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22일 토요일

[텃밭에서 읽다] 나쁜 뉴스에 속지 않는 법

<나쁜 뉴스의 나라> 조윤호 지음, 한빛비즈

2017.4.22. 구름너머
 
‘나쁜 뉴스의 나라’는 언론을 감시하는 언론 ‘미디어 오늘’의 조윤호 기자가 쓴 책이다. 뉴스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진 지 오래된 지금, 나쁜 뉴스를 너머 가짜 뉴스까지 활개치고 있다. 경제·사회·외교 문제 등이 산적해 있는 대한민국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 수도 있다. 좋은 뉴스의 생산과 그에 따른 광범위하고 활발한 사회적 논의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때마침, 뉴스란 무엇이고 나쁜 뉴스를 판별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현재의 뉴스는 어떤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지는지를 알려주는 반가운 책을 만나 여러분에게 소개한다.
 

촛불 민심이 이끌어낸 대통령 선거가 얼마 안남았다. 이런 때에 언론단체 대표들은 새 대통령은 무엇보다도 ‘언론개혁’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위주의 정부 시절 동안 언론이 ‘왜곡·편파 보도를 일삼’았기 때문이다. 국경없는 기자회가 발표한 2016년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 우리나라는 70위였다. 2006년엔 31위였지만 지금은 대만(51위), 몽골(60위)보다도 못하다. 그렇지만 31위 그대로였더라도 우리는 뉴스를 신뢰할 수 있었을까. 조중동이 전체 신문시장을 장악한 지는 한참이나 되었다. 사주는 세습 되고, “권력과 결탁하고 보수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광고 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지하여 운영되다보니 자본의 눈치도 보지 않을 수 없다. “언론의 주인은 시민”이라는 어느 언론사의 슬로건은 공허한 구호일뿐이다.
 
미디어가 선택하고 집중한 의제가 대중과 사회를 이끄는 공공의제가 된다. (128)
 
뉴스를 욕할 순 있지만 무시할 수는 없다. 언론이 설정한 의제는 사회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겨레, 경향 등의 언론들은 진보교육감들과 함께 무상급식을” 전국민의 관심사로 만들었다. 공공의제는 우리 사회가 우선적으로 관심을 두고 해결해야 하는 시급하고 중요한 사안이어야 한다. 하지만 미디어는 얼마든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의제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러고는 마치 대중과 사회가 원하는 것인 양 포장한다. 저자는 뉴스 생산의 관행과 시스템을 드러내어 거짓 포장에 속지 않는 법을 친절하게 일러준다. ‘나쁜 뉴스’를 가려내는 방법이 자세히 기술한다. 저자는 중요성과 특이성이라는 뉴스가치를 따져가며 뉴스읽기, 뉴스 전후의 사정 즉 맥락으로 나쁜 뉴스 구별하기, 언론사 지배 구조 들여다보기 등으로 상세하게 뉴스 생산의 관행과 시스템을 드러낸다.
 

방송법 제6조 5항은 “방송은 상대적으로 소수이거나 이익 추구의 실현에 불리한 집단이나 계층의 이익을 충실하게 반영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객관성을 떠올린다면 이해할 수 없는 규정이다. (중략) 자신의 이익 추구를 충분히 실현하고 있는 계층은 법으로 규정하지 않아도 자신의 입장을 밝힐 스피커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 반면에 소수자는 미디어가 침묵하면 자신의 목소리를 사회에 전달할 방법이 없다. (152)
비정규직, 파업, 구조적 피해자 등 사회적 약자의 문제를 드라마나 영화가 대중 앞에 내놓는다. 드라마 ‘송곳’과 ‘미생’, 영화 ‘도가니’와 ‘또 하나의 약속’이 대표적이다. 방송법에 따라 뉴스가 했어야 할 일을 대신했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건 이후 세계 여러 나라가 탈핵과 재생 에너지 개발에 열심히 투자하지만 우리나라는 정반대로 향하고 있다. 나라의 존망이 걸린 이 문제에 대해 대부분의 기성 언론은 거의 다루지 않는다. 정부의 입장만을 전할 뿐이다. 쌀 수입 개방 문제도 마찬가지다. 사회 지배 계층에게 불리한 이슈는 외면하는 것이다. 언론이 가진 ‘침묵의 힘’이다. 독일은 소수의 의견을 놓치지 않기 위해 국가에서 작은 언론사들을 지원한다. 뉴스를 왜곡하고 누락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다. 그러한 제도도 눈 밝은 시민, 비판적으로 뉴스를 읽을 수 있는 뉴스 소비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뉴스를 왜곡하고 누락하는 것은 기자들만의 잘못은 아니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권력, 대기업, 언론사의 힘에 어쩔 수 없이 그러한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들에게 기자들의 힘이 되어 줄 것을 요구한다. 그러려면 똑똑한 뉴스 소비자가 되어야 한다. 이 책 ‘나쁜 뉴스의 나라’로 똑똑한 뉴스 읽기에 도전해 볼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