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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15일 목요일

[텃밭n지금] 페트병의 변신은 무죄, 텃밭에 유용한 활용법

오창균(도시농업지원센터 지도교수요원, 좋은이웃농장 대표)
 

때이른 여름날씨와 가뭄으로 작물의 생육장애가 어느해 보다 더 많이 발생했다. 가을에 파종하여 여름이 시작되는 6월말에 수확을 하는 양파와 마늘은 이상고온으로 생육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일찍 쓰러진 밭이 곳곳에서 보인다. 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의 발생빈도가 높아지기도 한다. 특히, 진딧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겉흙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유기물 멀칭과 적절하게 풀을 키우는것도 방법이다.
 

1. 가뭄응급실에 링거로 변신



이상고온으로 인한 작물의 생육장애는 흙을 기반으로 하는 노지텃밭 보다는 콘크리트 위에 만들어진 인공지반 텃밭이나 상자텃밭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얕은 깊이의 흙과 지하에서 올라오는 물길이 차단되어 있기 때문이다. 날이 더울수록 더 많은 물을 필요로 하는 텃밭의 작물에게 페트병을 활용한 물병을 만들어주면 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페트병 밑부분의 전체면을 오려내고 뚜껑에 1~2mm의 작은 구멍을 만든다. 작물 근처에 페트병의 윗부분이 흙속에 묻히도록 한 다음, 물을 채워주면 뚜껑의 작은 구멍으로 한두방울씩 흙속으로 스며들어 작물생육에 도움이 된다. 액비(물거름)를 물과 희석해서 넣어주면 물과 양분을 함께 공급하는 효과도 있다.

2. 멋스러움에 두더지도 저리가라 



땅속을 헤집고 다니는 두더쥐는 작물의 뿌리에 피해를 주기도 하는데, 퇴치방법으로 바람개비를 꽂아주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페트병의 옆면을 오려내어 날개를 만들고 바람개비를 세워주는 지주대와 연결시키는 고리를 뚜껑에 만들어주면 된다. 속이 비어있는 지주대에 바람개비의 고리를 넣어주면, 바람개비가 돌면서 땅속으로 소음이 전달되어 두더쥐를 쫒는다. 또한, 날개의 회전으로 인한 소리는 새와 벌레를 쫒는 효과도 있다.


3. 벌레들의 함정으로 변신
 

고추와 토마토가 꽃을 피우며 열매가 달리고 있다. 나방애벌레에 의한 피해가 많아지는 때이기도 하다. 피해를 줄이기 위한 예방법으로는 나방을 유인하여 잡는 페트병 트랩(trap)이 있다. 페트병 중간쯤의 옆면을 오려내어 3~4개의 창문을 만든다. 페트병안에 막걸리나 설탕물을 넣어주고 나방을 유인하는 원리다.
 
페트병 뚜껑부분에 줄을 달아서 고추와 토마토의 키높이에 맞춰서 지주대에 매달아주면 된다. 잎채소류는 페트병 상단부분을 잘라내어 바닥에 놓아주면 된다. 마찬가지로 페트병안에 막걸리나 설탕물을 넣어주면 된다.
 
이상고온으로 가뭄과 해충발생이 높아지는 시기에 페트병을 활용한 물병과 바람개비등은 재료를 구하기 쉽고 만들기도 어렵지 않아서 텃밭농사에 도움이 된다.

2016년 7월 29일 금요일

텃밭농사 포기말고 8월부터 다시 시작


초보도시농부들은 언제 농사를 포기할까? 대략 3/2정도가 장마를 전후로 텃밭농사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단다. 장마는 그만큼 농사와 긴밀한 연관이 있다. 우리나라 평균 장마기간은 32일이라고 한다.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큰 비와 싸워야 하는 것이다. 


사실은 장마 전에 이미 텃밭농사를 포기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는 풀 때문이다. 부지런히 자주 텃밭에 가지 않으면 6월 이후 텃밭에 풀들은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한 주만 못 가더라도 어느새 풀들이 작물을 뒤덮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풀은 원수가 되어버린다. 한 두번 풀매기를 미루다보면 이제 텃밭에 가기가 싫어진다.작물도 왕성하게 자라는 기간이라 수확도 많은 시기에 농사를 포기할 마음이 들게 된다.



그런데 이후 장마까지 오게되면 텃밭에 갈 틈이 더 없어지게 되고 결국 장마 이후에는 밭이 초토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6월 풀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7월 장마와의 싸움에서 이겨내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7월 장마가 끝이나면 바로 휴가철이 피크인 시기가 오게된다. 7월 말 ~ 8월 초에 몰리는 우리나라 휴가계절이 사실 장마가 끝나고 더위가 가장 기승을 부리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텃밭은 오랜기간 소외되어 있게된다. 


휴가지나 슬슬 텃밭에 나가보면 긴 장마에 흙은 여기저기 패어있고, 잎채소들은 꽃대가 올라온 상태로 녹아있고, 토마토는 사방으로 가지를 뻗어 도저히 지주대로 감당이 안되거나 땅을 기어다니기 일쑤다. 고추는 긴 장마 끝에 서서히 병들이 오기 시작한다. 그나마 들깨나 가지는 멀쩡할 수 있으나 사이사이 뻗은 바랭이들이 이제는 호미로는 도저히 해결이 안될 정도이다.  



하지만 농사를 포기하기엔 아직 이르다. 가을 김장농사가 있기 때문이다. 8월 휴가이후 텃밭에 가면 심란한 마음을 잠시 긴호흡으로 진정시키고, 꽃대가 올라온 잎채소들을 정리한다. 그리고 장마에 쓸려내려간 두둑도 고랑을 다시 정비하면서 세워준다. 풀은 낫이나 예초기로 정리한다. 남아있는 풀뿌리는 밭을 다시 갈아주면서 정리한다. 그리고 밑거름을 다시 주고 김장농사를 준비하면 된다.



