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29일 화요일

비대면 시대, 도시텃밭 도시농업

코로나가 바꾼 일상, 비대면

올해 초 중국에서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뉴스로 나올 당시만 하더라도 지금의 상황을 예상했던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2월 초 회원총회를 준비하던 당시 우리나라에도 감염자가 20여명 단위로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에게 불안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총회참석을 많이 못하고 여러 행사들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이때만해도 잠시 위험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수준으로 생각하겠던 것이 일반적이다. 추위가 사라지고 따뜻한 계절이 오면 위험도 사라지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2월달에 많은 단체들이 총회를 잠시 미뤄두고 있다가 결국엔 온라인총회라는 것을 하기 시작했다. 여행도 미루고 중요행사 잠시 미루는 것을 생각했는데 갑자기 확진자가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겉잡을 수 없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2월에 잠시 기다리자는 기약은 어느덧 8개월이 지나도록 지속되고 있다. 3월 학교의 개학이 미루어지고, 자연스레 공동체텃밭을 시작하는 행사와 모임들도 공식적으로 치루지 못하고 텃밭이 시작되었다. 학교텃밭은 당연히 기약을 못하는 상황이되었다. 어린이집 유치원 텃밭수업을 운영하던 협동조합은 올 한해 거의 개점휴업상태가 되어버렸다. 

전체가 멈추고 함께 노력한 결과 그래도 다시 일상을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지만, 2차 확산이 다시 모두를 움츠리게하고 있다. 이제 코로나 우울증이라는 표현이 심심치않게 나오고 있다. 2주간의 격리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 모임, 바깥활동이 제한적이 되는 새로운 일상을 이야기하면서 이로인한 우울증이 우려되는 수준이다.

텃밭활동도 비대면이 가능한가?

이렇게 되자 대규모로 준비된 도시농업박람회 등이 취소가 되거나 비대면(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상황까지 낳게되었다. 심지어 학교텃밭수업도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렇게까지 가게되니 텃밭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하게된다. 학교텃밭은 왜 하는 것이며, 공동체텃밭은 어떤 의미일까?

흔히 말하는 '새로운 일상'의 핵심은 비대면(언택트Untact 컨택트의 반대말로 생긴 신조어)이다. 학교에 가지 않고 온라인학습을 하며 조회와 종례는 화상채팅으로 대신한다. 총회같은 큰 회의부터 작은 회의 심지어 강의도 화상으로 하는 것이 너무나 일상화되어가고 있다. 

그러면 텃밭은 비대면이 가능할까? 텃밭수업을 비대면으로하는 것은 교육적인가? 질문을 하게 된다. 먼저 공동체텃밭을 보면 당연히 비대면 공동체텃밭은 성립되지 않는다. 올해도 공동체텃밭은 도시농부들의 발길로 여전히 활발히 농사를 짓고 소소하게 만남을 이어가며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다. 오히려 외부활동이 제한된 지금의 일상에서 텃밭은 그야말로 숨통을 틔울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 되었다. 텃밭이라도 없었으면 어찌했으랴? 

학교텃밭에서 텃밭수업을 비대면(온라인)으로 하는 것이 실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것이 텃밭의 가치가 발휘되는 방법인지는 부정적이다. 흙을 만지고 씨앗을 심어보고, 작물을 가꾸고 냄새맡고 맛보고 돌보는 활동들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텃밭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화면으로 보는 자연은 한계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인원을 최소화하여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오히려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더 신경쓸 수 있어 교육적으로는 더 좋아졌다.

새로운 일상이 텃밭의 소중함을 일깨우다. 

워낙 유튜브와 같은 영상컨텐츠에 친화적인 시대이지만 그럴수록 영상미디어중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텃밭은 어찌보면 이에 대한 대안적인 활동이다. 밖으로 나와 실제의 생명과 교감하고 직접 대면하여 이웃을 만나고 자연을 만나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라고 말하지 않던가.

그래서 오히려 비대면이라고 하는 새로운 일상을 이야기하는 이 시대에 텃밭은 공동체텃밭, 학교텃밭은 더 필요한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개발과 성장을 위해 생태계를 파괴하면서 생겨난 이런 큰 재앙은 인간과 자연을 분리하고, 한편으로는 자연을 지배하려고 하면서 생기는 문제인데 그 해답을 찾는 것이 또다시 분리하고 접촉하지 않는 것으로 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도시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자연과 교감하게 하는 필수가 텃밭이 되길 기대한다. 산을 찾아가고 캠핑을 하는 것도 좋지만, 자연을 돌보는 더 적극적인 활동이 가져오는 생태, 생명에 대한 의식의 변화가 더 클 수 있다. 최근 이른 코로나블루라고 불리우는 우울증의 치료방법으로 텃밭을 이야기하고 있다. 단순히 치유농업의 측면이 아닌 사회적인 역할로 농업을 바라 볼 수도 있다. 

