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20일 토요일

다시, 도시농업지원센터를 생각한다.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증 시대에 필요한 전제조건

도시농업관리사 국가자격증이 최근 많은 관심들을 갖고 있다. 관련 국가기술자격증(유기농업 등)을 획득하기 위한 수요까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도시농업관리사를 통해 도시농업은 더 활성화되고 있을까? 관심의 확대만큼 우려는 늘어나고 있다. 나는 역으로 도시농업지원센터 역할에 중요성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도시농업네트워크의 발전과 제도화

2007년 도시농업민간단체가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전국귀농운동본부 도시농업위원회 사업으로 도시농부학교를 통해 배출된 활동가들이 지역에서 다시 씨앗을 뿌리기 시작한 것이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의 설립은 그런 의미에서 본격적인 도시농업민간운동의 시작이었다.

이후 많은 단체들이 도시농업을 통한 풀뿌리시민운동, 환경운동, 먹거리운동, 종자운동, 공동체운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 다양한 도시농업의 여러의제를 복합적으로 펼쳐나갔던 단체들도 있었다. 도시농부학교와 같은 교육사업을 토대로 텃밭강사양성과정을 통해 배출된 강사활동으로 이어지는 학교텃밭(유치원, 어린이집 텃밭 포함)활동 등은 폭넓은 세대와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펼쳐졌다. 도시농부학교 이후 공동체텃밭에 모여 농사짓는 회원들이 생겨나고, 꿀벌을 키우는 회원들이 도시양봉을 시작하고 토종씨앗을 채종해 나눔을 한다.

이제 이렇게 다시 인천의 다양한 마을과 공간 자치구에서도 새로운 씨앗들이 열매를 맺기위해 활동하고 있다. 도시농업의 확장성은 다양한 분야와 지역으로 마치 씨앗이 퍼지는 것처럼 도시를 바꿔가고 있다.
민간의 활발한 활동들은 일부 지자체에서 도시농업조례가 만들어지고 상자텃밭나눔 등 일부 지방정부의 정책으로 예산이 편성되기 시작한다. 2009 ~ 2010년을 거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행정정책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한다. 마침내 2011년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도시농업법)이 제정되고 이듬해부터 시행되기 시작한다. 민간에서 시작한 도시농업운동에 있어 전환점이 되는 시기였다.

이후 도시농업은 한해가 다르게 양적으로 많은 성장을 하게 된다. 2010년  15만명이던 도시농업참여자가 2018년 212만명, 104ha였던 도시텃밭은 1,300ha로 증가한다. 8년만에 면적은 12.5배 증가하였고, 참여자수는 14배 증가하였다. 지금은 광역시도 뿐만 아니라 기초단체까지 100개의 조례가 만들어지고 도시농업은 그만큼 대중화 되었다. (2018년도 도시농업 현황조사, 농식품부 종자생명산업과)

도시농업지원센터란?

이렇게 양적으로 단 시간에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제도화(법제화)에 있다. 도시농업법은 도시농업참여자를 위한 지원을 위해 몇가지 체계를 두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도시농업지원센터”이고 다른 하나는 “전문인력양성기관”이다. 도시농업법 10조에는 아래와 같이 도시농업지원센터의 기능과 이를 운영하기 위한 설치, 지정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제10조(도시농업지원센터의 설치 등)
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도시농업의 활성화를 위하여 도시농업인에게 필요한 지원과 교육훈련을 실시할 수 있다. ② 농림축산식품부장관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제1항에 따른 지원과 교육훈련을 위하여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사업을 수행하는 도시농업지원센터를 설치하여 운영하거나 적절한 시설과 인력을 갖춘 기관 또는 단체를 도시농업지원센터로 지정할 수 있다. <개정 2013.3.23> 1. 도시농업의 공익기능 등에 관한 교육과 홍보 2. 도시농업 관련 체험 및 실습 프로그램의 설치와 운영 3. 도시농업 관련 농업기술의 교육과 보급 4. 도시농업 관련 텃밭용기(상자, 비닐, 화분 등을 이용하여 흙이나 물을 담아 식물을 재배할 수있는 용기를 말한다. 이하 같다)ᆞ종자ᆞ농자재 등의 보급과 지원 5. 그 밖에 도시농업 관련 교육훈련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업 ③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제2항에 따라 지정된 도시농업지원센터에 대하여 예산의 범위에서 제2항 각 호의 사업수행에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    … 이하생략
도시농업법에 의하면 모든 도시농업활성화를 위한 지원과 교육을 지원센터를 통해 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다만, 운영과 예산지원에 대해서는 “지원할 수 있다.”라고 표현되어 있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는 이미 법에서 제시하는 도시농업지원센터 기능을 하고 있었다. 2014년 “시설과 인력을 갖춘 기관 또는 단체”로써 “도시농업지원센터로 지정”신청하고 지정서를 받았다. 그리고 전문인력양성기관도 지정받았다. 전문인력양성기관은 도시농업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기관으로 주로 80시간 이상의 ‘도시농업전문가양성과정’을 운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기관이다. 이 또한 도시농업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역할이다.

