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자농의 도토리 제11회
(6월 채종 작물/ 전통농사 풀관리 지혜/ 뿔시금치 채종실습)
6월에 채종하는 작물
6월을 서양에서는 June(준)이라 한다. 결혼과 출산의 신인 로마 신화의 여왕 주노(Juno)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동양의 6월은 24절기 중 망종(芒種)과 하지(夏至)가 들어오는 계절이다. 6월부터 겨울을 잘 이겨낸 월동작물의 씨앗을 거두기 시작한다. 6월 초 중순에는 무, 배추, 갓, 유채, 마늘 ,파, 양파, 쪽파 등의 씨앗을 거두고, 중하순부터는 시금치, 고수, 보리, 밀, 감자, 당근, 상추 씨받기를 한다. 망종은 까끄라기(까락)가 있는 종자와 관련된 일을 한다. 밀, 보리를 수확하고 모내기를 하는 절기를 의미한다. 하지는 무더위를 땅에서 느끼는 절기를 말한다.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이곳저곳에서 작동하고 있다. 망종에 모기가 한 두 마리보이더니 어느새 하지에 이르러 극성을 핀다. 5월5일 입하절기에 심은 고추, 토마토, 가지가 6월 하순에 이르러 꽃이 만개하고 열매가 출현하지만 아직 먹기에는 풋내가 난다.
조선파 |
조선파 (2019년 6월14일 촬영)
추워도 월동을 잘하는 인천지역의 토종파. 겨울을 이기고 새순이 올라오는 4월의 파를 움파라고 하는데 이때 파김치로 먹으면 1년 중 가장 맛이 좋다.
파 씨앗 채종방법은 파 꽃이 지고 파 씨앗이 60%정도 보일 때 파 대궁을 잘라 말려 대봉을 잡고 그릇에 톡톡 씨앗을 털어낸다.
누구나 쉽게 채종 할 수 있다.
6월은 작물보다 풀이 더 빠르게 자란다. 여름이 왔기 때문이다. 보통 4월~5월의 풀은 봄풀로서 냉이, 쑥 등 키 작은 풀이고 세력도 심하지 않아 설렁설렁 풀꽃도 관찰하면서 풀과 사이좋게 지낼 수 있지만, 6월의 풀은 5월 하순에 잡지 못하면 낭패를 당하기 쉽다. 6월은 절기상 망종이라 까끄라기(가락) 있는 씨앗이 살기 좋은 때이다. 작물만 그런 것이 아니다. 풀도 그렇다. 강아지풀은 우리가 주식이나 잡곡으로 먹는 쌀, 조, 수수의 조상이다. 강아지풀은 벼과에 속한다.
풀밭? 마늘밭? |
마늘밭 (2017년 6월11일 촬영)요즘 마늘밭에 풀이 많이 올라온다. 그러나 걱정할 이유가 없다. 마늘은 이미 필요한 광합성을 마쳤기 때문이다. 6월 마늘 밭에 풀이 많이 있어도 그대로 둔다. 수확량도 좋고 병에도 걸리지도 않고 무엇보다 맛이 좋다. 맛이 좋다는 것은 영양분이 다양하고 풍부하다는 것을 혀가 느낀다는 의미이다.
전통농사의 풀 관리 지혜
농사짓기가 개량되기 이전, 그래야 1970년대 말까지 대중적인 생활로서의 전통적인 농사방법 중 밭 김매기 5단계와 논김매기 3단계를 소개한다. 김매기는 호미 한 자루로 설렁설렁 해야 고생을 하지 않게 된다.
〔전통농사의 밭 김매기 5단계〕
1. 아이매기 (애벌매기) : 4월말 5월초 – 손으로 풀을 관리한다.
2. 흩기 : 5월 말경 – 호미로 밭 표면을 긁어준다.
3. 고잽이 : 5월 말경 – 흩기를 하고 남은 풀이 성장하면 한번더 손이나 호미로 풀을 관리한다.
4. 껄떠기 (그루 넘기기) : 6월 중순 – 밀 보리 베어낸 그루터기를 갈아 주고, 이모작으로 콩 심은 곳에 북주기를 한다.
