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28일 수요일

[지구와 함께 살기 01] 10년 퍼머컬처 농장 운영을 통해 얻은 지식과 경험으로 만든 매뉴얼


10년 퍼머컬처 농장 운영을 통해 얻은 지식과 경험으로 만든 매뉴얼

오선경

내가 벡엘루왕 농장(La Ferme du Bec Hellouin)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내일(Demain)’이라는 영화를 통해서다.

벡엘루왕 농장은 프랑스 노르망디에 있는 약 20ha(60,500) 규모의 농장이며, 한 부부가 퍼머컬처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벡엘루왕 농장은 가장 성공적인 퍼머컬처 농장 사례로 유명하다

백엘루왕 농장(La Ferme du Bec Helloin) 전경

퍼머컬처(Permaculture)식 농법은 석유 없는 시대를 대비해 자연 생태계를 모방하여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 하면서도 농업 생산력을 높이는 방식을 추구한다. 1970년대에 제안된 퍼머컬처식 농법은 그간 호주와 유럽 여기저기에서 환경과 생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시도해 왔다. 하지만 퍼머컬처식 농법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체계적인 연구 지원은 부족해서, 퍼머컬처는 신념의 문제로 머물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프랑스 유수의 연구기관 2곳이 퍼머컬처의 생산성을 연구하고, 그 우수성을 증명했다. 생명과 식품, 환경과학 분야에서 프랑스 최고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아그로파리테크(AgroParisTech, 파리농업연구소)와 프랑스 국립농업연구소(INRA)가 벡엘루왕 농장을 대상으로 201112월부터 20153월까지 퍼머컬처식 유기농 채소재배의 경제적 생산성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 연구 결과, 벨엘루왕 농장의 방식이 일반적인 상업농 방식에 비해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약 15배 정도 높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벡엘루왕 농장은 무가온 비닐온실 3동을 제외하고는 석유와 기계 없이, 사람의 노동력과 수동 농기구, 그리고 약간의 축력만을 이용한다고 하니 더욱 놀랍다.

벡엘루왕 농장은 아그로파리테크와 프랑스 국립농업연구소의 연구가 끝난 후에도, 자체 연구소를 운영하며 퍼머컬처, 숲정원 등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벡엘루왕 농장의 주인인 페린과 샤를 부부(Perrine & Charles Hervé-Gruyer)2008년부터 시도한 퍼머컬처식 농장운영의 경험을 집대성하여 2019년에 지구와 함께 살기(Vivre avec la Terre)’라는 책을 냈다.

앞으로 나는 이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몇 편의 글을 써보려고 한다.

지구와 함께 살아가기(VIVRE AVEC LA TERRE) 전 3권

1권 퍼머컬처와 생태문화, 2권 식용작물과 숲정원, 3권 소규모농장 만들기로 구성된 매뉴얼 중심의 책이라, 어떻게 요약하여 전달할지는 고민이지만 최선을 다해 보겠다.

이 글을 쓰기 위해 다시 벡엘루왕 농장 홈페이지로 들어가 보니, 홈페이지는 바뀌었고 이러한 공지사항이 첫 화면에 딱 붙어있었다.

그동안 벡엘루왕 농장은 농산물 생산 단위로서의 농장, 농부로서의 직업훈련센터인 퍼머컬처 학교, 연구 단위인 벡엘루왕 농장 연구소 등 3가지를 축으로 운영되어 왔지만, 2021년부터는 위기 상황에서 탄력적인 농업을 설계하기 위한 연구에 우리의 모든 노력을 집중할 것이다. 2019-2025년까지의 우리 연구 프로그램을 참조하라.’

 코로나19와 코앞으로 들이닥친 기후위기 징후를 겪으면서 더욱 마음이 급해진 것도 같고, 지금까지의 농장운영을 통해 얻은 경험과 지식은 지구와 함께 살기에 다 담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동안 농장의 주요 수입원이 되어왔을 농장투어도 그만 두고, 농장 상점도 닫아 버리고, 오직 내일의 농업을 찾기 위한 연구에만 매진하겠다는 그들의 결의가 존경스러우면서도 밥그릇까지도 떨쳐버리고 나서야만 할 만큼 위기의식을 느꼈을 상황을 생각하니 두렵기도 하다.

벡엘루왕 농장을 운영하는 페린과 샤를(Perrin & Charles Herye-Gruyer) 부부

일단 그들이 던져주고 간 이 책을 찬찬히 살펴보며,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와 후세가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바삐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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