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23일 수요일

[텃밭에서 읽다] 인간의 일상도 상품이다

소유의 종말, 제레미 리프킨 지음, 민음사
 
이 책의 원제는 The Age of Access 즉, 접속의 시대이다. 노동의 종말, 부의 종말 등 비슷한 제목을 연상시켜서 홍보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국내 출판사의 의도에 의해 지어진 이름일 것이다. 책은 소유의 종말에 대해 다루기 보다는 접속이 어떻게 물밀듯이 다가오는 지에 대해 말한다. 여러가지 사회 경제적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접속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은 저자의 지적 탁월함과 통찰력을 대변해준다. 접속이라는 단어를 빼버린 제목이 유감스러운 이유이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모피어스는 말한다. “이세상이 불편한 것을 느끼는 순간이 올것이다”
제러미 리프킨은 말한다. “인간의 일상도 상품화될 것이다. 시간조차도”
인간 생활 즉 문화도 모두 상품화된다. 문화는 한 사회가 공유하는 의미의 교집합이다.
예술가들은 그 문화를 해석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물론 문화를 창조하기도 하고 대중들과 서로 상호작용도 해왔다. 그 속에서 문화는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갔다.
 
하지만 이제 문화도 경제가 포섭해가고 있다. 문화적 경험과 그 경험이 존재하는 그릇인 시간이 팔리고 있다. 상업화되어가고 있다. 기업은 이제 인간생활을 모두 지배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의 한국어판 1쇄가 출판된 2001년 당시에는 예측일 뿐이었지만, 지금은 현실이 되었다. 스마트폰과 네이버, 구글이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힘들다. SNS와 유튜브는 사람들의 시간을 마구 흡입했고 그것은 창업자들에게 엄청난 부로 돌아갔다.


 
‘접속의 시대’에는 문화라는 것이 예전처럼 공동체 속에서 자연스레 형태가 갖춰지는 것이 아다. 거대기업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고 변형되고 진화하는 것이다. 나를 둘러싼 시간과 공간 모두를 지배하게 된다(233). 말 그대로 시공간 속에 살아가려면 거대기업에게 대가를 지불해야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일탈이란 더 이상 자유를 의미하지 못한다. 다른 브랜드를 가진 다른 기업의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다(251). 아이폰을 버리고 안드로이드폰을 쓰는 것이다. 우리 스스로 우리 삶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하는 것이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태어나자마자 컴퓨터들에게 에너지를 공급해주며 사육당하는 인간처럼 되고 마는 것이다. 매트릭스의 인간들처럼 자신은 자유롭게 거리를 거닐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환상 속에 머무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내 뜻대로 세상을 살아가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문화산업의 의도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16년 전에 출판된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