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텃밭교육 10년을 돌아보다.
2009년 11월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는 생태텃밭전문강사양성과정을 열어 2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2010년 3월 ‘생태텃밭교실’이라는 이름의 텃밭교육과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도시농업활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림_생태텃밭교실 홍보물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의 텃밭교육, 무엇이 달랐나?
물론 이미 수도권생태유아공동체와 귀농운동본부가 함께 진행했던 텃밭교육이 있었고, 여성환경연대에서 진행했던 학교텃밭프로그램도 먼저 진행중이었다. 하지만 도시농업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텃밭교육 프로그램을 확장시키기 위해 시작한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의 ‘생태텃밭교실’은 지속적인 강사양성과 텃밭교육의 확대를 만들어가기 시작하여 양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왔다.
수도권생태유아공동체는 협동조합으로 참여한 기관을 대상으로 텃밭활동 참여기관을 모집하고 귀농운동본부의 텃밭보급원의 활동으로 아이들의 생태교육차원에서 텃밭활동을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연간 10개 기관정도의 규모에 조합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여성환경연대는 시범사업으로 시작하여 많게는 한 해에 6개 학교까지 진행하였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는 2009년 겨울부터 텃밭교육을 준비하면서 ‘생태텃밭교실’에 대한 개념과 원칙 운영방법 등을 강사들과 세부적으로 논의하며 준비하기 시작했고 이에 더해 인천을 중심으로 텃밭교육 프로그램을 홍보하여 참여기관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어린이집, 유치원을 1차 수요기관으로 보아 홍보물을 배포하고, 학교의 경우 교육복지투자우선지원 대상 학교에 프로그램계획서를 가지고 직접 지역복지전문가에게 제안하기도 했다. 그렇게 첫해에 진행되었던 텃밭교실은 12명의 강사가 38개의 기관에서 운영할 수 있었다.
표_2010년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생태텃밭교실
세부적으로 보면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영유아기관이 30개 기관으로 가장 많으며, 전체 927명의 교육인원과 평균 15회 정도의 연속된 프로그램으로 운영되었다. 연인원으로 계산하면 564회의 교육으로 14,159명 나타낸다. 38개 기관 중에는 인천이 22, 서울 9, 경기 8개 기관이 참여했다.
이후 매년 점증적으로 조금씩 교육기관이 증가하였고, 2019년 한해는 영유아기관과 학교텃밭 그리고 학교밖 청소년프로그램을 모두 합쳐 97개의 프로그램이 진행되었고, 6,040명의 교육인원을 한 해 동안 텃밭교육을 통해 만났다. 지난 십년간 프로그램의 확대는 2.5배(38 → 97), 텃밭교육 인원은 6.5배(927 → 6,040)가 늘어났다. 누적합계 32,112명이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텃밭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만나고 농사를 짓고 자연과 만났다. 전체 교육횟수를 고려하여 연인원으로 따지면 466,774명이 지난 10년간 텃밭교육을 통해 함께 했다.
텃밭교육 확대의 필수조건, 교육활동가
이처럼 꾸준히 그리고 점차 확대될 수 있었던 텃밭교육의 가장 기본은 교육역량을 갖춘 활동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2009년 시작한 생태텃밭강사양성과정은 2011년까지 3기의 과정을 통해 안정적인 강사활동을 위한 역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후 몇년간 강사과정을 진행하지 않았고 2016년 4기 강사양성과정을 진행하였다. 그 이후에는 도시농업전문가양성과정 수료생중 일부가 텃밭강사활동으로 결합하여 함께 활동을 하고 있다.
강사의 양성도 중요하지만 함께 활동하며 교류하고 수업연구를 통해 더 나은 교육활동을 할 수 있게 밑받침하는 것도 중요하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는 생태텃밭강사단을 운영한다. 사실상 모든 텃밭교육을 위한 준비를 강사단 모임을 통해 함께 진행했고, 텃밭교육활동 뿐만 아니라 도시농업활동의 핵심활동가로 함께 성장하게 된다. 2010년 시작한 생태텃밭강사단은 2014년 ‘흙놀이’로 이름을 바꾸고 이후 강사단에서 교육활동가로 정체성을 바꾸어 가기 시작한다.
