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5일 목요일

[청년,밥상 후기]같이 심고 수확하고 요리하는 즐거움



청년, 밥상은 이듬해 봄, 초보 도시농부 수업을 신청하다 알게 되었다. 이곳에 배워가면서 처음으로 기르고 거둔다는 게 무엇인지 알았다. 도시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나는, 내가 먹는 것이 어떻게 생겨난 건지 몰랐고 알려고도 한 적도 없었다. 식료품은 당연히 슈퍼에서 사 먹는 거라고 여겼었다. 하지만 여기에선 음식을 먹기 위해 씨를 뿌리는 작업을 해야 했다. 텃밭에 심고 자라는 작물들을 요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철 음식을 먹게 되었다. 봄엔 냉이 요리, 여름엔 오이와 가지 요리, 난 이곳에서 나무에서 갓 딴 빨갛게 익은 토마토를 처음 맛보았다. 매일 마트에서 파는 후숙 토마토만 먹어본 나는 진하고 향긋한 옥발토마토 맛에 충격을 받았었다. 이게 토종이어서인지, 다 익은 뒤에 따서 그런지, 신선해서 그런지, 내 손으로 키워서 그런지 모르겠다. 어쩌면 전부 다 일지도 모르지. 
                       ▲씨앗을 심고 
                      ▲작물을 관리하고
                      ▲감자를 수확한 날 (오른쪽이 나혜)
처음 청년, 밥상 모였던 날 서로 이전 끼니에 어떤 걸 먹고 왔는지 물었었다. 굶고 왔었다는 청년도 있었고, 나는 그날 라면으로 때우고 왔었던 것 같다. 어느새인가 난 공부에 일에 치여 매번 끼니를 때우고 있었다. 시간이 부족하다고 늘 말해왔지만 제일 중요한 시간은 만나서 좋은 사람들과 건강한 재료들로 같이 먹고 즐기는 것이란 걸 이곳에서 배웠다. 
                      ▲우리가 함께 차린 건강한 한끼

식구(食口)란 같이 음식을 먹는 사람이란 뜻이다. 매번 새로운 얼굴들이 섞여 모이지만 그럼에도 늘 갈 때마다 정겹고 즐거운 식구같이 느껴지는 건 청년 쉼표 밥상이라는 이름처럼 쉬어가는 밥상, 느긋하게 같이하는 밥상이란 중심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고, 그걸 진행하시는 농부, 새싹 두 진행하는 친구들이 늘 밝게 이끌어 가주었던 게 큰 것 같다. 이런 즐거운 모임을 평일 저녁에만 하는 점이 아쉽다. 주말 하루 모여서 낮엔 텃밭 돌보며 새참 먹고, 그러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면 어떨까? 여긴 서로의 나이나 외양, 직업을 떠나 있는 그대로 봐주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는 청년, 밥상이니까!
글_강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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