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22일 금요일

[텃밭에서 읽다] 도시농업진흥기본법 제정으로 본 일본도시농업

이 글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정기적으로 발행되는 세계농업 제178호에 게재된 [일본 도시농업진흥기본법 제정의 의의] 김태곤(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글을 읽고 정리한 글입니다.


도시농업활동을 시작하고 가장 먼저 선진지견학을 한 곳이 일본이었다. 2008년 부평신문의 기획기사 취재차 함께 동행하면서 일본의 도시농업을 접하고 왔다.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도시농업운동이 민간에서 태동하고 있었던 때였고, 관련 조례나 법은 전혀 없었던 시절이다. 2004년 전국귀농운동본부 도시농업위원회의 도시농부학교와 상자텃밭보급 활동을 시작으로 2007년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가 결성되고 활동을 시작하던 때였다.


[사진1 - 도쿄 네리마구 농업체험농원에서]


필자도 2008년 전국귀농운동본부 도시농부학교 5기 과정을 진행하던 중 일본견학을 가는 일정이 겹쳐서 이때부터 본격적인 도시농업공부를 시작했던 것 같다. 2008년 당시 견학 이후 보고서로 쓴 글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시 부평신문 기사도 함께 소개한다.




일본의 도시농업은 시민농원을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이번 보고서에도 시민농원의 증가(2000년 2,512개에서 2012년 4,092개)와 제도의 발전에 대한 이야기하고 있다. 2008년 당시에는 주로 도시농업(시민농원)의 활성화를 위해 ‘시민농원정비촉진법’과 ‘특정농지 대부에 관한 특별법’을 통해 도시에 농지를 시민농원을 활용하고 시민농원의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기 위한 제도를 소개했었다. 그런데 이런 제도들을 통합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도시농업 진흥기본법’을 제정하게 된 것이다.


[사진 - 가와사카시 쿠리하라 과장, 시민농원을 소개하면서 도시화 산업화된 사회에서 농업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일본에서 “농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배경에는 두가지 요인이 있다. 첫 번째 요인은 도시로의 지나친 인구 집중의 결과로 과밀이나 혼잡과 같은 부의 외부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파생하는 과밀이나 혼잡은 출퇴근 등의 시간 낭비를 비롯하여, 오염과 피로 등 막대한 사회적 손실을 초래한다. 두번째 요인은 다원적 기능에 대한 이해 증진이다. 농업이나 농촌에는 아름다운 경관, 여유로운 시간, 청정한 환경이 있고, 이러한 것을 기반으로 인간의 심신을 치유하는 효과도 있다.”


이와같은 배경으로 “도시농업진흥기본법은 도시공간에서 농업과의 곤존을 지향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서 도시농업은 두가지를 모두 포함한다. 하나는 기술집약 시설혈 농업, 즉 도시근교농업이고 다른 하나는 텃밭을 중심으로 한 시민참가형 농업이다. 여기에서는 후자를 중심으로 이야기하겠다.


도시농업의 공간적 범위는 시가화구역과 시가화조정구역으로 우리나라의 도시지역, 도시관리지역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1970년 전후로 농업진흥지역정비에 관한 법률과 도시계획법에 의한 토지이용을 구분한 것에서 도시농업에 대한 관심이 시작된다.도시적 토지용에서 시가화구역은 생산녹지지구가 설정되어 농지의 적절한 보전에 의한 도시환경의 형성을 도모한다. 1990년 시민농원정비촉진법을 통해 지자체나 농협 등이 농지의 임대차에 의한 시민농원을 개설하여 이용자에게 임대하는 길을 마련해 두었다.


1999년 식료⋅농업⋅농촌기본법에서 도시농촌 교류를 포함하여 ‘도시 및 그 주변지역의 농업에 대하여 소비지에 인접한 특성을 살리고, 도시주민의 수요 따른 농업생산을 진흥하기 위해 필요한 시책을 강구한다’는 규정이 추가되었다.


