 현실에 직면하게 되면 검은 비닐을 어쩔수 없이 선택하게 되는 것도 이해를 하게 된다.
 

잡초는 없다
 
작은 텃밭에서부터 수백평정도의 농사를 하던 때에는 검은 비닐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업농부가 된 지금, 수천평 농사에서는 현실을 받아들일수밖에 없었다. 최소한으로 검은 비닐을 사용하면서도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때문에, 내 힘으로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농사에서는 여전히 적절하게 풀을 관리하면서 활용하고 있다.
 
지난 1월호에서 흙이 맨살을 보이지 않도록 하는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잡초라고 부르는 풀은 흙을 살리는데 매우 중요하다는 것도 강조했었다. 풀은 병충해도 없이 생육도 무척 빠르며 완전하게 자연환경에 적응된 식물이다. 그러나 작물은 농부의 보살핌을 받아야만 생육할 수 있다. 만약에 풀 관리를 해주지 않는다면 작물은 풀과 함께 공존 할수도 없고 이길수도 없다.
 
같은 조건에서는 작물이 풀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초기생육을 하는 때에는 방해가 되는 풀은 뽑아줘야 한다. 제거하는 범위는 작물로부터 가까운 두둑위의 풀은 뿌리째 뽑아서 그 자리에 덮어준다. 고랑의 풀은 작물과 비슷한 높이로 성장했을때 뿌리를 뽑지않고 줄기 밑둥을 베어서 그 자리에 덮어주는 것으로 흙을 덮어주는 풀 멀칭을 해주는 것이다.

 

풀의 기()를 꺽어주면 공생 할 수 있다
 
처음에는 텃밭에서 자라는 풀 만으로는 흙을 충분히 덮어주기는 많이 부족하다. 5월에는 봄마늘이 줄기가 달린채로 출하되는 시기로 마늘줄기는 시장이나 상인에게 쉽게 얻을 수 있다. 또한, 공원이나 아파트에서 모아둔 낙엽도 쉽게 얻을 수 있으며, 볏짚이나 왕겨도 좋다. 나무를 가공하면서 나오는 톱밥(혹은 우드칩)을 흙 위에 덮어주면 분해가 느려서 오래도록 풀자람을 늦출 수 있으며, 흙의 거름으로 되돌려지는 효과도 있다.

 
위와같은 방법으로 작물이 생육하는 초반에 풀자람을 막아준다. 작물은 풀 보다 먼저 활착되고 크면서 그늘을 만들어 풀의 기()꺽어서 힘을 못쓰게 하는것이다. 풀은 햇볕이 없거나 약하면 힘을 쓰지 못한다. 이후에도 풀이 작물보다 크지 않도록 베어서 그 자리에 눕혀주면 흙 위에 두껍게 쌓이게 되고 더 이상 풀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흙의 맨살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아서 일정하게 수분을 유지하는 보습효과와 가뭄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적절한 풀 관리는 겉흙(표토층)이 사라지는 침식예방과 흙속의 미생물 증식 및 활동에도 영향을 주게 되는데, 이것은 작물의 영양공급과 병충해를 막아주는 효과로 이어진다. 다음호에서는 병충해 예방과 자연농약에 대해서 다룰 예정이다.



* 이 글은 월간가드닝에 오창균(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지도교수요원)님이 연재한 글입니다. 글과 사진은 허락없이 함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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