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20일 월요일

[텃밭n지금] 음식물퇴비 만들기에 대해서

오창균(도시농업지원센터 지도교수요원, 좋은이웃농장 대표)
 

우수(雨水, 218)를 지나면서 봄 기운이 하늘에서 내려와 흙에 닿았다. 뭉친 근육이 풀리듯이 날숨과 들숨을 반복하면서, 겨울내내 움츠렸던 흙의 호흡도 느껴진다. 경칩(驚蟄, 35)을 지나면서 농사의 속도를 내려고 하는 다급한 마음이 앞서려고 할 것이다. 하늘을 올려보고 흙을 내려보며, 농사는 때()에 맞춰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되새겨본다. 밭에 거름을 내고 낙엽을 덮으며 천천히 농사속으로 들어가는 봄이다.
 
편의점의 도시락 판매가 1년에 수조원대로 급성장했다는 뉴스에 한숨이 나왔다. ‘혼밥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경제적 궁핍의 측은함 때문만은 아니다. 버려질 음식과 포장재 쓰레기는 얼마나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는 사회라면 저럴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나오는 음식물 잔반을 버리지 않고 퇴비로 만들어 쓴 지 몇 년이 되었다. 농사에 쓰기에는 부족하지만 의미있는 생활의 실천이 될 수 있다. 요즘에는 농장에서 키우는 닭 먹이로 주고 있다. 음식물 잔반을 담아서 버리는 규격비닐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밀폐용기에 담아두면 냄새걱정도 없다.
 
주방에 밀폐용기를 두고 음식물 잔반을 담아둔다.

음식물잔반으로 퇴비를 만드는 방법도 일반적인 발효퇴비를 만드는 것(1월기사 참조)과 다르지 않다. 플라스틱 밀폐용기와 뚜껑이 있는 스티로폼박스가 필요한 것은 냄새를 막기 위해서다. 밀폐용기는 주방에 두고, 스티로폼박스는 아파트의 베란다에 두거나 주택은 현관문 밖이나 옥상에서 만들 수 있다. 베란다와 옥상이 있는 집이라면 작은 (상자)텃밭을 만들어서 음식물퇴비를 거름으로 사용하면 된다. 또한, 작물이 아닌 화초와 같은 식물의 거름으로 사용해도 된다.

버리는 것이 당연한게 아니라, 순환하는 자원이라는 인식 있어야.
 
음식물잔반은 화학적으로 질소성분이 많기 때문에, 퇴비가 되기 위해서는 톱밥낙엽왕겨와 같은 탄소성분이 높은 목재류의 마른재료를 같이 넣는다. 요즘에는 원두커피찌꺼기를 음식물잔반과 섞어서 퇴비를 만들기도 한다. 발효를 촉진하기 위해서 미생물을 넣어주면 더 좋으며, 음식물퇴비용 미생물을 판매도 한다.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EM(Effective Micro-organisms, 유용미생물)을 사용해도 된다.
 
주의할 점은, 밀폐된 박스에서 퇴비를 만들기 때문에 수분조절이 중요하다. 음식물잔반은 수분이 많기 때문에 물기를 꽉 짠 후에 마른재료와 1:1정도의 비율로 섞어주면 된다. 음식물의 염분을 걱정하는 경우도 있는데, 퇴비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므로 안심해도 된다. 주방에서 설거지를 할 때 물로 씻어내므로 염분에 대한 걱정은 안해도 되는것이다.
 
음식물잔반의 물기를 제거했더라도 퇴비의 발효과정에서 생겨나는 수분이 스티로폼 박스의 아래로 내려오기 때문에 마른재료를 3cm정도 바닥에 깔아주면 수분을 흡수하는 효과가 있다. 물이 많아서 바닥에 고이게 되면 시큼한 냄새가 나는데, 이 때에는 마른재료를 더 넣어서 섞어준다. 밀폐된 상자에서 퇴비를 만들 때 잘 안되는 경우는 대부분 수분조절이 적절하게 안되었을 경우다.

음식물잔반과 목질류의 마른재료를 섞는다.
음식물퇴비의 관건, 수분조절. 대부분 음식물잔반은 수분이 많다. 마른재료를 많이 섞어주는 것이 중요.

퇴비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약간의 열도 발생하며 흰곰팡이도 생기는데, 이것은 정상적인 발효과정이다. 스티로폼 박스에 재료가 가득 차면 뚜껑을 접착 테이프로 밀봉하여 보관하거나, 퇴비간으로 옮겨도 된다. 스티로폼박스에서는 3~6개월후에 음식물의 형태는 분해되어 사라지고 마른재료만 남는다. 잘 만들어진 음식물퇴비는 냄새가 없다. 만약에 냄새가 있다면 발효가 덜 된 것이므로 조금 더 기다리거나, 박스를 개봉하여 가끔 뒤집어 주면서 2차발효를 시키면 된다.
 
스티로폼박스의 음식물 퇴비는 공기의 접촉이 적은 혐기성발효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산소유입이 적다보니 발효시간이 길어진다는 것과 수분조절의 어려움이 있다. 때문에, 스티로폼박스에서는 1차로 혐기발효로 음식물잔반을 모았다가, 외부에서 산소와 접촉할 수 있는 호기발효를 2차로 한다면 양질의 음식물퇴비가 될 것 이다.
 
공기없이 발효할 수 있지만, 산소가 통하는 발효를 해주는 것이 양질의 퇴비를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

옥상이나 실외에서 음식물퇴비를 만든다면, 산소가 순환되는 호기성발효로 퇴비를 만들 수 있다. 음식물잔반을 담을 수 있는 통을 준비하고 산소가 유입될 수 있도록 환기구멍을 뚜껑과 옆면에 만들어준다. 바닥에는 수분이 빠질 수 있도록 배수구멍을 만들어 주면 된다.

옥상이나 실외에서는 고무통이 나무를 이용하여 퇴비통을 만들수 있다.
산소순환과 배수구멍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음식물이 쌓이게 되면 산소공급이 원활하지 않을수 있으므로 나뭇가지와 같은 굵은 재료를 같이 넣거나 PVC파이프에 구멍을 내어 퇴비통 가운데에 꽂아두는 방법도 있다. 중요한 것은, 산소순환이 잘 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여 퇴비통을 만들어보는 것이다. 퇴비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이해했다면, 어렵지 않게 나만의 아이디어로 퇴비통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스티로폼박스에서 1차로 발효된 퇴비를 흙에 묻어서 2차 발효를 시켜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