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27일 목요일

미래세대 학교텃밭을 마치며


김정임(텃밭교육활동가)

틀 밭에 배추가 자랐다. 애벌레가 배추 잎을 다 갉아 먹어 여기저기 구멍이 송송 뚫렸다.
이걸 어쩌나. 배추 잎을 벌레가 다 갉아 먹었다고 아이들이 실망하겠는걸..’
그러나 나의 걱정과는 달리 수업에 온 아이들은 배추 애벌레를 보고 귀엽다며, 예쁘다며, 집에 가져가서 키우고 싶다며 호들갑이다.

수확한 작물이 품질이 좋고, 수확량이 많고 적고는 아이들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다. 아이들은 흙이 좋고, 뛰어 노는 것이 좋을 뿐이다. 시금치를 잡초라고 하고, 쪽파를 보고 마늘이라고 하는 아이들이다.
학교 텃밭 강사로 활동한지 어느덧 일 년이 지났다. 텃밭 활동을 통해 조금씩 변해가는 아이들을 보니 그저 기특하고 대견하기만 하다.

텃밭활동은 그저 노는 수업이라 생각했던 아이들이 직접 뿌린 씨앗에서 싹이 나고, 그 싹이 배추가 되고, 무가 되는 것을 보면서 신기 해 한다. 또 퇴비 냄새에 코를 막았던 아이들이 자신의 소변액비를 잘 챙겨 텃밭에 가져다 뿌렸다고 자랑을 하기도 했다. 평소 채소는 잘 먹지도 않던 아이들이 직접 수확해서 만든 배추 전 앞에서는 너도나도 서로 더 먹겠다고 아우성이다.

텃밭시간을 손꼽아 기다리는 아이들도 있다.

다른 활동에는 잘 참여하지 않던 아이가 텃밭 활동을 한 후에 얼굴도 밝아지고 성격도 좋아졌다는 담임선생님의 말씀은 무엇보다 나를 기쁘게 했다.

텃밭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먹거리의 소중함과 농부의 피와 땀을 경험하고, 느꼈을까?

아이들이 뭔가 크고 대단한 것을 느끼기에 앞서 빡빡한 삶에서 잠시나마 마음의 휴식을 얻고, 흙내음과 풀잎내음들이 아이들의 머리와 가슴 속에 남아있으면 좋겠다

선생님 내년에도 또 텃밭활동 하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귓전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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