지난 2월 강사단에서 시작한 흙놀이는 10주년을 맞이하여 자축하는 행사를 준비했다. (행사 스케치보기 - https://www.dosinong.net/2020/02/10-10.html ) 지난 10년을 돌아보기도 했고, 앞으로의 10년을 고민하는 흙놀이는 텃밭교육이라는 새로운 도시농업활동의 지평을 계속해서 넓혀오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며 텃밭교육도 새롭게 공부할 꺼리들이 생기고 있다. 앞으로 10년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교육활동가로 우리들의 준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 본다. 흙놀이는 이를 위해 올해 모임과 활동방식을 바꾸고 더 확장성있는 교육활동가와 이를 통한 텃밭교육의 확대를 준비하려고 한다.
표_ 교육활동가 흙놀이 운영방식
사진_흙놀이 10주년 기념행사식 '10년활동가상' 시상식
교육활동가 흙놀이의 구성원들은 물론 텃밭교육활동을 중심으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지만 도시농업네트워크의 활동 전반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핵심활동가이기도 하다. 도시농업네트워크의 지역조직에서 임원역할을 하기도하고, 토종씨앗, 도시양봉 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시농업 확산에도 역할을 하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에 텃밭교육, 그리고 제도화
텃밭교육활동은 미래의 우리사회를 살아갈 세대들을 위한 활동이다. 어찌보면 이는 지금의 도시농부들을 양성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일 수 있다. 특히 기후위기 시대를 지나고 뜨거워진 지구라는 생존환경에서 살아야하는 미래세대들에게 필요한 교육이며 텃밭자체가 가지고 있는 지구온난화 대응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그동안의 텃밭교육은 정서적발달과 생태환경감수성, 생명존중, 건강한 먹거리, 공동체형성 등(학습효과 증진, 진로교육도 포함 되지만 이는 또다시 입시라는 굴레로 작용한다.)에 중점을 둔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이에 더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적응하기 위한 활동으로 텃밭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코로나19사태에서 보듯이 일상화된 전 지구적위기 상황이 환경위기에서 초래하고 이는 경제위기, 식량위기로 이어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이제 텃밭교육은 미래를 살아갈 세대들에게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제시할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이를 위해 시급한 것은 텃밭교육의 제도화이다. 지금의 텃밭교육은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구분한 ‘학교교육형 도시농업’이라는 근거에서 지원되고 있으나 이는 1년 단위의 지원체계로 인해 지속적이고 일반적으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 문제는 교육현장(학교)에서 바라보는 텃밭교육은 외부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 그리고 강사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학교텃밭은 도시농업으로 부터 지원을 받는 대상이지 텃밭교육의 주체는 아니다.
그림_ 학교텃밭의 지속적 유지를 위한 요소와 구성원
지난 몇 년간 학교텃밭 지원조례가 일부 지자체에서 제정되었다. 경남을 시작으로 부산, 광주에 이어 인천에서도 ‘학교텃밭 활성화를 위한 지원조례’가 만들어졌다. 학교에 강사를 파견하여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방식을 넘어, 전체 교육과정 중에 한 두 학기라도 텃밭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려면 교육정책 차원에서 고민해야하며, 이는 학교(교사)나 교육당국(교육부) 차원에서 절대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다. 따라서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아가되 지역사회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확대되고 지속적인 협조관계가 유지되어야 한다. 이때 지역사회는 마을이며 또한 도시농업지원센터와 같은 전문역량을 갖춘 기관이기도 하다.
지난 10년간의 경험은 더 많은 텃밭교육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바닥을 다지는 시기였다면 앞으로의 텃밭교육에 있어 중요한 것은 그동안의 축적된 경험을 정리하고 이를 토대로 텃밭교육활동가의 확대와 제도기반의 마련, 그리고 미래세대들에게 필요한 교육이라는 것을 더 넓게 인식시키는 것이다. 도시농업관리사(도시농업관련 국가자격증)를 양산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활동가로써의 역량을 어떻게 쌓을 것이고, 아이들에게 텃밭교육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 사단법인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all.dosino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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