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가 지난 2월 6일 인천광역시지정 '도시농업전문인력양성기관'으로 지정되었습니다.
그동안 민간에서 전문인력양성기관으로 지정받은 단체가 없어, 앞으로 민간단체의 전문인력양성기관지정의 봇물을 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법이 시행된지 2년이 다 되어가는데 왜 이제서야 지정을 받을 수 있었을까요?
도시농업 육성법을 통한 제도화
지난 2011년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도시농업을 지원하기 위한 기본적인 체계를 갖추었습니다. 물론 아직 이 법만 가지고 도시농업이 활성화되기에는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도시농업을 지원육성하기 위한 근거법이 생기면서 관련조례나 정부의 도시농업담당인력이 생겨나면서 정부차원의 도시농업지원체계가 하나씩 갖춰지고 있습니다.
도시농업지원법은 도시농업에 대한 정의, 범위 등에 대해 규정하고 있고, 도시농업 지원을 위한 몇가지가 조항이 있는데 크게는 도시농업지원센터를 통한 도시농업육성활동, 도시농업전문인력양성기관을 통한 전문가의 양성, 도시농업공동체의 지원, 공영도시농업농장, 민영도시농업농장의 지정과 지원이 있습니다.
도시농업공동체는 함께 텃밭농사를 짓는 공동체를 지정받으면 텃밭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도시농업농장은 지자체나 정부가 운영하는 공영, 민간이 운영하는 민영농장을 지정하여 비용을 지원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도시농업지원센터와 도시농업전문인력양성기관입니다. 도시농업활성화를 위한 지원체계를 지원센터를 통해 각 지역별로 지원사업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도시농업활성화를 위한 전문인력이 필요하므로 이를 전문인력양성기관을 통해 배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행정주도 법과 제도는 앞서가고 민간부문 아직 취약
그런데, 문제는 전문인력양성기관 지정을 위해 지도교수요원, 행정요원이 필요한데, 이를 갖추기위 한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도교수요원(상근2명) : 관련자격증 소지자중 도시농업전문가양성과정(전문인력양성기관에서)을 수료한 자. 또는 관련기관 3년이상 경력자중 도시농업전문가양성과정을 수료한 자.
행정요원: 1인이상
최초에 전문인력양성기관이 없었기 때문에 위의 조항으로는 누구도 지정을 받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시행규칙부칙에 법 시행후 6개월 이전에는 위 조건에도 불구하고 지정신청할 수 있고, 6개월 이내에 자격요건을 갖추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 6개월 동안 지정신청을 낸 곳이 없었습니다.
최초 양성기관이 생기면 거기에서 배출된 전문가들이 다시 지원센터나 양성기관의 지도교수요원으로 구성되어야 하는데, 그동안 아무도 없었던 것이고, 농림부에서 작년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위의 6개월을 2년으로 수정하는 시행규칙 개정안을 올려 지난해 10월에 개정되었습니다.
이미 대도시에 있는 농업기술센터의 경우 도시농업팀을 운영하기도 하고, 법이 제정되면서 도시농업전문가과정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예산을 편성해서 진행하다보니 수강료가 없고, 시설이나 실습지 등 기존의 갖추어진 조건들이 좋습니다. 이에 비해 민간단체들은 수강료가 있고, 시설조건이 쉽지 않고, 실습지도 안정적으로 갖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그동안 민간에서 이끌어온 도시농업운동이 행정의 참여로 오히려 행정주도로 이끌려가는 느낌입니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우려되는 점들이 많습니다. 도시농업은 시민들의 자발적참여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지원을 받을 수 있으니 누구나 쉽게 참여했다가 쉽게 그만두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자텃밭의 분양은 계속 이용이 안될 경우 오히려 쓰레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도시농업전문인력양성기관의 의미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는 그동안 2009년 부터 생태텃밭강사양성과정, 2012년 부터 도시농업전문가양성과정을 진행해 왔습니다. 그동안 배출된 인력들이 인천, 경기, 서울 등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며, 특히 아이들을 교육하는 생태텃밭교실을 중심으로 매년 수천명에게 도시텃밭을 통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문가의 양성과 이를 통한 일자리창출, 시민들의 텃밭교육, 아이들의 생태텃밭체험교육 그리고 지역의 도시농업활성화가 함께 맞물려 만들어지는데, 이는 시민들의 네트워크와 이들에 대한 건강한 의식화 그리고 도시농업을 실천하는 시민들(도시농부들)의 조직화가 없이는 지속가능하지 못할 것입니다.
도시농업전문인력양성기관이나 도시농업지원센터의 역할이 단순한 교육과정 운영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도시농업활성화를 위해 지역의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고, 도시농업의 다양한 가치가 제대로 발휘 될 수 있도록 네트워크 시켜내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Incheon Urban Agriculture Network (Urban Agriculture Support Center, Professional training institu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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