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28일 금요일

소자농의 도토리 13회 - 9월에 심는 작물, 공영농장에 겨울농사를 허하라!



9월에 씨앗을 심는 작물

9월은 김장채소 심는 절기 : 백로(9월7일), 추분(9월22일)
백로(白露)는 밤에 기온이 내려가 새벽에 이슬이 생긴다. 가을 작물을 심을 때가 온 것이다. 추분(秋分)에 이르러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 드디어 땅과 하늘이 여름과 작별하고 가을이 왔음을 알게 된다.

상추는 전통적으로 9월에 경작하는 작물
9월 공영도시농업농장에는 김장채소인 무•배추•갓•쪽파•파를 모종이나 씨앗으로 심는다. 그러나 9월에 씨앗으로 심는 대표적인 우리나라의 토종작물로는 상추가 있다. 상추의 발아와 생육 적정온도는 15~20도로 옛날부터 가을에 재배하여 이듬해 봄까지 먹는다. 겨울철 날씨가 따듯한 남부지방은 겨울에도 상추를 먹을 수 있다. 토종상추를 3월말~4월초 씨앗을 뿌리면 6월에 꽃대가 올라와 먹는 기간이 짧아진다. 상추는 원래 가을에 경작하여 다음해 봄까지 먹는 작물이었다. 1970년 이후 사람들이 봄놀이에 삼겹살을 먹게 되면서 상추는 봄채소가 되었다. 육묘농가에서도 돈벌이용으로 3월에 잎이 무성한 상추 모종을 출하하여 도시농부들도 별 생각 없이 봄에 우선하여 상추를 경작한다. 무더워지는 7월부터는 상추농사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장마철부터 상추가격이 금값이 된다. 가을에서 봄까지 먹는 상추를 여름에 경작하기는 어렵다. 토종상추는 아직도 지방마다 다양한 종류가 경작되고 있다. 토종상추의 종류를 살펴본다.

중부지방 배추상추 : 배추 잎처럼 생긴 청상추
곡성지역 담배상추 : 담배 잎을 닮은 청상추, 아삭한 맛이 일품
논산지역 매(메)꼬지상추 : 늦도록 초여름까지 먹을 수 있는 청상추, “논산 신화리 매꽃(매화)마을”에서 경작하여 붙여진 이름
대구지역 조갈상추 : 대구에서 최초로 비닐하우스 경작을 했던 **농부가 색상추를 경작한 내력에서 유래된 이름
인천지역 개세빠닥상추 : 강화군에서 수집된 인천의 적상추, 상추잎이 강아지 혓바닥처럼 뒤집어진 모습에서 유래된 이름
평창지역 너부내상추 : 평창군 “광천(너부내)마을”에서 경작한 잎이 오글오글 주름 있는 갈색상추

왼쪽 위 부터 시계방향으로 배추상추, 담배상추, 매(메)꼬지상추, 너부내상추, 개세빠닥상추, 조갈상추  

※상추사진은 나무아래님의 토종씨앗도서관(https://blog.naver.com/greenbiker)에서 발췌하였습니다.

토종상추 씨앗으로 경작하는 방법
상추는 토양을 가리지 않고 무난하게 씨앗으로 경작 할 수 있다. 상추재배에 있어서 물을 자주 주거나 습기가 있는 축축한 밭이 건조한 밭보다 유리하다. 토종상추씨앗은 상온에서 3~4년 보관이 가능하다. 상추를 씨앗으로 심는 방법은 간단하다. 상추씨앗은 햇빛을 보아야 발아가 되는 광발아성 종자이기 때문에 땅속 깊이 심으면 싹이 나지 않는다. 밭 표면에 상추씨앗을 줄뿌림(2cm간격에 1~2알)하고 손으로 아픈 배를 쓰다듬어주듯이 흙을 살짝 덮어주던지, 손바닥으로 탁탁 상추 씨앗이 떨어진 곳의 흙을 눌러만 주어도 싹이 잘 올라온다. 물주기를 2~3일 하면 더 빨리 싹이 올라온다. 상추는 밭에 일정공간을 자리하여 심기보다는 밭 가장자리 한편에 일렬로 줄뿌림하여 경작하는 것이 작은 텃밭을 잘 가꾸는 요령이다.

