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토종씨앗 무료나눔 : 토종호밀과 앉은뱅이 밀
*[소자농의 24절기 도시농업 토종작물 이야기]를 줄여서 "소자농의 도토리"라 하겠습니다. '도시농업' '토종작물' '리야기'의 줄임말이면서 도시농업 스토리의 줄임말입니다. -편집자주
가정에 냉장고가 언제 있었는지 기억이 나시나요?
서울에서 태어난 나는 어렸을 때에 집에 냉장고가 없었다. 겨울 김장을 할 때 아버님이 땅을 파서 김치 독을 묻었고 더워지는 5월경 어머니는 쉰 냄새가 진동하는 김치 독을 정리하셨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어머님은 매일 동네에서 가까운 시장에 다니셨고 부엌에서 매번 요리를 하셨다. 비록 서울이라 하더라도 동네의 집들은 한옥이 대부분 이였고 작은 텃밭에서 채소를 경작했고, 닭도 여러 마리 길러 달걀을 자급했다. 냉장고보다 TV의 대중적인 보급이 앞섰고 냉장고가 보급된 후 통돌이만 있는 세탁기가 가가호호 마련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냉장고 없는 시절은 대부분의 집에서는 제철 채소를 밥상에 올렸던 것이다. 도시의 이곳저곳에서 아파트가 들어설 무렵 텃밭은 없어졌다.
※ 한국에서 냉장고는1975년에 국산화에 성공 대중적으로 보급됨
냉장고 없던 시절 절기풍습이 있었다.
농사가 생활 속에 있었던 어린 시절 방안에는 한자와 숫자로 된 일력과 달력을 어르신들이 보시면서 이사 가는 날, 신이 없는 날, 정성을 드리는 날, 각종 채소 씨앗을 밭에 던지는 날, 묵나물을 만들고, 장아찌와 각종 장을 담던 것들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날 정도로 절기와 텃밭농사는 온전한 생활 이였다. 그러나 도시가 산업화되면서 절기 풍습의 텃밭농사는 사라졌다. 도시의 어린아이들은 벼를 쌀 나무라고 불렀고, 먹거리는 공장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여기게 되었다. 지금도 수많은 먹거리가 공장에서 출하된다.
도시농부가 절기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그 이유는 간단하다. 전통 도시농은 대규모 산업농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닐하우스나 유리온실, 식물공장에서 경작을 하지 못하고 하늘과 땅이 그 자리에 놓여 있는 자연스러운 자투리 땅 이나 옥상 틀 밭에서 산업농이 아닌 전통농사와 유사한 친환경 경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4계절의 하나인 가을이 간직한 시간은 대략 90일이다. 이 중 앞서는 45일은 여름이나 가을의 기운이 감추어져 있으며, 뒷 따르는 45일은 가을 기운이 텃밭에 표출된다. 숨어있는 가을은 입추(8월7일), 처서(8월23일), 백로(9월7일)의 45일이며. 현상 속에 드러나는 가을은 추분(9월23일), 한로(10월8일), 상강(10월24일)의 45일이다. 절기로 기온 및 해 길이의 변화를 가눔 한다. 작물의 흥망성쇠가 온도와 일장(해 길이)에 적응되었기 때문이다.
도시농부가 절기의 변화를 알아야 하는 이유를 속이 차는 결구형 90일 배추와 반결구형 60일 조선배추로 살펴본다. 속이 차는 90일 김장배추를 경작하기 위해서 아직은 여름이지만, 이면에 가을이 시작되는 입추(8월7일)전후로 밭을 만들고, 씨앗을 밭에 던지며 늦어도 여름이 끝나는 백로(9월7일)까지는 배추모종을 심어야 하다. 그 이유는 결구형 배추의 성장기간이 생애별 적정온도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결구형 배추는 파종에서 수확까지 최소 90일의 성장기간이 필요하다. 배추 씨앗이 싹트는 온도는 15도~34도이다. 배추가 잎이 자라는 초기 성장에 필요한 적정 온도는 18도 ~ 20도이다. 속이 잘 차오르는 온도는 15도~18도이다. 배추는 영하 3도에서는 성장을 멈추며, 영하8도의 온도에서는 얼어 죽는다.
아래 도표(기온분석 : 인천 2018년 8월 15일~ 11월30일)를 살펴보면 인천 지방에서 2018년 9월 20일부터 18도 ~ 20도의 기후가 시작이 되어 본격적으로 배추 잎의 성장에 필요한 온도가 유지되기 시작했고, 배추의 속이 차는 온도인 15도~18도는 10월1일부터 시작되었다. 또한, 배추 성장이 정지하는 영하의 온도는 11월23일부터 시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본격적으로 배추 잎이 성장하면서 속이차고 배추의 성장이 멈추는 기일은 9월20일 ~ 11월23일이며 약 65일이 걸린다. 그러나 속이 차는 결구형 배추는 최소 90일을 길러야 하는 생애기간이 필요함으로 9월중순경 씨앗을 넣게 되면 약30여일의 기일이 부족하게 된다. 기일이 부족하면 배추는 속이 차지 않게 된다. 그래서 배추를 경작하기에 철이 없는 즉, 절기에 부합되지 않는 (기온이 28도~36도가 지속 되는) 무더위인 8월중순경 씨앗으로 모종을 내는 일을 하게 된다.