도시농업관리사 국가자격증 어디에 쓸 것인가?

2017년 도시농업법이 크게 3가지 측면에서 개정되었다. 하나는 ‘도시농업의 날’을  법정기념일(4월 11일)로 만든 것이고 다른하나는 도시농업의 범위를 확장시킨 것이다. 도시지역과 도시관리지역으로 공간적인 범위와 함께 텃밭경작 행위에서 수목・화초의 재배와 곤충사육(양봉 포함)까지 확대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도시농업관리사’라는 국가자격증의 신설이다.

이제 세계에서 “최초”로 도시농업분야에 국가자격증이 발급되고 있다. 전문인력양성과정을 수료하는 것이 자격증 획득을 위한 필수과정이 되면서 양성기관으로 지정받는 곳도 많아지기 시작했다. 수료증에서 자격증으로 바뀌는 순간 더 많은 사람들이 ‘도시농업전문가양성과정’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2017년 9월부터 시행된 자격증 제도는 도시농업활동의 또다른 과제를 만들어주었다.

지난해 11월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도시농업전문가과정 8기의 수료생들이 생기자마자 ‘도시농업관리사’자격증을 받는 회원들이 받은 자격증번호 1,500번이 넘어가기 시작했다. 이제 도시농업전문가과정은 전문활동가를 배출하기 위한 과정이라기 보다는 ‘자격증’과정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 2017년부터 자격증문의가 많이 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듬해부터 전문인력양성기관도 늘어나기 시작한다. (지난 2년간 38개 기관 신규로 지정)

문제는 ‘자격증’을 딴 도시농업관리사들이 일할 곳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일부 공영농장을 관리하는 기간제 채용과 학교텃밭강사로 활동하는 시간제강사 정도이다. 이또한 자격증이 생기기 전부터 전문가과정을 수료한 많은 사람들중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일부에 그치고 있었다. 이제 1,500이상 발급된 자격증은 어디에서 쓰일 것인가?

도시농업지원센터가 자격증보다 중요하다.

도시농업지원센터는 그 중요성에 비해 지정된 기관의 수는 많지 않다. 2018년 12월 현재 29개 기관. 반면 전문인력양성기관의 수는 61개 기관이다. 2018년 지원센터는 4개 기관이 늘어난 반면, 양성기관은 13개 기관이 증가했다. 이제 ‘도시농업전문가양성과정’이 아니라 ‘도시농업관리사과정’으로 아예 이름을 바꾸어 운영되는 기관도 많다.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전문가(도시농업관리사)를 통해 도시농업을 지원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다. 초창기 도시농업활성화를 위해 전문인력을 배출하는 수준을 넘어 도시농업 국가자격증은 수단을 위한 수단이 되어가고 있다. 도시농업활성화라는 목적에 충실하기 위한 전환이 필요하다.

도시농업지원센터는 전문인력양성기관에서 배출된 전문가들의 활동처가 될 수 있다. 다양한 지원활동에는 반드시 전문가의 역량이 필요하다. 교육과 지원활동을 위한 ‘지도교수요원’을 갖추고 운영되어야하는 도시농업지원센터가 제대로 기능을 하기 시작하면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증 자체가 ‘지도교수요원’의 자격요건)의 역할이 커지게 되고 이 역할에 요구되는 전문역량이 자연스레 높아지게 될 것이다. 자격증은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지 전문가를 인증하는 것은 아니다. 1,500명이 넘는 도시농업관리사는 과연 자격증 획득 이후에 어떤 활동을 하고 있고 어떤 역량을 쌓고 있는가? 차라리 법제화되기 전부터 활동하는 경험 많은 활동가들이 더 역량이 높다. 하지만 이들이 자격증을 따야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도시농업지원센터를 통한 교육과 지원으로 도시농업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빠져버린 자격증만을 양산하는 방향의 도시농업은 오래지 않아 한계를 드러낼 것이다. 올해 도시농업활성화를 위한 국비지원사업은  도시농업지원센터 4개소(각 10백만원 지원), 전문인력양성기관 8개소(각 15백만원 지원)를 지원한다. 이러니 도시농업지원센터에 공모한 기관은 미달이 되었다.

“도시농업전문가 양성 매년 0,000명!” 도시농업지원센터는 그 전문가들이 마을텃밭을 지원하면서 공동체를 만들어내고, 아이들 텃밭교육을 통해 미래세대들을 키우고, 회색의 콘크리트를 녹색의 텃밭으로 만들어가며, 도시농부들을 양성한다. 결국 도시농업을 제대로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확산시키고 활성화하기 위한 도시농업지원센터의 전략이야말로 도시농업전문가를 몇명 양성했느냐보다 중요하다. 그래야 전문가들도 제대로 활동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도시농업 민간단체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도시농업지원센터에 관심을 두고 집중할 필요가 있으며, 행정에서 도시농업정책 또한 도시농업지원센터의 설치 또는 지정을 통해 민간단체와 도시농업전문가(관리사)의 전문역량을 높이고 이를 통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도시농업정책을 만들고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시농업국가자격증 시대에 다시 도시농업지원센터의 중요성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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