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20일 화요일

[텃밭n지금] 10월에 시작하는 농사, 마늘과 양파

오창균(도시농업지원센터 지도교수요원, 좋은이웃농장 대표일꾼)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모를 이야기만 남긴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10월에 밭일을 하다가 문득 떠오르면 흥얼거리는 노랫말이다. 한 여름 뜨겁게 녹색의 들불을 놓으며 기세등등하던 풀이 점차 잿빛으로 사그라지고 있다. 해마다 이때쯤이면 자연의 돌고도는 순환 법칙 앞에서 영원한 것은 없구나 하는 겸손을 배운다. 24절기의 한로(寒露,8)와 상강(霜降,23)에 내리는 찬이슬과 서리는 사라지는것들과 다시 시작하는 것들의 경계점이 되기도 한다.
 


폭염으로 인한 무더위에 농부와 작물들도 매우 힘들었던 여름이 물러가고, 가을 햇살을 받으며 배추의 속잎이 생기는 결구가 시작되었다. 이제는 한 해 농사를 마감하는 마늘과 양파의 파종을 남겨두고 있다. 튼실한 씨마늘을 준비하고, 양파는 모종으로 50여일을 키워야 하는 만큼 정성으로 돌보고 있다.
 
봄농사는 천천히 시작해도 되지만, 겨울을 앞두고 있는 마늘과 양파는 제 때()를 놓치면서릿발(냉해) 피해를 볼 수 있다. 마늘은 대체로 추위에 강하지만, 양파는 뿌리가 제대로 활착되지 않으면 얼었던 땅이 풀리면서 뿌리가 들뜨고 얼어죽는다. 양파가 추위에 약한것은 흙 속에서 뿌리만 내리고 겨울을 보내는 마늘과 달리, 양파는 잎을 키우고 광합성을 통해서 겨울을 보낼 양분을 축적한다. 또한, 뿌리가 안정적으로 활착되어야 하는데 이것이 제대로 안 될 경우에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생각된다.


텃밭에 심은 마늘

양파모종은 심는시기를 10월말까지 하는것이 생육과 뿌리활착을 높일수 있다는 것을 여러해 동안의 파종시기를 달리하면서 얻어낸 결론이다. 작년에 2만개를 심은 양파는 별 탈 없이 모두 잘 자랐다. 11월초까지 심었던 인근의 양파농가들은 절반가량 얼어죽었다며 비결이 뭐냐고 묻기도 했었다.
 
마늘과 양파는 지역에 따라서 파종과 수확시기가 다르며 벼농사를 끝내고 논에 심기도 한다. 남부지방(남해,해남)을 중심으로는 따뜻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난지형품종의 마늘을 주로 생산한다. 흔히, ‘벌마늘이라고 불리며 마늘쪽(인편)이 크고 많으며, 벌어지는 특징이 있다.
 
육쪽마늘로 유명한 충북 단양과 경북 의성을 중심으로 중부권 지역에서는 추위에 강한 한지형품종의 마늘을 심는다. 실험삼아서 난지형마늘을 농장이 있는 경기도 시흥에서 작년에 심어봤더니 절반이상이 얼어죽었다. 마늘은 지역의 기후에 맞는 품종을 선택해야 한다.
 
씨마늘은 너무 작거나 큰 것 보다는 중간크기의 것을 선택하고, 뿌리에 있을지도 모르는 병바이러스의 소독을 위해 목초액을 물에 500배로 희석하여 씨마늘을 30분정도 담궈둔다. 소독된 마늘은 그늘에서 30분정도 건조후에 심어주면 병충해 예방효과가 있으며, 남은 목초액물도 밭에 뿌려준다. 농사를 하면서 유일하게 종자소독을 하고 있는 것이 마늘이다.
 
씨마늘을 목초액을 희석한 물에 담궈서 소독을 하면 병충해 예방효과가 있다.

마늘과 양파밭의 이랑은 폭이 넓은(1m정도) 평이랑으로 만들고, 높이는 한 뼘(10cm정도)정도로 높지 않도록 해야 적절한 수분유지가 된다. 작물간의 간격은 마늘은 8~10cm, 양파는 12~15cm정도 간격을 두고 심는다. 마늘을 심는 깊이는 1~2cm정도 흙이 덮이도록 해주고, 양파는 수분을 많이 필요로 하는 작물이라서 모종을 심은후에 충분하게 물을 뿌려주는 것이 생육을 돕고 단단한 양파를 수확할 수 있다.
 
그동안 연재를 통해서 많이 강조했던 흙의 맨살을 보이지 않게 하는 유기물 멀칭은 여러 가지로 마늘과 양파의 생육에 도움이 된다. 가을에는 떨어진 낙엽을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왕겨나 볏짚도 괜찮다. 마늘을 심은 밭에는 전체적으로 두껍게 덮어주는 것이 좋으며, 양파는 잎이 가려지지 않도록 멀칭을 해준다.
 


유기물멀칭을 하면 풀자람억제와 수분유지가 된다.

봄이 오면, 얼었던 흙이 서서히 풀리고 월동을 마친 마늘과 양파의 새싹을 볼 수 있다. 4~5월에 봄가뭄이 있다면 물을 충분히 뿌려주고 웃거름을 주는것도 생육에 도움이 된다. 내가 쓰는 웃거름은 겨울내내 모아두었던 소변액비를 물에 30배 정도로 희석하여 1~2번 정도 웃거름으로 뿌려주고 있다. ‘난각칼슘도 생육에 도움이 된다.(9월호 참조)
 
봄에 새싹이 나오면 물을 충분히 뿌려주고 웃거름으로 소변액비를 주고 있다.

유기물을 멀칭으로 한번 더 두껍게 흙 위에 덮어준다면 풀자람을 억제하고 수분을 유지하는 보습효과를 볼 수 있다. 아울러, 흙을 덮고 있는 유기물은 미생물의 분해과정을 통해서 작물의 양분으로 되돌려지는 순환농사가 된다.


6월중순경에 마늘잎이 쓰러지면 수확할 때 가 된 것이다.
6월중순경에 양파잎이 쓰러지면 수확할 때 가 된 것이다.
마늘알이 굵어지는 시기가 되면 마늘쫑(꽃대)도 올라오기 시작한다. 마늘로 양분을 집중하기 위해서 마늘쫑을 뽑아주기도 하는데, 잘 뽑히지 않으면 가위로 잘라줘도 된다. 물론, 마늘쫑을 키워서 마늘의 씨가 되는 주아를 채종해보는것도 텃밭농사에서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마늘의 씨앗(마늘쫑)이 되는 주아를 채종하여 심으면 통마늘이 된다.

쌀처럼 작은 주아는 마늘 파종시기에 뿌려놓으면 다음해에 한알짜리 통마늘이 생긴다. 통마늘을 심으면 다음해에 2~4쪽의 마늘이 생기고, 이것을 다시 심으면 육쪽마늘이 나온다. 마늘은 씨앗을 채종할 수 있음에도 육쪽마늘이 되기까지 3년이 걸리기 때문에 전업농사에서는 할 수 없는것이 현실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