【기상청의 기온분석 : 인천 2018년 8월 15일~ 11월30일】
처서(8월23일) 백로(9월7일) 추분(9월23일) 한로(10월8일) 상강(10월24일) 입동(11월7일) 소설(11월22일)
무더위에 배추는 잘 성장 할 수 없는 생리적 특성이 있다. 배추는 서늘한 기후에 적응해온 작물이다. 무더운 여름철인 8월 육묘업을 하는 농부들은 벌레의 피해를 방지하고자 농약을 사용하고, 배추의 생육환경에 도움을 주는 인위적인 환경인 인큐베이터(육묘시설) 속에서 배추모종을 약20일에서 25일정도 길러 9월 초순에 모종을 출하한다. 9월 초순도 온도가 최저 22도 ~ 최고 30도의 여름철 온도라서 배추의 성장환경은 나쁘다. 어린배추들은 벌레의 피해를 받고 태풍과 폭우로 인하여 녹아내리기도 한다. 이 무렵 도시농부들은 지구의 절기 환경에 적응하며 진화해온 배추의 생리적 특성을 무시하고 즉, 배추를 절기를 무시하고 너무 일찍 심은 것에 대한 반성은 무시하고 벌레를 흉보며, 살충제 천연농약을 구하거나 만드는 방법을 구하게 된다.
도시농업이 자연이 지속 순환하는 생태 환경을 중하게 여겨 실천하고, 도시농부들이 모이는 텃밭에서 배추를 경작하는 배움을 할 경우 한국의 절기에 아직 적응하지 못한 개량된 90일 결구형 배추로 경작하는 것을 경계하여야 한다. 그럼 어찌하여야 하는가? 한반도의 기후와 환경에 순응한 토종배추인 60일 조선배추로 절기에 적합한 농사방법을 익히고 실습하여야 한다.
배추농사를 절기의 순리에 따라서 쉽게 경작하려면 60일 토종 조선배추를 추분(9월23일경) 전후로 밭에 씨앗을 줄뿌림하면 이때의 온도가 18도 ~ 24도이기 때문에 벌레의 피해가 그다지 심하지 않아 쉬운 방법으로 절기에 순응하는 배추농사가 가능하다.
오늘날 우리가 김장을 해먹는 결구형 가을배추는 1960년대 원예시험장에서 일본의 경도3호와 중국의 청방배추를 교배하여 만든 청경배추가 그 기원이다. 따라서 결구형 90일 김장배추는 한반도의 기후와 풍토에 적응해온 세월이 약 60년 정도라서 배추가 성장하는데 있어 우리나라의 절기에 온전히 적응이 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속이 차지 않는 조선배추는 고려시대 이전부터 한반도로 유입되어 1850년대에 우리의 기후에 적응하게 된다. 개성지역의 배추인 개성배추가 그것이다. 이후 중부와 남부지역에도 조선배추가 적응하게 되는데 경종배추와 의성배추 등이 그것이다.
도시농부가 절기를 알아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작물이 성장하는 그 절기 기간 동안 텃밭의 생태환경이 어떤지를 살펴야 한다. 풀의 종류와 세력, 기후와 자연재해, 벌레의 출현과 짝짓기 등 다양한 생명체들이 밭에서 자연스러운 영역을 설정하고 생태 환경의 평형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이러한 생태계는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순환되어 지속 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간단하게 표현하면 『기후와 환경의 적응』이다. 즉 『절기』에 따르는 것이다.
도시농부들이 절기에 따르는 전통적인 농사를 거부하고 경제적인 효율성을 이유로 발전한 산업적인 관행농을 즐겨 실천한다면 자연의 생태환경은 지속될 수 없고, 이로 인한 자연 질서의 파괴를 치유시키는 것은 결코 경제적인 효율성으로 불가능한 영역이다.
농촌이나 근교의 관행농부들은 도시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작물을 경작 할 수밖에 없다. 이미 관행농업은 절기와 이에 순응한 토종작물로 경작하는 전통적인 농사활동을 찾아 볼 수 없다. 여러분들은 전통적인 농사 방법으로 경작하는 참외나 딸기를 몇 월에 먹는 것인지 이미 망각하고 있다.
전통가족농인 도시농부들은 왜 토종씨앗을 선호하는가?
토종씨앗이 유전자가 변형되지 않았다는 이유도 정답이다. 씨앗구입 가격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이유도 적절하다. 작물종의 다양성을 지켜야하기 때문이란 이유도 있다. 우리의 것 신토불이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것은 토종씨앗은 산업화된 종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수많은 세월동안 그 지역의 기후와 풍토에 적응하면서 유전자가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토종씨앗은 농부가 어떻게 경작을 해오고 있는지와 씨앗이 대를 이어 생존한 세월동안 어떤 기후변화가 있었는지 유전자에 기록하면서 생태환경에 적응해 온 진화의 생명체이다. 그 땅에서, 대대손손의 농부들과 함께 절기에 따라 스스로 후손을 남기고 앞으로도 살아가야 하는 씨앗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산업화된 종자는 토종씨앗과 다른 것인가? 이 문제는 차후에 다시 살펴보기로 한다.
