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26일 월요일

"채소를 길러본 아이가 채소를 먹는다" - '푸릇' 프로젝트


때이른 폭염 주의보가 도시농부들의 마음을 바쁘게 하는 6월입니다. 강사단 흙놀이 선생님들도 아이들과 함께 비도 맞고, 볕도 맞으며 텃밭을 일구어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님들의 고민거리이기도 하고, 커다란 걱정거리이기도 한 부분이 먹거리입니다. 인스턴트와 가공식품들이 넘쳐나는 때에 건강한 먹거리를 챙기는 것이 쉬운일은 아니지요. 특히나 자극적인 음식에 노출정도가 커지면서 건강한 입맛을 가지는 것 또한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기껏 정성들여 만든 음식에는 손이 가지 않는 아이들을 보며 포기하는 부분도 생기기 마련이지요.

작은 양이나마 어려서 먹어 본 것은 어른이 되어서도 그 맛을 찾는다고 합니다. 그만큼 입맛을 만드는 유,아동기에 신선하고 건강한 입맛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그러한 고민에서 나온 프로젝트가 '푸릇'이랍니다.

작년 겨울 즈음에 고민이 시작되어서 '흙놀이'(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텃밭교육활동가 소모임) 강사분들이 공을 들인 활동입니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직접 먹거리를 생산하고, 요리함으로써 건강하고 바른 식습관을 형성해 가는 프로젝트입니다. 학교 전체 학생들이 학교 옥상에 자신의 텃밭을 경작하며 작은 부분이나마 식생활을 개선하는 데에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달에는 옥상텃밭에 모내기가 있었다고 하네요. 직접 수업을 진행하고 계신 선생님의 수업 후기를 올려봅니다.


온실가스 잡아먹는 모내기
 
심영보
 
 
6164교시, 응암초등학교 6학년 2반 텃밭수업이다. 오늘 2반 수업을 마지막으로 6학년 모내기는 모두 끝난다. 25명 내외의 학생들은 40분 수업동안 각 반 아이들이 가꾸는 텃밭에서 쌈채소류와 열매작물 솎아주기를 하고 모내기를 하였다. 기후변화- 논습지-벼에 관한 설명도 하기에는 넉넉한 시간이 아니므로 시간조정을 잘해야 한다. 아이들이 담임 선생님과 함께 올라오자 인사를 나누고, 텃밭수업 약속 4가지를 복창하였다.



텃밭수업 약속
1. 나를위한 약속 : 뛰지않는다
2. 친구를 위한 약속 : 밀지않는다
3. 우리를 위한 약속 : 농기구로 장난하지 않는다 
4. 다음 수업을 위한 약속 : 사용한 농기구는 제자리에 둔다 


5, 6학년 텃밭 전경
 
여러분, 최근 40년 동안 세계 평균온도가 그 이전 백년보다 3배나 높아졌어요로 설명을 시작하였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탄소이며, 탄소를 가장 많이 먹는 작물이 벼이고, 벼가 자라는 논은 대기정화만이 아니라 다양한 생물의 서식지라는 것까지 설명하였다. 나의 질문에 답도 하면서 열심히 듣는 아이도 있지만, 이야기가 길어지면 대부분 아이들은 생기가 줄어든다. 논으로 이동하여 앞 반에서 수업한 틀논과 모를 보여주면서 쌈채소나 열매작물과 달리 외떡잎식물로 포기성장을 하는 벼 이야기까지 마치고 텃밭으로 이동하였다.
옥상텃밭의 빗물저금통조롱박 커텐포토 존으로 활용

밭을 살펴보니 고추는 양호한 편이지만, 곁순 제거가 잘 되지 않은 토마토들은 비대했다. 농사의 불충분함은 곁순처리가 잘된 토마토와 비교하는 시각교육으로 대신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학생들은 텃밭과 논, 2개 작업팀으로 나누었다. 텃밭솎기팀은 먹을꺼리 채취와 함께 벌레가 너무 많이 먹은 잎이나 마른 잎들을 밭에 깔아주는 멀칭작업과 친환경벌레방제액을 뿌려주는 일을 하기로 했다. 담임선생님이 텃밭팀을 맡고, 나는 모내기팀을 맡았다.
 
수업 전에 물을 더 보강했더니 논은 불투명한 엷은 흙색물이 되었다. 손으로 하자면 안할 것 같아 모종삽이나 호미로 논흙을 평평하게 하는 작업을 하자고 하였다. 아이들은 신나게 호미를 들었지만, 아이들 호미질에 논흙이 파여진다말로는 논바닥을 평평하게 해주어야 한다면서 실제로는 논바닥 굴곡화 체험을 시킨 것 같다. 나는 파여진 곳들을 메꾸고 평평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모 받으러 오세요~” 노지에서는 모를 3-5포기씩 심는다고 하는데 아이들에게 5-8포기씩 넉넉하게 나눠주었다.
 
 

 
 
 
논 주변에 둘러않은 아이들에게 오른손바닥에 모를 놓고, 왼손으로 구멍을 파고 오른쪽손가락이 모두 흙에 잠기게 해서 모를 심을 것을 시범으로 보여주었다. 채소모종 정식을 해봐서인지, 아이들은 구멍을 파고 모를 심고 논흙으로 주변을 다져주는 과정을 수월하게 따라하였다. “()흙이 징그러워요” “논에서 냄새가 나요등 불평하기도 했지만 모를 안 심겠다는 아이는 없었다. 폭염주의보가 나온 날씨여서 그런가? 손을 물에 담그는 것이 시원하기도 한 모내기였다.
 

 
모심기가 끝난 아이들은 농기구를 제자리에 갖다 두고 손을 씻은 뒤 텃밭팀과 교체하였다. 아이들이 모두 심다보니 밀식(너무 가깝게 심겨지는 것)이 되나 우려도 되지만, 모두 심어 보았다는 것에 더 의미를 두기로 했다. 모내기가 끝난 논을 보니 뿌듯하고 그 모습이 아름다웠다. 텃밭에 오면 오늘 심은 논만 아니라 논 모두에 물을 주세요를 주문하고 모내기수업을 마무리하였다.
 
텃밭 5.6학년 공통논 전경


아이들은 옥상텃밭에서 활동하는 것을 무엇보다 즐거워 합니다. 진지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들이 기특하답니다. 응암초등학교에서 진행하는 텃밭 교육 프로그램이 우리 먹거리에 대한 성찰과 개선의 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