콩밭과 감자밭 두둑 가장자리에 상추씨앗을 직파하여 자란 모습

공영도시농업을 위한 제안

공영텃밭에서 겨울작물을 경작 할 수 있는가?
9월은 텃밭에서 다양한 작물을 수확하는 절기이다. 그럼에도 구청 등 행정기관이 시민들에게 분양하는 2~3평의 작은 도시텃밭은 수확 할 것이 별로 없다. 5월에 심은 고추, 토마토, 가지 등을 작물을 걷어내고 김장채소를 심기 때문이다. 공영도시농업농장에서 작은 경작면적으로 절기별로 가꾸어야 하는 다양한 작물경작을 경험하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 공영도시농업농장 계약기간은 3월말에서 11월말까지이다. 9월에 씨를 땅에 넣고 겨울을 지내고 봄에 먹는 상추, 시금치, 마늘, 파, 부추, 고수, 근대, 잎우엉 등 월동작물 경작은 경험할 수 없다. 행정기관의 공영도시농업농장은 1년 4계절 24절기에 따라 농사짓는 기회를 도시농부들에게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런지 이유를 살펴본다.

첫째 : 행정기관은 목적을 달성의 질서를 유지하고자 통제•관리하는 관습이 있다. 구청 등 행정기관은 법령을 집행한다. 법은 사회목적 달성을 위해 관계인이나 행정주체의 의무와 위반을 규제하고 통제한다.

둘째 : 행정기관 업무관습은 빠르게 변화하지 못한다. 도시농업 행정부서 근무인원은 적은 인원이다 텃밭을 분양받는 시민들은 수백, 수천 명이다. 분양시민을 대상으로 사업목적을 적법•적정•균형 있게 집행하려면 질서가 필요하다. 행정기관은 이런 오랜 세월 경험한 통제•관리의 업무습관을 재빨리 벗어날 수 없다.

셋째 : 행정기관은 국민 세금인 예산을 집행한다. 사업예산집행은 계약을 조건으로 한다. 예를 들어 농장을 조성하는 행정기관 사업은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업체와 계약한다. 담당공무원은 계약내용대로 시공하였는지 감독함으로 농장의 외형은 완성된다. 농장 경작활동 주체인 도시농부들은 농장조성사업에 관여 할 수 없다. 공영도시농업농장의 분양자인 도시농부들은 농장공산품인 텃밭을 일정기간에 한하여 경작하는 권리를 구매하는 소비자와 같다.

넷째 : 행정기관을 대표하는 시장•군수•구청장은 선출직 정치인이다. 정치인은 많은 시민에게 농장을 경작하는 기회를 주려고 노력한다. 공무원이 이런 방향에 따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섯째 : 행정기관 예산집행 원칙은 매년 회계연도에 따른다. 회계연도는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이다. 해당예산을 공무원이 집행하려고 매년 초에 사업계획을 수립한다. 그 후에 농장을 조성하거나 정비하며, 시민들에게 분양한다. 경쟁률이 높아 당첨자를 결정하기까지 복잡한 절차로 담당공무원은 일이 많아진다. 행정기관에서 시민들에게 분양하는 공영도시농업농장은 위에서 언급한 내용 때문에 3월말~11월말까지로 제한된다. 12월은 예산결산을 위해 그동안의 사업경과를 마감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공영도시농업농장 분양자인 도시농부들은 가을부터 다음해 봄까지 밭농사의 백미인 겨울작물을 경작 할 수 없다.
행정기관이 분양하는 공영도시농업농장 경작기간은 짧고, 매년 새롭게 분양자를 모집한다.

