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29일 금요일

[텃밭을읽다] 감자도 꽃피고 열매를 맺는다


글_오창균

봄을 알리는 첫 농사는?
 
봄을 알리는 첫 농사로 감자를 심는다. 아직 꽃샘추위와 서리가 남아 있지만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감자는 재배방식과 지역에 따라 2월부터 4월초까지 심는다. 음식으로 쓰다가 남은 것을 씨감자로 사용할 수 있는지 묻기도 한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종자의 조건을 갖췄는지 알 수가 없다면 농사용 씨감자를 구입하는 것이 수확을 보장할 수 있다.
 
감자는 여러 개가 뭉쳐서 덩이줄기를 이루는 구근작물로 겨울에 동면을 하는 동물처럼 생육이 정지되는 휴면(休眠)을 한다. 어릴적 농촌의 고향집에서는 마루밑 지하창고에 보관했는데 요즘은 일정하게 저온상태를 유지하는 저장고에서 보관한다.
 

잠을 깨우는 휴면타파
 
휴면에서 깨어난 감자는 싹을 틔우기 위해 호흡을 하므로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둔다. 최아(催芽)발아법으로 싹을 틔우는 기간은 보통 20일 정도로 환경조건에 따라 앞당겨지거나 늦춰지기도 한다.
 
직접 햇볕을 보면 안 되고 반사광이나 반그늘이 있는 비닐하우스 또는 집안과 같은 실내에서 할 수 있다. 감자의 싹을 틔워서 심는 이유는 건강한 생육과 수확량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바닥에 골고루 펼쳐놓거나 통풍이 되는 상자나 양파망에 넣고 며칠에 한번씩 위아래의 위치를 바꿔놓기도 한다.
 
0.5~1cm의 싹을 틔우고 달걀 절반 크기의 2~4조각으로 절단 후에 햇볕이 없는 그늘에 며칠동안 보관하면 절단면의 상처가 아물며 밭에 심을 수 있다. 절단 후에 바로 심을 경우는 불에 태운 볏짚이나 나뭇재를 절단면에 바르고 심으면 세균의 번식을 막을 수 있다. 씨감자의 절단면은 위아래 방향 구분없이 심어도 된다.
 
싹을 틔운 씨감자는 절단하여 재를 묻히거나 그늘에서 건조 후에 심는다
 
감자밭 두둑의 폭은 50cm, 높이는 30cm가 적당하며 심는 간격은 호미 길이의 25cm 깊이는10cm정도로 심는다. 씨감자에 있는 수분과 양분으로 싹을 틔우므로 심을 때 물을 안줘도 되지만, 감자잎이 나오고 비가 오지 않거나 가뭄이 생기면 물이 부족하지 않도록 관리를 해야 잘 자란다.
 
감자잎이 나오려면 20일 정도 걸리며 새싹의 숫자만큼 줄기가 만들어진다. 감자를 크게 키우려면 줄기가 한 뼘쯤 자랐을 때, 한두 개만 남기고 솎아낸다. 줄기는 작더라도 굵은 것을 남기고 솎아내야 감자가 크고 튼실하다. 왼손으로 키우려는 줄기를 잡고 오른손으로 솎아낼 줄기를 잡아당기면 씨감자에서 쏙 빠지며 잘라내도 된다. 솎아낸 줄기는 다시 흙에 심어주면 감자가 한 개 달린다.
 

생식본능을 거세당한 감자
 
감자는 꽃이 피고 열매도 있었다. 감자가 성장하면서 꽃이 피고 열매(씨앗)가 생기면 양분은 감자보다는 열매로 집중되므로 감자꽃을 솎아냈다. 현재 보급되는 씨감자는 생식성장을 못하도록 개량되어 열매가 달리지 않으므로 일부러 솎아내지 않아도 된다. 감자열매는 방울토마토처럼 생겼고 씨앗이 있지만, 씨앗으로 파종을 하는 것보다는 씨감자를 심는 것이 크기와 수확량에서 월등하게 유리하다.
 
감자는 꽃이 피고 열매를 맺었지만 종자개량으로 열매를 보기는 쉽지않다
감자는 뿌리작물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흙속으로 내려가지 않고 위로 올라가는 덩이줄기 작물이다. 줄기에 해당하는 감자는 햇볕을 보려고 위로 성장하며 흙 위로 나올 수 있으므로 깊이 심어야 한다.
 
감자가 커지면서 흙이 갈라지고 풀이 자라면 아래 흙을 위로 긁어 올리면서 풀을 잡아주는 김매기와 흙을 덮어주는 북주기로 감자의 생육을 돕기도 했다. 지금은 두둑에 비닐을 씌워서 풀을 억제하는 농사가 일반적이므로 북주기는 하지 않는다.
 
씨감자를 심고 100일 전후로 맛과 영양을 위해 양분을 감자로 집중시키며 잎은 점차 누렇게 변한다. 줄기가 마르고 쓰러지는 때가 장마철과 겹치게 되고 여름 더위가 시작되는 24절기의 하지(夏至,621)쯤에 수확하므로 하지감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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