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열리는 도시농업박람회가 의미있는 것은 볼거리보다 들을거리 때문이다. 학술대회, 워크샵 등에서 발표하는 다양한 연사들은 최신의 도시농업 소식과 사례 그리고 이에 대한 의견들을 쏟아낸다. 이를 한꺼번에 한자리에서 들을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이번 8회 대한민국도시농업박람회(청주 5.23~26)에서 처음열린 지식포럼은 [민관합동 도시농업정책워크샵]이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공익적가치이다. 특히 이튿날 있었던 [전환기의 도시농업 : 도시농업의 공공성과 학장성] (이창우 한국도시농업연구소 소장) 특강은 지금까지 도시농업에 대해 새롭게 환기시켜주는 좋은 강의였다. 강의 내용을 요약해서 소개해본다.
전환기의 도시농업?
지구는 과연 안전한가? 지속가능한가? 기후변화는 이제 기후위기, 기후붕괴로 불리울 만큼 영국, 유럽에서는 커다란 사회적 이슈이다. 스웨덴의 16살 소녀 그레타 툼베리의 등교거부 시위는 전세계에 기후변화위기에 대해 공감을 사면서 강력한 노벨평화상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유럽의회에서 그녀의 강연은 EU지도자들의 기립박수를 받을 정도 였다.
기후변화의 주요한 원인중에는 먹거리의 생산방식도 크게 차지하고 있다. 질소의 순환, 생물다양성 등의 취약에서 지구생태계의 위협에 큰 비중을 차지고 한다. 인류에 닥친 시대적 전환의 시기에 도시농업의 전환도 고민해봐야 한다. [지구 한계의 경계에서]라는 책은 레이첼카슨의 침묵의봄 이후 지구환경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꿔놓은 책이다.
시대의 전환
- 기후변화 위기 시대 (기후변화와 대기오염의 밀접한 연관성)
- 한반도 비행화와 남북한 통일 기반 마련
- 경제성장시대 종언
- 사회적 가치 중시
도시농업의 전환
- 미니멀리즘, Less is More
- 도시농업 성과평과와 새로운 방향 모색의 적기
- 친환경 도시농업을 넘어 재생적 발전에 기여하는 도시농업으로
- 사적인 활동을 지양하고 도시농업의 공공성 강조
- 양적 성장에서 질적 향상으로 전환
- 도시농업의 가치에 대한 인식전환 : 도시농업과 건강, 사회적 농업
내자리 살피기
지금 우리가 실천하는 도시농업의 현황을 제대로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단순한 텃밭의 면적이나 참여인구가 아니라 도시농업에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 [The patch of eden]에서 텃밭 1구획에 투자한 비용은 그 6배의 가치가 있다는 발표를 했다. 또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이 소비되기까지 5-10일간 시치가 생기면 30~50%의 비타민C 손실이 있다고 한다. 또한 유기농 섭취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25% 더 적게 암에 걸린다(7만명 추적조사 결과). 이런 텃밭 30평이면 4인가구에 필요한 1년치 채소를 생산 비타민, 철분의 영양필요량을 제공한다.