도시농부에게 겨울작물 경작이 왜 필요한가?
도시농업의 소극적인 목적은 농업을 이해하고 환경 친화적인 생태환경을 경험하는데 있다. 보다 적극적인 도시농업의 목적은 도시텃밭 경작활동으로 산업도시가 유발시킨 우리 사회 문제 전반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도시민의 공동체 활동이다. 도시는 경작지가 항상 부족하다. 도시농업의 지원육성에 관한 법률에서도 국가•지방자치단체가 도시농업을 위한 경작 토지나 공간을 확보하도록 의무하고 있다. 지금 지자체별로 공영도시농업농장이 확장되어가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 농촌의 농업활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도시농업도 1년 24절기에 순응하는 경작활동을 경험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공영 도시농업은 3~4월 개장하여 감자심고, 4~5월 상추나 고추 같은 작물을 심고, 9월 김장채소인 무•배추를 심고 수확하면 11월에 경작활동이 종료된다. 1회성 경작활동을 두고 일부 담당공무원들도 공영도시농업을 분양자들이 상추•배추나 심어 먹는 취미활동으로 여기고 있다. 행정기관의 주된 도시농업 사업은 시민들에게 상자텃밭을 예산으로 지원하고, 교육기관인 학교 텃밭의 운영을 지원하거나, 공영농장을 매년 3월말~11월말까지 1회성으로 분양한다. 이런 행정관습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법령에서 정하는 소극적인 도시농업의 목적을 달성하는 방향으로 행정기관의 사업규모가 정해지고 규범화 되어간다.

산업화된 도시는 양분화 되어 있고, 갈등 문제를 간직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비싼 가격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부자와 집 없는 가난한 사람으로 이원화되어 있다. 이런 갈등을 개선하려면 지역구성원들이 생명의 존재가치를 행정,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지역적으로 종합하여 재해석하고 제 각기 스스로 존재하고 함께 어울려서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재발견하여야 한다. 도시텃밭은 다양한 생명들이 스스로 혼자 살면서, 함께 공존하는 생명공동체이다. 자연은 지속 순환하는 우주원리를 근원으로 한다. 도시농부들은 최소 24절기동안 텃밭에서 경작을 경험하여야한다. 도시텃밭이 생명공동체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행정기관이 도시농업을 지원 육성하는 적극적인 이유는 도시농부가 지역 생명공동체의 주도적인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도시농부들은 1년 24절기 그때마다 씨앗을 땅에 떨어트리고, 잘 익은 열매에서 다음을 기약하는 씨앗을 받고, 텃밭공동체로 만난 이웃들과 관계를 지속하여야한다. 지속성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 문제를 지역주민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원동력이 된다. 공영도시농업농장을 몸에 좋은 무공해 상추나 배추를 몇 개월 길러먹는 1회성 경작 소비활동으로 인정하고, 분양자인 시민들을 소극적으로 질서지우고 관리하여온 그동안의 도시농업 행정방향을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경기도 광주시청에서는 민영도시농업농장 분양비용의 50%를 예산으로 지원했다.

공영도시농업농장 운영방식 제안

첫째 : 행정기관은 도시농업농장을 발굴하고 텃밭을 확보하는 사업을 부지런히 하여야 한다. 농장 면적이 항상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공영도시농업농장이던 민영도시농업농장이던 텃밭 확보를 위한 예산을 확보하고 집행을 충실하게 한다.

둘째 : 도시농업농장 운영은 지역주민이 적극 참여하도록 한다. 텃밭 주민자치의 개념을 새롭게 정립한다. 비록 도시농업위원회가 구성되어 있다하여도, 행정기관이 계획한 사업을 심의하는 정도임으로 한계가 있다. 직접 지역주민에 의한 텃밭자치운영 기능은 행정기관이 조성한 공영도시농업농장 부지에서 분양자나 공동체가 사용하는 다양한 텃밭을 직접 만들고, 퇴비를 주고, 체험을 교육시키고, 다양한 문화 사업 등 텃밭 환경을 조성하는 등 모든 운영 관리에 주민스스로가 직접 참여하는 텃밭 공동체 규약을 제정하여 운영토록 한다. 필요한 예산은 행정기관이 지원한다.

셋째 : 공영텃밭 분양자 경작기간을 연장한다. 지금의 3월말부터 11월말까지 짧은 경작기간은 많은 시민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목적 이외에는 실익이 없다. 게다가 매년 분양자를 새로이 신청 받는 행정관습은 담당공무원의 업무를 가중시킨다. 무엇보다 이런 짧은 경작기간 제한은 도시농업 수준을 향상시키는데 장애요소가 된다, 지금처럼 짧은 경작기간과 매년 새롭게 분양자를 모집하는 행정관습은 많은 분양자를 1회성 도시농업 소비자로 육성시키는 역기능이 발생할 수 있다. 낮은 수준의 도시농업 활동을 유지하려는 관습이 혹시, 정치적이고 행정편의 중심은 아닌가? 반성이 필요하다. 공영도시농업농장 분양자별 경작 계약기간을 2년 이상으로 하여 24절기에 순응하는 생명의 경작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넷째 : 도시농업 지원육성 관련 법령 및 조례의 개정이다. 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도시농업의 목적을 수준 높은 지역공동체 활동의 개념으로 확장시켜야 한다. 현재 법령의 목적은 분양자 혼자서 환경 친화적인 작물을 경작하여 먹는다는 것 이외에 딱히 내세울 만한 내용이 없다.