비대면이라는 새로운 일상에서 우리는 텃밭으로 위안과 위로를 찾는다. 


2020년 9월 17일 목요일

[공지] 9월 도시농부특강 - 도시에서 산나물 키우기

 


2020년 도시농부특강, 그 여섯번째는 '도시에서 키우는 산나물'을 주제로 진행합니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2단계로 내려왔지만, 

아직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어 이번 특강은 온라인(유튜브 라이브)으로만 진행합니다.


실내 텃밭, 베란다, 도시텃밭에서 키울 수 있는 산나물의 종류와 효능에 대해 알아보고 재배법, 이용법 등을 배워 볼 예정입니다.


사전신청을 하신 분들께 특강 당일, 강의 시작 전 링크 주소를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시간 맞춰 접속하셔서 PC, 노트북, 핸드폰 등 자택에서 편한 기기로 시청해주시면 됩니다. 


- 일   시 : 2020. 09. 23. (수) 오후 7시~10시

- 장   소 : PC, 노트북, 핸드폰 등을 이용해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곳 어디든

- 참가비 : 없음!

- 강   사 : 이기원(산채마을 대표, 산나물 전문강사)

- 주   관 : 미추홀구 도시농업지원센터(032-721-7087)


사전신청하기▶▶bit.ly/산나물특강




우리 동네 숲밭 만들기 워크샵 참여안내 (9.23~11.4)

우리 동네 숲밭 만들기 워크샵

"숲밭이란 과일나무를 중심으로 여러해살이 작물과 꽃을 함께 심어 가꾸는 아름답고 생산성 높으며, 관리하도 쉬운, 한마디로 놀고 먹기 좋은 숲을 닮은 밭입니다. 게다가 숲은 지구에서 가장 오래되고 우수한 탄소포집기라는 거 아시죠?"
우리동네 숲밭 만들기 워크샵
일시: 2020.09.23~11.04(총 6회, 16시간)
장소: 온라인+ 미추홀구도시농업지원센터
모집인원: 10명 내외
참가비: 5만원(농협 355-0030-3588-73)
문의 : 010-2806-3618 (오선경 퍼머컬처 디자이너, 숲밭 및 텃밭정원 디자이너)
첫 워크샵은 온라인으로 진행됩니다.
신청하신 분들에게 온라인 접속법을 안내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 접속일]
2020년 9월 23일 오후2시~3시
온라인화상 플랫폼 활용 (구글 미트)
* 노트북(또는 웹캠이 있는 데스크탑), 스마트폰(구글미트 앱, 혹은 지메일gmail 앱)으로 접속가능합니다.


2020년 9월 7일 월요일

도시농부와 마을주민들이 만들어낸 하루아침의 기적, 마을 자투리텃밭



도시농부와 마을주민들이 만들어낸 하루아침의 기적, 마을 자투리텃밭



마을 자투리텃밭 만들기를 했습니다.
예산을 만들어 뚝딱 만들면 좋겠지만 그리하면 왠지 텃밭설치업체의 편의대로, 또는 기성제품을 가져다 놓는 정도만 될 것 같았습니다. 이 공간에 맞게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면서도 도시농부들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텃밭이길 바랬습니다. 그래서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더 힘든 과정이더라도 그 방식으로 텃밭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야기는 그 마을을 속속들이 설명해주신 통장님을 만나면서 시작됩니다.
미추홀구에는 주안이라는 이름의 동네가 있습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주안1~8동까지 넓이도 그렇고 인구도 그렇고 미추홀구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지역입니다. 그런데 유난히 주안인데도 약간 동떨어진 동네가 있으니 주안5동. 부평과 서구, 남동구를 접하는 미추홀구의 북쪽 끝에 있고 전철1호선으로 다른 주안동과도 남북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39통은 주안5동 끝이요, 전철길 따라 길게 석암고가와 간석역을 사이에 두고 자리잡고 있습니다.
주안5동 39통 이은주 통장님을 만난 것은 지난해, 도시농부 특강을 들으시고 그동안 경험도 없었던 텃밭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39통마을에 주민들이 이곳 저곳에서 텃밭을 가꾸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우리동네(39통)에도 텃밭이 많은데 한번 와보시라는 얘기를 들었죠. 그리고 시간이 많이 흘러 올해 4월에야 비로소 마을을 둘러보게되었습니다.
첫 방문 사진들 - 주안5동 39통 마을의 여러 텃밭모습들
빌라로 이루어진 동네 곳곳의 자투리공간에 숨어있는 텃밭들에는 꽃도 있고 작물도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빈공간에는 아직 가꿀 수 있는 여지가 많다며 마을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시는 통장님의 열정에 약간 감동을 했습니다. 그래서 빌라 죽은 공간에 텃밭을 조성하자고 이야기를 하고 만남을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마지막으로 보여드릴데가 있다며 어느 빌라 뒷쪽을 보여주셨죠.
한울빌라 2동과 3동 사이를 지나 철길과 나란히 길게 뻗은 공터에는 검은 비닐과 차광막으로 덮여있었습니다. 사정을 여쭤보니 철길옆에 철도청 땅이 길게 방치되어 빌라 주민들이 이런 저런 쓰레기를 버리고, 방치되면 풀도 나고 해서 그나마 더 이상 방치되고 쓰레기가 쌓이는 것을 방지하려고 주민 한 분이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합니다.
현장사진 - 철길과 빌라사이의 공터