최근 영국은 도시농업이 급격한 변화를 갖고 있다. 도시농업협회와 치유농업협회가 통합하여 '사회농업협회 Social Farms & Gardens'로 바뀌었다. 미국의 북미커뮤니티가든협회ACGA는 올해 총회의 주제를 '전환기의 도시농업'으로 준비하고 있다. 일본은 최근 도시농지 임차 원활화법을 도입해 도시농업활성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앞서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최근의 양적인 성장을 했지만 텃밭중심의 도시농업, 조정기에 들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증가하고 있다. 반면 제도적으로는 세계적인 수준이다.(도시농업관리사 자격증 등) 새로운 도시농업의 전략과 목표가 필요하다. 또한 도시농업과 일반농업의 관계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다. 도시안에 있는 농업인의 농업을 어떻게 볼 것인가? 도시농업의 범위와 생산녹지의 기능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
멀리 내다보기
서울 도시농업의 빙하기라는 표현으로 당장 다음 서울시장으로 바뀌었을때 현재 박원순시장만큼 도시농업을 이해하고 중요한 정책으로 생각할지 장담하기 어렵다. 최근 강동구에서는 텃밭 부근에 들어서는 아파트입주민들이 텃밭을 없애달라는 민원이 많다고 한다. 3선의 구청장의 주요정책이었던 것이 구청장이 바뀌자 반대민원이 많아지고 있다. 우리는 입주조건을 따질때 역세권을 이야기한다. 최근에는 숲세권이 또하나의 트렌드이다. 왜 텃밭이 가까운 텃세권은 호응을 못받을까? 장기적으로 텃밭이 가까운 집들이 각광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 자원과 기술에 따라 사회적인 변동이 크게 있을 것이다. 기후, 에너지, 물, 식량등의 자원의 변화에 따른 각각의 영향과 4차산업혁명이라는 기술적 변화에 다라 도시농업 분야도 적극적인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인구구성의 변화에 따라 1인가구의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도시권과 표용도시에 대한 의제는 유엔과 해비타트III 등에서 핵심이 되었다. 도시농업도 거버넌스 변화에 대한 대응이 있어야 한다.
한걸음 내딛기
최근 사회적농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문재인정부의 공약중 하나가 농업과 복지이고 '사회적 농업'법도 입법을 추진중이다. 사회적가치가 중요시 되는 시대에 농업은 식량생산 기능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생산하는 기능까지 확대되고 있다. 일본의 복지농원, 취약계층 지역으로 찾아가는 모바일 농부시장, 공원내 텃밭조성 가이드라인, 사회적경제기업 매뉴얼을 제공하는 sustain. 청소년,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도시농업,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먹거리숲 등을 통해 전환기의 도시농업에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시도는 지역사회단체들을 비롯한 시민단체가 주도하고 경작지나 제도의 정비, 정책의 마련등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해야 가능하다.
모바일 농부시장 |
텃밭의 면적이 얼마나 늘어나고, 예산은 얼마를 투입하고 있으며 참여자는 매년 얼마나 늘 고 있다는 다양한 통계자료들은 양적인 성장을 강조하여 설명하고 있지만 그안에 미담사례, 또는 실패사례 등 스토리를 찾아볼 수가 없다. 이제 도시농업으로 만들어지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
도시농업을 실천하고 계획하는 주체와 범위, 대상은 모두가 다르다. 농식품부의 계획과 각 도시의 계획은 당연히 다를 수 있고, 우리마을의 도시농업도 다르기 때문에 각 층마다 의제, 논의구조, 목적, 접근방법, 소통방식이 달라야 한다.
도시농업의 인간과 환경의 치유 효과에 주목하여야 한다. 아이들이 도시농업, 도시농부들을 쉽게 접하고 알 수 있게 교과서에 말이 들어가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
그동안의 도시농업은 성과중심의 양적인 성장을 위해 그리고 그 자체를 알리기 위해 진행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시농업 자체가 목적이 되면 안된다. 우리는 도시농업이 왜 필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어떤 활동이 중요한지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도시에서의 농업이라는 행위 그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만들고 그 가치실현을 위한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우리의 도시농업은 이제 대략 10년이라는 짧은 기간 속에서 큰 성장을 해온 것처럼 보이지만 취약한 토대 위에 올라선 헛간처럼 보인다. 튼튼한 기반을 다지고 하나하나 쌓아가는 집이라기보다 빨리빨리 만들어놓은 임시천막처럼 보인다. 작은 바람에도 취약하고, 어느순간 치워내기도 쉬워보인다. 이번 강의는 특히, 멀리 내다보고 한걸음 내딛자는 제안속에서 먼 방향에서 도시농업 그리고 현재자리에서 내디딜 과제에 대해 깊이 고민해볼 수 있는 좋은 강의였다.
[참고할 자료들]
책 - 지구 한계의 경계에서
영화 - 인생후르츠
강연 - 그레타 툼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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