5. 돌갈이 : 6월 하순- 김매기 마지막으로 늦은 풀이 올라오는 것을 소부(사람의 힘으로 쟁기질을 함)하여 풀 관리하기
이렇게 하면 장마 전 김매기가 마무리 된다. 전통 농경공동체 시절에는 김매기가 마무리 되면 그때부터 이듬해 사용할 퇴비를 준비한다. 퇴비의 주 재료는 그해 자라난 야생산야 등지의 억세어진 풀과 어린 관목들의 잔가지 등이다. 마을마다 풀 관리가 마무리 되면 다들 모여서 풍년을 기원하면서 잔치를 했다. 이것이 바로 "풋굿"이며, 동네에 따라 "풋구 먹는다". "풀구 논다". "여름굿 먹는다" 등으로 불렀다. 풋굿을 놀고 나서 마을 촌장이나 어르신이 "풀을 베도 좋다"라는 영(명령)을 내리면 그때부터 퇴비용 풀베기에 매진하게 되는데, 어느 누구라도 허락 없이 미리 풀을 베거나 하면 마을에서 큰 제재를 가했는데, 이는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기위함이였다. (* 경북 봉화에서 토종으로 농사짓는 농부 (토농회) 불유구님의 도움을 받아 정리했습니다.)
〔전통농사의 논 김매기 3단계〕
강원 영동지방에서는 모내기를 한 지 20일쯤 지나면 ‘아이 김매기[초벌 김매기]’를 하는데, 이때는 손으로 풀을 뽑는다. 두벌 김매기는 그로부터 20일쯤 지나서 하고, 마지막 세벌 김매기는 다시 20일쯤 지나서 했다고 한다.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강화도 지역 토종 뿔시금치 씨앗 채종하기
도시농부의 텃밭은 여러 채소를 같이 기르는 섞어짓기(혼작)나 시간차를 두고 하는 사이짓기(간작)를 하게 된다. 감자밭에 사이짓기는 키작은 강낭콩이나 시금치를 심는다. 강낭콩은 감자를 수확하고 그 이후에 수확하며, 시금치는 감자수확 전에 씨앗을 채종한다.
여자시금치 |
남자시금치 |
강화도지역 토종 뿔시금치
시금치는 은행나무처럼 여자 꽃과 남자 꽃이 각각이다. 남자 시금치는 꽃대를 하늘 높이 올려 사랑가를 부른 후 일찍 꽃이 지고 수명을 다 한다. 반면, 여자 시금치는 겨드랑이에 씨를 맺으면서 후손이 영글고 나서 죽는다. 남자 꽃을 받아 심어보니 헛일이다. 반듯이 여자 꽃의 씨를 받아야 한다. 여자 꽃은 이렇게 중하다.
시금치가 꽃을 피우고 누렇게 변색이 되면 낫으로 시금치대를 베어 말린다. 강화 뿔 시금치는 말 그대로 씨앗에 뿔 같은 가시가 있다. 찔리면 피도 나고 많이 불편하다. 두꺼운 장갑을 끼고 조심하여야 한다. 시금치가 잘 마르면 포대자루에 시금치를 넣고 신발짝이나 막대기로 두드려 준다. 씨앗이 우수수 떨러지게 되어있다. 줄기는 손으로 걷어내고 채로 치거나, 선풍기 바람으로 이물질을 날려 보내고 씨앗을 정선하여 다시 반그늘에서 보름정도 말려 병에 넣어 보관한다.
배추나 시금치, 아욱씨 등 채종하는 간단한 방법
1. 준비물 : 포대, 그릇, 신발, 말린 시금치
2. 포대에 시금치를 넣어줍니다.
3. 신발짝(막대기)으로 포대를 두드립니다. 막대기는 찾기 어려워도 신발짝은 어디에나 있다.
4. 줄기 등 이물질을 제거하고 키질이나 채로 쳐서 정선한다.
선풍기 등을 이용하여 씨앗을 선별한 후 한 번 더 반그늘에 7일~15일정도 바짝 말려준다.
1. 토종씨앗으로 경작하여 채종하는 등 토종도시농부 활동을 하시고 싶은 인천분들은 (사)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씨앗이음으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032-201-4549)
2. 소자농의 개인 온라인 방을 소개합니다. 토종씨앗이 필요하신 분이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네이버 밴드 : 소자농의 토종씨앗 전통농사 (https://band.us/n/a8a321v6E4pe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