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19일 화요일

[텃밭에서 읽다] "한국식물생태보감" 식물들의 삶의 얼개를 그리다.


한삼덩굴, 미국자리공, 가시박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필자는 세 식물 모두가 외국에서 들어온 해로운 잡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국식물생태보감>의 저자 김종원 계명대 교수는 그러한 생각을 단호히 거부한다. “귀화식물이란 것은 이미 이 땅에서 서식 가능하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이며, 단지 다른 종에 비해 늦게 출현했을 뿐이다.” 

가시박
미국자리공
한삼덩쿨












가시박은 이러쿼이 인디언에겐 성병 치료제였으며, 암소의 출산을 돕는 사료였다고, “세상에 몹쓸 생명체가 어디 있겠는가!”라고 김 교수는 말한다. 미국자리공도 사람이 할퀴어 놓은 땅을 치유하는 역할을 담당할 뿐이다. 질산칼륨을 포함하기 때문에 죽은 식물체는 땅을 기름지게 한다. 또한 비누, 류마티스약, 천연살충제로도 쓰였다. 저자는 17세기 <산림경제> 속에서 미국자리공의 기록을 확인하며 구한말 이후에 귀화한 것이 아님을 밝혀내기도 한다. 밭에서 흔히 보는 잡초인 명아주도 15~16세기에 밭에 키우는 작물이었으며, ‘이라는 우리말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질경이는 배짱이라는 순 우리 이름이 15세기 후반 <구급간이방>에 있음을 보여준다. “길에서 밟히며 살지만, 조금도 굽히지 아니하고 버티어 나가는 성품이나 태도를 보여주는 이름이라고 저자는 평한다

<한국식물생태보감> 1권은 책 전체에서 이러한 각 식물들의 진면목과 우리 인간과 맺은 관계 등 보물같은 연구 결과를 1000쪽이 넘는 분량으로 보여준다. 이 모두를 외부의 지원 없이 저자 홀로 해내었다. 그는 식물사회학자로서 책임을 다할 뿐이라고 말한다. 식물사회학은 식물과 식물, 식물과 인간의 관계에 주목하는 학문이다. 식물의 삶꼴과 사회를 들여다보기 위해 저자는 생태학, 사회학, 언어학, 역사학, 문화학, 진화학, 유전학 등을 섭렵한다.



흔히 볼 수 있는 도감은 줄기, , 꽃 등의 식물 형태를 주로 설명하며, 이전의 명칭을 그대로 옮겨 적을 뿐이다. 하지만 <한국식물생태보감>분류, 생태, 형태, 분모, 문화, 역사 정보를 상세하게 수록하고 있다. 식물사회를 종합적이고 입체적으로보는 것이다. 저자는 도감 속에 생명성이 없다.”고 일갈한다. 식물들을 과학적 대상으로만 격하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도시농부인 필자도 가슴이 뜨끔하다. 초록 생명체인 식물들을 잡초라는 이름 안에 가두고 박멸의 대상으로 여긴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식물생태보감>은 총 10권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현재 1<주변에서 늘 만나는 식물>, 2<풀밭에 사는 식물>을 서점에서 만날 수 있다. 우리 땅에서 자라는 식물들의 을 알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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