절기 따라 10월에 씨앗으로 직파하는 토종작물 – 호밀, 밀
10월은 절기상 한로(10월8일)와 상강(10월23일)이 있는 달이다. 즉 완연한 가을이며, 여러 작물들의 추수로 바쁜 계절이다. 또한 내년에 심을 작물들의 씨앗을 채종하여야 한다. 완연한 가을은 지금을 살아가는 도시농부들에게 가을작물을 수확하면서 동토의 겨울이 오기 전 매서운 추위를 땅속에서 잘 견디게 하려고 봄에 수확한 토종호밀이나 토종 앉은뱅이 밀, 보리, 귀리와 같은 잡곡 씨앗을 줄뿌림하거나 점파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북쪽지역에서는 추위에 잘 견디는 호밀이나 귀리를 남쪽지방은 밀이나 보리를 심어왔다. 그러나 관행농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낮아 더 이상 호밀이나 보리농사를 하지 않고 있다. 대부분 외국의 저렴한 잡곡을 수입하여 먹고 있는 실정이다.
가을에 직파하여 봄에 수확하는 밀, 보리는 초겨울까지 싹을 베어 먹을 수 있고 도시농부를 밭으로 나오게 해준다. 또한 이른 봄 뿌리가 월동한 밀 싹은 풀보다 먼저 싹이 올라와서 봄의 소식을 전해준다. 밀과 보리 같은 잡곡은 뿌리부에 잡초가 자라지 못 하도록 하는 물질을 방출시키는 타감 작용을 하여 추수를 하고 나면 그 자리에 확실하게 풀이 덜 나는 효자 작물이기도 하고, 호밀이나 밀의 경우 탈곡도 쉽고 쌀처럼 도정을 하지 않아도 먹는 데 불편함이 없다. 잘 말린 알곡을 밥에 잡곡으로 먹어도 되고, 뻥 튀겨 먹거나, 물에 불려 믹서에 갈아 부침개나 수제비를 해먹을 수도 있다. 밀은 엿기름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고 밀고추장의 감 칠 맛은 먹어본 사람들은 모두 부정 할 수 없다.
밀대는 덮개작물로도 유용하다. 밀농사 후작으로 들깨와 콩을 심을 수 있다. 또한 밀밭이 넉넉하다면 5월초에 박과(오이, 참외, 울외)채소를 이랑과 고랑 경계에 1미터 정도 사이거리를 두고 직파하여 밀을 수확한 후 지지대 없이 오이나 참외 밭으로 경작 할 수 도 있다.
인천 지방은 기후여건이 호밀은 무난하게 쉽게 경작 할 수 있으며, 밀의 경우 강한 추위에는 냉해 피해가 있다.
밀 심는 전통방법은 쉽다. 벼를 베고 그 자리에 씨앗을 던지면 된다. 씨앗은 20~30알씩 세로 가로 20cm의 간격을 주고 점 찍 듯이 심거나, 줄뿌림을 할 때에는 2cm마다 밀 씨앗이 2~3알정도 떨어트리면 된다. 즉 특별하게 경운이 필요없다. 봄에 잡초의 싹보다 밀 싹이 올라오기 때문에 김매기를 해줄 필요도 없다.
밀은 감자보다 일찍 수확한다. 새가 밀알을 먹기 시작하면 밀알이 잘 익은 것이다. 낫으로 밀 나락을 잘라 말려서 발로 비비면 탈곡이 된다. 이것을 까불려서 물에 세척하면서 이물질을 걸러내고 펼쳐 말리면 별도의 도정 없이 식용이 가능하다.
밀을 수확하기 전인 5월 콩을 이어짓는 방법도 소개한다. 이렇게 하면 새의 피해를 예방하면서 건조하여 콩이 발아가 지연되는 것을 해결할 수 있다. 밀과 밀사이의 빈자리에 널찍하게 60cm~80cm간격으로 콩알을 한 알이나 두알 심어주면 된다. 6월 중순 밀 대가리인 나락을 낫으로 수확하고 콩이 20cm정도 자라면 밀대의 발목을 낫으로 베면서 콩 주변의 잡초를 베어주면서 북주기를 하면 더 이상 풀이 자라지 않아 쉽게 절기 농사를 할 수 있다.
토종 호밀과 토종 앉은뱅이 밀 씨앗나눔
가. 토종 호밀 씨앗 내력
- 2018 : 곡성 은은가
- 2019 : 인천 소자농
나. 토종 앉은뱅이 밀 씨앗 내력
- 2015 : 충남 아산 농민회
- 2015~2019 : 인천 소자농
다. 나눔 신청방법 : (사)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설문지로 아래신청
라. 선착순 나눔 수량 : 선착순 100명
- 호밀 50명, 밀 50명 (밥 수저 한 개 분량)
- 택1 - 중복신청 불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