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8일 수요일

[텃밭n지금] 소자농의 도토리 - 9, 2평텃밭을 6평처럼 섞어짓기와 이어짓기



소자농의 도토리 제9회 
2평 밭을 6평처럼 활용하는 섞어짓기,이어짓기 방법


1. 2020년 4월의 절기 : 청명(4월4일), 곡우(4월19일)

 4월은 날씨가 청명하기 말할 것 없다. 생강나무 꽃, 개나리꽃, 진달래꽃, 벚꽃이 활짝 피고 가족들과 함께 동산으로 들판으로 텃밭으로 나가게 된다. 청명은 한식과 겹치는 절기이다. 조상님 묘소를 찾아 성묘를 가서 잔디를 못살게 구는 잡풀도 관리하고 무너진 봉분을 정비한다. 청명과 곡우사이에 밤과 새벽의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서 텃밭에는 서리가 내린다. 3월 중순쯤 감자를 심으면 이 무렵 감자 싹이 나오는데 새벽 서리에 냉해 피해를 당해 감자농사를 망치게 된다. 인천지역에서 안전하고 확실하게 씨감자를 심는 시기는 온 동네에 개나리꽃이 활짝 핀 청명쯤에 심는다. 

2월하순경 심은 완두콩은 청명에 이르러 키가 10cm정도 자라게 된다. 3월 중하순에 씨앗으로 심은 배추, 상추, 아욱 등 잎채소도 삐죽이 흙을 들썩 거리며 새싹이 올라온다. 원래 상추는 8월 중순경 씨앗을 넣고 가을에 먹던 채소이다. 가을 채소 상추가 1980년대 봄 소풍의 삼겹살 소비량이 증가되면서 종자 기업에서 씨앗을 개량시켜 봄에 심는 작물로 변화되었다. 청명쯤에 전통시장이나 모종을 판매하는 화원 등에서 잎이 잘 자란 상추 모종을 판매한다. 이런 상추는 온상에서 모종으로 재배한 것이라 3월 하순이나 청명인 4월 초순에 심으면 새벽 서리를 맞아 얼어 죽거나 병이든 것처럼 잘 자라지를 못한다. 모종으로 파는 상추도 곡우절기인 4월 중하순에 심어야 하루가 다르게 잘 자란다. 토종상추는 텃밭에서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청명쯤이 되면 작은 잎이 자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씨앗 받는 전통농사를 경험하시면 알게 되겠지만 봄에 심는 상추는 꽃이 피고, 씨앗을 채종할 무렵 장마기간이 도래함으로 씨앗을 받기가 어렵다. 그러나 겨울을 이겨낸 토종상추는 일찍 꽃대가 올라오고 장마오기 전에 씨앗이 영글어 씨앗 받는 전통농사에 적합하다. 이는 씨앗이 생명이라 후손을 만들어 살려고 자연환경에 순응한 결과이다. 

( 사진1 : 2020년 4월초순 토종 분홍꽃완두콩과 겨울을 이기고 스스로 자라는 토종조갈상추)

 곡우 절기가 되면 하늘에서는 비가 내리고 땅에서는 나무에 물이 올라 하늘로 올라간다. 드디어 천지의 기운이 교통하는 때임으로 본격적인 농사절기이다. 그런데 이 무렵 모종을 파는 곳에서 고추, 토마토, 가지, 호박, 참외 등의 잎이 무성하게 자란 채소를 판매한다. 곡우전후로 낮의 온도가 20도가 넘는 더위가 있게 됨으로 경험 없는 도시농부들은  고추, 토마토 모종을 구입하여 심는 일이 다반사이다. 그러나 곡우 절기 무렵에도 꽃샘추위가 반드시 오고 영상 3도 내외의 추운 날씨가 있기도 하여 원산지가 무더운 나라의 작물인 고추, 토마토, 가지와 참외 채소는 냉해 피해를 당해 죽거나, 살아남더라도 성장하면서 병이 와서 수확량이 저조한 현상이 발생한다. 고추, 토마토 등의 작물은 한국의 기온이 원산지역(남미 등)과 비슷해지는 여름이 시작되는 5월5일 전후로 심어야  후회를 하지 않게 된다. 4월 중순이 되면 도시농업농장은 이미 상추, 배추, 열무 파, 완두콩, 감자 등을 심어 놓았기 때문에 항상 내 밭의 면적은 부족하게 된다.

