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12일 수요일

'노동시간을 줄이고, 농촌을 살려라' 윤구병의 철학을 이야기하다.

"줄어든 노동시간으로 생긴 여유를 이웃과 나누며 사회를 바꿔나가자"



공자가 정치를 하면 '정명'을 하겠다고 했는데, 이를 '말길을 바로 잡겠다'는 이야기로 이해했다.
먹물들이 토박이 말을 바꾸면서 상상력을 죽여 버렸다.
'존재'와 '무' 같은 것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있음과 없음을 이야기 해야 한다.

대학이 없어야 한다는 그의 주장과 현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교육은 필요없다라는 말에 순간 뜨끔했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로 생각하고 있다. 열심히 큰 돈들여 대학을 나왔지만, 시골에서 놀며뛰며 배운것에 비하면, 대학에서 배운건 지금도 내가 살아가는데 전혀(아니 거의) 쓸모가 없다. 다시 사회에 나와 지금의 일을 하기까지 바탕은 온전히 시골에서 자란 경험이 90%일 것이다.

도시농업강의랍시고 떠들고 다니는 나는 얼마나 현장을 잘 알까? 나름 농촌출신이라 소로 밭갈이하던 아버지부터 경운기, 트랙터로 바뀌는 과정을 보고, 실제 농사를 도우며 고등학교까지 자란 나이지만, 농촌, 농업에 대한 이해를 얼마나 하고 있느냐로 들어가면 어디가서 말을 못 꺼낸다.

도시농업을 시작하고 여러군데 다니면서 농촌을 알고 농업이 살아나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나는 농사를 짓고 있는 것인가? 강사랍시고 말로만 떠들면서 허세만 부리는 건 아닐까? 요즘들어 그런 생각이 많은 나에게 윤구병선생님의 교육에 대한, 말에 대한 이야기가 무겁게 다가온다.

내가 농사용어를 이야기 할때도 항상 말장난을 한다. 시비(거름주기), 기비(밑거름), 추비(웃거름)를 설명하면서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을 놔두고 농업교재에 있는 어려운말에 대해 이야기한다. 적심, 종자, 파종이란 말이 필요할까? 순지르기, 씨앗, 씨뿌리기라는 쉬운 우리말이 있는데도 무게를 잡으며 어려운 말을 해야 전문성이 있는 것 처럼 보이고 존경받는 사회라면 그 사회가 건강한 사회일까?

오늘 오후 일을 하기 싫어 책을 집어들고 읽다가 사무국 식구들과 이런저런 일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정작 내가 해야할 일은 손을 대지 못했다. 일이 하기 싫었다. 지난 2년 좀 넘게 바쁘다는 핑계로 여유를 가진 시간이 별로 없었다. 그러다보니 맘이 여유가 없어 실제 일을 하지 않으면서도 마음은 바쁘고, 책을 읽을 시간을 내지도 못했다. 그러다보니 점점 채워지는 것 없이 나를 소비한다는 느낌이 계속 든다. 

나부터 일을 줄이고 여유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6시간 노동을 시작한 보리출판사에 대한 이야기와 정신노동은 3~4시간만 하고 몸을 움직이는 일을 해야한다는 말에 100%로 공감하고 다시한번 바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2013.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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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9일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회원특강으로 윤구병선생님의 강의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