1. 토종씨앗으로 경작하여 채종하는 등 토종도시농부 활동을 하시고 싶은 인천분들은
(사)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씨앗이음으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032-201-4549)
2. 소자농의 개인 온라인 방을 소개합니다. 토종씨앗이 필요하신 분이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네이버 밴드 : 소자농의 토종씨앗 전통농사 (https://band.us/n/a8a321v6E4pep)

2020년 8월 26일 수요일

기후위기, 탄소농법, 도시농부



기후위기 이야기

올 여름 통계이래 최장기간 장마로 인해 전국 곳곳에서 많은 피해가 있었다. 산사태를 비롯해 하천과 강의 범람과 인명피해까지 최악의 장마로 기록될 것이다. 그리고 이에 더해 농작물의 피해로 인해 올여름 채소가격까지 폭등했다. 아마도 과일과 곡식의 피해를 감안하면 가을 농산물가격도 불안정할 것이라고 누구라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로 일상이 달라진 요즘 기후위기와 연관성을 이야기하는 것을 심심치않게 듣게된다. 이번 장마도 결국 장기적인 온도상승에 의한 이상기후현상으로 모두 이해하고 있다. 느슨해진 제트기류로 인해 찬공기가 빨리 물러가지 못하여 오랜기간 장마전선이 머물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어디에서는 오랜 홍수가, 다른 지역은 폭염이 지속되고, 어떤 곳에서는 대규모 산불이 일어나는 등 기후위기는 단순히 평균기온 1도가 올라서 식물이나 작물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달라졌다는 것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 전체의 생태계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고 봐야한다.

찜통지구 모형 (출처 : https://www.pnas.org/content/115/33/8252)

전세계 수많은 과학자들은 계속 뜨거워지는 지구는 결국 인류의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의 배출이 주된 원인이며 지금처럼 인류활동이 지속된다면 10년 안에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상태로 뜨거운 지구로 빠질 것이라고 수 많은 증거들을 내놓고 있다. 2018년 인천 송도에서 열렸던 IPCC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수준으로 낮추어야 하며 2050년까지 순 배출량 제로(Net Zero 배출량-흡수량=0 이 되는 수치)를 달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영국의 탄소배출 제로 시나리오

이것이 가능하려면 올해부터 매년 7.6%씩 줄여나가야 한다. 하지만 매년 온실가스배출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에너지와 교통, 산업과 먹거리 부분에서 전면적인 전환이 없이 개인의 절약만으로는 이루기 힘든 수치이다. 올해 전세계적인 코로나사태로 인해 위축된 경제상황에도 연말까지 4~7%정도 이산화탄소배출이 줄었다고 한다. 극심한 경제위축에도 이정도 감소량이고 이는 1.5도 목표를 위해서 매년 감축해야하는 수치와 비슷하다. 즉, 경제의 축소가 아닌 탈탄소경제로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탄소순환과 농사 이야기

농업과 먹거리 분야는 더욱 긴급하다. 경제의 축소로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것은 가능하지만 탄소에 의존하고 있는 농업분야의 배출량 축소는 바로 식량생산의 감소와 연계된다. 화석에너지에 의존한 생산과 포장, 가공, 유통, 폐기에 이르기까지 지금까지 계속해서 확장되어온 산업형농업이 가져온 결과이다. 화석연료의 사용뿐만 아니라 그 생산방식만으로도 농업은 토양속의 탄소를 엄청나게 배출시켰다.

