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17일 월요일

[텃밭n지금] 자연스럽지 않은 농사, 화학농약과 비료


오창균(도시농업지원센터 지도교수요원, 좋은이웃농장 대표)

농사를 하면서, 병충해는 당연한 것으로 알고, 그나마 스스로 위안을 했던 것인지, 화학농약이 아닌, ‘자연농약은 괜찮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죽어야 하는 상대에게 화학농약이나 자연농약의 차이는 없다. 어차피, 생명을 죽이는 것인데....그후로, 어떤 생명이라도 정당한 방법이라는 것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농사라는 것은 작물을 중심에 두고 하는 것이라서 부득이한 경우에는 농약을 사용해야 할 때도 있다. 화학농약과 비료는 무엇인지 알아보고, 다음호에는 자연농약을 알아본다.
 
 
필요한 농자재가 있어서 종묘사(농사에 관련된 농자재를 판매하는 곳)에 갔을 때의 일이다. 봄농사가 시작되는 때라서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씨감자를 구입하는 사람에게 손님중 한명이 말하는 것이 들렸다.
 
감자는 00(토양살충제) 안치면 굼벵이가 다 먹어요. 작년에 안 쳤다가 망했어요
 
씨감자를 구입하던 그는, 주인의 같은 말에 토양살충제를 구입하면서 사용법을 물었다. 바쁜 주인은 밭에 뿌리고 흙을 갈아주면 된다며 사용법을 읽어보라고 했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쓰는 관행농업이나 작은 텃밭을 하는 주말농부들도 병충해는 당연히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것에 대한 불안감으로 농약사용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 원인분석과 진단을 하기보다는 독약과 같은 농약을 쉽게 선택하는 것에는 혹시..’라도 하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흙 위에서 생육을 하는 작물과 달리, 흙속에서 생육을 하는 감자고구마를 비롯해서 마늘양파대파와 같은 뿌리채소는 벌레에게 작물이 피해를 받고 있더라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불안감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흙속에 토양살충제살균제를 비롯해서 풀씨의 발아를 막는 제초제까지 뿌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흙 속에 뿌려진 각종 농약은 농사에 해롭거나 유익한 것들을 구분하지 않고 흙속의 생태계를 파괴한다. 작물은 농약에 의한 피해가 없는것처럼 보이지만, 병충해에 대한 면역력과 저항력은 떨어지고, 농약에 내성이 생긴 병충해에 피해를 키우는 악순환이 되풀이 된다.
 




화학비료는 성장촉진제, 병충해의 원인
 
마늘과 양파의 영양성장이 한참 진행되고 있다. 이 시기에는 수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흙을 보호하고 작물성장에 방해가 되는 풀의 기운을 꺽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인근에서 농사를 짓는 농부들이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것을 알면서도 해마다 한마디씩 던진다.
 
복합비료 한줌씩 팍팍 넣어, 마늘과 양파는 작으면 돈 안돼
풀약(제초제)도 치고, 고자리(뿌리채소에 피해를 주는 파리애벌레)약도 쳐야지, 안그러면 농사 망해
 
농산물시장이 요구하는 규격화된 상품으로 만들어야 하는 농업의 안타까운 현실과 자주 마주친다. 농산물 시장의 왜곡된 유통시스템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게 만들었다. 이것은 병충해를 불러오는 원인으로 파종에서 수확때까지 화학농약과 비료에 의존하게 만든 관행농업이 되었다.
 


작물의 성장에 필요한 특정 양분으로만 구성된 화학비료는 작물이 스스로 커 나갈수 있는 생육과정을 무시한 채, 빨리빨리 크게 키우는 성장촉진제와 같으며, 병충해를 불러들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흙의 지력을 높이는 퇴비도 발효가 안된 미숙퇴비를 쓰거나 필요이상으로 많이 사용하면 작물의 생육장애를 일으키고 병충해를 불러온다. 양분이 많은 곳으로 식물이 뿌리를 내리는것 처럼, 작물에 피해를 주는 병충해도 양분이 많은곳으로 몰려들기 때문이다. 농사에서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을 생각해야 한다.
 
농약과 비료 사용으로 농토는 피폐해지고 환경을 오염시킨다. 농약과 비료가 잔류된 농산물을 식탁에 올리는 소비자의 건강은 위협받는다. 그러나 농약사용의 가장 큰 피해자는 농민이다. 상시적으로 농약에 노출되어 몸에 축적되고 건강을 잃을수 밖에 없다.
 
30여년 관행농사를 해온 이웃한 농민은 가끔 심한 통증으로 병원을 다니지만 원인을 모른다고 한다. 농약중독이 의심되니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적이 있었지만, 오랫동안 해온 관행농사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비닐하우스에서 농약을 쳤던 그가 호흡곤란으로 119에 실려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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