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20일 금요일

게릴라가드닝 2 - 뚝딱하니, 홀딱 반할만 공간으로

시행할 날을 잡고 우리는 순식간에 해치우기로 했다.



5월 17일
3시 어떤 순서로 진행할지 간단 논의
3시 30분 풀정리 및 쓰레기 정리 시작, 같은 시각 이곳을 채울 꽃과 작물 준비
3시 35분 사무실 한켠 상자텃밭에 딸기 심기로 결정
3시 50분 화초준비 - 수국, 한련화, 채송화, 데이지 등
4시 정각 사무실 텃밭에서 자라는 허브류, 쌈채소 솎아서 준비
4시 20분 정리마무리, 풀 한자루, 쓰레기 한자루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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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주민 두분이 꽃을 보고 이야기를 나눔, 대화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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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 30분 딸기를 중심으로 먼저 식재, 올해 딸기가 퍼지면 내년에는 딸기로 뒤덮힐 것을 예상
4시 45분 딸기 식재 마침. 상자텃밭에 빽빽하던 딸기가 그에 6~7배 되는 공간에 나누어 심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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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 50분 딸기밭 주변에 화초로 꾸밈, 나머지 공간은 허브(초코민트, 애플민트, 스피아민트)와 쌈채소(상추, 청경채, 겨자채)로
5시 정각 충분히 물을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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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10분 화단에 간단하게 방부목 울타리(?) 만들기 시작.


건물 1층(세탁소) 사장님 나오셔서 흐뭇한 눈빛으로


“진작에 꾸미 시지~”
“그러게요”
“딸기가 열리기 시작했네, 우리 차지까지 올까?”
“아는 사람이나 따 먹겠죠. 먼저 먹는 사람이 임자니까”
“몇년 전에 우리도 여기 상추 심어봤는데 우리 하나도 못 먹었어요…”


6시 30분 간단한 울타리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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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8일 퇴근 전
간판만들기 완성

사무국장님 왈


“오늘은 지나가던 어르신이 답답하다고 뭐 좀 써 놓으래”
“뭐가 답답해요?”
“꽃이 잔뜩 심어져 있는데,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답답하데”
“푯말도 달아야 겠네…”


간판 제목도 증흥적으로 ‘누구나 텃밭’
공유는 단순히 볼거리 공유를 넘어 이곳에서 나오는 모든 것들은 익명의 누구든 수확해도 되고, 또 누구든 뭘 심어 가꾸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이를 유도하기 위한 첫 작업을 우리가 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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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시간 작은 품을 들여 일한 시간들이 큰 의미를 갖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냥 공간활용에 대한 아쉬움으로 시작했는데, 하고 나니 드는 생각은 ‘이거 정기적으로 하면 좋을 것 같은데~’


사무실로 입주한지 5년이 넘었는데 지역주민들과 소통한 것은 처음인 것 같다.
게릴라 가드닝의 시작은 나로 인해 바뀌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나 자신에게도 큰 전환이 된 것 같다.

특별한 가드닝 기술이 있거나 조경에 대한 이해도 없고, 디자인적인 개념도 없지만 꽃은 언제나 옳다.(아름답다) 그리고 딸기는 잠깐 달리지만 그때가 되면 주민들은 딸기밭을 항상 주목할 것이다. 

경계를 없애면 참여하고
공유를 시작하면 모든 것이 더 커진다.

경계를 공유하라! 게릴라 가드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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