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8일 월요일

[농부의 오지랖] 정모보다 번개! 서창텃밭 공동체

서창텃밭!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의 3개 텃밭 중 하나다. 소문을 듣자하니 서창텃밭 회원들 사이가 끈끈하다고 한다. 끈끈한 텃밭공동체를 이끌어나가는 이은자 회원님을 만나 그 비결을 들어보았다. 오늘도 이은자 회원님에게 개인적인 질물을 하며 대화를 시작했다.


요즘 자주 만나는 사람들은 누구신가요?
서창텃밭 분들을 주로 만나게 됩니다. (얼마전에 방을 개설한)텔레그램이 그런 만남에 큰 역할을 하고 있어요. 텔레그램이 모이게 하는 것과 분위기에 도움이 돼요.
 * 텔레그램 : 독일로 망명한 러시아 출신의 형제 개발자가 만든 메신저, 보안성이 뛰어나다고 알려짐. 2014년 9월 사이버 검열 논란으로 우리날에서도 인기를 끌었음.

요즘 보시는 책은요?
 요즘 나무와 버섯에 꽂혀있어요. 현재 '나무부자'라는 책을 읽고 있어요. 조경수에 필요한 나무를 재테크와 노후대비용으로 활용할 수 없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버섯 관련 책도 읽고 있어요. 버섯은 재배하는 환경이 친환경적이고, 균사체가 다양해서 흥미를 끕니다.

도시농업에 관심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원래 오래전부터 농업에 관심을 가졌었고, 도시에 살다보니 자연스레 접하게 되었습니다. 서창의 주말농장에서 5년 전 시작했고요.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에서는 2년 전부터 도시농업을 시작했어요. 신선한 자극이었고 관심이 확장되어서 좋아요. 작물에서 곤충으로 등등.

서창텃밭의 구성원을 소개해주세요.
 텔레그램 대화 상대는 22명이에요. 사무국 인원 4명을 제외하면 18명이네요. 실제 텃밭회원 숫자는 그보다 적습니다. 저희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부부가 있으면, 부부 모두도 회원으로 생각해요. 다른 가족도 모두 포함해서요. 텃밭 ㅗ임에 아내가 못오면 남편이 대신 참석하는 식이에요. 부모님이나 아이들도 모임에 자연스럽게 참석하여 어울립니다.

처음부터 가족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열려 있었나요?
 네, 작년엔 동네 지인을 텃밭모임에 모셔왔었는데, 올해 회원이 되시고, 배우자와 아이들도 데려오셨습니다. 좋은 일을 혼자 누리기보다는 가족과 같이 나눌 수 있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단체가 결속하는 힘도 더 생기고요. 가족 같 대회거리도 더 생깁니다. 가족 중 한분이 정모에 오면 집에 남은 분이 신경쓰이잖아요. 식구들이 같이 오면 신경도 안쓰고 재미있어져요. 어울린 경험이 생기면 텃밭활동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어지고요.


서창공동체의 모임 운영방식은 어떤가요?
 정모는 한달에 한번이고요. 정모 이외에 수시로 모이는 것은 한달에 두세 번입니다. 누군가가 '텃밭 갑니다'라고 텔레그램에 올리면, 텃밭에 나오시는 분이 생깁니다.

작물 선정이나 재배에 관한 운영방식을 알려주세요.
 정기모임에서 회의를 해서 결정했어요. 개인텃밭도 이왕이면 겹치는 걸 피해서 서로 나눔을 할 수 있도록 노력했지요. 그렇게 한 건 올해가 처음이에요. 누군가 상추를 뿌렸으면, 누구는 고수, 누구는 근대, 아욱 등등을 심었어요. 수확철엔 텔레그램 방에 누군가가 자신의 작물을 가져가시라고 올려요. 공동밭에는 함께 고추를 심어서 수확량도 많았고, 다같이 경정해서 그런지 애정도 많이 쏟아서 작년보다 생육상태가 좋아요. 네 이랑에 10평 정도 되는데 서리내릴 때까지 계속 수확했어요. 공동밭의 파는 아직도 잘 수확하고요. 아마 고추는 안사드셨을거에요.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공동밭에 무를 심으려 했는데, 도시농업축제 준비기간ㅇ랑 파종시기가 겹쳐 파종을 못해 아쉬워요. 우리 서창텃밭의 좋은 점 하나는 정모 등에 출산 등의 사정으로 못 오시면 그 밭을 회원들이 같이 돌봐줘요. 자극이 되었던 일도 있는데 뭐냐면 전문가과정 분들이 열심히 하시는 모습을 보고 잡초밭을 만들지 말자고 의견 나눴어요 ^^

요즘은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카페의 서창텃밭 게시판이 한산하던데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요?
 공동체 구성원이 모두 텔레그램에 가입해서 게시글, 사진, 작물상태를 공유하고 있어요. 카페를 이용하는 것 보다 훨신 간편하고 쉬원요. 김치나 반찬 만든 것도 올리고, 이웃의 양계장으로 인한 피해나 행사소식도 공유해요. 공연 소식도 올리고 같이 가기도 하고요. 카페에 올리기 애매한 것들도 이곳엔 올리기 편하죠. 저희끼리 노는 방이 생겨서 활동은 오히려 활성화 되었어요. 이곳에선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개진하고 볼 수 있어서 보는 시야도 넓어져요. 실시간 접촉수단이 생겨서 정모보다 오히려 번개 모임에 모이는 분들이 많을 때도 있고요. 지금은 옆집 닭이라는 공동의 적이 생겨 더욱 자주 의견 나누고 모여요.

갑작스런 번개모임이 소집되어도 참여율이 높다고 하던데 그 비결은 뭘까요?
 텔레그램이라는 좋은 맥체가 있고요. 사람들 간의 관계가 끈끈하고요. 처음에는 일일이 전화하고 못오시는 이유도 여쭤봤는데요. 자주 연락하고 접촉했던 게 참여율을 높인 듯해요. 우리 회원분들, 대단하세요! 어느 분이 못오시면 서로 안타까워하세요. 개인적인 가정사에 관심을 둘 정도로 애정이 있어요. 각각의 회원들이 도시농업 참여에 대한 초심을 잃지 않아서 그런거 같네요. 유대감 형성이 잘 된거 같아요. 사회나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은 분들이 여러분 계시기도 하고요. 10구좌 정도로 인원수도 적당하고요.

서창공동체가 앞으로 어떤 공동체가 되길 바라시는지요?
 사람들이 화분을 키우고 과정을 지켜보는 게 본인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서잖아요. 도시농업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거리는 공간이기 바래요. 힘들었던 마음이 위로가 되는 자리가 되길 바래요. 쉴수 있는 자리, 더디게 갈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래요. 자주 얼굴 보는 곳, 한분이라도 소외되지 않는 곳이 되도록 서로 노력해야죠. 물론 노력 할거구요.

이은자 회원님께서 서창공동체 운영에 헌신하는 이유는?
 사람들을 만나는 게 좋아서요. 그곳에 가면 즐거워서 하는 것뿐이에요. 헌신이라는 말은 먹지도 않고 고민 빡세게 하는 거죠. 가면 재미있으니까. 내가 재미있으니까 가족도 데려오는 거에요. 헌신은 아니에요. 힘들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이곳은 저에게 쉬어 가는 곳, 쉴 수 있는 곳이에요. 초록들로부터 느끼는 든든함이 있어요. 밭에 가면 열려있는 것들에 위안을 받아요. 격식 없이, 큰 긴장감 없이 만날 수 있는 자리라서 좋아요.


정리 - 구름너무
(호미랑 울이랑 통권 14호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