(사진2,3 : 4월 초순 인천 경서동 밭에 내린 서리, 토종달래와 토종호밀)

2. 초보도시농부를 위한 텃밭기초 상식

 도시농업농장을 처음 분양 받으신 분들이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하여 해당 행정청이나 인천 지역의 각 구청 별로 조직되어 있는 비영리 시민단체인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에서 매년 해오던 분양자를 위한 기초교육을 분양시기에 맞추어 할 수 없는 처지라 시민이나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http://www.dosinong.net/)나 모두 답답한 처지이다. 초보농부들을 위한 몇 가지 텃밭 기초를 설명한다.

 ● 밭의 구조 : 이랑 = 두둑+고랑
이랑은 우리의 언어이다. 아리랑에서 그 어원을 찾기도 한다. 이랑은 두둑과 고랑(또는 골)을 합하여 부르는 말이다. 청동기시대에 이미 농경을 하면서 이랑을 만들어 경작을 했다는 선조들의 유물이 발견되었다. 2000년 전의 ‘농경문 청동기’를 통해 이랑의 모습을 살펴본다.

 (사진4~5. 2000년 전의 농경문청동기에 새겨진 농경지 모습 : 이랑)

좀 구체적으로 도시농업농장의 사진을 통하여 두둑과 고랑을 살펴본다.

(사진 6 도시농업 농장의 두둑과 고랑)

사진6의 나무상자로 틀을 만들어 채소를 심는 곳을 두둑이라 하고 사람이 다니면서 씨앗도 심고 물도 주는 작물을 관리하는 틀밭(두둑)과 틀밭(두둑) 사이의 길을 고랑이라고 한다. 즉, 작물을 심는 곳이 두둑, 사람이 다니는 길이 고랑이다. 이랑(고랑+두둑)을 만들어주는 이유는 장마 등으로 인한 작물의 침수피해를 예방하고, 농부가 다니면서 작물을 관리하는 편리성을 이유로 한다. 

이미 도시농업농장의 틀밭은 이랑이 완성된 상태로 분양을 했다. 그럼에도 텃밭의 이웃들이 두둑에 다시 고랑을 만드는 것을 살펴보고 경험 없는 농부들은 따라하게 된다. 도시농업 농장 틀밭은 그 자체가 두둑임으로 또 다시 두둑의 흙을 높게 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가뭄을 쉽게 타고, 경작면적이 줄어, 보다 더 많은 작물을 심을 수 없다.

 ● 작물심는 방법 : 섞어짓기(혼작) + 사이짓기(간작)
 섞어짓기(혼작)는 2가지 이상의 작물을 동시에 재배하는 방법이다. 섞어짓기를 하면 토양과 기상에 대한 적응력이 약한 작물이 있더라도 다른 종류에 의하여 보충될 수 있고 재해 및 병충해에 대한 위험성을 분산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작은 경작지에서 다양한 채소를 재배하여 먹을 수 있다.
 사이짓기(간작)는 재배기간이 다른 2종류 이상의 작물을 시간차를 두고 경작하는 방법으로 이미 기르고 있는 작물사이에 다음에 길러야 하는 작물의 씨앗이나 모종을 심는 방법을 말한다. 먼저 심는 것을 앞 작물, 다음에 심는 작물을 뒤 작물이라고 부른다. 대표적인 예로 앞 작물로 4월 초순에 감자를 심고 뒤 작물로 5월 초순에 조선오이나 참외, 수박 등을 심는다. 


3. 2평 도시농업농장을 6평처럼 가꾸는 방법

 도시농업농장에서 분양받은 밭의 경작지는 4월이 되면 상추 잎채소와 감자가 가득하여 고추나 토마토를 심을 공간이 없다. 2평 도시농업농장을 6평처럼 가꾸는 방법을 섞어짓기의 방법으로 설명한다. 상추, 파, 열무 같은 생애주기가 짧고 줄기나 잎이 넓게 퍼지지 않는 잎채소는 틀밭 전후좌우 4면의 가장자리에 1면씩 배정하여 최대한 틀밭의 나무 경계에 가깝게 심는다.
예를 들자면 1면에는 상추 종류, 2면에는 열무, 3면에는 파, 4면에는 배추 이런 식으로 틀밭 가장자리를 빙 돌려가면서 잎채소를 심으면 공간이 많이 남게 된다. 남은 공간 일부에는 감자를 심고 일부는 5월 초순에 고추, 토마토, 가지를 심어야 함으로 빈 공간으로 남겨 놓는다. 5월초 고추 등을 심고 난 후에 상추 등 잎채소의 뿌리를 잘 살려(솎아주기) 고추 심은 주변에 상추 같은 잎채소를 옮겨 심는다.