과도한 경운은 토양속 유기물에 갇혀있던 탄소를 분해해 공기중으로 배출시켰으며 이는 다시 토양을 황폐화시켰다. 대규모 단작과 합성비료의 사용도 토양의 탈탄소화를 부치기는 방법이며 대규모 가축사육을 위한 사료작물로 베어진 산림에서 엄청난 탄소가 배출되었다. 실제 산업혁명으로 이뤄진 농지개간 및 경작으로 전 지구의 토양으로부터 136Gt(1Gt은 10억톤)의 탄소가 배출되었다.(Lal 2004)

토양의 탄소순환 (출처: https://ko.climateimpactnews.com/solutions/1546-how-geo-engineered-crops-may-help-and-harm)

탄소는 대기와 지상, 토양, 바다 등에 존재하며 탄소를 기반으로 한 지구상의 생명체들의 활동으로 많은 탄소들이 순환한다. 모두 알다시피 광합성을 통한 탄수화물의 합성으로 대기중의 탄소가 바이오매스의 형태로 가두어지거고 일부는 흙 속으로 보내진다. 흙 속의 미생물들은 뿌리가 제공하는 당을 얻는 대신 식물에게 땅속 널리 퍼진 양분을 공급해준다. 식물의 광합성으로 대기중 이산화탄소 15%가 매년 이동을 하고(SAPS), 광합성으로 고정된 탄소의 20~40%가 뿌리를 통해 토양으로 전달된다.(Walker)

사진출처 : https://regenerationinternational.org/

문제는 이렇게 토양속으로 들어간 탄소들이 안정적으로 머물러야 한다는 것이다. 탄소는 토양유기물의 형태로 존재하며 이를 부식(Humus)라고 한다. 부식은 단순히 유기물이 흙속에 있는 것이 아닌 토양생물과 부산물 등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분해가 쉽게 되지 않는 안정적인 탄소의 형태로 토양속에 있는 탄소는 흙을 작물이 자라기에 좋은 형태로 만들어주는 역할도 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토양속 유기물 함량 5%정도가 좋다고 하는데 이를 통해 토양미생물이 늘어나게 되며, 물리성이 개선되어 물과 공기의 순환도 좋아지고 물을 오랫동안 가둘 수 있는 힘도 좋아진다. 균형있는 양분을 갖게되는 등 토양유기물 형태로 존재하는 탄소는 작물이 자라는데에도 도움이 된다.

산업형 농업으로 인해 배출된 토양의 탄소를 다시 가두기위해서는 농지에 식물을 심고 지속적을 유지하는 것, 경운을 최소화하는 것, 덮개작물을 활용하는 것, 다양성유지와 돌려짓기를 활용하는 것, 화학물질의 사용을 중단하는 것, 초원과 방목의 활용, 숲 조성, 바이오차(BioChar)활용 등을 할 수 있다. 이는 실제로 지구상의 초원과 농지를 통해 매년 23.7Gt(21.6Gt + 2.1Gt)을 땅속으로 돌려보낼 수 있으며 약50ppm에 해당하는 탄소 106.25Gt을 5년안에 가둘 수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Khorramdel)

탄소를 가두는 도시농부 이야기

도시농부들은 텃밭농사를 지을때 지키는 원칙이있다. 화학물질(농약과 비료, 비닐)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더 나아가 무경운과 유기물덮개활용, 퇴비를 직접 만들어쓰는 실천을 하고 있다. 무경운까지는 아니더라도 삽이나 호미 정도로 땅을 일구고, 도시의 낙엽들을 모아 퇴비를 만들어쓰는 것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도시의 많은 시민들은 스스로 가꾸는 도시속 녹지공간을 통해 탄소를 가두고있다. 도시농업은 이런 도시농부들의 활동과 실천이 지속될 수 있어야 진정 가치있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체험에 그치지 않는다. 처음 시작은 다분히 개인적인 목적(내가 길러서 내가 먹는다)으로 시작하는 도시농부들은 건강한 농사법을 통해 자연과의 관계를 알게되고 기후위기와 탄소의 순환을 알게한다. 혼자 농사를 짓는 것보다 이웃과 함께 하면서 더 행복해지는 것을 알게된다. 이렇게 모인 도시농부들의 공동체는 마을단위 지역단위로 교류하고, 이 훌륭한 활동을 알리고 지역사회에 공익적인 역할을 만들어낸다.