김장농사는 8월 말을 기준으로 세우면 된다. 배추모종을 이때 옮겨심고, 무, 쪽파등도 이때 같이 심으면 된다. 혹시 가을에도 잎채소를 먹고 싶다면 같이 파종하면 된다. 그리고 갓이나 알타리무 등은 9월 초에 심는 것이 좋다. 재배기간이 짧아 배추수확할 때 함께 수확하여 김장재료로 쓰려면 오히려 늦게 심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이때 도시농부들은 한 가지를 더 결정해야 하는데 고추, 토마토를 어떻게 할 것 인지이다. 작은 텃밭에서 배추를 심으려면 어느 정도 공간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고추, 토마토를 정리하고 배추를 심어야 양껏 배추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붉은 고추를 수확하려면 놔두는게 낫지만 장마 이후 병이 잘 오는 고추의 특성상 관리가 쉽지 않다. 물론 10월 말 서리가 내리기 전까지 계속해서 수확할 수 있는 고추, 토마토이다. 그런데도 많은 도시농부들은 장마 이후 고추와 토마토를 정리하고 배추를 심게 된다. 이때 뽑아낸 고추와 토마토에 열린 열매들을 모두 수확해 놓으면 가을 동안 풋고추는 적지 않게 냉장고 안에 넣고  풋고추를 적지 않게 먹을 수 있다. 파랗게 익지 않은 토마토는 장아찌를 담으면 별미가 된다.


 

학교텃밭도 마찬가지이다. 여름방학에 방치되기 쉬운 텃밭은 새학기 시작함과 동시에 가을 김장농사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도시농부들이 가장 농심이 많이 생기는 때가 4월초인 반면, 가장 마음이 멀어지는 6~7월도 있다. 3월~5월초까지 계속 무언가 밭에 심기 시작하고 정작 수확이 많은 6~7월 관리에 실패해서 포기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하지만 우리에게 아직 가을농사가 남아있다.  


8월부터 2라운드가 시작되니 아직 텃밭농사를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출처: 모두농 http://goo.gl/Ysqe8e


2016년 7월 4일 월요일

[텃밭에서 읽다] 허리를 굽혀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텃밭에서 읽다] 허리를 굽혀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욕망의 곤충학> 길버트 월드바우어, 출판사 한울림


이 책에는 우리가 모르거나 아예 관심 두지 않았던 것들의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집에서도 길거리에서도 당연히 밭에서는 무척이나 많이 접하게 되지만 무시했던 존재들 즉, 곤충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흔하디흔한 곤충들에 대해 우리는 아는 게 거의 없음을 실감하게 된다.
 

가축은 보통 소, 말, 돼지, 닭을 이른다. 여기에 누에도 포함해야 한다고 이 책은 말한다. 누에는 철저히 인간의 손에 길들여져서 야생 상태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곤충이다. 그들의 누에고치는 인간들이 황홀하게 생각하던 비단의 원료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옷감에 물들일 염료도 곤충에서 얻었다. 깍지벌레는 염료를 생산하는 대표적인 곤충이다. 옷 위에 다는 장신구로도 이용했으니, 곤충이 사람 몸을 온통 휘감은 모습을 상상할 수도 있겠다.

곤충은 문명의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종이는 말벌집을 보고 만들게 되었으며, 잉크는 벌레혹으로부터 얻었다. 종이와 잉크가 문명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만큼, 문명은 곤충에게 크게 빚지고 있다. 곤충의 쓸모 있음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이 되기도 하고, 죽은 조직을 제거하고 소독까지하는 살아있는 치료제(구더기) 역할도 한다. 달콤함을 선사하는 벌꿀은 화상, 위궤양, 과민성 대장증후군에도 좋다! 식물이 만든 다양한 종류의 항생물질이 벌꿀에 응집되는 것이다. 여기에 오락거리로서 키워지는 귀뚜라미와 벼룩의 이야기도 다뤄진다. 벼룩 서커스라는 기상천외한 일도 실제로 있었음을 귀뜸해준다.
 
아마 저자는 마감에 쫓기지 않거나 책의 분량으로부터 자유로웠다면 더욱더 많은 곤충의 쓸모를 우리에게 알려주었을지도 모르겠다.

 

앞의 모든 사례들은 철저히 인간의 눈으로 본 작은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인간에게 쓸모 있는 것들의 이야기다. 왜 ‘욕망의 곤충학’이라고 이름 붙였는지 알것 같다. 철저히 인간의 욕구/욕망에 부합하는 곤충들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눈높이에서 본 곤충들. 인간은 자신에게 쓸모 있지 않은 것에는 관심이 없다. 연구자들이 지금까지 밝혀낸 곤충류는 95만 종 정도이며 아직 미확인된 종은 895만 종 정도 될 것으로 추정된다. 겨우 전체의 10% 정도만 인간에게 알려진 것이다. 곤충 연구자들이 없었더라면 아마 쓸모 있는 몇가지 종류의 곤충만 인간에게 알려졌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이 책이 의미 없지는 않을 터이다. 저자가 밝히듯이 거의 알려진 바가 없는 이 매혹적인 생명체 자체에 관심을 가지게 될 수 있다면 좋은 홍보 전략일 것이다. 쓸모 있는 것에서 존재 그 자체로 관심을 끄는 것으로 시선을 옮길 수만 있다면 말이다. 어떠한 생명이든 그런 존재이어야 하지 않을까. 요즘의 인간도 쓸모의 정도에 따라 등급이 매겨지곤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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