(사진7~8. 섞어짓기로 2평 밭 6평처럼 활용하기)

2평 도시농업농장을 6평처럼 가꾸는 방법을 이어짓기의 방법으로 설명한다. 감자를 심은 곳이 5월 초순에는 빈공간이 많이 보인다. 최대한 틀밭 가장자리를 골라서 참외(수박)나 조선오이 씨앗을 직파한다. 감자를 6월 하순경 수확 할 때 참외, 수박, 오이의 뿌리가 다치지 않게 주의를 하면서 감자를 캔다. 7월부터 참외, 수박, 오이의 줄기와 잎이 무성해 진다. 8월에는 참외 등을 수확하여 먹고 밭을 정리하여 9월 초순 김장배추를 심는다.

작년 마늘밭과 감자밭에 오이와 참외를 씨앗으로 경작한 경험을 소개한다. 참외 등의 씨앗 심기는 4월중하순에서 5월 초순까지로 한다. 참외 등 모종은 5월 5일 (입하절기) 경에 구입하여 심는다. 

참외 등은 덩굴성 작물이기 때문에 심는 간격을 80cm에서 100cm정도로 벌려야 한다. 도시농장텃밭에서는 참외나 수박을 1개~3개 정도 심으면 적정하다. 씨앗으로 심을 때에는 밭 가장자리에 씨앗을 5~8알정도 씨앗두께의 3배정도인 약 1cm정도 깊이로 심는다. 오이, 참외, 수박 등은 심기 전 퇴비에 재를 섞어 한주먹 넣어주면 병해 예방이 되고 맛난 과실이 많이 달린다. 오이 등의 뿌리는 밭의 표면을 기어 다닌다. 밭 표면을 풀로 덮어 주면 가뭄도 덜타고 수확량도 좋다. 잎이 2~3장 나오면 튼튼한 것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는 뿌리를 잘 살려 솎아내서 이웃 농부들에게 선물한다.  씨앗 심은 곳을 피트 병의 하단 부를 제거하고 씨앗 심은 곳에 덮어주면 유용하다. 씨앗 심은 곳을 쉽게 확인 할 수 있고 풀 관리와 새싹 관리에 편리하다. 잎이 나오고 날씨가 무더워지는 5월 중순 쯤 피티병을 제거해준다. 

몇 년 전에  2평 밭을 6평처럼 이용하는 경작방법을 실험한 결과를 소개한다.

1. 밭이랑의 가운데에는 길이가 제일 크면서 오랜 시간이 걸려 수확하는 토마토, 감자, 옥수수 등(1종류만)을 심는다.

2. 중앙을 기준으로 좌우로는 오래먹는 것들 중 잎채소보다 천천히 오랫동안 성장하는 고추, 가지 (1종류만) 등을 심고

3. 밭의 가장자리에는 성장 세력이 약하고 빨리 먹는 잎채소(열무, 상추 등) 를 심는다.

4. 섞어짓기나 이어짓기하기 전 새로 만든 틀밭이라 풀이 없어 대용으로 밭 전체에 밀 씨앗을 심어 자연스러운 생태환경을 조성한다.

(사진9~10. 이어짓기 : 감자밭과 마늘밭 참외 오이 경작하기)
(사진11~12. 이어짓기 : 7월이 되면 감자밭과 마늘밭은 참외 오이 밭으로 변한다.)

결론은 아주 결과가 좋았다. 섞어짓기와 이어짓기를 해야 하는 유익한 이유는 많다. 도시농업농장 텃밭을 지도하는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선생님들께 문의하면 그 유익함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해줄 것이다. 여러분들도 섞어짓기와 이어짓기로 2평 밭을 6평처럼 활용하시기를 권장한다.

1. 토종씨앗으로 경작하여 채종하는 등 토종도시농부 활동을 하시고 싶은 인천분 들은 (사)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씨앗이음으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032-201-4549)

2. 소자농의 개인 온라인 방을 소개합니다. 토종씨앗이 필요하신 분이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네이버 밴드 : 소자농의 토종씨앗 전통농사 (https://band.us/n/a8a321v6E4p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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