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15일 월요일

[텃밭n지금] 자연농약도 농약! 예방이 가장 좋은 병충해관리

오창균(도시농업지원센터 지도교수요원, 좋은이웃농장 대표)


농사에 필요한 비가 내린다는 절기인 우수(雨水), 곡우(穀雨)에는 충분하지는 않아도 비가 내려서 봄가뭄은 없었다. 하지만, 초여름같은 낮과 가을처럼 쌀쌀한 밤의 일교차가 20도 이상 차이가 나는 시기가 계속되었다. 일교차가 큰 시기가 지속되면 작물은 생육성장이 더디고 환절기에 걸리는 감기와 같은 몸살을 앓게 된다. 때 이르게 심은 고추와 고구마 같은 작물은 냉해피해를 입기도 한다. 일교차가 크고 비가 오지 않는 가뭄이 계속되면, 충분히 물을 주는것이 작물생육과 병충해에 저항력을 키울수 있다. 
작물에 큰 피해를 주는 작물의 병()은 고온다습한 여름의 장마철에 집중된다. 봄가을에는 벌레피해가 많다면, 장마철에는 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의 발생이 집중된다. 병충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흙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화학비료와 농약은 흙 속의 토양생태계를 파괴하여 미생물집단의 항상성(일정하게 균형을 유지하려는 성질)이 깨진다. 검은비닐은 흙속의 공기순환을 막고, 수분이 많은 과습상태를 만들어서 뿌리의 생육장애를 발생시킨다. 이처럼, 자연스럽지 못한 농사는 병충해의 원인과 작물의 면역력을 해친다.
 
흙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지력(地力)을 높이기 위해서는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퇴비와 흙속의 광물질의 양분으로도 작물생육은 충분하다. 또한, 토양미생물이 증식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겉흙이 드러나지 않게 하는 유기물멀칭을 해주는것이 병충해의 예방과 작물의 영양장애를 막아서 생육을 돕는다. 풀도 무조건 뽑기 보다는 적절하게 키워주는 것이 여러 가지로 농사에 도움이 된다.
 
냑엽으로 유기물 멀칭을 한 마늘밭은 적절한 수분유지를 하면서 가뭄에 의한 잎마름병 피해가 없다.

겉흙이 드러나지 않게 흙위에 덮어주는 유기물 멀칭의 재료는 풀과 나무의 식물체에서 나온 것이면 무엇이든지 쓸 수 있다. 낙엽볏짚왕겨 등 작물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두둑주변의 풀은 뿌리채 뽑아서 그 자리에 덮어주면 작물생육에 방해되지 않고 풀의 기()를 꺽고 성장을 늦춘다. 고랑의 풀은 작물보다 크지 않게 키우면서 뿌리는 뽑지 않고 밑둥을 베어서 그 자리에 눕혀준다.
 
유기물멀칭의 효과는 흙이 수분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보습효과로 가뭄을 막을수 있다. 햇볕차단으로 풀의 성장을 억제하고 막을 수 있으며, 여름철 지온이 높아지는 것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겉흙이 말라서 굳어지는 현상을 막아주므로 흙은 항상 포슬포슬한 상태에서 공극(산소와 물이 순환되는 길)을 유지하며 물과 공기의 순환이 되게 한다. 이와 같은 효과는 미생물이 증식하고 토양생태계가 그물처럼 엮어지는 토양먹이그물을 만들어서 병충해를 예방한다.

풀은 작물생육에 방해가 안되는 지점에서 적절하게 키워주면 벌레의 천적에 의한 먹이사슬을 만들고, 개체수가 조절되어 작물에 큰 피해를 주지 않는다. 풀은 흙속에 뿌리를 내리면서 물과 공기가 순환이 되는 길을 만들어 주고, 미생물과 양분을 주고 받으면서 공생을 한다.
 
유기물멀칭과 적절하게 풀을 키우는 것으로 병충해를 예방하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농사는 기후변화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들로 인해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병충해를 예방하고 방제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화학성분으로 만든것이 아닌, 미생물과 자연재료로 만든 친환경농약을 사용하기도 한다. 식물체마다 가지고 있는 독성분을 추출해서 사용하는데, 생즙으로 쓰거나 물에 삶거나 알콜(주정)로 숙성시켜서 쓰기도 한다.
 
명아주 뿌리를 소주(담금주)에 넣어서 3개월 이상 숙성시킨다.

흔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식물체로는 돼지감자와 자리공이 있다. 잎과 줄기 열매까지 쓸 수 있으며 뿌리를 많이 사용한다. 알콜 도수가 높은 소주(담금주)에 재료를 넣고 3개월 이상 숙성시킨 후에 사용한다. 여러 가지 식물재료를 함께 넣어도 되며, 물에 300배를 기준으로 쓰되, 효과에 따라서 희석배수를 높이거나 낮추면서 조절한다. 자연농약은 즉시 효과가 있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약효를 보이기도 하므로, 살포후에 효과가 있는지 관찰하면서 사용법을 익히면 된다.
 
또 다른 자연농약으로는 식용유와 계란노른자로 만든 난황유가 있으며 만드는 방법도 쉽다. 계란노른자 1개에 식용유 100ml를 넣고 믹서나 교반기로 돌려주면 된다. 충분하게 섞이면 마요네즈처럼 굳어진다. 이것은 물 20리터에 희석해서 쓸 수 있는 양이다. 난황유가 잘 만들어졌다면 물에 희석했을때 우유처럼 흰색을 띄고, 그렇지 않다면 물과 섞이지 않아서 기름과 물이 분리된다.
 
식용유와 계란노른자로 만드는 난황유, 우유처럼 하얀액체가 된다. 제대로 섞지 않으면 분리되므로 잘 썩어준다.

난황유는 해충에 살충효과가 있으며, 탄저병을 일으키는 곰팡이균의 번식을 막는 예방과 방제에도 효과가 있다. 고온다습한 장마철에 작물에 살포하면 기름성분이 코팅막을 형성하여 곰팡이균을 막는다. 또한, 식물로 만든 자연농약과 함께 섞어서 사용하면 효과는 더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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