기본법에 근거하여 5년마다 개정되는 ‘식료·농업·농촌기본계획’에서는 도시 및 그 주변지역 농업을 진흥하기 위하여 다음의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1. 도시주민에게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 공급, 친근한 농업체험의 장 제공, 재해에 대비한 열린 공간 확보, 도시 열섬현상 완화, 녹지 공간 제공 등 도시농업 기능이나 효과가 충분히 발휘되도록 한다.
  2. 이러한 기능에 대한 도시주민의 이해를 촉진하면서 도시농업을 보전하여 지속가능한 진흥을 도모하기 위한 활동을 추진한다.
  3. 이를 위한 지금까지의 도시농지 보전이나 도시농업 진흥에 관한 제도를 개선하고, 시민농원이나 농산물 직판장 등의 정비, 도시주민의 니즈에 근거한 시민농원·체험농원에서 농업체험이나 교류활동 촉진 등 도시농업 진흥을 위한 활동을 추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도시농업의 다원적 기능에 대한 가치를 평가한 점이 흥미롭다. 일본에서는 안전한 농산물 공급, 농업체험, 지역순환기능 뿐 아니라 경관보전, 소음방지, 온도습도조절, 재해시의 피난장보제공 등으로 중요한 역할을 강조한다.


[사진 - 가와사키시 주택가 인근의 시민농원 전경]


일본 도시농업진흥기본법 제정의 의의-김태곤 (세계농업 E03-2015-06-01).png


위와 같은 다원적기능을 적절히 평가할수 있다면, 1. 도시농업진흥을 위한 지원대책 수립 근거로 활용할 수 있고 2. 도시농업의 가치평가에 대한 근거로 도시농업이 소멸했을때 금액의 가치를 도시가 잃게 된다는 의미이다. 3. 다원적 기능의 발휘와 관련된 정책도입에 이해를 높이고 4. FTA 등 농업부문 손실액 평가는 직접적인 감소액만 아니라 다원적 기능까지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효과가 있다.


이에 따라 “도시계획에 도시농업이 수행하는 역할을 충분히 배려하여, 적극적으로 도시농업으로 육성해야할 지역, 녹지로 보전해야 할 지역, 도시적 이용으로 전환해야 할 지역등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검토되어야 한다.(都市農業硏究會編. 1990)”


최근 일본농정 차원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것이 ‘도시농업진흥기본법’이다. 도시농업을 진흥하여 농업과 도시의 공존을 도모하는 것이 목적이다. 우리의 도시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과 비슷한 목적을 두고 있지만, 소극적인 측면에서 지원법과 적극적인 입장의 진흥기본법은 확연히 다르다.


일본 도시농업진흥기본법 제정의 의의-김태곤 (세계농업 E03-2015-06-01)-0.png


“그동안 도시의 농지는 도시용 토지의 공급원이라는 시작에서 도시농지에 대한 상속세 납세유에제도 등과 같은 세제를 통하여 토지공급의 증가를 시도하여 왔다. 최근 도시농업을 광의의 도시계획, 녹지보전, 지역사회 형성, 교육문화 등의 도시생활상의 문제와 밀접하게 결부하여 위치 설정하고 자하는 입장으로 전환되고 있다”


도시농업진흥기본법이 제정된 배경에는 이러한 농업의 다원적 기능이 도시민들에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고, 농업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시에서 농업이 존재한다는 것은 도시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한다고 이해되고 있으며 도농상생의 순환구도를 지속적으로 확산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일본 도시농업진흥기본법 제정의 의의-김태곤 (세계농업 E03-2015-06-01-1).png


일본은 우리와 비슷한 산업발전의 역사와 구조를 가지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산업화되고 경제적으로 부국이 되었지만, 지속적으로 농업은 쇠락하고 있고 식량자급률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눈에 띄게 우리나라의 상황과 다르다. 식량자급률 법제화를 통해 목표치를 두고 구체적인 방안을 세우고 있다. 도시농업을 통해 도시의 농지를 보전하는 것도 이러한 노력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일본의_식량자급률_제고_정책과_시사점-0.png


우리나라의 도시농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물론 최근들어 여러 지자체가 적극적인 도시농업정책을 펴고 있고 도시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이 만들어지긴 했지만 그동안 양적인 확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도시농업에 대한 실태조사를 전국적으로 진행해서 현재 도시농업에 대한 기능과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어떤지 알아야하고 이에 따른 체계적인 목표가 우선해야 한다. 일본은 도시농업진흥기본법을 중심으로 전체적인 큰 방향을 세웠다.


[사진 - 아그리스세이조 옥상텃밭, 전철이 지나가는 구역을 복개해 텃밭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 내용발췌
# 참고자료
# 사진참조 (위의 사진들은 모두 2008년 당시 사진)
김갑봉(시사인천 기자), 김진덕(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대표), 김충기(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 정준래(더푸른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