낙엽퇴비를 만드는 공동체텃밭의 도시농부들 (여우재텃밭)

당연히 도시농부들은 생명, 생태 그리고 기후위기에 민감한 감수성을 갖추게 된다. 올 여름 긴 장마에 도시농부들은 텃밭작물들 걱정으로 마음을 졸였다. 코로나19의 여파로 학교텃밭에서 학생들을 만날 수 없어서 텃밭강사들도 학생들도 안타까워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도 도시텃밭에서는 도시농부들이 활동하고 있다. 퇴비를 만들고, 흙과 작물을 살리고, 텃밭에서 만난 이웃들과 일상을 나눈다. 마을마다 학교마다 시민들 학생들이 가꾸는 손길들을 통해 그래도 희망을 심고 돌보고 더 나은 미래를 얘기해야한다.


밴쿠버 텃밭가이드 - 커뮤니티가든 디자이너 매뉴얼


우리는 텃밭이 생기면 특히 함께 농사지을 수 있는 농지가 생겨서 공동체텃밭을 조성한다고 하면 그 텃밭의 공간 구성을 어떻게 할까? 아마도 여기에는 무엇을 심고, 저기는 누가농사짓고, 물은 어떻게 하고 정도를 우선 고민할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을 해보면 농사짓는 목적에 맞추어 텃밭공간의 쓰임새도 달라질 것이며, 그렇다면 그 쓰임새에 맞추어 텃밭의 공간구성도 생각해야할 것인데 대부분은 농사지을 것을 중심으로 생각하다가 나머지것을 놓쳐버리는 경우가 많다.
만약 우리가 공동체텃밭을 만들기로 했다면 거기에 맞추어 텃밭설계를 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특히 지역사회와 통합된(마을 한 가운데) 공간에 텃밭을 조성한다면 고려해야할 것이 더욱 많아진다. 주변환경과의 관계도 생각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동체텃밭 디자인에 있어 단계별로 고민하자면 아래의 단계대로 고민해야 한다.
참을성있게 천천히 디자인하라!
밴쿠버의 도시농업 텃밭가이드 2장에서는 커뮤니티가든을 새롭게 만드는데 있어 텃밭의 설계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이는 시가 커뮤니티가든을 승인하는데 결정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밴쿠버 텃밭 가이드에서 제공하는 디자이너 매뉴얼에 제시된 내용을 요약하여 소개한다.
텃밭디자인의 첫번째 고려사항은 프로젝트에 맞춘 디자인이고 이는 반드시 주변 지역사회와 연계성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음과 같은 수순에 의해 참을성있게 천천히 진행하라고 당부한다. 가장 넓게 시작하여 더 자세하게 접근한다.
1. 문맥 (Context)
2. 개요 (Layout)
3. 세부사항 (Detail)

대부분의 경우 1번과 2번을 건너뛰고 바로 디테일한 것부터 시작되는데 전체 맥락과 레이아웃을 먼저 하지않으면 이 두가지는 바로잡기가 어려워진다. 세부사항은 언제든지 되돌리거나 옮길 수 있으니 오랫동안 쓸 텃밭이라면 1번과 2번을 중요하게 생각해야한다.


전체적으로 텃밭이 위치한 상황과 그 주변의 환경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것들을 고려해야 한다.
- 인접한 지역사회의 조건과 환경, 물리적 사회적 관계성
- 텃밭의 통로와 입구가 주변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 전체 텃밭의 규모(이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한도가 정해진다)
- 기존에 위치하고 있는 나무
- 경사와 배수
- 입구, 출구 및 보행자의 동선
- 지붕있는 야외 쉼터공간, 어린이놀이공간, 주방및 식사공간, 화장실, 휴식과 교류를 위한 야외좌석공간
- 그리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비영리단체
- 공동체모임, 도시농업프로젝트는 텃밭사용자 그리고 공원사용자 모두를 위한 공간을 제공해야한다. 파티를 위한 테이블, 휴식공간, 어린이놀이터, 그늘이 있는 의자는 모두를 위해 중요하다.
- 텃밭과 주변환경 사이에 완충지대 또는 전환구역을 통해 교통, 도난, 소음으로 부터 보호한다. 경관용 테두리 정원을 제공하고 울타리의 경우 높이를 1미터 이하로 한다.
* 밴쿠버의 경우 시소유부지의 경우 공동체텃밭(커뮤니티가든)을 조성시 평균크기의 2개 정도의 구획을 지역의 비영리단체나 인접한 보육원 또는 자선목적의 공동구역으로 제공해야 한다.
큰 맥락이 정해지면 텃밭내부의 전체적인 레이아웃을 짜들어가야 한다. 이때 텃밭의 통로(이동 빈도를 고려하여), 휴게공간, 시야, 이용자(접근성 고려), 다양한 텃밭형태에 대해 생각해야한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내용들에 맞추어 디자인에 적용시킨다.
- 태양의 방향, 나무와 그늘 작물의 위치 고려
- 사람들이 공간을 이동하는 움직임, 주통로(152cm에 딱딱한 재료로)와 부통로(91cm에 바크같은 재료), 3차통로는 색이나 두께로 구분할 수 있다.
- 높임텃밭은 틀의 규격을 고려하여 설치
- 자재를 부어놓을 단기간 보관할 장소(임시선적할 장소)도 필요
- 지원시설로 수도꼭지, 도구창고, 퇴비시설, 전기콘센트, 조명, 필요시 작은 온실
- 퇴비간은 수레를 놓을 수 있을 만큼 넓고 접근가능한 통로에 위치하고, 필요시 2개 이상 설치
- 계획만들기
- 경계는 울타리나 식물(관목)로 구분할 수 있다.




