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28일 화요일

[텃밭에서 읽다] 천재는 없다.

<1만 시간의 재발견> 안데르스 에릭슨, 로버트 풀 지음, 비즈니스북스
2017.2.28. 구름너머
 
  2017년 새해가 문을 연지 벌써 두달이 되었다. 새해에는 담배를 끊어야지, 운동을 매일 30분씩 해야지, 영어 공부를 해야지, 자격증 시험에 도전해야지 등의 결심을 한 사람이 많았을 테지만, 2개월이 지난 지금 성과를 거둔 사람은 몇 명이나 있을까. 대부분의 경우에는 연초의 결심이 흐지부지 될 것이다. 필자는 턱걸이 개수를 늘려야겠다고 다짐했지만 아직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턱걸이 개수는 오랫동안 0개를 유지해 왔다. 배치기를 해야 겨우 1개를 할까 말까다. 어려서부터 몸치였던 나는 원래 그런 몸이려니 생각하며 나아지려 하지 않았다. 나아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철봉에 매달리기만 하는 것도 무척이나 힘들었다.
 


  ‘1만 시간의 재발견’은 전문가 연구를 30여년 동안 해온 안데르스 에릭슨의 연구결과를 대중들에게 알기 쉬운 언어로 전달하는 저작이다. 최고의 전문가들은 해당 분야의 재능을 타고난 것이 아니라 올바른 훈련법과 장기간의 연습이 있었을 뿐이라는 걸 알았다. ‘아웃라이어’의 말콤 글래드웰은 에릭슨의 연구결과를 자기식대로 해석하여 1만 시간의 시간을 들여야 어느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될 수 있음을 주장했다. 하지만 에릭슨은 분야에 따라 필요시간은 다르며 자신의 주장의 핵심은 ‘올바른 방법으로 훈련하기’라고 밝힌다. 심리학자인 에릭슨은 인간의 몸과 뇌는 뛰어난 적응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으며, 이것을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올바른 훈련법을 ‘의식적인 연습’이라고 명명했다. ‘의식적인 연습’은 우선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진행된다. 개인의 현재 능력을 살짝 넘어서는 일을 지속적으로 시도한다. 집중하여 계획에 따라 행동한다. 피드백에 따라 행동을 수정한다. 이러한 과정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바로 올바른 훈련법이다. 이런 ‘의식적인 연습’의 실례로 흥미로운 것 중에 하나는 성인의 절대음감 능력개발이다. 학계에서 오랫동안 선천적인 능력으로 인정되어 온 절대음감도 올바른 훈련법에 의해 개발된 것이다. 저자는 천재는 없다고 주장한다. 최고의 전문가들은 모두 이런 ‘의식적인 연습’을 장기간 지속했기 때문임을 여러 사례를 들어 밝힌다. 모차르트는 신동이 아니며, 노벨상 물리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파인만의 IQ는 멘사 회원 자격 조건에 미치지 못한다. 일반인들도 자신의 분야에서 ‘의식적인 연습’을 활용하여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지금 생각해보니 필자도 ‘의식적인 연습’에 가까운 훈련법으로 큰 성과를 얻은 적이 있다. 하지만 훈련을 통해 턱걸이 0개를 몇 달 만에 5개로 올려놓았다. 숫자상으로는 별거 아닌 것 같지만 턱걸이 개수는 1개 올리기도 쉬운 일이 결코 아님을 아는 사람은 모두 알 것이다. 여러 해 전에 인터넷에서 턱걸이 개수를 늘리는 체계적인 훈련법에 대한 글을 읽었다. 턱걸이를 하게 하는 등 근육이 적응할 수 있도록 조금씩 능력을 향상시키는 법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었다. 필자는 그곳에 적힌대로 매일 매일 훈련하였고, 조금씩 나아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마침내 몇 달 만에 5개를 달성했다. 계속 훈련했다면 20개도 충분히 달성했을 것이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훈련이 중단되는 바람에 5개로 만족해야 했지만 생전 처음으로 알게 된 내 자신의 잠재력에 기뻤다. 턱걸이 훈련은 내 등 근육의 잠재력을 드러냈다. 나는 원래 몸치여서 턱걸이를 할 수 없었던 게 아니다. 에릭슨도 자신의 연구는 잠재력과 재능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는 전문가들의 탁월한 성과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줄곧 선천적 재능이란 없다는 증거들만 쌓여 갔다고 털어놓았다.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의 선천적 능력을 가진 유전자는 없으며, 수준차를 가르는 것은 훈련의 효율성과 연습시간이다. 우리는 모두 재능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악기 연주, 발레 등의 특정 분야의 재능이 아니라 ‘몸과 뇌의 적응력’에 의해 개발될 수 있는 능력 즉 잠재력이다. 에릭슨은 이러한 자신의 결론이 교육에 적용된다면 좋은 사회가 되는 것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선천적 재능’이 존재한다고 믿으며 그것으로 사람들에게 등급을 매기고, 잠재력이라는 꽃봉우리를 피어나지 못하게 막는 일을 막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평범했던’ 대부분의 우리는 학창시절, 상위권 학생들을 아끼는 선생님들을 적어도 한둘은 보았을 것이다. 앞에서 5등만 행복한 학교. 나머지는 들러리 같은 교육 현장.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지 모르고 살아왔다. 어쩌면 남보다 잘 할 수도 있었던 일을 찾을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살아왔다. 학생들의 잠재력을 드러내는 교육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뒤에서 5등을 해도 행복한 학생이 넘치는 학교가 될 것이다. 성인들도 자신이 원하는 일에 ‘의식적인 연습’을 적용한다면 이제껏 몰랐던 새로운 세계가 우리를 맞을지도 모른다. 사진사 댄은 ‘의식적인 연습’에 대한 에릭슨의 연구결과를 ‘자신의 미국 프로골프 선수되기’ 프로젝트에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서른 살까지 운동선수로 활동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올바른 방법대로 신중하게 계획하고 단계적으로 실천하여 훈련을 시작한지 4년만에 좋은 실력을 보이고 있다. 에릭슨은 우리에게 권한다. “꿈을 이루지 못할 이유가 없으니 꿈을 좇으라 ··· ‘의식적인 연습’은 ··· 새로운 가능성의 세계로 가는 문을 열어줄 수 있다. 망설이지 말고 문을 열어젖혀라.” “자신의 잠재력은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