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16일 월요일

[텃밭n지금] 작물에 주는 영양제, 액비!

오창균(도시농업지원센터 지도교수요원, 좋은이웃농장 농장장)
24절기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立春,24)에 앞서 설날이 일주일 먼저 찾아왔다. 절기력에서는 설날이 입춘보다 먼저 오면 따뜻한 날씨가 일찍 시작되고, 입춘을 지나서 설날이오면 추위가 길어졌다고 한다. 우주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는 24절기는 농사와 깊은 관련이 있다. 추위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 요즘, 겨울날씨를 보면 농사준비를 조금 일찍 시작해도 될 것 같다.

 

어머니는 명절이 되면 밥알 둥둥 뜬 식혜와 무배추를 넣은 물김치를 담근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명절에 식혜와 물김치를 한사발 들이키면 속이 개운하고 숙취해소에도 효과가 있다. 식혜는 엿기름을 넣고, 물김치는 천일염으로 발효과정을 거쳐야만 제 맛이 나오는 음식이다. 농사에도 식혜와 물김치처럼 발효시킨 천연비료가 있는데 액비(液肥)라고 한다. 퇴비가 흙의 지력을 높이는 양분이라면 액비는 작물의 생육을 돕는 양분이라고 할 수 있다.
 
퇴비는 산소를 좋아하는 호기성미생물에 의해 유기물을 부숙시키는 과정을 거쳐서 만드는것이라면, 액비는 산소가 없는 상태를 좋아하는 혐기성미생물에 의해 물에서 유기물의 발효와 숙성과정을 거쳐 만든다. 재료와 방법에 따라서 며칠에서 몇 달의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여러가지 재료로 만든 액비, 3~6개월 이상 발효시킨다.

며칠정도의 짧은 시간으로 만들 수 있는 액비는 재료의 영양분을 빠르게 추출하기 위해 식초를 이용하기도 한다. ‘빙초산을 제외하고 음식의 맛을 내는 식초는 모두 사용이 가능하다. 식초의 화학적 반응을 통해 영양분을 추출하는 재료는 딱딱한 석회성분으로 된 조개와 굴껍질을 비롯해서 게,새우와 같은 갑각류의 껍질과 소,돼지의 골분(뼛가루)을 이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생활주변에서 흔하게 구할수 있는 계란껍질을 식초에 넣어서 칼슘을 추출할 수 있는 난각칼슘액비를 추천한다. 또한, 위의 방법이 아니더라도 식초만 가지고도 물에 500배정도 희석하여 뿌려주면 작물의 생육을 돕는 액비가 된다.
 
매일 먹는 밥을 지을때마다 나오는 쌀뜬물도 좋은 액비가 된다. 페트병과 같은 밀폐용기에 쌀 씻은 물을 넣고 상온에서 며칠간 발효시키면 작물생육에 좋은 양분과 유산균이 발효된다. 유산균발효를 촉진하기 위해 요구르트를 조금 넣어줘도 괜찮으며, 시큼한 냄새와 거품덩어리가 생기면 발효가 끝난 것이며, 물에 300배정도 희석하여 작물에 뿌려준다.
 
채소 등의 식물성재료를 물에 삶거나 데치고 남은 국물도 물과 희석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액비가 된다. 가정에서 한 두 가지 가지고 있는 효소도 물에 500배정도 희석하여 사용하면 작물의 생육과 면역력을 높여주는 것으로 친환경농사에서 널리 이용되기도 한다.

채소 삶은 물과 쌀뜬물 발효시킨 것도 좋은 액비가 된다. 유산균발효과 되면 거품덩어리가 생긴다.

농사를 짓다보면 병충해 피해를 입거나 생육장애로 품질이 떨어진 농산물이 나오게 된다. 이것들도 좋은 액비재료가 된다. 신토불이(身土不二)처럼 밭에서 나온 농작물로 만든 액비가 작물에 더 좋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예를들어, 고추로 만든 액비는 고추농사에 쓰고, 토마토를 모아서 만든 액비는 토마토에 사용하면, 해당 작물에 직접 필요로 하는 영양분을 더 효과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여러 가지 작물을 한 번에 모아서 만들면 다양한 영양분이 종합적으로 들어있는 복합액비가 된다.

채소로 만든 액비는 작물의 영양을 다시 순환시키는 효과가 있다.

액비를 만들기 위해서는 물과 재료를 담을 수 있는 통을 준비한다. 주의할 점은 완전분해가 안 되는 깻묵 등은 포대자루에 넣어서 만드는 것이 액비를 따로 걸러내지 않고 사용하는데 편리하다. 농작물액비는 재료와 함께 천일염이나 부엽토를 한 줌 넣어주면 미생물에 의한 발효를 촉진시킨다.
 
어머니가 만들어 준 식혜와 물김치는 시간이 지나면서 맛이 변하기도 하는데, 쓰레기로 버리지 않고 액비통에 넣어주고, 효소를 담고 남은 찌꺼기 재료도 액비 만들 때 함께 넣기도 했다. 퇴비처럼, 액비도 재료의 발효과정에 미생물의 역할이 중요하므로 함께 쓸 것을 권장한다. 미생물의 증식을 위해서 먹이로 탄수화물 성분이 많은 밥이나 삶은 감자를 잘라서 양파망에 부엽토와 함께 액비통에 넣어주는 것도 좋다.

액비는 미생물의 활성을 위해 천일염이나 부엽토와 밥, 찐감자 등을 양파망에 넣어 담아줘도 좋다.

미생물에 의한 발효가 시작되면 거품이 생기는 현상을 볼 수 있다. 막걸리를 발효시킬 때와 같은 현상으로 이해하면 된다. 물론, 막걸리도 물과 희석해서 액비로 사용하면 작물생육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00배정도 물에 희석해서 사용하거나, 액비를 만들 때 넣어줘도 된다.

미생물의 의한 분해가 시작되면 거품이 발생한다.

액비는 재료의 선택부터 만드는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구전(口傳)으로 내려오는 민간요법처럼 액비도 경험에 의해 만들고 사용하는 방법이 다양하다. , 내 생각대로 만들어보고 검증해보는 민간농법(民間農法)중의 하나가 액비라는 생각이다. 액비의 숙성기간은 재료마다 다르지만 시간이 오래되어서 나쁠 것은 없다. 간장도 오래 묵힐수록 더 좋다고 하지 않던가.
 
전통농업으로부터 지금까지 내려오는 액비는 뭘까? 그것은 바로 소변 즉, ‘오줌이다. 오줌액비는 페트병이나 큰 통에 모아서 일주일 이상 발효 시간을 거쳐서 물에 30~50배로 희석하여 작물에 뿌려준다.

소변을 모으면 일주일 이상 발효시킨 후, 물과 희석하여 사용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