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26일 월요일

[텃밭n지금] 땅살리기의 기본은 퇴비만들기

오창균(도시농업지원센터 지도교수요원)
 
김장김치의 맛이 가장 좋을때는 발효와 숙성이 무르익은 지금쯤이 아닐까 싶다. 누구나 다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한 것은 퇴비는 김치다라는 말을 하고 싶어서다. 퇴비에 대한 이해를 좀 더 쉽게 하려고 김치에 비유를 한 것인데, 퇴비 만들기는 김치 담그는 것과 공통되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김치의 발효와 숙성과정의 이해를 한다면 퇴비만들기는 어렵지 않다



겨울에는 퇴비를 만들어보자

퇴비는 처음상태의 재료가 시간이 지나면서 부숙(형태가 바뀌는 것)이 된 것을 말한다. 퇴비의 재료는 흙을 기반으로 생육활동을 한 식물체와 그것을 먹이로 하는 동물의 배설물을 섞어서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과거 농촌에서의 퇴비를 생각해보면 농사를 짓고 남은 부산물에 가축분뇨나 인분을 섞어서 만들었다. 그것은 환경오염을 막고 버려지는 쓰레기도 없이 흙으로 되돌리는 유기순환을 하는 농사였다.
 
그러나, 지금의 생활방식과 효율성을 강조하는 시대에 퇴비재료를 준비하고 만드는것은 여러 가지 현실을 볼 때 쉽지는 않다. 그렇지만 작은 규모의 텃밭농사라면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을 이용해서 퇴비를 만들수 있다.

퇴비만들기 작업

퇴비의 원리는 탄소(Carbon)와 질소(Nitrogen)재료의 결합으로 만들어지는데, 두 재료의 비율을 탄질비라고 한다. 탄질비는 재료에 따라서 혼합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적절한 양을 섞어서 맞춰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론적인 부분에 집착을 하는것 보다는 원리에 대해서 이해를 했다면 직접 만들어보는 경험을 통해서 퇴비만들기를 익혀보는것이 좋다. 과학적인 이론이 부족했던 과거처럼 농사는 몸으로 익히고 경험을 통해서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가장 좋다는 생각이다.



탄소재료는 갈색, 질소재료는 녹색

음식물 잔반과 낙엽을 섞어서 퇴비를 만드는 과정
 
퇴비는 탄소재료를 질소재료보다 2~3배정도 더 많게 넣어주고 수분과 산소가 부족하지 않도록 순환되어야 기간을 단축시키고 품질 좋은 퇴비가 만들어진다. 대표적인 탄소재료는 나무()에서 파생된 톱밥이라고 할 수 있는데, 나무껍질과 마른낙엽도 좋다. 색깔로 보면 갈색을 띄고 있는 것으로 쌀을 도정할 때 나오는 껍질인 왕겨도 톱밥과 함께 탄소재료로 많이 쓰고 있다. 나무에서 파생된 것만 아니라, 작물의 잔사(부산물)로는 깻대(참깨,들깨의 줄기)나 수분이 증발되어 목질화가 된 고추,토마토,콩의 줄기처럼 딱딱하고 잘 마른 작물을 잘게 파쇄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
 
질소재료는 녹색을 띄고 있는 식물체를 이용하는데,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음식물의 잔반도 질소재료로 쓸 수 있다. 또한, 사람과 가축의 분뇨에는 질소가 많아서 오래전부터 퇴비재료로 사용했다. 수세식화장실이 보편화되었지만, 소변은 어럽지 않게 모을 수 있으므로 퇴비에 적극 활용하면 좋다.
 
탄소와 질소재료를 골고루 섞어주고 퇴비더미를 만들어 물을 뿌려주는데, 재료가 충분히 젖을수 있도록 한다. 재료의 비율과 수분이 적절하게 맞춰졌다면 며칠뒤부터 미생물의 활동으로 점차 재료를 분해시키며 퇴비가 만들어진다.
 
분해과정에서는 퇴비더미 안에서부터 온도가 올라가는 발열이 시작되는데, 퇴비더미의 부피가 클수록 발열이 높고 오래간다. 퇴비더미에 온도계를 꽂거나 속을 열어보면 발열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만약에 발열현상이 없다면 질소재료나 수분이 부족할 수 있으므로 질소재료를 보충하면 된다.

퇴비가 부숙되는 과정에서 열이 발생한다.

정상적으로 퇴비가 진행된다면 미생물에 의해서 탄소재료의 화학물질은 분해되고, 질소재료는 미생물의 먹이로 완전분해되어 형태는 사라진다. 만약에 질소재료가 남아 있거나 불쾌한 냄새가 난다면 탄소재료가 부족해서 생길 수 있는 현상으로 탄소재료를 보충하면 된다.
 

미생물의 활동을 돕는 물과 산소
 
퇴비재료의 분해는 미생물에 의해서 진행이 되는데, 미생물의 증식과 활동을 돕는 것이 적절한 물과 산소다. 이 두가지는 발열과정을 거치면서 점차 줄어들게 되고 온도가 내려간다. 이 때 퇴비더미를 뒤집어준다. 바깥과 안쪽 재료의 위치를 바꿔서 뒤집기를 해줘야 골고루 분해가 되고 이 과정에서는 퇴비더미에 산소가 공급된다. 물은 재료가 축축히 젖을만큼 뿌려준다.
 
한달여의 간격으로 여러 차례의 뒤집기를 통해서 퇴비만들기의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점차 분해가 진행되면서 퇴비더미의 부피는 줄어들게 되는데, 이것은 질소재료가 분해되어 사라지는 현상으로 정상적인 과정이다.
 
퇴비가 만들어지면 탄소재료만 남게 되고, 더 이상의 발열이나 냄새가 없으면 다 만들어진것이다. 색깔은 짙은 커피색의 검은색상을 보이며, 흰색의 곰팡이균이 번식되면 잘 만들어진 퇴비라고 볼 수 있다. 이후에는 숙성과정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부숙이 되면서 품질좋은 퇴비가 된다.
 
퇴비더미, 왕겨와 음식물 잔반, 풀, 소변으로 만드는 퇴비(왼쪽), 같은과정으로 만든 1년된 퇴비

부숙이 잘 된 퇴비는 처음의 형태가 바뀌면서 짙은 커피색깔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