모든 것을 고려하고 배려하는 상세한 계획을 위해 필요한 것들
마지막 단계로 세부적인 공간에 재배계획과 그에 맞는 재료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고려하여 디테일한 계획을 세운다. 이때 고려해야할 주제별로 나누면 다음과 같은 고려사항에 따라 설계한다.
접근성과 포용성 Accessibility and Inclusion
- 접근성을 고려한 입구와 통로의 너비, 경사도, 높임틀밭의 규격
- 테이블형텃밭은 휠체어 이용자들도 사용할 수 있다.
- 그늘이 있는 의자는 텃밭을 더 쉽게 이용할 수 있게하는 좋은 방법이다.
- 눈에 잘 띄는 색상의 수도꼭지와 높이
- 시각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표지판
- 이동성이 제한된 사람이 농사를 쉽게할 수 있는 도구들
안전과 가시성 Safety and Visiblity
- 가능하면 주변지역에서 텃밭이 잘 보이도록 한다.
- 입구는 주변지역과 텃밭을 구분하는 심리적 제어기능
- 야간 센서조명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경고가 됩니다.
- 간판
- 울타리는 낮고 안이 보이는 방식으로 경계를 통해 텃밭이 별도의 공간인을 인식시킨다. 1미터 이내로
- 조경을 활용하여 경계나 테두리를 구분할 수도 있다.
모든 감각에 이끌리게 Engaging all the Senses
- 시각적으로 색깔은 다양한 재료와 맞물려 즐거움을 더해준다. 색깔의 대비활용, 색온도 및 색감 등 다양한게 활용
- 패턴과 모양을 통해 포장, 울타리, 모양이 다른 잎이나 나무껍질 등의 흥미로운 패턴을 얻는다.
- 시각적인 면에서 동적인 요소는 움직이는 나무, 큰 풀의 움직임, 물, 움직이는 조각상 등 바람과 함께 활용
- 텃밭에서 촉감은 다양한 재료의 질감, 식물의 다양함, 물 등을 통해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다.
- 통로의 폭, 방향, 경사 등을 변경하여 흥미를 유발할 수 있고 통나무, 감감정원, 조각품, 수로 등은 다양한 놀이를 만들 어낼 수 있다.
-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난 텃밭의 다양한 소래는 나뭇잎, 새, 빗방울, 풍경 등 청각을 자극합니다.
- 다양한 식물의 냄새뿐만 아니라 나무부스러기, 단풍, 흙, 비 등이 후각을 자극
- 미각을 자극하기에 텃밭의 작물뿐 아니라 열매나무도 큰 도움이된다.
생태적 건강 Ecological Health
- 새(조류)는 해충방제, 수분 및 종자분산의 생태계 서비스 제공하므로 이를 위한 서식환경 조성
- 수분매개식물, 꿀벌과 나무는 도시에서 감소하고 있다. 꽃가루가 풍부한 텃밭을 만들어 개체수를 늘릴 수 있다.
- 양봉장의 도입에는 꿀벌 비행경로 보장을 위해 입구와 보행통로 3미터 이상 멀게하고 안전벽 1.8미터이상으로 하되 보이는 벽으로하고 우려사항이 발생시 연락 가능한 정보를 제공하는 표지판 게시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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