여기에 잘 정리된 텃밭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욕심도 났습니다. ‘근사한 텃밭으로 주민들이 즐겨찾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다.’ 작년 인주중학교 텃밭공간을 보았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죠.
인주중학교 작년사진

관련글 : 지역사회와 연계한 학교텃밭으로 만들어가기 http://www.dosinong.net/2019/08/blog-post_17.html
그래서 여기는 그냥 뚝딱 업체에 맡기듯이 계약해서 만드는 텃밭이 아니라 함께 구상하고 거기에 맞추어 만들어가는 텃밭이었으면 했습니다. 그 후 틈이 있을 때마다 주변 도시농부(도시농업네트워크 회원)들에게 공간을 보여주며 여기를 텃밭으로 구상해서 만들어보면 어떠냐고 얘기했고 3번~ 4번의 방문 때마다 통장님은 매번 정성스레 긴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사진 - 여러차례 현장과 마을을 방문하여 준비 (4월~ 8월)



8월 전에는 텃밭을 만들자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체 장마와 태풍, 코로나로 인해 시간이 많이 지난 9월 5일에야 텃밭을 만들었습니다. 몇번의 미팅을 더했고, 도시농부들과 마을주민들이 역할을 나누어 준비작업을 했으며, 재료준비부터 자원봉사자 모집까지 두 주체들이 함께 준비를 했습니다.

관련글 : 도시농부들의 마을텃밭만들기 워크샵, 자원활동가를 모십니다. https://cafe.naver.com/dosinongup/15988
당일 활동은 생각보다 계획대로 진행되어 하루 만에 모든 일정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땅고르기 작업을 하면서 땅속에서 쓰레기가 더 나오기도 했고, 나무틀밭을 만들면서 미숙하지만 모두가 손발이 잘 맞아서 훌륭한 팀웍으로 착착 진행되었습니다.
벽돌은 지인의 무상지원으로 부천으로 이동하여 운반하고, 자갈도 주안의 어느 빌라옥상에서 내려 트럭으로 운반했죠.
그 사이 멋지게 틀로 제작된 밭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통로와 쉼터자리를 벽돌로 깔고, 텃밭과 화단사이를 자갈로 마무리하니 여러가지 다양한 재료들과 꽃들이 어우러진 텃밭으로 순식간에 바뀌었습니다.
당일 작업을 진행했던 현장사진들



















무엇보다 함께 마음과 시간을 내주신 마을주민과 도시농부들의 수고가 하룻사이의 기적을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루의 기적이 아니라 이를 시작으로 마을마다 주민들의 관심으로 기적이 아닌 일상으로 이어지고 확대되길 기대합니다.
[마을 텃밭에 도움을 주신 분들]
1. 도시농부(도시농업네트워크 회원들)
텃밭설계 및 준비 : 한경래, 김경희, 오선경
텃밭조성 : 김경희, 한경래, 김수희, 권위남, 김미숙, 최정은, 장만석, 김미선
2. 마을주민(39통 주민들) (아직 더 정리중입니다.)
쓰레기정리 : 이은주, 장지택, 장한별, 000
텃밭조성 : 이은주, 장지택, 장한별, 000, 000
3. 기타지원
벽돌지원 : 너른마당주말농장
자갈지원 : 주안 어느빌라
생태텃밭협동조합 : 작업도구 및 농기구
쓰레기처리 : 미추홀구청
연못화분 : 청파유치원
무엇보다 이 텃밭이 만들질 수 있게 마을주민분들과 함께 해주신 이은주 통장님 그리고 기꺼이 텃밭설계에서 조성하는데 진행까지 모두를 책임져주신 김경희, 한경래 도시농부님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인기있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